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피디아 여행기

월세로 세계여행, #22-13. 멕시코 - 타물폭포

Mexico, Ciudad Valles, Tamul

멕시코 > 산루이스포토시 > 시우다드바예스

by 월세부부 2018-11-08 조회 112 0

2017.02


월세로 세계여행, 멕시코 - 타물폭포 (Cascada de Tamul, Mexico)

    written by. 냐옹

 

 
 
뭐라구요? 타물가는 버스가 없다구요?
그럼 타물은 어떻게 갈 수 있어요?
오늘 타물폭포를 봐야하는데...
 
10분 넘게 터미널 버스기사들과 열심히 말해봤지만
그들은 처음듣는 단어들,
예를들자면 사우즈, 크루세로(교차로), 산타니타, 탕차칭(Tanchachin) 등의
지명들을 쉴 새 없이 나열하면서
직행은 없다! 교차로에서 다른 버스나 택시를 갈아타야된다는 말만 반복했다.
 
터미널 가면 버스가 있겠지,
40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으니까 1시간이면 가겠지, 라는
나태하고, 준비성 없는 생각이 우리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버스기사들의 따끔한 회초리 같은 조언을 듣고 나자
좀 아쉽고, 억울했지만 지금 가야할 곳은 
타물이 아니라 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이라도 정보를 얻을려면 와이파이에 접속해야 했기에...
 
에어비앤비 호스트 라파엘은 돌아온 우리를 보고
하얗게 눈을 뜨며 뭔일이냐고 물었고,
우린 타물폭포가는 버스를 찾지 못해 돌아왔다고 힘없이 말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라파엘이 버스회사에 전화를 거는동안
아내의 폭풍검색 덕분에 타물가는, 
좀 더 정확하게는 탕차칭(Tanchachin, 타물폭포 투어를 현지인과 직접 협상 할 수 있는 마을)가는 
버스는 오전에 한대, 오후에 한대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오전버스는 이미 떠난지 오래고,
오후버스를 타면(지금 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타물폭포투어(현지인투어)를 할 수 있는 탕차칭에는 저녁에 도착한다.
그러면 투어는 저녁이라 못할것이고,
그곳에 가면 우린 바예스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바예스로 나오는 버스가 100% 없을 것이기에...
아~ 일정이란 놈이 몸을 비비꼬는게 눈 앞에서 아른거린다.
꼬이지마라~ 꼬이지마라~
 
시계를 보니 정오.
타물폭포는 다음에 봐야하나?
아쉽다! 하아~ 이러고 있는데
라파엘이 타물폭포를 보고 싶냐고 물었고
그렇다고 하자 그러면 자신들이 탕차칭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둘이서 총 200페소만 내면~
 
와우~ 이런 대박이있나!
버스요금도 한 사람당 70페소인데...
그것도 훨씬 빠른 승용차로! 
 
라파엘 어머니 루시에게 몇번이나 고맙다고 말한 후,
루시, 라파엘, 우리 이렇게 차를 탔다.
승용차가 좋긴 좋구나! 편하고, 빠르고~
50분 만에 탕차칭에 도착!
그러나 곧바로 문제 발생!
 
 
탕차칭 마을 입구를 문지기처럼 지키고 있는 한 여행사 직원은
투어를 하려면 사람이 많을수록 좋다고 하면서
지금은 오후라 사람이 더 이상 오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말인즉, 보트(란차) 한 대당 가격이 700페소인데
사람이 많으면 그것을 나눠낼 수 있어 싸게 투어를 할 수 반면,
너희 둘만 투어를 하게 되면 700페소의 비용을 모두 감당해야한다는 말이었고,
투어는 보통 오전에 시작하기 때문에
오후에는 더 이상 사람이 없을 거란 말이었다.
 
 
낭패였다.
 
