두피디아 여행기

월세로 세계여행, #21-2. 벨리즈 - 키코커 (Caye Caulker, Belize)

Caye Caulker, belize

벨리즈

by 월세부부 2018-08-08 조회 416 0

2016.11


월세로 세계여행, 벨리즈 - 키코커 (Caye Caulker, Belize)

    written by. 냐옹


 

어제, 자기전에 비오지 말라고,
구름끼지 말라고,
햇님이 우리보며 실실 웃게해달라고,
두손 살짝 모아 천지신명께 빌었는데,
햇님은 커녕, 이른 아침부터 비가 쏟아졌다. 젠장!
 
그나마 다행이라면,
스노쿨링 투어를 하기 직전, 비는 '대충' 그쳤다.
그러나, 하늘은 잔뜩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기에,
내 얼굴도 자연스레 찌푸려졌고,
밤사이 무럭무럭 자라났던 내 '기대감'을 
담담하게, 설겅설겅 잘라내야했다. 흐흑!


여행사 사장 마리오에게 잘 부탁한다고,
신경 좀 써달라고 말하며 사진 한방을 찍은 후,
스노쿨링 장비를 챙겨, 선장과 선장보조인
물개보이를 따라 보트를 타러갔다.


 
투어인원은 우리셋과 
미국에서 온 사람들 4명으로 총 7명.
 
선장은 오늘 일정에 대해 위트있게 브리핑 해줬고,
선장보조인 물개보이는 틈틈이 농담을 치고 들어왔는데,
이 와중에 하늘은 공감능력 제로인 사람처럼,
분위기 파악하지 못하고, 울상이었다
(방긋방긋 웃어주면 안되겠니? 정녕!).
 
보트는 우울증 걸린 하늘을 벗어나기라도 하듯,
빠른 속도로 달렸지만,
산넘어, 산이라고~
저 멀리, 시커먼 구름들이 미친듯이 비를 뿌리고 있었다.
 
에메랄드 빛, 가득한 바다를 보며,
놀라며, 웃으며, 여유롭게 스노쿨링할거라는 생각은 완전히 접어야겠다.
욕심이었다. 욕심이었어~ 인정!


 
비바람이 거센 곳으로 들어가자,
보트는 날치처럼 파도 위를 붕붕 날았고,
어느새 우린, 온몸으로 비를 맞고 있었다.
 
보트가 빨라서 그런가?
아니면, 비가 이곳만 중력을 무시하고 더 빨리 떨어지는건가?
선글라스를 낀 눈 주위를 제외하고 얼굴 전체가 따가웠다.
수십만개의 비비알 총알을 45도 각도로 맞는 기분이랄까?
(진짜? 진짜!)
 
결국, 우린 버티다 하나둘씩 고개를 숙였고,
처남은 숙인 후에도 너무나 고통스러웠는지
보트 안에서 스노쿨러를 꼈다.
아직, 스노쿨링은 시작도 안했는데...정신차려! 처남!
 
매형! 저 진짜 머리 좋은것 같지 않아요~
하나도 따갑지 않아요~
하하. 그래(엄치척!)
 
해상 특수훈련을 방불케하는 미친 비바람을 통과한 끝에,
첫 번째 포인트에 도착했다.
 
와아!
날씨가 흐린데 이 정도라니~
 
아싸! 가오리!
아싸! 거북이!
 
우린, 그들이 엄마인양,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스노쿨링을 했다.
 
물속에서 펄럭거리며 흙먼지 장풍을 쏘는 가오리,
묵묵하게 물질을 하며 너희는 몇살이냐고 묻는것만 같은 거대한 거북이
(장비가 허접해 사진에 제대로 담지 못한 설움을 누구에게 하소연할꼬~, 아무튼 컸다!),
선장이 만지자마자, 나 화났어!라고 온몸을 부풀리며, 가시를 세우는 귀여운 복어,
그리고 수 많은 이름모를 물고기들...



 
시간가는 줄 모르게 스노쿨링을 마치고,
두번째 산호가 많은 포인트를 지나,
세번째 포인트에서 다시 풍덩!
 
앗! 저건...저건...상어들이다!
 
선장이 미끼를 던지고 있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상어들, 가오리들, 각종 물고기들이 순식간에 개떼처럼 달려들었고,
우린 그 광경을 보며, 한동안 물 위에 떠 있었다.
 
신기하다.
온두라스-우틸라섬에서 다이빙할 때 상어를 보긴 했지만,
이렇게 가까이, 그리고 오랫동안 보는 것은 처음이다.
그런데, 상어들이 저렇게 미끼를 받아먹는 모습을 보고있자나,
귀여운 고양이들이 같네~
양식 아닌, 양식 같은 기분도 들구~

 
물개보이는 아무런 장비없이 
프리다이빙으로 바다에 들어가 가오리를 이리저리 가지고 놀았고,
난, 좀 더 가까이 가오리를 보기 위해
스노쿨러를 끼고, 바다속으로 들어갔다.
내가간다! 어흥! 헤헤

 
보트로 올라와 점심을 먹고,
과일을 먹고, 네번째 포인트로 이동해 산호를 바고,
다섯번째 포인트에서 난파선을 본 후,
이제는 당분간 스노쿨링은 안해도 되겠다. 정말루~ 이러며
저멀리 보이는 키코커 섬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선장이 갑자기 마나티! 마나티!를 외치며
어서 바다에 들어가라고 했다. 조용히!

 
7명은 허둥대며 장비를 착용하고 바다에 들어갔고,
처음보는 생명체가 눈앞에서 떠 있었다.
 
저게...뭐지?
설마? 지금 시즌에 보기 힘들다고 했던 바다소?(마나티)
그랬다. 바다소였다.
 
난, 물속 한가운데 미동도 없이 떠 있는
바다소를 말없이 응시했다.
 
물개보다 훨씬 큰 몸,
꼬리 부분에 달려있는 커다란 꼬리 지느러미,
공손하게 모은 듯한 두개의 손,
무심하듯, 그러나 호기심있게 우리를 쳐다보고 있는 얼굴.
 
바다소는 천천히 우리들을 하나씩 뜯어보며
어디서 왔어?
얼굴에 쓴 이상한 물건은 뭐야?
내 친구들이 어디 있는지 알아?
내 친구가 될 수 있어?
라고 묻고, 또 묻는 것만 같았다.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눈 앞에서 사라지는
바다소를 보며, 
난 잠시동안 아무생각이 나질 않았다.
우주속에서 떠다니는 생물체를 눈 앞에서 본 사람처럼,
신경다발이 후두둑! 끊어진 사람처럼...
여긴 어디지? 난 누구지? 껌뻑껌뻑

돌아가는 길에 타폰이라는 거대한 물고기들, 해마, 
물고기를 낚아채듯 먹는 새들을 보며,
오늘의 투어를 마쳤다.
 
60달러가 아깝지 않은 투어였다.
스노쿨링 포인트, 선장, 점심, 거북이, 가오리, 상어, 바다소까지...
투어내내 울상이었던, 새침데기 하늘만 빼고!

 
어서, 숙소로 돌아가 맛있는 저녁을 해먹고,
다음 액티비티를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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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부부

2015.01.12 세계여행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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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배희준 2018-08-09

    상어...안무서우셨어요? 저였음 바로 뛰쳐나옵니다ㅋㅋㅋ

    30/1000 수정
    답글
  • greeny 2018-08-09

    액티비티의 천국 벨리즈~~ 꼭 가보고 싶습니다 ㅎㅎ

    28/1000 수정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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