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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생의 하루, 디뮤지엄;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떤가요?

서울특별시 > 용산구 > 한남동

by eone 2018-07-13 조회 529 4

 
안녕하세요. e one입니다.
제가 오늘 소개할 하루는 바로
전시회입니다.

서울에 올라와서 지내는 동안 가장 많이 즐기고 접했던
문화 생활이었는데요!
오늘 보여드릴 전시회는
Weather :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떤가요?라는 전시회입니다.

휴학생의 하루, 다섯 번째 이야기입니다.

 



한남동에 위치한 디뮤지엄!
주말이라는 것을 감안하고 가긴 했지만
사람이 정말 많았다. 사진 속에 보이는 줄이 다가 아니었다. T_T

디뮤지엄은 항상 사람이 많은 것 같기도 하다.
지난겨울에 [PLASTIC FANTASTIC: 빛∙컬러∙판타지]라는 전시회를 보러 갔었는데,
그날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많았었다.




줄은 섰지만 다행히 오래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다.

지방에 있다가 서울에 올라와서 느낀 것 중 하나가
서울은 정말 문화생활 천국이라는 것이다.
항상 새로운 문화들을 먼저 만날 수 있고, 그 문화들이 모두 다양하다.
그리고 그 문화들을 무료로, 저렴하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까지.
지방에도 지방 특색의 다양한 문화들을 만나 볼 수 있지만, 좀 더 새로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좋겠다.



Weather :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떤가요?

디뮤지엄에서 개최되는 전시는 좀 더 감각적이고 현대적인 작품들이 많은 것 같다.
다른 전시회관과 달리 젊은 사람들이 많은 이유인 것 같기도 하다.
디뮤지엄과 함께 운영되는 구슬모아 당구장 전시관도 그렇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엔 구슬모아 당구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처음에 별생각 없이 간 곳이었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이 날은 새로운 전시가 준비 중이라 가지 못했다.




전시 기간은 10월 28일까지이다.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떤가요?라는 전시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날씨에 대한 전시이다.

이 전시는 크게 세 가지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챕터는 "날씨가 말을 걸다."
두 번째 챕터는 "날씨와 대화하다"
세 번째 챕터는 "날씨를 기억하다"이다.

챕터마다 기억에 남았던 작품들 위주로 소개해볼까 한다.



전시가 시작되는 공간.
벽처럼 생긴 회전문을 밀고 들어간다.
빛과 공간을 디자인하는 크리스 프레이저의 설치 작품이다.  
이 공간을 지나면서 저번에 다녀왔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전시회'가 생각이 났다.
그곳에서도 이런 빛의 공간을 지나 전시회장으로 들어갔었기 때문이다.
나는 외부에서 이러한 공간으로 들어감으로써, 앞으로 시작될 전시회에 시선을 집중시킨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 챕터인 "날씨가 말을 걸다"
여기서는 일상 속에서 무심하게 지나쳤던 날씨를 다채로운 시선으로 바라본 작가들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사진들.
마크 보스윅의 작품이다.
그는 사진뿐만 아니라 필름, 드로잉, 글쓰기, 음악까지 수년에 걸쳐 다양한 매채적 변화를 시도했다고 한다. 






마크 보스윅은 이번 전시에서 주변 인물들을 피사체 삼아 찬란한 빛과 함게 기록한 작업을 선보였다.
평소에 그냥 지나칠법한 순간에서,
빛과 날씨 그리고 그것들과 함께한 물체 또는 사람들을, 사진 속의 시선으로 남겼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풍경이, 그날의 감정에 따라 다르게 보였던 날.
그런 날을 하나하나 기록하는 것이 또 하나의 나만의 작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울리히 포글의 설치 작품.
일상적 사물을 이용하여, 몽환적이고 시적인 풍경을 만드는 작가이다.
유리나 화분 등 평범한 사물의 표면에, 창문을 통하여 받는 빛(조명)과 그림자 그리고 바람(선풍기)을 투영해서
자연의 빛이 닿지 않는 곳에서 환영 같은 현상을 연출했다고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전시회에서 만나는 설치 작품들을 좋아한다. 
평면으로 이어진 그림과 사진보다 입체적으로 만나는 작품은 뭔가 더 흥미롭고 현실적으로 더 와닿기 때문이다. 
그림과 사진, 평면적으로 보이는 작품에서 생겨나는 나만의 생각과 상상력이
설치 작품에서는 조금 제한되기는 하지만 말이다.




