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세계여행#131

캐나다 모자이크 문화를 대표하는 도시 토론토.

캐나다 > 온타리오 > 토론토

by 박성호 2019-08-12 조회 267 0

 

 

 

이제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는 일이나 비행기를 타는 일이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는 것 만큼이나 익숙해지고 있었다.

곧 여행을 마칠 때가 오고 있음을 직감했다.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버스를 타고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친구 집으로 향했다.

같은 동네에 살면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같이 다녔지만 이민을 가는 바람에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다.

국경에 사람이 많아 예정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고, 친구는 토론토 버스 정류장 벤치에 앉아 졸고 있는 나를 찾아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어제 봤던 것만 같은 얼굴이었다.

늘 연락을 해왔던 터라 오랜만의 재회에 굳이 많은 인사를 나누지는 않았다.

우리는 몇 년이 흘렀건 긴 침묵이 불편하지 않은 편한 사이였다.

 

 

 

 

 

 

한국에서 같이 학교를 다녔던 친구는 이제 서류상으로 완벽히 캐나다 사람이 되었다.

여권도 외국 이름이 적힌 캐나다 여권을 들고 있으니 어째서인지 어색한 느낌은 있다.

우리는 장난삼아 이 친구를 캐나다의 상징 단풍나무에서 따와 '메이플 조'라고 부른다.

 

 

 

 

 

 

 

 

 

하지만 국적이 변했다고 단 시간에 사람과 문화가 변하겠는가.

함께 집 안에서 한국말로 대화를 나누며 한국식 음식을 먹고 있으니 이곳이 캐나다란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렇게 오랜만에 한껏 한국의 정서를 느끼고 이제 직장인이 된 친구는 출근을 하러, 나는 캐나다 토론토의 모습을 눈에 담기 위해 시내로 향했다.

 

 

 

 

 

 

 

 

 

단풍(Maple)을 상징으로 하는 거대한 자연의 나라 캐나다.

오늘 캐나다의 최대 도시인 토론토 여행기를 한국인 친구의 얘기로 시작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세계 최초로 '다문화주의'를 공식 선언한 캐나다에서, 토론토는 가장 대표적인 이민자들의 도시이기 때문이다.

 

 

 

 

 

 

 

이웃나라인 미국 역시 대표적인 다문화(Multiculturalism) 국가이기는 하지만, 두 나라의 다문화 정책에는 큰 차이가 있다.

우리가 흔히 미국의 문화를 '인종의 용광로(Melting pot)'이라고 부르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의 문화는 여러 민족의 문화가 하나의 용광로 안에서 융해되고 합쳐져서 탄생된 것이다.

때문에 한국계 미국인이던 이탈리아계 미국인이던, 그들은 로마 제국의 정통적 계승자라고 믿는 미국 사람이라는 자부심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미국과 다르게, 다문화주의 국가임을 헌법에 명시해 놓은 캐나다는 어떨까.

인종적, 언어적, 종교적인 문제를 포함하는 모든 종류의 차별을 법적으로 금지시킨 캐나다는 흔히 '모자이크(mosaic)'문화라고 표현한다.

캐나다의 다문화는 융해되고 섞여서 만들어진 하나의 금속이 아닌, 각각의 조각이 본래 색과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모자이크라는 뜻이다.

 

 

 

 

 

 

 

 

때문에 캐나다 사람들은 각자가 다른 어딘가에서 온 사람들이라 생각하며, 그러한 사람들이 아름다운 '다양성(Diversity)'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데에 자부심이 강하다.

상대적으로 미국에서는 여전히 아메리카 출신의 백인을 제외한 타 문화 배척이 남아있는 반면, 유치원에서부터 '조화'와 '존중'의 가치를 배우는 캐나다 사람들은 다양성이야말로 캐나다의 힘이라고 믿고 있다.

 

 

 

 

 

 

토론토 시내 중심을 걷다가 발견한 이름들을 들여다 보니, 캐나다가 내세우는 '약자와 소외받기 쉬운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느껴진다.

대부분의 도시가 건립 당시 개척자나 지도자들의 이름만 적어놓은 것과 달리, 토론토 중심에서는 도시 건설 당시 사고로 사망한 농부, 트럭 운전수, 기계공, 목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름을 기리고 있었다.

 

 

 

 

 

 

 

물론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이 한데 섞여 평등한 지위로 살아가는 것은 단일 민족 국가에 비해 상당한 노력이 요구될 수밖에 없고, 그 속에서 많은 문제들이 생겨나기도 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캐나다라고 해서 다르지는 않겠지만, '메이플조'처럼 캐나다로 이민 간 수 많은 한국 사람들을 생각하면 그들의 언어와 문화가 계속해서 존중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친구가 퇴근할 때까지 기다려야 집에 돌아갈 수 있었기 때문에 하루 종일 토론토 시내를 걸어 다녔다.

그러다 지치기도 하고 다리도 아파서 토론토 구 시청과 신 시청이 함께 위치한 광장에 앉아 기다리기로 했다.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두 시청 사이에 근사한 스케이트장이 지어져있다.

스케이트장에는 단체로 놀러 온 캐나다 학생들이 가득해서, 이곳에서 학교를 다녔을 친구의 학창 시절은 어땠을지 궁금해졌다.

 

 

 

 

 

 

 

전부 다른 색으로 칠해져 있는 하나의 말을 만들어내고 있는 'TORONTO'의 철자 조형물처럼, 그 앞에 앉아있는 저마다 다른 피부색의 학생들 모습도 조화롭게 느껴졌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15년 전, 중학생이었던 내게 친한 친구의 이민은 꽤나 큰 충격이었다.

더구나 이웃나라 일본이나 중국도 아니고 태평양 건너의 생소한 나라 캐나다라니.

어린 마음에 한국인이 그런 곳에서 잘 살 수 있을까 우려도 했지만, 막상 토론토에 와보니 괜한 걱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흐르고 밤이 찾아왔을 때, 밝게 빛나고 있는 토론토 글자 앞의 검은 실루엣들은 모두가 다르지 않았다.

 

 

 

 

 

 

관련 백과사전

캐나다 지역의 여행기

박성호 작가의 다른 여행기

팝업 배경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