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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주요 도시의 박물관, 기념관을 돌아보는 뮤지엄 투어
#41. 중국우정우표박물관-(우편행정 편)
5천 중국의 우편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이 베이징에 있다. 바로 중국우정우표박물관(中国邮政邮票博物馆)이다. 우리는 우체국, 우편함 등 ‘우체’와 ‘우편’이라는 단어를 혼용하는 편이다. 우체(郵遞)는 정부의 관할 아래 서신이나 기타 물품을 국내나 전 세계에 보내는 업무를 의미한다. 우편(郵便)은 ‘우체’의 동의어이다. 중국은 ‘우체’보다는 ‘우편’을 더 많이 쓰는 편이며, 우정(邮政)은 우편 행정과 관련된 사무를 의미한다. 따라서 동 박물관에서는 1878년 이후 시작된 중국 우표의 역사는 물론 기원전 한나라 때부터 시작된 우편 행정, 즉 역참(驛站)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역참을 중국에서는 우역(邮驿·요우이)라고도 하며, 행정기관의 공문서를 전달하던 교통·통신 기관을 의미한다. 고대에 산 정상에서 횃불로 적의 침략을 전달하던 봉화(烽火)가 역참이다.
고대 신호용 북.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서주(BC11세기-BC256)시기, 춘추전국시대 국가통신체계와 유물.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진나라 전국시대 왕명 전달직 청동 표식 호부(虎符).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진나라 시기(BC221-BC206) 역참 관리 조직도.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동 박물관은 당시 중앙부처였던 중국 우전부(邮电部)가 승인하여 1985년 7월에 설립되었다. 당시 명칭은 중국우표박물관(中国邮票博物馆)이었다. 옛 박물관 건물은 베이징시 선무문동대가 2호에 위치했었다. 1994년에는 우전부 우전문사중심(邮电文史中心)으로 소속이 변경되었고, 2000년에는 국가우정국(国家邮政局) 우정문사중심(邮政文史中心)으로 소속이 다시 바뀌었다. 이는 중국 최고 행정부처인 국무원 산하 부처 편제 변경에 따른 결과이다. 2002년 10월에 동 박물관은 현재의 위치인 베이징시 동성구 공원서가 6호로 옮겨왔고, 명칭을 지금의 중국우정우표박물관으로 변경했다. 그 소속은 이제 정부 부처였다가 공기업으로 변한 중국우정그룹(中国邮政集团公司)으로 변했다. 현재 동 박물관은 10만건의 우표와 관련 전시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2007년 8월부터 일반대중에게 대외 공개하고 있다.
한나라(BC202-AD220) 때 문서를 봉인했던 봉니(封泥. 진흙 밀봉).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한대 역참제도 문서(죽간).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한대 역사(驛使·역참을 담당하던 관리) 모습이 새겨진 벽돌.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한대 역참과 봉화대 모습.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중국우정우표박물관의 건축 면적은 23,705㎡이고, 수장고는 3000㎡, 전시장 면적은 5500㎡ 규모이다. 전시실은 주제별로 나뉘어 있으며, 고대 통신, 고대 역참(古代邮驿), 근대 우정, 당대 우정, 우표 전시실, 특별 전시실, 귀중 유물관 등이 있다. 시대별로는 청대 우표 전시실, 중화민국 우표 전시실, 혁명 전쟁시기 우표 전시실, 신중국 우표 전시실, 외국 우표 전시실로 나뉘어 있다. 중국에서 우편우정 업무 관청이 설립된 것은 청나라가 시작이다. 중화민국 시기 전시실에서는 중화민국 임시 초대총통을 지낸 손중산(쑨원) 관련 우표를 볼 수 있다. 외국 우표 전시실에서는 전 세계 200여개 국가 우표들이 전시중이다.
당대 역참 유물.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명대 역참 유물.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청대 역참 표식.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청대 역참 문서.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동 박물관의 운영 주체인 중국우정그룹은 2019년 12월에 이전에 우편 업무를 담당하던 중앙부처인 국가우정국(国家邮政局)에서 경영 업무만을 따로 분리하여 중앙정부가 단독투자한 국유독자기업(우리의 공기업)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후 우편은 물론 금융(우체국 은행 및 보험), 전자상거래, 물류 등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2024년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 중국우정그룹은 83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이는 전세계 우편 담당 기업에서 1위 수준이다. 2023년 중국 500대 기업 리스트에서는 매출 1127억 달러로 27위에 랭크되었다. 2024년 현재 동 그룹의 직원 수는 728,776명이다.
청대 역참 모습(귀주성 귀양시).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원대 해상 역참 표식.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서하, 요나라, 북송 시대 역참 표식.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청대 민신국(民信局) 모습.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민신국은 민간 우체국이다. 명대 영락제(1403-1424) 연간에 영파 상인들 사이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이후 전국은 물론 전세계로 확대되어 동남아 등 해외 화교들과 국내 상인 간 민간 우편업무 역할도 했다. 청대에 이르러 수천개가 존재했으나, 1930년에 공식적으로 폐지되었다.
