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zech Republic - TOMO의 체코 여행 이야기

제2화 - 동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프라하

[Czech Republic] Episode 2 - The Most Beautiful City in Eastern Europe, Prague

체코 > 프라하

by 사진과여행의향기 2018-09-13 조회 163 2

동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인 프라하 구시가를 걷다

 

체코, 아니 동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프라하

유럽을 여행한 수많은 한국인들이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가 어디인지를 두고 한 논쟁에서 나는 언제나 자유로웠다. 런던,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와 같은 어린애들도 알 법한 도시를 가 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항공편으로 10시간이 넘게 걸리는 이 도시들을 방문할 기회는 아직도 나에게 찾아오지 않았다. 유럽 여행에 관해선 우물 안 개구리나 다름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동유럽만 여행한 나에게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는 아직도 프라하로 남아있다.
 

 

프라하는 인구 130만 명이 살아가는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블타바 강 (Vltava River)를 가운데 두고 동서로 나뉘어있는 프라하는 서울을 90도 돌려놓은 듯한 모습이다. 서울과 차이가 있다면 오래된 역사지구가 한강 북쪽에 집중되어 있는 것과 달리, 동쪽의 스타레 메스토 (Stare Mesto)와 서쪽의 말라 스트라나 (Mala Strana) 모두 역사적으로 중요하고 볼거리가 많다는 것이다. 프라하가 자랑하는 유적은 프라하 성 (Prague Castle), 찰스 다리 (Charles Bridge), 구시가 광장 (Old Town Square), 유대인 지구 (Jewish Quarter), 비세라드 (Vysehrad)가 있다. 프라하의 유서 깊은 역사와 환상적인 풍광을 느끼기 위해 2017년에 850만 명의 여행자들이 이 곳을 방문했다. 덕분에 프라하는 런던, 파리, 이스탄불, 로마에 이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유럽 도시 5위로 선정되었다.
 

 

스타레 메스토 (Stare Mesto)

전날 쿠트나호라를 들릴 때만 해도 여행 첫날부터 지방으로 떠난 내가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숙소에서 나와 눈 앞에 펼쳐진 프라하를 보니 내 선택이 옳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만약 프라하를 먼저 들린 뒤 쿠트나호라를 들렀다면, 쇠락하고 작은 규모의 시가지에 실망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프라하의 스타레 메스토 지구는 내가 처음으로 유럽 여행의 진면목을 느낀 곳이다. 시청이 광장 한가운데 서 있고 넓은 광장 옆으로 첨탑을 가진 교회와 붉은 지붕이 덮인 주택들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어릴 적부터 상상하던 유럽 구시가 그 자체였다.
 

구시가 광장 (Old Town Square)

구시가 광장은 프라하 여행의 시작점이 되는 곳이다. 틴 교회 (Tyn Church, 1365년 건설)와 세인트 니콜라스 교회 (St Nicholas Church, 1730년대 건설)도 볼 만 하지만, 구시가 광장의 하이라이트는 광장을 지키고 있는 프라하 구시청이다.
 

 

구시청 시계탑 (Old Town Hall Clock Tower)

  • 전화번호: 224-228-456
  • 관람시간: 11am-6pm Mon, 9am-6pm Tue-Sun
  • 입장료: 250 Kč
     


 구시청의 시계탑에 들어가면 스타레 메스토 지구를 비롯해 블타바 강 건너편의 프라하 성을 감상할 수 있다. 시계탑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멋지지만, 매시 정각에 사람들이 이 곳에 모이는 이유는 따로 있다. 광장에서 시계탑을 바라보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계라는 프라하 천문 시계 (astronomical clock)을 볼 수 있으며, 아름다운 종소리와 함께 시계가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바로 매시 정각이기 때문이다.
 

 

광장 가운데는 1915년에 지어진 얀 후스 동상이 서 있다. 1915년은 얀 후스가 종교 개혁을 시작한 지 500년이 된 해로, 프라하 시민들의 개혁 의지를 상징하는 그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프라하 유대인 박물관 (Prague Jewish Museum)

  • 전화번호: 221-711-511
  • 홈페이지: www.jewishmuseum.cz
  • 관람시간: 9am-6pm Sun-Fri Apr-Oct, to 4.30pm Nov-Mar
  • 입장료: 300 Kč
     

 

요세포프 (Josefov)는 광장에서 북서쪽에 위치한 지구로, 한 때 수많은 유대인들이 살았던 곳이다. 현재 프라하에서 살고 있는 유대인의 수는 전성기에 비해 엄청나게 줄어들었지만, 수많은 건물들이 그들의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요세포프의 유서 깊은 건물 6개가 프라하 유대인 박물관을 구성하고 있으며, 박물관의 시나고그, 유대인 묘지에 들러 유대인들의 찬란하지만 슬픈 역사에 대해 느끼고 배울 수 있다.
 

