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세계여행#118

잊혀진 공중도시 마추픽추, 정상의 장엄한 풍경.

페루

by 박성호 2019-05-13 조회 84 1

 

 

 

뜨거운 물이란 뜻의 '아구아스 깔리엔떼스' 마을에는 매일 아침 버스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선다.

잉카제국 멸망 이후 수백년간 잊혀졌던 도시, 마추픽추로 향하는 사람들이다.

 

 

 

 

 

20세기에 와서야 발견된 마추픽추는 '잃어버린 공중 도시'라고 불리기도 한다.

마추픽추가 이렇게 오랫동안 발견되지 않은 이유는 험준한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쉽게 찾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잉카제국을 멸망시킨 스페인 군대조차 이곳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산 위에 공중도시가 있다는 원주민들의 말을 믿지 않아서 그랬다고 한다.

 

 

 

 

 

 

 

그렇다고 마추픽추가 다른 잉카의 도시들과 달리 멸망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후에 마추픽추에서는 엄청난 유골이 발견되었는데, 대부분이 여자와 어린이들의 유골이었다.

이동에 방해가 되는 여자와 어린이들을 죄다 생매장하고 도시를 떠난 것인데, 왜 잉카인들이 마추픽추를 버리고 떠났는 지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때문에 마추픽추에 관해서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수수께끼가 넘쳐나고, 지구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신비한 도시의 이미지로 남아있다.

지금이야 아구에스 깔리엔테에서 버스를 타고 쉽게 찾아올 수 있지만, 어쩐지 세상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도시의 모습을 곧바로 마주하기는 아쉬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바로 마추픽추로 향하기 전에, 마추픽추보다 고도가 600m나 높은 '몬타나 마추픽추' 산의 정상부터 오르기로 했다.

 

 

 

 

 

 

 

 

 

몬타나 마추픽추는 마추픽추를 찾는 여행자 중에서도 극히 일부만 오르는 곳이다.

제대로 된 등산로가 없어 때로는 거대한 바위 위를 네 발로 기어 오르기도 하고,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눈에 들어오는 절벽은 몸서리 쳐질 정도로 아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몬타나 마추픽추를 오른 사람들에게만 허락되는 장엄한 풍경 때문이다.

오직 몬타나 마추픽추에 오른 사람만이 우르밤바 강이 거대한 봉우리를 휘감고 있는 마추픽추 일대의 모습을 내려다 볼 수 있다.

 

 

 

 

 

 

부족한 산소량에 허덕이는 몸이 포기하라는 신호를 강하게 보낼 때가 되어서야 정상을 밟았다.

옅은 구름 뒤로 숨어있는 마추픽추는 아직 자신의 모습이 보여지길 허락하지 않고 있었다.

 

 

 

 

 

 

 

간절함이 없이는 쉽게 마주할 수 없는 마추픽추의 풍경, 내가 원했던 것이 바로 이런 것이었다.

나는 마추픽추가 모든 준비를 끝 마칠 때까지 돌무더기에 걸터앉아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마침내, 자연이 만든 커텐이 조금씩 벗겨지며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험난한 등산에 지쳐있던 여행객들이 동시에 탄성을 질렀다.

 

 

 

 

 

 

 

 

뾰족한 계곡 사이를 흐르는 우루밤바 강의 역동적인 물줄기와 그 산자락에서는 보이지 않는 공중 도시 마추픽추.

인류가 수 백년간 잊고 살았던 그 도시가 내 앞에서 선명하게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감격스러웠고 감탄했으며, 또 다시 경탄했다.

 

 

 

 

 

1900년대 초, 미국 예일대학교의 교수였던 하이럼 빙엄은 쿠스코에서 신성한 계곡을 거쳐 잉카의 유적을 탐구하고 있었다.

그러다 그는 우루밤바 강 계곡의 작은 마을에 들리게 되었는데, 우연히 그곳에서 만난 한 농부에게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된다.

'저 산 정상에 산자락에서 보이지 않는 잉카의 거대 도시가 있다.'

 

 

 

 

 

 

 

 

 

그 말을 들은 하이럼 빙엄은 길을 알고있다는 한 꼬마 아이의 인도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고, 마침내 세상에 마추픽추의 존재를 발표한다.

 

 

 

 

 

 

 

 

이후 빙엄은 예일대학과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지원으로 세 차례 마추픽추를 재방문하면서 연구를 계속했다.

비록 마추픽추를 조사하면서 발굴한 수만 점의 유물들을 연구 명목으로 미국으로 가져간 탓에 페루 정부와 마찰을 겪게 되었지만 말이다.

 

 

 

 

 

 

 

 

 

산에서 내려와 가까이서 마주한 마추픽추도 감동적인 모습이다.

비록 산 정상까지 올라갔다 오느라 체력이 방전되어 버렸지만, 오히려 가만히 앉아 도시를 바라보고 있으니 수 백년 전에 잉카인들이 살았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기 시작했다.

마추픽추에는 적게는 천 명에서 많게는 사천명의 잉카인들이 살았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사방이 절벽으로 둘러싸인 깊은 산 높은 곳에 이렇게 거대하고 웅장한 도시가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때로는 자연을 극복하며, 때로는 자연에 적응하며 살아 남은 인류의 역사란 참으로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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