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답사 여행

황제의 식탁 (1)

THE EMPEROR'S DINING TABLE

서울특별시 > 중구

by 윤형돈 2020-01-07 조회 109 1

서양과의 교역을 통해 개화를 꿈꾼 고종, 그가 음식을 통해 그리던 개혁이야기.

덕수궁 석조전에서 특이한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게 왜 특이하냐하면 우선 소재도 소재지만 석조전은 전시가 열리긴 커녕 관람객도 예약을 받아서 제한적으로 받던 곳이었거든요. 그래서 저도 예약하기 귀찮아서 잘 안가던 곳이었는데 이렇게 전시가 열리다니 희한하기도 합니다.

 

오죽하면 전시가 열린다는 건 알았는데 정작 석조전에서 할 거라는 생각을 못해서 여기저기 헤멨을까요?

 

 

으와, 여긴 언제봐도 멋있네요 (돈 없어 망하는 나라가 할 짓은 아니었지만).

 

이번 전시의 제목은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입니다. 

 

조선이 개항을 하자 비로소 그동안 사대라는 형식덕에 들어오지 못했던 발전된 문물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고종은 이들과 교류하면서 왕권을 지키고 싶었죠.

 

동도서기 구본신참 (東道西器, 舊本新參)에 따라 전통을 유지하며 이 전통을 새로운 문물로 대체했고 이 상징이 바로 석조전이었죠(아마 그래서 석조전에서 전시가 열리는 듯 합니다). 

 

이 이념은 단순히 음식만이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모든 방면에 미쳤습니다.

 

당시 식탁풍경을 알 수 있는 그림

 

<조일통상조약 체결 축하연>. 이 그림에 묘사된 사람들이 하나같이 거물입니다. 

 

파울 게오르크 폰 묄렌도르프: 프로이센의 외교관으로 개화 초기 조선의 최고 실권자였습니다. 이 사람이 임오군란때 죽을뻔하던 민영익을 알렌에게 데려가서 살렸고 그 와중에 천하의 매국노 송병준이 통역을 맡았고 그렇게 민비의 눈에 들게 되고... 아아... 나비효과...

 

다케조에 신이치로(竹添進一郞): 갑신정변때 개화파를 지원한 사람입니다. 이 사람때문에 갑신정변이 성공했지만 이 사람이 배신해서 갑신정변이 3일 천하로 끝나고 말았죠. 그래서 갑신정변이 친일파의 기획이라는 시선도 있는데 그건 아니고요... 그들은 그저 김옥균등의 젊은이를 이용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김옥균, 민영익: 갑신정변의 주역들이죠.

 

즉 이 그림은 앞으로 일어날 평지풍파를 예언하는 그림인 겁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뜬금없이 기생이라니... 이름이라도 좀 적어주지...

 

솔직히 저는 아침이 시끄러운 나라도 있나...하는 생각을 합니다만... 

 

프랑뎅은 1892년 4월 조선주재 제2대 프랑스 영사 및 전권공사의 신분으로 이 땅에 첫발을 디뎠습니다. 그는 조선의 각지를 여행하고자 했던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1894년 2월 프랑스로 돌아갈 때까지 외교관으로서 부임했죠. 프랑뎅은 이 책에서 조선을 능력은 있으되 낡은 제도의 굴레에 의해 여성적이고 소극적이며 자연스런 이미지를 가진 나라로 보았습니다.

 

...잘 봤네요...

 

 

원본이 있네요. 그런데 복제본이 훨씬 잘 보입니다.

 

아 이런 센스 좋아요^^. 

 

 

1. 새로운 문물에 대한 동경

유길준의 서유견문.

 

보빙사로써 세계를 돌아보고 그 가능성을 갖고 돌아왔는데 하필 친구놈들(김옥균 등)이 역적이 되는 바람에 죽을뻔한 사람이죠. 원래는 일본에 호의적이긴 했지만 일본이 단순한 교역이 아닌 지배를 할 것이라는 걸 알자 끝까지 맞선 사람입니다. 일본이 내려준 작위도 거부했다죠.

 

서유견문은 참 아까운 책이에요. 일본이 후쿠자와 유키치를 받아들여서 개화에 성공했는데 서유견문은 그 이상으로 훌륭한 책인데도 받아들여지지 못했거든요.

 

일동기유. 

 

김기수가 일본에 갔다온 사명과 일본의 정치·경제·문화·사회 상태를 기록한 책입니다.  근세 한일외교사는 물론 갓 개화한 일본의 사회, 정치, 경제를 연구하는데도 중요한 자료에요.

 

도쿄는 지금 비행기 타고 가도 1시간 반인데...

 

하지만 유길준은 더 대단합니다. 거의 지구 한 바퀴를 돌았어요... 서유견문에 들어가 있는 정보가 탄탄한 배경입니다.

 

환구음초. 김득련이 1896년 민영환(閔泳煥)을 따라 참서관(參書官)으로 러시아황제의 대관식에 참석하고 오면서 쓴 기행시집이다.

 

임인진연도 병풍(1902). 도저히 화각이 안 나와서 풀샷을 찍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이 작품 끝에는 어떤 아저씨가 한시간 넘게 붙어 있는 바람에...

 

전 세계가 제국주의 열풍에 시달리는 판에 조선이라고 별 거 있었겠습니까? 당시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끝에서 세는게 더 빠를 정도로 가난한 이 나라의 운명은 풍전등화였습니다. 그래서 고종은 조선의 국력을 알리고 왕의 권위를 세우려고 했습니다. 자세히 보면 신식 군대의 모습이 보이죠?

 

대한예전. 속국으로써의 예식이 아닌 대한제국이라는 독립국의 예식을 다룬 책.

예식장정. 독립국의 외교의례를 다룬 책입니다.  

 

서례수지. 서양인과의 예법을 다룬 책입니다. 이게 문제가 아니라 저 옆에 굳이 <셔래슈지>라고 적어놓은게 웃겨서 찍어봤습니다.

 

그리피스는 조선에 와 본적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오오 중앙홀에 나왔네요. 

 

이곳에는 그때 쓰인 다양한 예기, 식기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사실 식탁에서 먹는 것은 우리 예법이 아닙니다. 우리는 각자 자기 상을 받아서 자기 음식을 먹는 문화였거든요. 그러니 탕 종류를 여럿이 숟가락으로 떠 먹는 문화도 본디 우리 문화는 아닌 법이지요.

 

 

이메일: inswrite@gmail.com
 

 

유튜브: 지식공장장의 지식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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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조선 리더십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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