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까의 서유럽 미식여행

식재료의 천국. 피렌체 중앙시장 방문기(1)

이탈리아 > 토스카나 > 피렌체

by 루까 2019-08-30 조회 186 3

피렌체 중앙시장에서 우리나라 전통시장의 미래를 만나다.

 

루까의 직업은 조리사입니다. 

 

약 3년 정도 국내에서 일을 해보니 경양식은 정말 맛있게 잘 만들지만

정작 제가 잘 해야 하는 유럽 본토의 서양식은 음 글쎄요...?

 

서양식에 대한 호기심은 곧 새로운 요리에 대한 갈증으로 이어졌고

결국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후 이탈리아에 온 지 어느덧 7개월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파르마에 위치한 알마 요리학교에서 상급 과정을 어찌어찌 잘 버텨내고

토스카나 해안가에 위치한 미쉐린 레스토랑에서 1차 견습 생활까지 잘 마쳤습니다.

이제는 한국에 돌아가고 싶지만 2차 견습까지 무사히 마쳐야

디플로마를 받을 수 있는 졸업 시험을 볼 수 있기에 루까는 아직 더 달려야 합니다.

 

다행히 학교에서 2차 견습 시작 전까지 약 3주간의 휴가를 받아

어릴 적 부터 꿈에 그리던 유럽 4개국!!!

이탈리아 - 바르셀로나 - 파리 - 스위스로 이어지는 서유럽 미식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었답니다.

 

루까의 서유럽 미식 여행. 첫 번째 목적지는 바로 미켈란젤로가 사랑했던 르네상스의 도시이자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인 토스카나의 주도 '피렌체' 입니다.

 

 

 

 

피렌체 하면 생각나는 것.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요?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의 주인공 아오이와 준세이가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자고 약속했던

두오모 대성당의 쿠폴라도 있을 것이고, 다비드상이 위치한 아카데미아 미술관도 있을 것이고, 또

'Bistecca alla Fiorentina'라고 불리는 피렌체의 유명한 음식인 피오렌티나 스테이크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직업이 직업인 만큼! 다른 피렌체의 멋진 관광지도 좋지만,

이탈리아 식재료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는 피렌체 중앙시장(Mercato Centrale Firenze)이 가장 먼저 떠오른답니다.

 

 

 

 

피렌체 중앙시장은 피렌체 산타마리아 노벨라 역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으며

역에서 두오모 대성당 쪽으로 가다 보면 쉽게 중앙시장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피렌체 가죽시장 역시 중앙시장 안에 속해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중앙시장으로 가는 지름길을 통해서 슉슉(?)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가고 있는 지름길은 메디치 가문의 전속 성당인 '산 로렌초 성당(Basilica di San Lorenzo)'과

한국인들에게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인 '트라토리아 자자(Trattoria ZaZa)'로 이어지는 숨겨진 사잇길입니다.

 

엇, 저 멀리 트라토리아 자자가 보입니다!

 

 

 

 

그렇게 사잇길을 지나면 피렌체 중앙시장의 입구인 가죽시장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분명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가죽시장이지만, 가죽시장은 이상하게도

다른 나라에서 오신 이민자분들이 대부분의 가죽시장 노점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일단 가죽시장의 사장님들은 친숙한 한국말로 관광객들의 주의를 끈 후

가격을 높게 부르고 관광객들이 돌아서면 흥정을 시도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좋은 소가죽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은 가죽시장의 큰 장점이기도 하지만

혹시나 흥정에 실패하면 가끔가다 한국식 비속어를 사용하는 사장님들도 있으니

너무 낮은 흥정은(?) 피렌체 여행을 망칠 수도 있다는 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피렌체 중앙시장(Mercato Centrale Firenze)

 

 

그렇게 가죽시장을 지나 피렌체 중앙시장에 도착했습니다.

 

피렌체 중앙시장은 1874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토스카나 주를 대표하는 전통시장으로

토스카나에서 생산된 풍부한 식재료와 올리브 오일, 발사믹 등 이탈리아 전통 식료품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답니다.

 

미식 여행에 빠질 수 없는 전통 시장 식도락 여행 그리고 다양한 식재료를 만나는 것도 좋지만

제가 피렌체 중앙시장에 방문한 이유는 바로 우리 전통시장의 미래를 만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은 대형마트의 강세로 인해 전통시장 소외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렌체 중앙시장은 리뉴얼 후 전통시장 소외현상을 잘 극복한 좋은 사례로 불리고 있답니다.

