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걸다

푸른 거인의 어깨, 백두산 북파

[Star★Travel] The northern course of Mt. Baekdu

중국 > 지린 성 > 지린 시

by 이엔 2018-06-12 조회 378 3




 



 

<백두산이 위치한 지도>
 

 

 
*  I N F O 백두산

해발 2,750m, 북위 41˚01´, 동경 128˚05´에 있으며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백색의 부석
이 얹혀 있으므로 마치 흰 머리와 같다 하여 백두산이라 부르게 되었으며 중국에서는 백두산을 장백산(창바이산)이라고 부른다. 
백두산에서부터 지리산에 이르는 백두대간은 한국의 기본 산줄기로서 모든 산들이 여기서 뻗어내렸다 하여 예로부터 성산으로 숭배하였다.
활화산으로 여러 시대의 지층들이 발달하였으며, 기후는 전형적인 고산기후이며, 한국에서 기후변화가 가장 심하다. 
남쪽의 더운 공기와 몽골지방에서 오는 찬 공기가 마주치면서 안개가 많이 끼고 구름이 많고 겨울 날씨가 연중 230일 정도 계속된다.
백두산에는 사향담비, 표범, 큰곰등 희귀한 동물들과 희귀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산 정상에는 칼데라호인 천지가 있는데 면적 9.165㎢, 평균수심 213m, 최대수심 384m이다. 천지의 물은 높이 67m의 장백폭포가 되어 얼다오바이강으로 떨어져 쑹화강으로 흐른다. 천지에는 백암온천과 새로 개발된 백두온천이 있으며, 주변에 장백온천과 제운온천이 있다.
최근의 분출은 1597년·1668년·1702년에 있었다고 문헌에 전하고 현재는 백두산 주변 50km 내외에 진도 2∼3의 약한 지진이 발생하고 있어 폭발의 가능성이 재기되고 있기도 하다. - 두산백과 참고

 



 
 


북파로 등정하는 경로는 다시 작은 버스를 타고 오르는 것. 


타고온 버스는 내리고 또 미니버스를 타고 백두산 입구까지 간 뒤에

더 작은 버스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고 한다. 


이 정도면 등정이 아니라 버스 여행인 격. 
 

두 발로 올라가보고 싶었지만

북파는 두 발로 오르는것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최근까지 북파, 서파만 등정이 가능했는데 

2018년 6월 1일, 두 발로 등정이 가능한

남파경로가 새정비되어 오픈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많이 봤던 백두산 사진들은 대부분 남파로 등정한 사진이다. 
 
  
 
<백두산을 오르는 버스에서 촬영한 영상>

 
 
 

드디어 작은 버스는 백두산의 툰드라 지대의 U자형 코스로만 이루어진 험난한 길을

또다시 곡예주행하여 빠른 속도로 올라간다. 


참, 여기 중국이란곳도 우리 한국과 다를것없이 빠른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특히 자동차 속도는 더. 



이 곳을 오기위한 장장 6시간에 걸친 버스여행으로 몸을 혹사된 마당에

다시 이 높고 험난한 코스를 열악한 버스의 빠른 속도로 감당해내려니 몸이 어질어질한 상황이었다. 


여행엔 체력이라던가. 

좀 더 매끄러운 여행을 위해선 앞으로 체력을 키워야겠다는 반성이 눈 앞을 스친다. 
 

 
<백두산으로 올라가는 길의 툰드라 지대>
 


 
 
푸른 하늘 아래 가을빛을 머금은 침엽수림과 툰드라지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백두산 아래에는 방대한 규모로 툰드라 지대가 형성되어있다. 

 


백두산은 백번올라 두번만 보는 것이 가능하다고, 

아니면 백일동안 올라도 두번만 보는 것이 가능하다할만큼

정상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기 어려운 산이라고 한다. 

백두산의 대부분 날씨인 안개가 엄청나게 끼거나 폭우나 폭설이 내리거나 하는데

이렇게 맑은 날씨는 백두산 지대에서는 무척 드문 일이라고 한다. 


이렇게 맑은 날에 백두산을 오르게 되다니, 무척 운이 좋았다.  






20분정도를 곡예주행하던 버스는 멈추고.


드디어 정상에 도착한다. 



이 곳은 무려 해발 2,750M의 높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해발 2000미터에서 약간의 어지럼증과 귀멍멍함, 산소부족으로 인한 호흡곤란을 겪는데

해발 2000미터를 훌쩍 넘는 이 높은 곳에서 나 또한 처음 겪어보는 몸의 이상한 변화를 느끼게되었다. 





