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걸다]

괌#1_아이와 함께 하파데이!

by 이엔 2018-11-09 조회 138 3

여행이란 나 자신만을 되짚는 여정이 될줄 알았다. 
책임이란 단어엔 내 몸만 포함되는 줄 알았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진. 
그럴줄만 알았다. 

 
 
 
[prologue]
 
 
여행이란 나 자신만을 되짚는 여정이 될줄 알았다. 
책임이란 단어엔 내 몸만 포함되는 줄 알았다. 
목적지가 멀어도 그저 걷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낯선 음식이 입에 맞지않아도 배만 채우면 될 것 같았다. 
좋아하는 밤풍경을 언제든 느긋하게 볼 수 있을 줄알았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진. 
그럴줄만 알았다. 
 
 
 




수면부족과 고강도 무댓가의 노동, 
그리고 커리어의 상실.
아이를 낳은 여자라면 대부분 겪었을, 고된 육아의 정점에서 나는 괌으로 가는 티켓을 끊었다. 



 
오랜만의 해외여행이었다. 
사실 일로 갔던 말레이시아를 제외하곤
스스로 선택한 해외여행은 삼년만이었다. 

 

내 짐만 싸면 가뿐하게 백팩으로 출발이 가능했던 여행의 유형은 (한동안)내 삶에서 끝이 났음을
아이의 여권사진까지 직접 찍어가는 유난을 떨고
캐리어 두개 가득 아이의 짐을 실으며 뼈저리게 실감했다. 
 

 
<직접찍은 아이의 여권사진>
 
 
 
 

세상에, 이게 여행이라고?
이민이 아니고?

 
 

묵직한 짐의 무게와 더불어
혼자서도 발이 부르트는 이 과정을
 아이와 함께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어깨에 내려앉는다. 

어쨌든, 
시간은 뒤로 가는 일이 없다. 
기어이 출발일은 어김없이 내 발앞에 떨어졌다. 
 
 

 

 
소개합니다!
 


 
이름은 아인
(과학덕후 부모를 만나 아인슈타인의 앞글자를 딴 이름을 갖게 되었다)
21개월!
좋아하는 것, 찌찌, 까까, 와와(동물을 통틀어 와와라 부른다)
싫어하는 것은 고기, 가만있기, 억지로 잠들기
 
 
 




        
 
아이와 함께 하는 인천공항은 난관의 연속이다. 
짐을 싣고 옮기며 밥먹기, 보딩 후, 늦은 시간 출발하는 비행기를 기다리기까지의 시간은
2년의 육아 여정을 압축시켜놓은 것만 같다. 

다행이 인천공항엔 아이의 눈을 이끌만한 육아놀이터, 대형인형등이 구비되어 있다. 
열심히 찾아다니며 이렇게라도 아이의 체력을 소진시켜야 한다.
 
사실 이렇게 적어놓았지만
출발부터 인천공항까지, 보딩이며 기다리는 시간이며 생각보다 아인은 무척 잘 버텨주었다. 
아이와 함게하는 여행에 겁을 잔뜩 먹었던터라
몸과 맘이 긴장으로 날이 서있었는데 
아인은 새로운 환경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나보다 더 즐기는 것 같았다. 
 
 

* T I P
1. 짐을 싣고 어린 아이와 함께 대중교통을 타고 가기란 어려운 일,
자가용은 인천공항에 발렛비용 등 약 5만원의 비용을 내고 5일동안 주차가 가능하다.
URL : https://www.airport.kr/ap_lp/ko/tpt/parinf/valserguit1/valserguit1.do (사전예약필요)
2. 3KG정도의 여행, 기내용 유모차를 구비하여 오면 좋다. 탑승을 기다릴때 아이가 잠들거나 지연이 되는 경우 유용하다
3. 아이의 상비약은 무조건 챙겨야한다. 해열제, 항생제, 배탈약 등 가까운 소아과에 해외여행을 한다고 하면 처방해준다. 
4. 음식이 맞지않아 아이가 밥을 먹지 않는 경우를 대비해 레토르트 식품을 가져가자. (괌은 소고기등 육류 반입 금지국가)
5. 보딩시 공항의 '패스트트랙'을 꼭 이용하고, 비행기 예약시 좌석지정을 미리 하도록 하자. 21개월 아이는 만 2살이 되지않아 안고 타야하므로 여행 비수기의 사람들이 많이 타지않는 비행시간대가 좋다. 그래야 빈 좌석에 내려놓고 숨을 쉴 수 있다. 
 

