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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여행기 작성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계절의 국립공원은 어느 곳 하나 아름답지 아니 한 곳이 없다.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소백산 국립공원을 다음 산행지로 선택했다. 겨울 산행의 대명사이면서, 봄날 철쭉이 피는 계절에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가보고 싶어하는 곳이다.
소백산은 경북 영주(풍기)와 충북 단양의 경계를 가르는 산길이기도 하다. 죽령을 경계로 양쪽의 지리를 알리는 이정표가 마주 서있다.
죽령은 옛날 어느 노승이 이 고개에 지팡이를 땅에 꽂은 것이 살아 났다 하여 죽령이라 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죽령은 삼국시대 역사적으로 상당히 의미 있는 곳이었다.
'유구한 유서와 온갖 애환이 굽이굽이에 서려있는 죽령은 삼국시대 한동안 고구려의 국경으로 신라와 대치, 삼국의 군사가 뒤엉켜 치고 쫓기고 엎치락 뒤치락 불꽃튀는 격전정이기도 했다. 고구려가 죽령을 차지한 것은 장수왕(長壽王) 말년(서기470년경), 신라 진흥왕(眞興王) 12년(서기551년) 왕이 거칠부(居漆夫)등 여덟 장수에게 명하여 백제와 함께 고구려를 공략 죽령 이북 열 고을을 탈취했으며, 그 40년 뒤엔 영양왕(瓔陽王) 1년(서기590년) 고구려 명장 온달(溫達)장군이 왕께 자청하여 군사를 이끌고 나가면서 "죽령 이북의 잃은 땅을 회복하지 못하면 돌아오지 않겠다"는 등의 기록(三國史記)으로 당시 죽령이 중요한 군사요충지 였음을 알 수 있다. '
[발췌: 다음 '대한민국 문화지도' ]
또한, 죽령은 백두대간 소백산 구간의 중심지에 있는 고개이다. 영주와 단양을 연결하던 옛길로서, 길을 따라 흐르는 계곡과, 길게 늘어져있는 수목 터널이 주변에 펼쳐지는 소백산 주요 능선 등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여주고 있는 명승이기도 하다. 과거에 우리나라 동남 지역 교통의 대동맥이었던 죽령 옛길은 차량이 다니는 5번 국도가 개설되면서 폐도가 되어 수십 년 동안 묻혀 있었으나, 1999년 옛 자취를 살리려는 취지에서 영주시에서 다시 복원하였다.
죽령 마루에는 장승들이 세우져 있고, 매년 새로운 장승들이 더해진다. 오랜 세월을 거쳐 장승들의 세대 교체가 이루어 지고 있고, 매년 봄에는 장승제가 열린다.
죽령 옛길이 시작하는 곳에 있는 죽령루이다. 소백산을 오르지 않아도, 죽령에 올라 옛길을 걷는 것 자체만도 좋은 여행길이다.
잠시 옛길을 걸어본다. 이 길을 넘어 한양을 오간 장사꾼들,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소백산에는 몇해전 연화봉대피소가 생겼다. 위치나 시설면에서 우리나라 국립공원의 대피소 중 가장 좋은 곳 중의 하나라는 것에 누구나 동의한다. 오후에 죽령을 올라 사부작 사부작 연화봉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오른다.
연화봉대피소에 짐을 풀고 주변을 둘러보면 이곳이 바로 산중의 산이고, 아름다움의 극치미를 지니고 있음을 바로 느낄 수 있다.
저만치 연화봉 인근에 있는 천문대가 보인다.
연화봉의 저녁 무렵의 노을은 계절이나 시기에 상관없이 언제나 환상적이다. 옆으로 눕혀진 빛줄기에 사방은 홍조를 띄고, 바라보는 마음마저 붉은 빛으로 물들어 영혼마저 생기를 띄게 된다.
죽령 쪽 백두대간 쪽으로 눈길을 돌리면 저만치 도솔봉이 굳건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다. 노을이 저무는 산의 모습은 여기에서 극한의 아름다움을 보인다.
소백산의 저녁하늘은 붉은 색이고, 2개의 해를 지니고 있다.