그러나 타물폭포 문 앞까지 왔는데
문도 열어보지 않고 맨손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우린 직원에게 일단 기다리겠다고 말한 후,
루시, 라파엘에게 여기까지 데려다줘서 고맙다고,
나중에 집은 택시를 타거나, 히치하이킹을 하거나, 
아니면 걸어가거나(다들 웃음!)
할테니 걱정하지 말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라파엘 가족이 떠난 길가에는 마른먼지만 풀풀 날렸다.
여기 진짜 깡촌이구나!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도(이곳에 친한 친구가 산다) 이 정도는 아닐 듯...
 
과연 투어할 사람들이 더 오긴할까?
 
목을 축일겸, 사람들을 기다릴겸 
시골마트에서 코로나 맥주를 사서 더위를 달래는데
자연스럽게 우리 앞에서 잡담을 하고 있는 현지인들과 대화가 이어졌고,
그들은 동양인들을 처음본다고 하면서 우리에게 맥주 2병씩을 사줬다.
아이! 참나! 이 친구들 돈도 별로 없어보이는데...
마음만은 빌게이츠 못지 않은 부자구나!
잘 먹을께. 찰칵!
하하. 무슨 멕시코판 전원일기 찍는기분이네.
 
 
투어사 직원은 초초해보였다.
우리가 현지인들과 이렇게 대화를 하다가
사람들이 더 오지 않으면 그냥 바예스로 돌아갈까봐~
 
얼마 후, 얼굴에 타물폭포투어는 내가 베테랑이지!라고 
쓰여진 한 할배(이후 토미)가 왔고,
토미는 곧바로 우리와 흥정을 시작했다.
 
최종가격은 두명에, 500페소(3만원).
700페소에 비하면 싸긴 했지만 우린 사람들을 좀 더 기다리고 싶었다.
그러나, 토미는 타물폭포투어는 보트타고, 
노를 저으며 하는데 서둘러 갔다와도 3시간이 걸린다,
지금가도 오후 5시 반이 넘는다, 고 하면서 우리를 계속 설득했고,
난 잠시동안 뜸을 들이다 토미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오케이. 그럼 더 이상 돈을 깎지는 않을께.
대신 우리가 500페소 낼테니
여기 이 친구들 6명을 같이 태워줄 수 있어?
어차피 보트 한대 값이 500페소라면 
보트 빈자리에 이 친구들을 함께 태울 수 있잖아~
 
토미는 난색을 표하며 그렇게는 안된다고,
저기있는 6명을 태울려면 더 큰 보트가 필요하고,
그러면 너희들은 돈을 더 내야한다고 했다.
 
난 토미에게 얼마나 돈을 더 내면 그들을 태워 줄 수 있냐고 물었고
그는 포기하지 않는 나의 모습을 보고 당황했는지
갑자기 꿀먹은 벙어리가 됐다.
 
 
난 우리와 함께 맥주를 먹으며 대화를 했던 친구들에게 물었다.
한 사람당 20페소(1달러, 1200원)씩 내고,
우리와 함께 타물폭포투어를 갈 의향이 있냐고~
그들은 모두 오케이!를 했다.
 
이제 남은 것은 토미와의 재협상.
 
난 토미에게 우리가 500페소, 6명이 120페소.
총 620페소에 8명이 투어를 할 수 있는지 제안했다.
 
토미는 다시 당황하면서 마을사람들이라 안된다고,
저기 현지인들 중 한명은 자기와 함께 일하는 사람도 함께 있다고 하면서
가격이 아닌 다른 이유를 들면서 우리 제안을 요리조리 피했다.
 
음...이제야 이해했다.
토미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내가 얄미울 수도 있겠구나~
현지인들과 함께 싼 가격으로 투어를 하려고 하는 의도는 좋았지만
아무래도 그것보다는 이곳의 룰을 지키는 것이 더 좋아보인다.
협상은 여기까지!
 
둘이서 최종 500페소로 타물폭포투어를 하기로 결정하고,
현지인들에게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말하며
토미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강물이 코앞에 있는게 아니었구나~
토미가 타고, 그 뒤에 아내가, 난 마지막에.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토미 보조 몰리가 
보트 안의 물을 퍼내는 동안 어젯밤에 삶은 감자를 먹으려고 했는데
토미가 시간이 없다고 하면서 어서 보트를 타라고 했다.
아~ 몰리! 물 드럽게 빨리 퍼내네.
배고파 죽겠는데...
 