 
 

     

이렇게 쌩쌩하게 말똥말똥 두 눈을 끔뻑이던 아이는 1시간이나 출발이 지연된 비행기안에서
잠을 참지 못하고 깊은 잠에 빠졌다. 
밤 9시 비행기라 옆좌석이 비어서 다행이 아이를 내려놓을 수 있었는데
내려놓는 순간, 영혼 깊은 곳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살았다!'


       

 

진에어는 저가항공이라 좌석 모니터가 없는 대신 비행 정보를 핸드폰으로 받아볼 수 있었는데 
아직도 시간은 꽤 많이 남아있다. 
혼자일때는 이 비행시간이 더디고 지루한 시간이었을진 몰라도
아이 엄마가 된 내겐 이 시간은 여유의 시간이라는 것. 

24호 태풍 짜미와 25호 태풍 콩레이로 인해 결항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억지로 출발한 비행기라

11시가 되어서야 이륙해서 새벽 3~4시나 되어야 도착할 듯 해 여유부릴 시간은 무척 길었다. 



 
승객 대부분이 깊이 잠든 밤, 
나 홀로 뒤척이는 아인을 안거나 누이거나 하며 깨어있다.
꺼진 조명으로인해 창 밖에선 오랜만의 높은 고도의 밤하늘이 보인다.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태풍으로 인해 두꺼운 층의 구름 사이로 간간이 치는 번개가 불안했지만
외려 고요해서 그 풍경마저 평화롭다. 
 
오랜만에 하늘 가까이 닿아있는 기분. 
 
아주 어렸을적 우주비행사가 꿈이었던 그때가 떠오른다.  
전혀 이루지 못하고 나와 닮은 아이를 낳았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기류가 계속 불안정하다. 

저가항공사의 가장 작은 비행기는 소음과 함께 스윙을 반복한다. 

인간은 어떻게 이렇게 위험한 기계를 신용하게 되었을까. 

나와 밖의 경계가 불과 십센치도 되지 않는데도. 

그 밖은 고도 만미터의 어마어마한 높이인데도. 

난 이 허술한 두께를 무조건적으로 신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아이러니하게도 평화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역시, 여행과 새벽은 사람을 이상한 생각이 이어지게끔 만든다. 

여자의 적은 새벽여행이다. 

제길. 

 

여튼 

얼마나 남았나, 간간이 확인하며 느긋하게 별이 총총 뜬 창밖풍경을 즐겼다. 

아이는 다행이 4시간이 약간 넘는 비행이 끝날때까지 일어나지 않았다. 
 
 

*I N F O 

알고가자 괌!

 

                   <괌의 위치>

 

서태평양 마리아나제도에 있는 미국 자치령 섬. 

주도는 하갓냐.

차모로족, 필리핀, 태평양 섬 주민등이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 

언어는 영어와 차모르어를 사용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로마 카톨릭교를 믿는다. 

우리나라 거제도와 크기가 비슷하며 연평균 26도 정도로 덥고 습한 기후다. 

1521년 마젤란이 발견 후 에스파냐의 영토가 되었으나 후에 미국과의 전쟁으로 미국영토가 되었다. 

또 태평양 전쟁에선 일본에 점령되었고 많은 한국인이 징용되어 전사하기도한, 우리에게도 아픈 역사가 있는 곳이다. 

1944년도에 미국이 다시 탈환하여 현재까지 미국 자치령으로 유지되고 있다. 

경제는 주로 관광업과 미군의 소비에 의존하고 있다. 

4500명 정도의 많은 교민들이 살고있고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관광지기도 하다. 

 

만날때 인삿말은 하파데이, 헤어질때 인사는 아디오스다.