너무나 높고 광활하고 아름다운 풍경을두고

10월초인데도 무척 추운 기온과 산소 부족으로인해 숨을 편하게 쉬기가 힘들었고

몸이 조금 붕- 뜨는 기분이 들어 제대로 걸을 수가 없었다. 






멍멍해지는 귀.

어쩐지 약간 어지러워 

툰드라가 보이는 이 곳에서 잠깐 앉아 멍하니 아래를 바라다본다. 

내가 이렇게 약한 몸을 가졌었나? 싶을 정도로 어이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처음 겪어보는 몸의 상태에 마냥 쳐져있을 수 만은 없었다. 

이렇게 드넓고 아름다운, 광활한 풍경이 앞에 펼쳐져 있으니까. 





이 곳에도 한국인과 중국인을 비롯하여 무척 사람들이 많았고 

지금 이 곳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하면 조금 뒤엔 사람들이 더 많아질꺼야,

그리고 언제 다시 천연덕스럽게 구름낀 날씨가 될지도 모른다는 노파심과

그리고 이 곳에 언제 다시 와볼까, 하는 의구심이 들어

한 숨, 한 숨. 

한 발, 한 발 어렵게 발을 떼보았다. 






몇 분 걸었나, 정오가 훌쩍 넘은 시간. 

찬란하게 빛나는 태양 아래 드넓은 호수가 나타난다. 

교과에서만 보던 백두산 천지가 희뿌연 안개를 치장하고 눈 앞에 드리워졌다. 

기분이 아찔하다. 


백두산은 생각했던 것보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광활했다. 

카메라로도, 그림으로도, 말로도 담아낼 수 없을 만큼의 크기를 하고 있었다. 




<백두산 북파의 파노라마>





한국의 여러 산을 가보았지만

교과서나 책에서 보던 백두산은 그리 커보인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그저 한라산 크기겠거니, 라고 상상만 했는데

정말 어마어마하다, 라는 표현이 어울릴만한 규모였다. 









아마도 약간의 산소부족으로 인해 더 거대해 보이는 착시일지도 모르지만

여태껏 다녔던 많은 산들과 비교했을때

장엄함과 크기는 단연 최고였다. 






희뿌연 안개로 가려진 천지엔 아직 녹지않은 눈과 

쏟아지는 태양 빛으로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슬슬 걷히기 시작하는 천지의 안개. 

그 안에서 곧게 뻗은 산의 자락들이 드러난다. 

노르웨이에서 보았던 피오르드와는 비슷하면서도 사뭇 다른 풍경에 넋을 놓고 바라본다. 




 

이 곳이 우리나라의 산이었으면, 

육로를 통해 쉽게 오르고 내릴 수 있는, 그런 근접성이 높은 산이었다면

관광지로도 연구 자료로도 굉장한 역할을 했을텐데. 






점점 아름다운 위용을 드러내는 백두산의 풍경에 사로잡혀

이 산이 우리나라의 산이 아닌 현실이 무척 아쉬워졌다. 


물론 폭발의 위험성을 갖고있긴 하지만 모든 아름다움엔 위험이 감춰져있기 마련이니까. 





백두산 북파 코스에는 모험심 강한 사람들이 천지 가까이 들어가기위해

자칫 잘못하면 절벽에서 떨어지는,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이런 나무로된 펜스가 쳐져있었다. 

허술해보이지만 나름 굳건한 역할을 하고있었는데 





굳건해 보였던 이유에는 펜스 안, 이렇게 붉은 옷을 입은

덩치큰 중국의 안전요원이 기다리고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렇게 벼랑 바로 위에 누워있다가도




벌떡! 일어나 불룩 나온 배를 자랑한다던가



아니면 멋진 붉은 옷과 고글을 입고 

들어오지말라는 제스쳐를 취하기도 하며 사람들의 안전을 지켜내고 있었다. 

뭔가 동계 스포츠를 즐기러온 스포츠맨같지만

그는 확실히 중국측 안전요원이 맞다. 




오르다보면 오른쪽에 보이는 탐방로가 보이는데 

이 곳은 안전문제로 폐쇄되어있다고 한다. 

저 곳에서 보는 뷰가 굉장히 아름답다고하는데 볼 수 없는것이 무척 아쉬웠다. 