 

배에 탄 후, 우린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들처럼 
물이 흘려내려오는 곳을 향해 열심히 노를 저었다.
 
우노! 도스!
우노! 도스!
우노! 도스!
 
 
 
그나저나, 오늘 집에는 어떻게 가지?
저녁에는 버스가 없다고 했으니까...
남은 것은 택시 또는 히치하이킹 뿐인데...
택시는 무지 비쌀테고
하치하이킹은...가능할까?
아까보니 마을 밖으로 나가는 차가 거의 없던데...
 
일단, 모르겠고! 계속 노를 젓자!
우노! 도스! 
우노! 도스! 
우노! 도스! 
 
 
에메랄드 강물은 이미 남미에서 많이 봐서 그런지
와아~ 대박! 이 정도는 아니었지만
파란 하늘, 
바위 위를 걸어다니는 너구리들(진짜 너구리였다!),
초록초록한 경치들,
청량한 새소리과 시원한 폭포소리를 들으며
우노! 도스!에 맞춰 노를 젓고 있자니 한량이 따로 없었다.
반면, 아내는 노를 젓는게 지겹고, 힘들었는지
영혼없는 껍데기마냥 몸뚱이만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조금만 힘내!).
 
 
한량처럼, 껍데기처럼 노를 젓고 있는 우리에게
토미는 거의 다왔다고 이제 조금만 가면 된다고
등 뒤에서 반복적으로 스페인어로 말했지만
난 알고 있었다.
 
그 말은 등산할 때 얼마나 남았나요?라고 물으면
거의 다왔어요! 이제 금방이예요!라는 대답과 
완전한 동일한 말임을~
 

 

거의 다 왔다는 말을 30번 넘게 더 들은 후에야
우린 타물폭포 앞에 도착했다.
와아! 타물폭포다!
난 어린아이처럼 좋아했고, 아내는 울상이었다.
이처럼 다른 우리.
 
 
바위에 앉아 저 멀리 보이는 실타래 같은 폭포를 감상하고 있는데 
토미가 수영이나 다이빙하고 싶으면 하라고 했고,
난 힘들어보이는 아내를 보며, 애써 괜찮다고 했다.
혼자만 너무 좋아라하면...
부부싸움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이제 좀 알기에...
 
이제는 다시 노를 저을시간.
다행이라면 이제는 강물을 따라 내려가기 때문에
일하듯, 운동하듯 노를 저을 필요가 없다. 흐흐.
 
물살이 살짝~ 센 지역을 통과할 때는 
래프팅 분위기가 살짝 들어 그런대로 재밌었다.
 신나는데~ 하고 있는데 토미가 앞쪽에 배를 데라고 몰리에게 신호를 보냈다.
뭐지? 여긴 왜?
보트에서 내려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토미는 다짜고짜 산 위에 있는 동굴에 가보라고 했다.
 
산 위에 동굴?
 
아무 생각없이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데 정말 동굴하나가 보였고
그 안에 서퍼런 물이 보였다.
 

 

허억! 이건...세노떼잖아!
아까 동굴 어쩌구 이야기한게 이 세노떼를 말하는거였구나~
이런 멋진 세노떼에 들렸다 간다는 것을 이제야 말하면 어떡해!
이런 귀여운 토미할배 같으니라구~
 

 

나와 아내는 이 신비스런 세노떼(Cueva del Agua) 앞에서
기뻐서, 놀라서 허둥거리다 옷 입은 채로 풍덩!
 
대박! 너무 좋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종유석들,
바닥이 보이지 않는 시퍼런 물,
그리고 물고기들...
 
아내는 그제야 얼굴을 풀고, 헤헤거리며 웃었고
난 배영을 하며 천장 위에 고드름처럼 달린 종유석들을 쳐다보며
와아~ 와아~ 했다.
 