 

<괌 공항 풍경>

 

<원주민들이 직접 만든 배와 언젠가 잡혔던 청새치의 실제 크기가 전시되어 있다>

 

 

새벽 3시가 넘어서야 도착한 괌. 

입국수속이 무려 두시간이나 걸려 속으로 얼마나 욕을 해댔던지, 

칭얼대는 아인을 보랴 줄서서 기다리랴 졸리는 졸음을 참으랴 

더디지만 정신없는 두시간이 휙휙 지나가고. 

 

 

 

간밤에 전혀 잠들지 못한 나는 

마치 술에 잔뜩 취한 사람처럼 헤롱거리며 

아침해가 뜰 무렵, 숙소, 니코 호텔에 도착했다. 

 

내가 왜 간밤에 잠과 밤하늘을 맞바꿨을까, 하는 후회가 들이닥칠만큼 

호텔까지 가는길이 너무나 멀게만 느껴졌다. 

 

 

 

<동양적 인테리어의 니코 호텔 입구>

 

그나마 4박을 묵을 니코 호텔의 좋은 첫 인상이 무척 다행스러웠다. 

동양적인 인테리어와 고급스러운 로비풍경, 친절한 직원들...

 

 

<니코 호텔 프론트>

 


*INFO 

호텔 니코 괌 

5성급 2베드 슈페리어룸, 1박 십만원선으로 저렴한 편. 모든 룸이 오션뷰라는 장점이 있는 숙소. 

투몬비치와 건비치를 끼고있고 바로 옆에 괌의 명소인 사랑의 절벽도 있다. 

4개정도의 레스토랑을 갖고 있는데 니코 호텔은 일본사람이 짓기도 했고 여행도 대부분 일본사람들이 오기때문에

레스토랑 음식은 일식과 한식이 많아 익숙하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굉장히 긴 워터슬라이드를 보유한 수영장때문에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러나 오래되어 숙소는 좀 낡고 룸 컨디션이 나쁜편이었다. 

깔끔하고 깨끗한 룸을 원한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니코 호텔 로비>

 

<건비치가 보이는 니코 호텔 로비>

 

 

우리가 배정받은 숙소는 디럭스 슈페리어 룸으로 13층에 위치했다. 

어마어마한 짐을 가지고 낑낑대며 올라가 

키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시원한 에어컨 냉기와 함께 코에 끼얹어지는 곰팡이 냄새...

 

 

 

알고보니 괌은 연중 습하고 따뜻한 기온으로 숙소 대부분이 곰팡이가 낀다고 한다. 

집에가서 제습기를 가져오고 싶은 기분이 들 정도로

눅눅하고 꿉꿉했다. 

 

 

 

바깥 온도와 방 온도의 차이로 인해 창문에 결로가 생겨 더 습한 기운이었다. 

청소도 제대로 되어있지않아 무언가 불결한 느낌을 받아 룸 체인지를 요청하려 했으나

유난이라는 남편의 말에 눈물을 머금고 그냥 이 곳에서 지내기로 결정...

 

 
<발코니로 나가면 보이는 투몬비치의 아름다운 풍경> 
 
 

 

 

그나마 위안이었던 건, 숙소의 문을 열고 발코니로 나가면 보이는 

괌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투몬비치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 눈에 보였던 것. 

 

 

 

 

<숙소 뷰 파노라마 영상>

 

 
 
 
넋을 놓고 바라볼 정도로 아름다운 
세상의 어떤 보석보다 아름다운 빛이 발코니 아래 펼쳐지고 있었다. 
 
 
 
앉아서 풍경을 감상하기에 딱! 좋은 라탄 의자가 
발코니 안에 구비되어 있었다. 
탁자 위에 시원한 음료를 놓고 바람이 솔솔 들어오는 라탄의자에 
몸을 맡긴다면, 아, 이이상 만족스러움은 없겠지. 
 
 
<발코니에서 내려다본 풍경>
 
 
<발코니에서 내려다본 풍경>
 
 
<발코니에서 내려다본 풍경>
 

태평양의 수평선과 뭉게구름이 그래픽처럼 이어져있다. 
마음이 탁! 트인다. 
이 풍경을 보는 것 만으로도 그동안 고생했던 육아에 대한 보상을 받는 기분이랄까. 
 