 

클라우스 시나고그 (Klau Synagogue)에선 유대인들의 전통과 풍습에 대해 알 수 있으며, 핀카스 시나고그 (Pinkas Synagogue)는 프라하의 유대인들이 당한 홀로코스트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1868년에 무어 양식으로 건설된 스패니시 시나고그 (Spanish Synagogue)에서는 가끔 콘서트가 열리곤 한다.
 

 


구 유대인 묘지 (Old Jewish Cemetery)는 핀카스 시나고그에서 들어갈 수 있는 묘지로, 1439년부터 무려 12,000여 명의 유대인이 묻힌 곳이다. 묘지는 시내라는 좁은 영토 때문에 확장을 하지 못 하고 1787년에 그 역할을 다 했다고 한다. 많은 유대인들이 핀카스 시나고그 옆에 묻히기를 원했기 때문에 폐쇄되기 전 묘지는 12층에 달했다고 한다.
 

 

 

올드 뉴 시나고그 (Old-New Synagogue) 

  • 관람시간: 9.30am-5pm Sun-Thu, 9am-4pm Fri
  • 입장료: 220 Kč
     

 

요세포프에서 가장 오래되고 화려한 건물은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올드 뉴 시나고그다. 1270년에 지어진 회당은 아직도 유대인들이 예배를 드리는 곳으로, 16세기에 지어진 유대인 시청을 마주 보고 있다. 유대인 시청 또한 프라하 시청 못지않게 화려하고 웅장하다. 프라하 시내에 시청이 있음에도 유대인을 위한 시청이 따로 있다는 사실이 당시 유대인들의 세력이 얼마나 강했는지 보여주고 있다. 올드 뉴 시나고그는 프라하 유대인 박물관과 다른 별도의 입장료를 요구를 요구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비세라드 (Vysehrad)

비세라드 성 (Vysehrad Fortress)

  • 홈페이지: praha-vysehrad.cz
  • 관람시간: 9.30am-6pm Apr-Oct, to 5pm Nov-Mar
  • 입장료: 무료
     

 

비세라드는 혼잡한 프라하 시내를 벗어날 장소로 안성맞춤인 곳이다. 시내에서 블타바 강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성벽으로 둘러싸인 언덕이 보인다. 언덕은 한동안 프라하를 지키는데 일조했던 비세라드 성이며, 그 역할을 프라하 성에 넘겨준 지 오래다. 성 안에 들어섰을 수많은 건물들은 현재 그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건물터에 심어진 잔디밭은 수많은 프라하 시민들이 쉬어가는 안식처로 자리 잡고 있다.
 

 

오랜 풍파 속에서도 비세라드를 지키고 있는 교회가 있는데, 이 교회가 바로 11세기에 지어진 베드로&바울 교회 (SS Peter & Paul Church)다. 1885년과 1903년 사이에 신고딕양식으로 새로 지어지긴 했지만, 오랜 세월 동안 간직한 그 아름다움은 여전하다. 교회 옆의 슬라빈 묘지 (Slavin Cemetery)에는 수많은 체코인들이 묻혀있다. 슬라빈 묘지에 묻힌 유명인으로는 베드르지흐 스메타나 (Smetana)와 안토닌 드보라크 (Dvorak)이 있다. 두 명 모두 체코가 낳은 유명한 작곡가로, 모국인 보헤미아의 정서를 음악으로 잘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역사적 중요성을 모르더라도 비세라드에 방문할 이유는 충분하다. 비세라드에서 바라보는 블타바 강의 풍경은 프라하 성에서 보는 것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똑같은 프라하 시가지가 바라보는 장소에 따라 전혀 다른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하긴, 서울의 한강도 남산타워에서 보는 것과 63 빌딩에서 보는 것이 천지차이긴 하다.
 

 

 

콜코브나 (Kolkovna)

  • 전화번호: 224-819-701
     

 

콜코브나는 체코가 자랑하는 유명한 식당이다. 체코 전역에 수많은 분점이 있으며, 스타레 메스토에 있는 콜코브나도 그중 하나다. 굴라스를 비롯한 체코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것도 이 곳의 장점이지만, 콜코브나가 자랑하는 것은 필스너 우켈 (Pilsner Urquell)의 탄코브나 (tankovna) 맥주다. 탄코브나 맥주는 살균되지 않은 맥주로, 플젠 (Plzen)에 있는 필스너 우르켈 공장에서 생산한 지 48시간 이내에 펍으로 배달되는 것이 특징이다. 맥주라면 이인자라면 서러워할 체코에서 탄코브나 맥주를 마시는 것은 반드시 해봐야 할 경험 중 하나다.