올리비아 비의 작품이다. 
그는 평범한 날들의 기억과 그 기억의 아름다움에 관심을 갖는 작가이다.
올리비아 비는 주로 자신의 일상과 그 시간을 함께한 친구들의 모습을 낭만적으로 기록했는데,
이번 전시에서 그것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대표작 중 하나인 <kids in love>
이 시리즈는 하루하루의 기억에, 몽환적이면서 다채로운 빛을 더해 꿈처럼 그린 작품이라고 한다. 
작품들을 보면 삶의 일부분인 우정과 사랑에 대한 기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시 관람 중 마음이 사로잡혔던 한 곳이기도 하다.
삶에 녹아있는 모습들을 편안하게 보여주었던 공간.
작품 속에 담겨있는 공간의 따스함이 그대로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SNS에서 비치는 일상과는 또 다른 누군가의 일상이었다.
똑같은 누군가의 일상이지만, 느껴지는 것은 분명 다른 것이었다. 




올리비아 비의 또 다른 시리즈인 <Enveloped in Dream>이다. 
여기에서는 친구들과의 우정, 파티, 자아 탐구와 같은 십 대의 달콤하지만 않은 향수를 전하고 있다.

올리비아 비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더욱 확연히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과거에 십 대였던 우리에게도 크고 작은 많은 고민들이 있었다. 지금의 세월에 묻혀 희미해지고 잊혔을 뿐.



 
마틴 파의 작품인 <마지막 휴양지 The Lsat Resort>부터 <인생은 해변 Life's a Beach>까지.

작가는 30여 년에 걸쳐 선보인 해변 사진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풍경에 대한 일련의 날카로운
시선을 유쾌하게 보여주고 있다.




마틴 파는 당연시했던 일상적 장면이나 익명적 군중의 행동들을 포착했다.
평범하게 기록한 것이 아니라, 클로즈업과 절단, 크기나 색의 비교와 같은 형식으로 기록했다.
위의 사진도 그중 하나이다.




영국을 비롯해, 중국,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등에서 해수욕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작품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회에 가보면 한곳에서 찍은 사진 같지만 모두 다른 해수욕장에서 찍은 것이다.

이러한 모습들을 담은 사진들은 화창한 햇살을 바탕으로, 강렬한 색감과 과장되어 보이는 상황을 통해
소비사회의 풍요와 욕망을 풍자한다는데, 글쎄, 작품을 보면서 그런 점은 느끼지 못했다. 
사진 속에 나타난 색감과 유쾌함만은 아주 잘 표현된 작품이라 생각됐다.




예브게니아 아부게바의 작품.
전시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다.

<Weatherman> 시리즈인 이 작품은
겨울에는 해가 뜨지 않는 러시아 북부에 위치한 호도바리햐 기상 관측소에서
13년 이상을 홀로 근무한 기상학자 슬라바 코롯키의 담담한 일상을 담은 작품이다.




마치 시간이 멈춘듯한 신비로운 어둠 속에서 사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낭만적으로 담아냈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느낀 것은 낭만보단 고요한 외로움 같은 감정이었다.




이 시리즈의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는
작품을 보는 동안만큼은 사진 속의 그와 내가 감정을 공유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순간의 사진을 통해 누군가의 삶을 만난다는 건 나에게 새로운 생각과 감정을 심어주었다.




두 번째 챕터인 "날씨와 대화하다"에서는 빗소리를 듣거나 안개를 보는 등의 입체적인 설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첫 번째 챕터가 끝나고 계단을 타고 올라오면,
이은선 작가의 작품인 <Collective Blue>를 볼 수 있다.
사진에 다 담지 못했지만 크기가 엄청나다.




콜렉티브 블루는 1년 넘게 촬영한 하늘 사진에서 채집된 다양한 색을 담은 작품으로,
모두 다른 블루톤을 장소 특정적 설치 속에 재조합 하였다.
이 설치 작품에서, 관객은 각자가 기억하는 하늘과 그날의 감정 등 지나간 시간의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

하늘이야말로 일상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마주치는 장면이다.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면 하늘은 파란색, 하늘색이지만
잘 생각해보면 하늘색이라는 것은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무수히 많은 색을 담고 있는 듯하다.