돈이 전혀 아깝지 않구만~ 허허.
몇년 안에 이곳, 타물폭포는 
우리 같은 외국인들에게도 많이 유명해질 것 같다.
 
 
세노떼에서 신나게 물놀이를 즐긴 후,
다시 보트를 타고 노를 젓고 있는데 
몰리가 앉은 자리 밑에서 꿀렁꿀렁 물이 올라오는게 보였다.
하하. 뭐야. 너무 스릴있잖아~
발목이 서서히 잠기는 것을 아랑곳 하지 않고 
우린 열심히 노를 저었다.
 

 

저녁 5시 반에 모든 투어는 끝났고,
우린 정말이지 무지, 배고팠다.
 
토미는 투어가 끝나고 나자,
우리를 마을 입구까지 오토바이로 데려다주기가 귀찮았는지
언덕 위에서 500페소를 달라고 했고
(화장실 들어갈때 다르고 나올때 다르단 말은 세계 어디든 다 통하는 말이다!),
우린 마을 입구까지 가야 돈을 줄 수 있다고 버텼다.
 
우리가 그렇게 만만하니~ 예~
500페소가 그렇게 만만하니~ 예~
 
 
우리가 버티기 작전으로 돌입하자
토미는 안되겠는지 차를 가지고 있는 마을사람에게
우리를 마을입구까지 데려가 달라고 부탁했고,
우린 그 차를 타기 직전 500페소를 지불했다.
여행이건, 사업이건 돈은 늦게 낼수록 유리하다!
 
마을 입구 앞에 도착하자 앞이 깜깜했다.
어떻게 가지? 바예스까지~
승용차를 타고 가도 꼬불꼬불한 길을 꼬박 1시간은 가야하는데...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아 아까 전에 먹을려다 먹지 못했던
삶은 감자를 꺼냈다. 그리고 한입!
이 와중에 맛있다. 젠장! 하하.
두 번째 씹으니 예전에 처남이 캐나다에서 피킹할 때 했던 말이 떠올랐다.
매형! 무슨 6.25도 아니구~ 감자를 삶아먹어요~
맛있긴 하네요~ 
 
그랬다.
멕시코 삶은 감자는 이런 깜깜한 상황을 잊을만큼 맛있었다.
 
 
그렇게 감자에 소금을 뿌려가며 맛있게 먹고 있는데
우리 앞에서 영화 한 장면처럼 천천히 
턴을 해서 바예스쪽으로 나가는 차 하나가 보였다.
 
난 허겁지겁 감자를 입에 쑤셔넣은 후,
본능적으로 세차게 팔을 흔들었고, 차는 잠시후 멈췄다.
운전자에게 교차로까지 나가는지 물었고,
아트박스사장이 생각나는 한 덩치하는 아저씨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타라고 했다.
 
예상치도 못하게, 
5분도 안되서 탕차칭 마을 앞에서 히치하이킹 성공!
 
차 안에서 여러번 고맙다고 말한 후, 
어디까지 가냐고 묻자 아트박스맨은 바예스까지 간다고 했다.
나와 아내는 눈빛으로 예스!를 교환했고,
잘하면, 정말 잘하면!
교차로에서 바예스행 버스를 잡지 않고,
바예스까지 쾌속질주 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
제발~ 뽀르빠보르~
 
얼마 후, 교차로 지점.
 
아트박스맨은 우리에게 차를 이곳에 주차해놓았냐고 물었고,
우린 차가 없으며 이곳에서 바예스행 버스를 잡아탈려고 했다고 하자
바예스까지 타고가라고 했다. 쿨하게~
무지하게 고맙습니다!
 

 

정확히 40분만에 바예스에 도착!
아트박스맨, 그와 같이 타고 있었던 아버지, 딸에게 연신 고맙다고 말한 후
집으로 들어오면서 아내와 기분좋게 하이파이브를 쳤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성취감...최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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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부부

2015.01.12 세계여행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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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조재상 2018-11-08

    역시 고생 끝에 낙이 있네요 폭포 너무 멋진걸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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