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걸다

회갈색 밀도의 침범, 대련의 아침_2

[Star Travel] Dalian in China_2

중국 > 랴오닝 성 > 다롄 시

by 이엔 2018-05-17 조회 374 3


 

<대련역의 위치>



아침공기는 우리나라에서 맡았던 그것과 다르지않다.

다만 조금 더 습하고 더 회색에 가까울뿐. 



상쾌한 공기와 아침을 바랬던 것은 아니었지만

채도도 낮고 뿌옇다. 명도도 낮고 탁하다. 







스모그는 높은 빌딩을 통과하지 못하고 멈춰있다. 

마치 이 건물에 시선을 머물러주길 바라는듯이. 


大连中心裕景.

'대련중심유경'이라는 이름의 빌딩. 이곳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 보였다. 

경제관련 센터인걸까?

무엇을 하는 곳인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어젯밤 높은곳에서 바라만 보았던 대련역을 가까이보기위해 발을 옮겼다. 







붉은색으로 칠해진 기차는 한참이나 머물러 있는다. 

대련에서 출발하는 첫차인걸까?






건물들 사이에 세개의 플랫폼이 이렇게 나누어져 있다. 

 



난간에 걸터 앉아서 기차가 오가는것을 앉아 있으니

운좋게도 세개의 플랫폼에 빠알간 기차 세개가 동시에 들어와있는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장난감도 기차 장난감이라면 사족을 못쓸정도로 좋아하던 내게 

기차가 많은 풍경은 행운과도 같다. 




지금은 불가능하지만 

언젠가 우리나라에서 시작되는 기차를 타고 유럽까지 가보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 시대가 온다면 그 노선 중 하나가 이 곳, 대련역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높은 건물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불빛도 하나둘씩 켜지는데

건물에 걸쳐진 스모그는 없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곳 날씨가 맑은건지 맑지 않은건지 

스모그에 가려 온통 회색빛만 가득하다. 






그 아래 b47142번이라 적힌 버스가 정차해있다. 

이 대련역 광장에서는 대련역을 출발해서 아쿠아리움, 동물원 등 시내 관광지를 순환하는 시티투어버스를 탑승할수 있다. 

첫차 오전 8시 30분, 막차는 4시 30분이며 

7시부터 9시까지 운행하는 야간 시티투어도 가능하며 인민광장, 성해 광장등을 둘러볼 수 있다.

하룻동안 자유롭게 타고 내릴 수 있는데 10위안, 한화로 2000원 정도 한다. 

주간은 내리고 싶은 곳에서 내려 맘껏 구경한 뒤 이동하고 싶을때마다 다음 버스를 타고 이동할수 있으며 

야간 시티투어 버스는 차창밖으로 조망만 가능하다. 






정차된 중국 공안의 순찰 차. 

중국 공안은 국무원 직속 기관이다. 2007년 현재 중국의 공안은 170만명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중국 공무원 전체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숫자다. 

중국에서 공안이란 명칭이 등장한것은 1939년 2월, 당시 국민당과 대립중이었던 공산당은

국민당의 '경찰'기관과 차이를 두기위해 '공안'이란 명칭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1979년 중국이 개혁개방을 한 이후로

기관내 직책조정이나 국제교류 등을 이유로 '경찰'이란 명칭이 다시 도입되어 사용되고 있다고.



경찰이란 명칭만 쓰고있는 우리나라를 미루어볼때 무척 흥미로운 역사의 한 부분이다. 


 

<대련역 광장 위치>




<대련역 건물, 큼지막하게 대련이라 적혀있다>




아침 6시 40분. 

대련역 터미널.  목적지로 향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든다. 

이른 시간인데도 꽤 많은 인파다. 





개개인의 개성이 중요시되는 현대사회에서 '중국스럽다' 라는 말이 썩 긍정적으로 느껴지진 않지만

그 말엔 어떤 비언어적인, 시각적으로만 느낄 수 있는 각 나라의 현재 문화나 유행같은 늬앙스가 내포되어있음은 확실한 것 같다. 

한 여성의 뒷모습에서' 중국다운 패션' 이라는 생각이 드는건

내 짧은 식견에서 비롯된 것일까. 

또는 편견에서 시작된 생각일 뿐일까. 

아니면 정말 각 나라의 문화나 유행에서 비롯된 어떤 통일된 양식이 있는 것일까. 


아직도 선입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를 조금 반성도 해보지만

인간은 선입견으로 자신의 생각과 안목을 키워가는 동물이라 생각하는 나는

쉬이 이런 시각을 버릴수 없음을, 


머쓱하게 머리를 쓸어올리고

다시 터벅터벅 길을 걷는다. 






한문이 짧은 나로서는 읽기 어려운 간판. 

아마도 호텔 광고인것 같다. 

대련 홍푸 호텔?

그 아래 광고는 더 알수없는데 짧은 한문으로 읽어본바 무슨 여왕...미....으음...


또다시 해석에 보기좋게 실패한다. 







출입구 근처에 베레모를 점잖게 쓴 어떤 노인이 낡은 지도를 들고 서 있다. 

지도를 팔기위해서는 아닌 것 같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오가는 사이

그는 난간에 기대어 미동만 할 뿐이다.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여행을 하다보면 장소와 풍경에 대한 호기심만큼 현지 사람에 대한 궁금증도 커진다. 






여기저기 둘러보아도 화려한 빌딩숲이다. 






그러나 골목으로 들어가면 이곳에서도 여타 대도시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인

재건축, 재개발을 하는듯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독특하게 뜯어진 건물. 

