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밥상 이야기

여수다운 맛|바다에서 건져 올린 참맛

전라남도 > 여수시

  

 

 

한식, 하면 전라도 음식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맛깔난 젓갈로 양념한 김치와 상다리 휘어지는 한정식은 전라도를 따라잡을 곳이 없을 만큼 완벽하다.
전주, 광주, 목포 등 음식하면 내로라하는 미식의 도시들 역시 대부분 전라도에 속한다.
여기에 ‘전라도 음식은 맛의 예술이다’라는 말까지 전해질 만큼 화려하고 정성스럽기로 제일간다.

조선시대의 양반식 음식법을 받아 고유하게 발전시킨 전라도 음식은

황해도 개성 지역만큼이나 음식이 다양하고 사치스럽다.

 

 

 

 

 

 

맛있는 음식의 비결은 간단하다. 신선한 재료와 세월이 배어 있는 손맛이면 충분하다.
비교적 뚜렷한 24절기와 따뜻한 기후, 기름진 호남평야와 나주평야,

그리고 서남해안이 한데 어우러져 예부터 곡식, 해산물, 채소를 풍성하게 얻을 수 있었다.
전주 콩나물, 영광 굴비, 목포 세발 낙지, 풍천 장어, 해남 고구마 등의

다채로운 지역 특산식품은 전라도 음식의 일등공신이다.

18세기 조선시대 실학자였던 이중환이 저술한 지리서 《택리지》에서 전라도를 ‘천혜의 고장’이라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라도는 폐백 음식과 이바지(잔치) 음식이 발달된 지역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는 혼례날 큰 잔치를 열여 신랑, 신부 양가 음식을 나누는 오랜 전통이 있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폐백 음식을 통해 오색빛깔의 화려한 아름다움은 물론이고,

풍성하게 준비해 이웃과 나누어 즐기고자 하는 전라도의 인심도 엿볼 수 있다.
화전, 홍어찜 등으로 구성된 전주의 이바지상은 그 어느 지역보다 화려하기로 유명하다.

 

 

 

  

 

  

그중에서 여수는 남도 바다를 대표하는 곳이자 향토음식이 풍부한 도시이다.

감칠맛이 일품인 젓갈과 여수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 갓김치도 여수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이지만

남해안 청정 해역과 갯벌에서 잡아 올린 해산물로 만든 음식들이 역시나 압도적이다.

노래미, 피문어, 서대, 굴, 장어까지 가장 맛있는 시기와 먹는 방법 또한 천차만별이다.

회로 먹을 때 제일 맛이 좋은 것이 있는가 하면 삶거나 굽거나 혹은 국으로 끓였을 때 진가를 발휘하는 것도 있다.

 

 

 

 

 

 

 
특히 여수 10미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맛이 뛰어난 굴은 여수 어디에서나 쉽게 맛볼 수 있다.
오늘날 국내에서 유통하는 굴의 70%가 통영, 20%가 여수이지만

굴 양식이 통용되기 이전인 60년대만 해도 여수 굴을 따라갈 곳이 없었다고 한다.

다도해 청정해역에서 풍부한 일조량을 받고 자란 여수 굴은 씨알이 굵고 푸짐하며 무엇보다 신선하다.
여수에서 굴을 재료로 한 음식들은 다양하지만 구워서 먹는 것만큼 제대로 된 것도 없다.
굴을 구워 먹으면 고소함과 담백함, 그리고 오로지 싱싱한 굴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시원한 단맛까지 함께 맛볼 수 있다.

 

 *향토음식이란, 예부터 그 지방에서만 생산되는 재료를 사용해 그 지방만의 특색 있는 조리법으로 만든 음식을 말한다.

한 음식 안에 그곳의 환경, 기후, 생활상까지 모두 들어 있는 것이다.

 

  

 

 


 01

돌산갓김치


유일무이 여수 대표 김치

  

  

 

 

전라도 김치는 대체적으로 젓갈과 양념은 듬뿍, 국물은 적게 넣는 편이다.
전라도식 진한 매운 김치를 한 번 맛보면 다른 김치들이 밍밍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고들빼기김치, 파래김치 등 종류도 무척 다양하지만 여수의 돌산갓김치만큼 독특한 맛을 내는 김치도 찾기 힘들다.

갓김치를 난생 처음 맛보는 이들의 반응은 대개 비슷하다.

톡 쏘면서 알싸한 매운맛에 깜짝 놀라지만 이내 그 신비로운 매력을 알아보고 젓가락질을 멈추지 못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돌산갓은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 지역에서 많이 나는 특산물이다.

돌산갓은 1954년 돌산읍 우두리 세구지마을에서 처음 재배되기 시작했다.
특별히 온화한 해양상 기후 속에서 남해 해풍을 맞고 자란 덕에 그 맛이 더욱 뛰어나다.

돌산에서 자란 갓은 일반 갓보다 톡 쏘는 맛이 덜하고 아삭함이 훨씬 뛰어나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 받고 있다.

예부터 여수 사람들은 입맛이 없을 때 갓김치를 먹었다고 하는데,

갓 특유의 향과 매운맛이 잃었던 입맛을 단번에 돌려놓기 때문이다.

갓김치는 시큼한 맛이 나도록 푹 익혀야 제맛이 나기 때문에 오래 익힐수록 그 진가를 제대로 발휘한다.

얼마나 알싸한지 궁금하다면 겨자맛을 떠올리면 된다. 갓의 씨를 가루로 만든 게 바로 겨자이다.

