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답사 여행

나는 몸이로소이다 (1)

I am body

서울특별시 > 용산구 > 이촌동

by 윤형돈 2018-11-07 조회 730 1

개화의 바람을 타고 온 서양의학의 바람, 이 바람에 화답한 사람들의 이야기

누구나 잘 알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국립한글박물관>이 있습니다. 이곳도 잘 찾아보면 재미있는 전시를 가끔 하는데요, 2018년 7월 28일부터 10월 14일까지 <나는 몸이로소이다>가 열렸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우리를 반겨주는 조형물

 

이번 전시의 테마는 한글박물관에 맞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해부학 교과서, 제중원이 편찬한 <해부학>입니다. 단순히 해부학만을 소개한다기 보다는 왜 해부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우리의 의학수준은 어떤 수준이었는지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조선의 검시관을 다룬 드라마 <별순검>을 의식한 소품은 관심을 가질만하죠.

 

그 이름하여 <나는 몸이로소이다>

전시회장에는 한글날을 맞아,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퀴즈이벤트도 열리고 있었습니다. 전시를 보고 퀴즈를 맞추면 되는 문제인데 조선 근대사를 잘 공부한 사람은 굳이 전시를 보지 않아도 맞출 수 있는 수준이었죠.

 

 

관람방향을 프로젝트로 쏴주고 있습니다. 최근에 이런 디지털을 활용한 전시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디지털 파사드를 활용한 전시장 입구, 디지털 매체를 활용해서 전시 컨셉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효과적인 전시기법입니다. 해외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도입된 전시기술로 제가 국내에서 처음 본 건 배제대학교 박물관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확 들어오는 볼기....

 

 

조선의 의료

우선 조선의 의학기술 수준이 어땠는지를 한번 살펴봐야 할 듯 합니다. 사실 조선은 중국의 의학체계를 많이 받아들였고, 서양학문의 경우엔 일본에서 받아들인 것이 많죠. 이 배경을 잠깐 이해하려면 당시 조선의 상황을 이해해야 하는데요, 지금이야 일본하고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당시 일본은 <만날 감놔라 대추놔라 내정간섬을 일삼는 청국>을 물리칠 수 있는 훌륭한 대항마로 취급받았습니다. 그래서 그쪽의 문물을 들여오는게 자연스러웠던 것이죠.

 

조선...이라기만 사실 대한제국이라고 봐야 하나요? 조선 후기에는 별순검이라는 조직이 있었습니다. 별순검은 일반 순검과는 달리 제복을 입지않고 정보수집과 첩보 임무를 담당한 자들을 일컫는 말로 오늘날로 치면 사복경찰이 되겠지요. 그들은 사인이 불분명한 시신을 검사해서 범죄를 밝혀내는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검시에 사용한 도구들인데, 사실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물건들이에요.

 

 

 

은은 황과 접촉하면 화학반응을 일으켜 색이 변하는 특성이 있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독은 황을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에 독을 확인하는 도구로 잘 활용되었죠.

 

가장 유명한 건 은수저일겁니다. 왕의 수라상에는 은수저가 같이 올라갔는데, 기미상궁(음식을 맛봐서 독이 있는지 확인하는 상궁)이 놓친 것을 찾아내는 역할을 했죠. 다만 이것도 완전하지 않아서 황이 없는 독은 발견해내지 못하고 계란 노른자에도 황이 들어있기 때문에 계란요리 (계란 후라이, 장조림 등)을 집으면 색이 변하게 됩니다. 그래서 수란같은 달걀요리를 집다 색이 변색돼서 수라간 상궁들이 고초를 겪은 일도 있었죠.

 

 

그 외에도 밥, 소금 등으로 독을 발견하거나 숨겨진 상처 (핀으로 찌른 것 등)를 찾아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밝혀진 자살위장사체가 꽤 나왔었다고 하죠. 관심이 있으시면 <별순검>등을 다룬 책을 한 번 꼭 챙겨보세요. 공교육에서 맛보지 못한 지식을 듬뿍 드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긴 검시보고서 <시장도> 입니다. 위 사건은 강원도 강릉 내면 운동동에서 이운지가 살해되자 아들인 이국보가 아버지의 원수 이경화를 죽인 사건입니다.

 

조선 의료의 한계

 

조선의 의학 수준이 낮았던 건 아니었습니다. 동의보감은 그 결과물중 하나죠. 동의보감은 국보 319호로 허준이 완성한 조선 시대의 의학서로 <내경편>, <외형편>, <잡병편>, <탕액편>, <침구편>, <목차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완성도는 실로 놀라워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역대 최고의 의서 중 하나로 꼽히며, 국외에도 여러 국가에 여러번 번역출판되면서 명저로 소문난 책이기도 합니다. 

 

특히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드는 약품은 오늘날 민간요법으로도 충분히 활용가능하죠. 무서운 책입니다. 그 무서움의 힘을 빌어 2009년 7월 31일,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었죠.

 

 

동양의 외과술은 사실 침을 놓아서 몸안의 기를 바로잡는 형식을 취합니다. 대침, 장침, 호침, 피침 등 다양한 것이 있는데요. 저기 넓적한 것은 피침으로 종기를 갈라서 진액을 빼내는데 사용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계는 있었습니다. 우선 수술도구같은 것은 서양의학에 비해서 한계가 분명했죠. 맨 위의 전통 의료도구와 아래에 있는 고종의 어의 분쉬가 사용한 도구를 비교하면 그 한계는 명확합니다.

 

당대의 해부가 필요한 의서라던가 혈의 위치를 알려준 의서 등은 중국에서 들여온 것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해부학에 들어서면 아예 일본것들이 들어오게 되죠. 당시 조선에는 없던 상세한 해부도. 이런 물건이 나오게 된 배경은 조금 의심이 가지만 이런 의학기술이 들어오면서 조선은 의학기술의 한계에 비로소 눈뜨게 됩니다.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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