 

자 그럼 이제 시장 안으로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멋진 CI와 함께 'il Mercato Centrale Firenze'라는 이름으로 브랜드화 된 피렌체 중앙시장

 

중앙시장 1층은 전통시장의 옛 모습을 유지하였고, 2층에는 요리학교와 현대식 푸드코트를 만들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할 수 있는 공간으로 리뉴얼되었습니다.

 

푸드코트는 자정까지 영업 하여 괜찮지만, 1층 전통시장의 경우 점심시간 이후에는 시장이 닫혀버리니

전통시장을 방문하실 계획이라면 아침에 방문하시어 맛있는 음식과 함께 시장 구경을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중앙시장에 들어가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탈리안 요리에 빠질 수 없는 올리브 오일과 토스카나에서 생산되는 와인입니다.

 

 

 

 

피렌체 중앙시장에서 가장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와인은 역시 토스카나의 와인입니다.

 

닭 로고로 우리에게 친숙한 끼안티 클라시코(Chianti Classico)

슈퍼투스칸 볼게리(Bolgheri Rosso) 그리고 로쏘 디 몬탈치노(Rosso di Montalcino)까지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와인을 구매할 수 있답니다.

 

토스카나 와인의 대표적인 포도 품종은 산죠베제(Sangiovese)로 전통적인 끼안티 클라시코 와인의 품종입니다.

(끼안티는 포도의 품종이 아닌 산죠베제, 말바시아, 트레삐아노와 같은 여러 품종을 혼합하여 만든 와인)

 

보통 유럽의 식재료에는 신선 채소부터 올리브 오일 그리고 와인까지

우리나라의 지리적 표시제와 비슷하게 지역성이 강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끼안티 클라시코의 경우 시에나와 피렌체 중간에 있는 지역에서만 생산이 가능하며

그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끼안티 와인은 끼안티 뒤에 Classico라는 단어를 붙일 수 없답니다.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답게

토스카나의 와인뿐만 아니라 소렌토의 리몬첼로처럼 다른 이탈리아 지역의 유명한

주류 역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답니다.

 

 

 

 

파스타의 나라답게 다양한 식재료의 색을 입혀 만든 파스타도 판매하고 있고

또 트러플의 나라 답게 한쪽 편에선 트러플 페이스트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저 파스타 면을 사용하여 맛있는 까르보나라를 만들고 그 위에 트러플 페이스트를 올려

트러플 까르보나라를 만들어 먹으면 아주 최고의 식사가 되겠는데요?

 

한국에선 한 병에 3만 원 하는 트러플 페이스트가 피렌체 중앙시장에선 겨우 10유로도 안 하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니 한국에 돌아가시기 전에 면세점에서 비싸게 구입을 하시는 것보단

피렌체 중앙시장에서 저렴하게 구입해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음 만나볼 식료품은 모데나와 레찌오 에밀리아 지역에서 생산된 전통 발사믹 입니다.

 

이탈리안 요리에 사용되는 와인 식초는 보통 와인에 산을 가하여 제조되어지지만

발사믹 식초의 경우 으깬 적포도로부터 만들어집니다.

 

일반적인 식초와 발사믹 식초의 차이가 있다면 바로 감칠맛에서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유독 다른 식초보다 발사믹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옛날의 발사믹은 목의 염증 등 여러 가지 질병을 예방해준다고 믿었으며

현재는 식초의 개념보다는 양념의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발사믹 식초 역시 와인처럼 지역성이 강조되는 식료품인 만큼 유럽의 지리적 표시 인증인 DOP 인증을 받을 수 있는 발사믹은
에밀리아 로마냐 주의 모데나와 레지오 에밀리아 지역에서만 생산되고 있으며,

100ml의 용량만을 병입하여 12년산은 Affinato, 25년산은 Extra Vecchio라는 명칭을 사용하여 이탈리아 전역에서 판매되고 있답니다.
(전통 DOP 발사믹온 오로지 12년산과 25년산만 생산되어집니다.)

 

그 외 지역에서 생산되는 발사믹은 유럽 지리적 표시제의 지역성을 강조한 DOP 인증을 받을 수 없기에

예를 들어 15년산, 20년산 발사믹에 100ml 용량도 아니고 모데나와 레지오 에밀리아에서 생산되지도 않은 발사믹은

가품은 아니더라도 지역성을 갖춘 전통 발사믹이라고는 볼 수 없는 것이지요.