하나는 내게 속한 해이고, 하나는 나와 같이 하는 사람들을 위한 동행하는 마음의 해이다. 그것을 볼 수 있어야 소백에 머무를 자격이 있다.
연화봉에서의 저녁 시간은 생각보다 길게 펼쳐진다. 아마도 주변보다 높은 지역에 위치하고 있고, 멀리 산들이 넓게 퍼져 있어 그러지 않나 싶다.
우리나라는 전 국토의 약 70%가 산악지대이다. 당연히 대부분의 촌락이 산에 기대어 형성이 되었다.
옛부터 우리나라는 외적의 침략이 많았고 상대적으로 평야가 많이 않아 많은 촌락이 기근에 허덕이기도 했다. 사람들은 육신적 안전과 평안함 등을 추구하였고, 정감록이나 택리지 등에서는 기근과 환란 그리고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한 곳을 승지(勝地)라는 이름으로 일컬어왔다.
그 중에 10군데 대표적인 승지를 십승지(十勝地)라 일컬었고, 그 중의 제일을 이곳 소백산이 있는 풍기지역을 꼽았다.
사진에 멀리 보이는 금계호 저수지가 있는 마을을 중심으로 십승지 중의 제일승지인 금계천 승지 지역이 펼쳐져 있다. 최고의 승지의 지리적 장점이 있어서인지 이곳 풍기와 영주에는 예로부터 커다란 도읍이 형성되었고 유명사찰 등이 세워졌다.
죽령에서 연화봉까지는 태양을 중심으로 한 행성들을 조형으로 만들어 놓았다. 아직 해가 채 뜨기 전의 연화봉에는 태양의 조형물이 있어 낮과 밤을 비추고 있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연화봉... 하늘에 떠 있는 희미한 달빛만이 같이 하는 시간이다.
천천히 능선을 따라 걷는다. 소백산은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고 기울기가 완만한 능선길이 아름답게 펼쳐 있어 사방을 즐기면서 산행하기 안성 맞춤인 산이다.
5월 철쭉이 필때면 단양 지역을 중심으로 철쭉제가 열릴 정도로 철쭉이 아름답다.
지리산에도 이런 비슷한 형상을 한 바위가 있다. 마치 아래를 내려다 보면서 깊은 상념에 잠긴 듯한 표정이 세월의 흐름을 말해주면서 산길 가는 사람의 마음을 달래준다.
푸른 하늘과 잘 어울린 화려한 철쭉꽃들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비로봉에 오르기전 만나는 주목보호 단지에서 바라본 비로봉쪽 능선이다. 아침의 햇살이 비치는 아직은 연한 초록이 있는 부근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비로봉... 한산한 시간이다. 아직은....
비로봉으로 오르는 길은 완만하다. 허공에 비치는 데크길을 걷는 사람의 모습이 자연과 인공과 잘 어울리게 느껴지는 곳도 소백산의 매력중의 하나이다.
나름 화려한 꽃들을 피운 철쭉꽃 나무가 멀리 산들과 하늘과 어울려 한폭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제는 흰머리 휘날리는 할미꽃이 아침 햇살에 곱게 머리카락을 빗질하고 있다.
국망봉에서 한쌍의 연인이 아주 즐거운 기억 남기기에 여념이 없다.
국망봉에서 바라본 형제봉으로 가는 길
아름답다는 표현밖에 할말이 없다.
국망봉까지 갔다가 뒤돌아와 초암사 방향으로 하산을 한다. 중간에 있는 돼지바위...
사방이 초록으로 물들은 길을 내려와 등산로 초입에 내려 앉는다.
초암사... 부석사를 창건한 의상대사가 잠시 머물렀던 곳이라 하니 그 연대기는 부석사에 버금간다고 할 수 있는데, 아쉽게도 중간에 폐사의 위기까지 맞아서인지 오래된 흔적은 많지 않다.
아름다운 초록...
풍기시내를 감싸고 도는 남원천 둑방이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읍사무소 옆에 몇백년 된 은행나무가 건강하게 자리하고 있다. 한참을 옆에 있는 장의자에 앉아 살아온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