백두산의 위용을 느끼며 dslr은 어깨에 걸쳐두고 핸드폰 파노라마 기능으로 촬영을 하던 중에 

누군가 옆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뭐라뭐라 말을 건내는 것이 들린다. 

설마 나한테 하는 말일까 싶어

슬쩍 뒤를 돌아 보았는데 




뒤에 한 남자가 내가 큰 카메라를 쓰고 촬영하는것이 신기했는지

중국어로 말을 건낸거였다. 

몽골인처럼 생긴 동양인인 내가 그의 눈엔 중국인으로 보였나보다. 




"I can't speak Chinese"

중국어를 할 줄 모른다고 말을 건내니 

"oh, I see. are you Japanese?"

"no I'm Korean."



"oh, um......why don't you use good camera?"


왜 2대의 큰 카메라를 두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냐고 묻는것 같다. 

나는 핸드폰이 파노라마 촬영이 편하다고 답한다. 



그렇게 백두산 정상에서, 처음으로 만난 중국인과의 어색한 대화가 이어지고. 



그는 스촨성에서 온 청년, 티엔이라고 한다.

몇 년전, 스촨에서 일어난 지진에 대해서, 또 이 곳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며

여행지에서 만난 기념으로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북파 일대를 함께 둘러보았다. 

중국발음이 강한 그의 영어를 듣기위해 귀를 기울이다보니

신기하게도 약하게 유지되던 고산병 증세도 사라지고 머리가 맑아진다. 

다행이었다. 





이 곳에 혼자 여행온 내가 신기했는지

아니면 단순한 호기심이었는지

한시간가량 대화를 이어가다, 그는 자그마한 종이에 

한국의 카카오톡같은 어플인 Wechat 아뒤를 적어 내게 건낸다. 



페이스북은 사용하지 않냐고 물으니

중국에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중국은 SNS을 통해 타국과 교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의식적 SNS활동이 

중국인들의 민족주의 사상을 흐트린다는 이유에 기인해서다.

아마도 공산주의 국가 체제가 타국의 자유로운 교류를 통해 옅어져 붕괴되는 것을 중국 정부가 경계해서인 것 같다. 





<티엔이 찍어준 사진>





그와 나눈 한시간 동안의 대화와

그의 정성어린 글씨가 적힌 메모가 솔직히 싫지않아 머뭇거리다 쪽지를 받았다.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 중국에서 만나 오래 이야기를 나눈 현지인이었기에 나 또한 호기심이 일었지만

쑥쓰러워하기도, 또 상냥해 보이기도 하는 그의 목적은 알 수 없었고

나는 배우자가 있는 유부녀였기에 남편을 이 이상 배신할 순 없었다...
(여행 후 남편에게 이 에피소드를 들려주니 별다른 관심없이 그저 웃음만...)





답례로 그 곳에서 드로잉북을 꺼내 쓱쓱, 그를 보며 스케치를 한다. 

약한 고산병 때문인지, 그림이 잘 그려지지않는다. 

부쩍 미화된(?) 그림을 그에게 건내준다. 

그림을 두 손에 든 티엔은 놀라고 신기해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다. 



만나서 즐거웠다, 이제 혼자서 이 곳을 둘러보겠다, 라고 말한 뒤 

그에게 인사를 했다. 


티엔은 언젠가 자신이 살고있는 스촨성에 여행오라고 얘길한다. 

구채구며, 아름다운 곳이 무척 많다고...


슬쩍 미소를 지어주며 그와 악수를 나눈 뒤 

백두산 지대를 더 살펴보기위해 부쩍 가벼워진 발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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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김영선 2018-06-12

    접근성이 좋지 않은 탓에 보존이 잘될 수밖에 없었겠네요. 사진을 뚫고 나오는 백두산의 위엄...멋져요 !

    58/1000 수정
    답글
  • jmin 2018-06-12

    여행 중 만난 낯선 이에게 초상화로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다니 너무 낭만적이네요! 백두산... 뭔가 여운이 느껴지는 여행기입니다

    71/1000 수정
    답글
  • 이엔 2018-06-19

    @김영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접근성을 더 어렵게 유지시킬 필요가 있을것 같아요. 보존해야죠!

    63/1000 수정
    답글
  • 이엔 2018-06-19

    @jmin 약간의 고산병을 저 티엔이란 낯선 사람이 풀어준것 같아서 고맙기도 했어요. 늘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67/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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