 

체코 여행 중 꼭 알아야 할 것 02 - 근대 이전의 체코 역사

체코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독립을 쟁취하고 불의를 참지 못하는 화끈한 성격을 가진 나라다. 체코인들은 왕이나 황제, 독재자들에게 순종하기보다, 이들의 횡포에 항거하고 그들의 권리를 쟁취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유럽 중부의 평야지대에 자리 잡은 체코는 비옥한 토양과 방어에 불리한 지리적 여건 때문에 수많은 외지인들의 침략을 받았다. 오랜 시간 동안 합스부르크 제국, 나치, 소련의 지배를 받았지만, 체코 사람들은 그들의 민족적 자긍심과 독립에 대한 의지를 잊지 않았다. 
 

체코인들의 이러한 속성은 부패한 가톨릭에 대해 항거한 후스 전쟁에서도 드러난다. 1418년에 일어난 전쟁을 주도한 얀 후스는 보헤미아의 종교 개혁가였으며, 가톨릭을 수호하려는 군주들과의 전쟁도 불사했다. 당시 보헤미아 왕국이었던 체코는 대부분이 후스파였으며, 신성로마제국이 파견한 십자군을 다섯 차례나 격파한 쾌거를 울린다. 하지만 후스파도 온건파와 급진파로 분열되면서 길었던 후스전쟁은 1434년에 가톨릭의 승리로 끝나게 된다. 하지만 후스전쟁으로 시작된 종교개혁의 의지는 100년 뒤 마르틴 루터에 의해 이어졌다.
 

이후 합스부르크 왕가의 세력이 강해지자 보헤미아는 합스부르크 제국으로 합병되게 되고 긴 식민지 시대의 서막이 시작된다. 보헤미아의 개신교 세력은 종교적 자유를 인정받고 합스부르크 왕가 하에서 큰 불만 없이 지내고 있었으나, 열렬한 가톨릭 지지자인 페르디난트 2세가 즉위하게 되자 위기를 느끼게 된다. 페르디난트 2세가 자리를 비우고 2명의 가톨릭 의원들이 그의 공백을 대신하기 위해 프라하성으로 오자, 체코인들은 그들을 프라하성 밖으로 내던지며 보헤미아 반란을 일으킨다. 보헤미아 반란은 800만 명의 사망자를 낸 30년 전쟁 (1618-48)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보헤미아의 개신교도들은 1620년에 백산 전투에서 패배함으로써, 수백 년 동안 가톨릭에 굴복하고 합스부르크 왕가의 지배 속에서 체코어의 사용을 금지당하고 문화가 억압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유럽의 도시 여행은 아시아의 도시 여행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 아시아 국가들도 자신들만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고 있지만, 급속한 현대화로 인해 점점 더 단순하고 획일화된 도시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유럽의 도시들은 도시 자체가 역사를 증언하는 산 증인이다. 오래전부터 바로크 양식과 고딕 양식 건축이 발달하면서 건물의 수명이 길었던 것이 유럽 도시가 잘 보존될 수 있는 밑거름이 된 요인이다. 한양의 옛 사진에선 수많은 기와지붕과 초가지붕이 조화를 이룬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지만, 목조건물들은 수명이 짧기 때문에 현대 건축 양식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 밖에도 급속하게 늘어난 인구 때문에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없는 전통 건축 양식이 외면받은 것도 수백 년 고도(古都)인 서울의 풍경을 망가뜨리는데 한몫했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프라하를 걸으면서 황홀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마음 한편이 아쉬웠던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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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임소현 2018-09-14

    저도 프라하 구시가지 돌아보면서 마지막 문단에 쓰신 것처럼 여러 생각이 교차하더라고요 아 글구 콜코브나 식당 진짜 추천ㅋㅋㅋ!! 인생맥주 맛보실수 있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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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reeny 2018-09-14

    부모님이랑 내년에 동유럽 여행가기로 했는데 이 여행기 잘 저장해놨다가 챙겨보고 가야겠어요! 최고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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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과여행의향기 2018-09-16

    @임소현 유럽 여행 중 항상 아쉬움이 느껴지더라구요 ㅠ 콜코브나 맥주 진짜 맛있었습니당 ㅋㅋ @greeny 동유럽 여행 너무 부럽네요! 프라하 꼭 들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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