마리아 스바르보바의 대표작 <Swimming pool>.



<Swimming pool>은 체코슬로바키아의 사회주의 시대에 지어진 공공 수영장에서 작업한 것이다.
이 작품에서는 수영장 타일처럼 절제되고, 굳은 포즈와 표정을 한 마네킹 같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사회에 마네킹처럼 자리 잡은 우리의 역할에 대해서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라고 말하고 있다.

이곳에 들어서면 벽면과 작품이 하얀색과 푸른색으로 조화가 돼, 더욱 작품을 느낄 수 있었던 공간이었다.




마리아 스바르보바의 작품 감상이 끝나면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안개를 맞는다던지, 빗소리를 듣는다던지. 직접 체험해보는 경험을 해보길 바란다.




세 번째 챕터인 "날씨를 기억하다"에서는
작가들마다 각자 기록한 날씨들을 보며, 우리의 기억 속의 날씨는 어떠한 형태로 남아있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야리 실로마키의 작품 <My Weather Diary>
이 작품은 작가가 2001년부터 매일 촬영한 사진들을 일기 형식으로 구성한 것이다.




각각의 이미지에는 같은 날 일어난 사건에 대한 작가의 손글씨가 더해져 있다.
사진과 텍스트를 통해 개인적인 상황이나 경험 또는 국제적으로 주목할만한 사건을 임의로 병치했다.
문구가 자세히 기억이 나질 않는데,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오늘은 눈 내리는 창밖을 보며 토스트를 먹었다. 이 날 다른 곳에서는 테러가 났다. 이런 식이었던 것 같다.

휴대폰으로 어디에서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지금, 하루하루를 날씨와 기록해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김강희 작가의 <Street Errands> 작품.
아이폰으로 사진을 시작한 김강희 작가는 일상의 풍경을 촬영한 후, 그 위에 이질적인 회화적 요소들을
여러 겹으로 중첩시켜 초현실주의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처음 작품을 보고 어떻게 이렇게 사진을 찍었지? 하고 생각하다가 아, 합성한 사진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재밌는 작품이라고 생각 됐다. 익숙한 주변 환경을 독특한 시각으로 재해석한 것이 부럽기도 했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시선이 마법 같은 장면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것인지
.  



마크 보스윅의 <Abandom Reverie>
전시의 막바지에서 만날 수 있다. 바닥에 방석이 놓여 있어 그곳에서 감상하면 된다.
이 작품은 관람객에게 명상의 기회를 준다고 한다.

하지만 관람객이 많이 몰린 날에는 감상하기가 어렵다.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넓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전시를 보느라 열심히 달려온 사람들에게, 쉼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



5월 3일부터 10월 28일까지 진행되느 Weather ;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떤가요?
SNS에 올리기 위해 감상은커녕 사진만 찍기 바쁜 사람들만 없다면,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전시회. (주말은 피해서 가자)
그들만의 기억과 함께 기록된 날씨는, 하루 중 그냥 지나가는 요소가 아니라는 것을 생생하게 깨우쳐준 전시.

오늘 하루 당신과 함께한 날씨는 어땠나요?


 

휴학생의 하루, 디뮤지엄; Weather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떤가요? 끝.

 

댓글 5

  • 웨이드 2018-07-13

    오늘은 따뜻하네요. 마리아 스바르보바의 <Swimming pool> 집에 걸고 싶어용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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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연 2018-07-13

    이 전시 궁금했는데! 솔직한 감상평이라 작품이 더 잘 다가오는 것 같아요 ^.^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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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글

  • 럭키 2018-07-13

    엇! 이 전시 보러가려 했었는데~~ 아직 기간이 조금 남았으니 더 더워지기 전에 얼른 갈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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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jin61 2018-07-16

    소개해주신 예브게니아 아부게바 작품 되게 좋네요 색감이나 구도가 넘 맘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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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아현 2018-07-17

    디뮤지엄은 타겟팅을 항상 잘하는거같아요ㅋㅋㅋ이번꺼도 재밌어보이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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