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갠지스강 가트를 거닐며

인도 > 우타르프라데시 > 바라나시

by ssabal 2020-01-12 조회 136 0

여전히 바라나시는, 힌두는 살아있다. 

 

다행스럽게도,

바라나시 갠지스강의 가트 풍경은

인공지능으로 살림살이가 변해가는 세상의 흐름과는 무관하게 고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여전히 바라나시는, 힌두는 살아있다.   

 

같은 계급, 같은 계층 간에는 대화와 타협이 이루어지지만

하위 계급, 하위 계층과의 관계에서는 인정사정없다. 

 

인디언들이 칫솔 대용으로 쓰는 님(Neem)이라는 허브 나무.

뿌리에서부터 잎사귀까지 버릴 것이 없는 인도에서 아주 흔한 나무로 약재로 쓰인다.

이렇게 잘라 놓은 님 나뭇가지는 2주 정도가 지나면 곰팡이가 핀다. 

 

한때는 이런 길거리 이발소를 자주 이용했었는데

에이즈가 창궐했던 그 시절부터 발길을 끊었다.

   

흙냄새가 풀풀 나는 갓 구워낸 저 토기 잔에다 짜이 한 잔 마시고 싶다.

 

 

저런 것을 어떻게 먹으라고.

그런 생각이 스쳐지나 갈 수 있는 풍경이기에.

바나나 잎 접시에 있는 음식은 

인도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렌즈콩 수프 달(Dal)에 만 밥이다.

우리 된장찌개라고 보면 된다.

차파티 없는 게 아쉽지만 사람이 먹을만한 음식임에는 틀림없다.   

 

 

바라나시에서 4주 동안 선생을 세 번이나 바꾸어 가며 타블라를 배운 적이 있다.

이미 재능 없음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연을 만나 환골탈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무협소설적 사고로 도전을 했지만 역시 실패하고 말았다.  

마지막 선생이 더 이상 오지 말라며, 

타불라는 장식용으로 쓰는 게 낫겠다고 충고를 했다. 

나는 입으로 타블라를 연주한다.

따다 띠리끼띠 따다, 따다 띠리끼띠 따다, 북북(왼손)

 

수도자가 대중 앞에서 저렇게 팔짱을 끼고....... 참으로 궁핍한 자다.

이런 나체 수행자들을
나가(Naga:naked) 사두 혹은 디감바라(Digambara: sky-clad: 하늘을 입고 사는) 사두라고 한다.

얼핏 보기에 그는 모든 것을 다 버린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의 몸에 있는 1미터 남짓의 비밀의 끈. 성스러운 줄(Yajñopaveetam)은

상위 카스트에 있는 자들만 받는다는 영적인 교육, 우파나야나(Upanayana) 의식을 치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자신의 신분을 버리지 못했다.

벗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계급의 옷을 입고 있는 것이다.

 

 

그의 조상 중에 한 분이 왕을 섬긴 적이 있어 라자(Raja)라는 성을 가지게 된 화장터에서 일하는 하층민 라자는

상당한 재력가로 화장터에서 가장 잘나가는 사람이다.

그의 가문에는 화장할 때 쓰는 불씨가 있다. 700년 동안이나 꺼트리지 않고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화장할 때 불을 붙이는 가격은 기본이 700루피(약 만 2천원)라고 했다.

부자에게는 더 많이 받고, 가난한 자들에게는 깎아도 주는 흥정이 가능한 금액이라고 했다.    

 

 

 

강가 주변 식당에 가면 피시 카레도 있고, 시장에는 강에서 잡은 고둥도 판다.

누가 사갈까 싶지만 의외로 잘 팔린다. 

 

 

 

불경에 자주 등장하는 "갠지스 강변의 모래알"이란 뜻의 항아사(恒河沙)"는 가늠할 길 없는 무한의 수(數) 개념으로  등장하는 신비로운 모래다

 

 

여행자의 방

 

 

장기 배낭여행자는 배낭 안에 무엇이 있을까? 

십여 년 전에 디지털 유목민이라는 제목으로 홈페이지에 사진을 올렸을 때 룸메이트의 반응이다.   

 

허얼, 웬 디지털에, 웬 유목민?!?

, 마우스, 휴대폰, 스피커....... 꼴랑 이 세 가지가 사진 안에 들어있다는 이유에서랍니다.

유목민이라기보다 정착민의 살림살이에 걸맞은 물건들만 잔뜩 있는

염장 사진일 뿐인데 말이지요.

유목민이 그렇게 두꺼운 병 속에 들은 위스키를 들고 다니며 마시는지요??

오메가3는 꼭 통째로 들고 오셨어야 했으며,

양장본도 모자라 하드케이스까지 끼워져 있는 책들을 몽땅 들고 오셨어야 했는지요??

작가수첩은 마우스패드 대용으로 쓰고 계시잖아요. 

 

김형경의 심리여행 에세이 "사람풍경"에 보면

"여행은 간결하고 단순한 삶을 살고 싶은 욕구의 발현이다. 여행지의 숙소에는 일상의 너절한 잡동사니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사물이 없었다." 

맞는 말이다. 문제는 사람이다.

숙소에 없는 것을 지고 다니는 사람이 여행자다.

나그네는

배낭에 있는 물건들로 빈 공간을 채우고 나서야 비로소 집과 같은 편안함을 느낀다.

그런 것을 보면 나는 여행자보다 유목인에 더 가까운 족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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