중국에서 처음 발행된 우표는 대룡 우표(大龙邮票)로, 1878년 8월 15일에 발행되었다. 이 우표는 총 3장으로, 도안은 다섯 개의 큰 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청나라 황실의 권위를 상징한다. 액면가는 각각 은1펀(녹색), 은3펀(빨간색), 은5펀(주황색)이다. 대룡 우표의 발행은 중국 근대 우편의 시작을 의미한다.
즉 수천 년간의 역참 역사를 끝내고 우표를 이용한 현대 통신의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1878년부터 1895년까지 중국의 우편행정은 세관에서 관리하던 세관우정(海关邮政) 시기였다. 따라서 대룡 우표의 발행 주체는 청나라 세관이었다. 도안 속 오조대룡(五爪大龙·다섯 발톱을 가진 용)은 황권의 상징으로 국장(국가 엠블럼)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민신국에서 다루던 편지들.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절강성 동향시 냐오전 민신국 유적지.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1870-1918년간에 서구 열강(영·프·독·러·일)이 자신들의 우정업무 수행을 위해 중국 내에 설치한 독자적인 외국 우정기구 유물.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청대 우정국 모습.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중국에서 근대적 우편 행정의 시작은 청나라에 세관이 설치된 1878년부터이다. 이 시기(광서 4년) 베이징, 톈진, 상하이, 옌타이, 잉커우 등에 세관이 설치되었고 이들 세관이 우편 업무를 담당했다. 1880년 천진세관 세무사에는 세관POST국이 설치되었고, 이후 중국 최초의 우표를 세관에서 발행하게 된다.
이후 단계별로 나누어 보면, 먼저 청나라 세관우정 시기(1878-1895), 국가우정 시기(1896-1911)로 나뉜다. 세관우정 시기에 앞서 소개한 대룡우표, 소룡우표, 자희태후(서태후) 환갑기념 우표가 발행되었다. 국가우정 시기에 172종의 우표가 발행되었다. 국가우정 시기에 접어들면서 청대 우정국(邮政局)을 설치하였으며, 더 이상 세관에서 우편 업무를 진행하지 않고 이후 이곳 우정국에서 우편 업무를 수행하고 우표도 발행하였다. 이후 중화민국 우정시기(1912-1949)가 이어졌으며 이 시기 설치된 기관은 중화민국 우정국(中华民国邮政局)이다.
중화민국 시기(1930년대) 우체국 및 우체부 모습.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신중국 성립 직전(1940년대) 각 지역 우정국 표지.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중화민국 시기 우체부 유니폼.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1950-1960년대 우편엽서.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1914년 3월에 중화민국은 만국우편연합(Universal Postal Union)에 가입하여, 중국에서 발행된 우표가 전세계에서 통용되게 된다. 1928년에는 지역별로 분권화되어 있던 우정 권한을 전국적으로 통일하기에 이른다. 1934년에 되자 국가 우정 당국이 전국 통신(전신) 시장을 일괄 관리하였고, 70여종의 우표도 발행하였다.
중화민국 중기인 1927-1937년간에 임시총통을 역임한 손중산(쑨원)을 주제로 한 우표가 집중 발행되었다. 항일 전쟁 및 내전 등으로 정치적 혼란기였던 1945-1949년 기간에는 특히 우표가 많이 발행되었는데 1300여종이 이른다. 1949년부터 2023년간 각종 사건이나 인물을 기념하기 위해 발행한 우표는 175종(세트)으로 집계된다.
1997년 2월부터 운행을 시작한 우편 전용 항공기.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우편 배달용 오토바이(1970년대), 우체통.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전설적인 티벳족 여성 우편 배달부 니마라무(尼玛拉木) 모습.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운남성 디칭장족자치주 여성 배달원이었던 니마라무는 1976년생으로 1999년부터 우편업무를 시작했으며 8년간 해발 4천미터의 설산과 협곡을 누비며 20여만㎞의 엄청난 배달업무를 했다. 특히 운남성과 청해성 사이를 흐르는 란창강(澜呛江) 협곡을 케이블(짚라인)을 이용해서 건너가며 위험천만한 우편 업무를 수행하여 ‘모범노동자’ 칭호를 받고 전국적으로 유명해짐.
니마라무(尼玛拉木)를 소재로 2021년에 만든 영화 신자(信者·주연배우 니마송송)의 스틸 컷.
자료: 중국우정그룹 홈 페이지 http://gs.chinapost.com.cn
니마라무(尼玛拉木)가 사용하던 우편낭. 중국우정우표박물관. 2024 Ⓒ 김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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