위층에는 아직 사람들이 살고있는것 같고 

아랫층만 외벽과 창문을 다 떼어내버리고 공사를 진행중인것 같았다. 






이런식으로 재건축을 하는 곳은 처음 보는, 무척 생경한 장면이었다. 






전통복인 '치파오'를 입고 아침 무술하는 어떤 중년의 남성. 

중국에 다녀온 지인이 아침마다 보았을만큼 대중적 풍경이라고 한다.

그만큼 중국의 많은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 

맨손, 부채, 칼 등을 들고 전통복을 입고 전통무술인 태극권을 연마한다고. 

1949년 중국이 세워진 후, 국가에 의해 거의 국민운동처럼 지정되기도 했는데

이 태극권은 무술, 예술, 유교 사상이 결합된 복합적인 운동이다. 


브라운관이나 영상에서만 보던 광경을 실제로 마주한 것이 신기해서

조금 더 지켜보면서 영상과 사진을 더 남기고 싶었지만

낯선 사람앞에선 극심한 쫄보가되는 나는 이분의 초상권 허락을 맡지않았기 때문에, 

또 저분이 연마한 태극권의 실력을 내게 행사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휙! 찍고 도망치듯 자리를 떠났다. 



 
 
* I N F O  치파오 
 
청나라 시절에 형성된 중국의 전통의상이다. 원래 남녀의상 모두를 이르는 말이지만, 보통 원피스 형태의 여성 의복을 지칭한다. 
몸에 딱 맞는 형태의 옷이며, 옷깃은 흔히 차이니즈칼라라고 불리는 스탠드칼라다.
면으로 만든 실용적인 것에서부터 비단에 여러 자수를 놓아 화려하게 만든 것 가지 다양하다. 
청나라를 세운 만주족의 기인들이 입던 긴 옷에서 유래하였으며, 한족이 이를 치파오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다. 
1960년대쯤 10년동안 있었던 문화대혁명 시기에는 다른 전통문화와 마찬가지로 치파오 역시 쇠퇴기를 맞았으나
세계적으로는 그 독창성과 아름다움을 인정받아 국제패션대회에서 수상을 하는 등 홍콩, 타이완등을 중심으로 계속 발전하였다. 


-두산백과 참고








골목 사이사이 우리나라 어딘가에서 만났던 낡은 풍경들이 낯익다. 






포항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는 바다와 공업지역이라는 같은 환경을 안고있는

이 대련의 풍경이 마냥 낯설지만은 않다. 





이제 오늘 예정해둔 여행지인 단동으로 가기위해 호텔에 짐을 챙기러 발걸음을 돌린다. 





그러나 아쉬운 마음에 돌아가기 전, 높은 곳에 올라 대련을 조금 더 자세히 바라본다. 

유럽식 건물들이 황해와 랴오둥반도에 걸쳐져 묘한 색채를 자아낸다. 


 '회갈색.'

이렇게 지켜본 정보를 바탕으로 대련을 상징하는 색을 명명하자면

스모그와 갈색 건물이 합쳐진 회갈색이 아닐까. 






건물들 사이로 공업도시의 면모를 뽐내는 기다란 크레인들이

마치 커다란 게의 집게발처럼 늘어서 있다. 


"으와!"


높은 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도시의 풍경에 감탄섞인 소리가 흘러나왔다. 


실로 굉장한 밀도다. 



바다와 항만 특성상 중공업이 성행하는 것을 이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우리나라에서 부실경영으로 최근 문제가 되었던 STX 조선이

이 곳, 대련STX의 채무를 2014년도에 약 600억원가량 떠안기도 했던 씁쓸한 과거가 있기도 하다. 

한편, 이 곳 대련조선의 세계 수주잔량 순위는 2017년 기준으로 10위권에 드는 대규모 중공업 단지다. 






조금 더 줌을 당겨 눈을 멀리 들이밀어 본다. 

가슴이 답답해져올만큼 굉장한 밀도로 메워져있다. 


 

오래됨과 새로움, 중국스러움과 유럽식 건물이

희뿌연 스모그에 뒤섞여

어디가 시작이고 끝인지도 알아보기 힘든 곳.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크게 이어지는 곳'이란 뜻을 가진 이 곳.



회갈색 빛 대련의 한복판에서 나는 갈망했던 북한의 흔적을 찾아 단동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뗀다. 






<대련의 크레인, 그리고 밤>





 





중국 여행기 3편 단동과 압록강 유역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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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안지윤 2018-05-17

    저도 여행스케치 하고 싶은 꿈이있어요..! 현실은 네모 세모 동그라미 밖에 못그리는 똥손이지만 ㅜ ㅜ

    56/1000 수정
    답글
  • 김종호 2018-05-17

    여행지라기보다는 그냥 사람사는 곳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도시네요 중간중간 적으신 통찰력 있는 문장들에 크게 통감하고 갑니다ㅎㅎ

    72/1000 수정
    답글
  • 이엔 2018-05-22

    @안지윤 네모 세모 동그라미가 그림의 시작이고 시작이 반이기도 하니 이미 반은 넘게 하신게 아닐까요 :-) 그 꿈, 응원합니다!

    71/1000 수정
    답글
  • 이엔 2018-05-22

    @김종호 우리가 하는 여행지의 대부분엔 사람이 살고있지요. 그곳을 여행 하러 가는지, 살러가는지, 그냥 가는지, 선택은 여행자의 몫이겠죠. 칭찬 정말 감사합니다!

    91/1000 수정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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