이 풍경에 취해 숙소 컴플레인에 대한 것은 싹! 잊어버리고 말았다. 
 
 
신기하게도 파도는 먼 바다까지만 치고 이 투몬비치 안으로는 잔잔한 자연 수영장이 유지되고 있었다. 
스노클링같이 수상 레포츠를 하는 사람들이 무척 안전하게 즐길 수 있을것 같았다. 
 
 
발코니에 나가 넋을 놓고 바라보다 문득 뒤를 돌아본다. 
 
참, 나 혼자 온게 아니었지. 
아인과 함께 왔었지...
 
아이를 낳고 드문드문 발동되는 기억력이 그제서야 돌아온다. 
 
이번 여행에선 나, 남편, 아인과 더불어 남편의 누나인 '둘째형님'도 함께 하게 되었는데 
뒤를 돌아보니 둘째형님을 엄마 삼아 아인은 곤히 잠들어 있었다. 
 
 
평화롭다. 
마치 이 발코니의 유리를 경계로
잠깐이나마 육아에서 벗어난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늦은 비행에 지쳐있었던지 
이 아름다운 풍경은 수면욕구에 지고 만다. 
 
단잠을 자는 남편을 보니 나도 수면욕이 밀려오지만
지금 잠들면 밤에나 일어날 것 같아
20살, 패기 넘쳤던 그때처럼 그저 밤을 꼴딱 새보기로 마음먹는다. 
 
 
-
 
 
 
여행에서 조식만큼 풍요로운 것은 없지. 
이번여행에서 억지로라도 아침은 꼭 챙겨먹겠다는 심보에
조식을 신청한 우리. 
 
단잠을 자고 일어난 우리는 
그 풍요를 누리러 레스토랑이 있는 호텔 지하로 내려갔다. 
 
 
 
 
수영장과 건비치와 이어져 있는 레스토랑에선
일본 음식, 한국 음식(김치, 낫토, 된장국)이 잘 구비되어있어
서양음식을 싫어하는 사람들에도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을것 같았다. 
 
 
 
 
베이비밀, 이라 적힌 코너에선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도 있어 섬세한 배려심을 느낄 수 있었다. 
덕분에 아인도 큰 거부감없이 처음 먹는 외국에서의 음식을 찹찹찹!
잘도 먹어서 조식을 신청한 뿌듯함을 배불리 챙겼다. 
 
 
 
 
 
 
나는 동양식 메뉴는 제외하고
오랜만에 잉글리쉬 블랙퍼스트를 접시에 곱게 차려온다. 
아침엔 커피와 곁들여 먹는 이 조합이야 말로 최고의 궁합이거든. 
 
 
 
 
 
 
 
 

 

 

배불리 먹고 숙소로 다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 

(남편의 구수한 갱상도 사투리가...)

섬세하게도 통유리(또는 아크릴)로 되어있어 삭막한 엘베안에서도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 곳에서 어린 아이와 함께 5박.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지금처럼만 적당히 평화롭기를. 

두 손 모아 빌어본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 

 

 

 

 

 

 


 

* rhehin@gmail.com

* insta : goyoha_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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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김진희 2018-11-09

    세상에ㅠㅠㅠㅠㅠㅠㅠㅠ 아인이 너무 예뻐요 이름도 너무 예쁘고 ㅠㅠㅠㅠㅠㅠㅠ 와와 ㅠㅠㅠㅠㅠㅠㅠ 너무 귀엽네요 !!

    63/1000 수정
    답글

    이엔 2018-11-12

    하핫, 감사해요. 아직 잘 알아듣진 못하지만 아인에게 전해줄게요 ;-)

  • 정아라 2018-11-12

    아이와 여행을 떠난다는게 구체적으로 어떤 감정을 일으키는지, 어떤 노동을 수반하는지 알지 못했네요.. 다음편이 기대됩니다!

    68/1000 수정
    답글

    이엔 2018-11-12

    더 구체적이고 싶은데 그럼 아무도 아이랑 같이 여행을 가지않을까봐 많이 함축시켰...ㅋㅋㅋ감사합니다 곧 올라오니 기다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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