 

이탈리아에서 발사믹 식초를 구입하시고자 한다면 꼭 위 사진처럼 100ml 용량에 병입된 모데나

혹은 레지오 에밀리아에서 생산된 전통 발사믹을 구입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Aceto Balsamico di Modena Tradizionale DOP Affinato or Extra Vecchio 혹은

Aceto Balsamico di Reggio Emilia Tradizionale DOP Affinato or Extra Vecchio라고 적혀져 있습니다.

 

제가 여러 도시의 백화점과 시장을 돌아본바. 피렌체 중앙시장에서 구입하는 것이 가장 저렴합니다.

 

 

 

 

그리고 드라이 토마토도 있네요!

 

우리가 곶감이나 과일을 말려서 먹듯이 이탈리아 역시

보통 토마토를 말려 와인의 안주로 먹거나 혹은 요리에 활용하곤 합니다.

위 사진에 나온 드라이 토마토는 방울토마토를 반으로 갈라 직접 밖에서 말린 것(?) 같습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레스토랑에선 토마토를 그냥 말리면 신맛이 많이 나기에

슈가 파우더를 토마토 위에 뿌려 말리고 있습니다.

 

슈가 파우더를 뿌림으로써 드라이 토마토를 넣었을 때 파스타의 농도도 좀 더 쉽게 잡히고

토마토의 신맛도 나지 않는 일석 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지요.

 

 

 

 

이제는 다른 곳으로 가볼까요?

 

중앙시장답게 프로슈토 크루도부터 페코리노까지 생햄과 치즈도 가득 합니다.

위 사진의 손님은 어느 치즈를 구입하고자 하셨을까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경질 치즈이자

파르마에서 생산되는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는 kg당 16.90유로!

그리고 토스카나를 대표하는 치즈인 페코리노 치즈 역시 종류가 어마어마합니다.

 

보통 치즈는 자연적 곰팡이의 생성을 통해 만드는 자연 치즈와

자연 치즈 안에 향신료, 과일등의 향으로 마감한 인공적 치즈 두가지로 나뉘어집니다.

 

샤프란이 들어간 페코리노 치즈도 있고! 페페론치노가 들어가 페코리노 치즈까지!

봐도 봐도 이탈리안 치즈의 세계는 정말 신비롭습니다.

(아! 페코리노 치즈는 로마시대부터 양젖을 활용하여 만든 전통적인 치즈입니다.)

 

 

 

 

누가 봐도 사고 싶을 정도로 주렁주렁 진열을 아주 잘해놓으셨습니다.

 

거대한 생햄은 보통 kg 단위로 구매를 하면 통으로 자른 후 진공포장하여 판매되고 있고

바로 식사에 사용될 생햄이라면 육절기를 이용하여 얇게 썰어 판매되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 와중에도 침이 고이는 이유는 왜일까요....으으 다시 돌아가서 먹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버섯을 판매하는 점포입니다.

 

유럽에서는 우리나라와 다르게 버섯을 채취한다기보다

버섯을 사냥한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귀한 식재료라는 뜻이겠죠?)

 

 

 

 

대부분의 점포에선 아마 이 버섯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이 버섯은 바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포르치니라고 불리는 그물버섯입니다.

 

포르치니는 뭔가 우리나라의 송이버섯과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우선 송이버섯처럼 양식으로 재배할 수 없으며

소나무 근처에서 자라나는 것 역시 송이버섯과 비슷하지요. 

 

그렇기에 시장에선 보통 말린 포르치니 버섯을 판매하고 있고

제철인 가을이 되어야 신선한 생 포르치니 버섯을 맛볼 수 있습니다.

 

포르치니 버섯 자체가 향이 매우 강하기에 말린 포르치니로도 충분히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지만

사실 갓 사냥한 포르치니 버섯에는 비할바가 못됩니다.

 

가을이 되면 이탈리아 전역에서 생 포르치니 요리를 맛볼 수 있기에

가을에 이탈리아에 방문하게 된다면 꼭 제철 포르치니 요리를 맛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식재료의 천국. 피렌체 중앙시장 방문기(2)로 이어집니다.

 

다음 이야기는 축산물과 신선한 채소 그리고 피렌체 중앙시장의 명물인

내장버거 람프레도토(Lampredotto)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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