  

  

  

  

  

돌산갓김치가 밑반찬으로 나오지 않는 여수 현지 식당을 찾기란 쉽지 않다.

더욱 놀라운 점은 어느 식당에 가더라도 저마다 맛깔나게 익힌 갓김치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1만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 대비 한 끼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여수 가정식 백반 맛집 ‘로타리 식당’은 현지의 맛을 경험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관광객들이 많이 들르는 수산물 특화시장에도 인터넷에 나오지 않는 갓김치 맛집들이 여럿 숨어 있다.

  

- 로타리 식당|전남 여수시 서교3길 2-1

- 수산물 특화시장|전남 여수시 남산로 60-31

 

 

 

 

 


02

게장백반


임금님 밥상 부럽지 않은 백반 한 상

  

  

 

 

밥도둑으로 통하는 게장은 전라도의 대표적인 향토 음식이다.
때문에 전라도 전역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게장백반 한 상을 맛볼 수 있는데, 
주인공인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은 물론이고 각 지역의 특산물로 만든 반찬들이 푸짐하게 나온다.
특히 여수 지역에서는 꽃게가 아닌 돌게로 만든 돌게장이 흔하다.
작고 단단한 돌게는 꽃게에 비해 살은 적지만 쫄깃한 게 특징이다.

적당히 씹히는 맛은 꽃게와는 다른 재미를 주며, 담백함 때문에 물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돌게는 양념게장보다는 간장게장으로 담가 먹는 편이다.

너무 짜거나 달지 않은, 감칠맛 나는 양념간장에 숙성된 돌게장은 최고의 밥반찬이다.

 

 

 

 

 

여수에서 1만원이면 훌륭한 게장백반 한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청양고추 송송 썰어 넣은 돌게장과 달큰한 양념 옷을 입은 양념게장, 간장새우장,

자박한 국물의 조기조림, 돌게로 시원하게 끓인 된장찌개 등등 먹을 게 많아도 너무 많다.

현지인들의 사랑까지 한 몸에 받고 있는 ‘싱싱게장마을’은 심지어 게장과 반찬 모두 무한리필이다.

뿐만 아니라 콩나물 무침까지 맛있을 정도로 밥상 위에 올라가 있는 모든 음식들이 맛깔나다.

수요미식회 여수편에 나온 ‘두꺼비게장’ 역시 여수 돌게장 맛집하면 반드시 등장하는 식당이다.

이곳은 시금치와 돌게 다리를 넣고 푹 끓인 담백한 게국지 찌개가 함께 나온다.

 

- 싱싱게장마을|전남 여수시 문수6길 40

- 두꺼비게장|전남 여수시 봉산남3길 12

 

 

 

 

 


03

서대회무침


지금까지 이런 회무침은 없었다

 

 

 

 

여수에서 오직 한 종류의 해산물만 먹어야 한다면 주저 없이 서대를 선택할 것이다.

굴이나 장어, 전어도 아니고 이름조차 생소한 생선 ‘서대’를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서대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이 여수이기 때문!

사진에 보이듯이 몸이 혀처럼 납작하고 눈은 왼쪽으로 치우쳐 있는 생선이 서대이다.

수심 70m 이내의 연안 근처에서 서식하는 서대는 모래가 섞인 뻘 바닥에 몸을 붙이고 생활한다.

서대가 얼마나 맛있으면, 여수 사람들은 농담 삼아 서대가 엎드려 있던 뻘도 맛있다고들 한다.

  

  
  

 

 

 

여수 사람들에게 서대는 그야말로 만능 생선이다.

회로도 먹고, 국에 넣어 끓여먹거나 찜, 구이 등 다양하게 활용하지만 그중 제일은 서대회무침이다.

겉보기엔 일반 회무침과 크게 다를바 없어 보인다.

하지만 한 번 맛을 보면 그간 먹어본 적 없던 새콤함에 눈을 번쩍 뜨게 될 것이다.

비결은 막걸리식초에 있는데, 서대의 제철이 한여름이기 때문에 상할 것을 방지해 넣는 것이라고 한다.

막걸리식초와 아삭한 무채, 그리고 향긋한 미나리는 서대회 무침에 없어서는 안될 한 방이다.

갓 무쳐서 밥상 위에 오른 서대회를 듬뿍 넣고 참기름 두른 밥에 싹싹 비벼 먹으면 부러울 것 하나 없다.

여수 현지인들에게 직접 추천 받은 식당으로는 ‘부일식당’과 ‘조롱박’이 있다.

두 곳 모두 싱싱한 서대회무침을 양껏 즐길 수 있으며,

특히 ‘조롱박’ 식당은 이순신 광장과 가까이 있어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다.

 

- 부일식당|전남 여수시 신기남길 20

- 조롱박|전남 여수시 통제영2길 8-9

 

 

 

 

 


04

장어탕과 장어구이


사계절 즐기는 보양식

 

 

 

 

 

여수에서 꼭 먹어봐야 할 마지막 별미는 장어탕과 장어구이다.

4월 중순부터 10월 하순까지 남해안 청정해역에서 잡히는 갯장어는

다른 장어류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높아 보양식으로 즐겨 먹었다.

웬만한 장어전문점에서 두 음식을 모두 맛볼 수 있는데, 장어구이를 시키면 장어탕을 식사로 주는 곳이 많다.

장어구이는 전국 어디에서나 먹을 수 있지만 확실히 서울에서 먹던 장어와는 두께부터 차원이 다르다. 

장어의 식감은 이런 것이구나, 뒤늦게 깨닫는 맛이랄까.

두툼한 살점 속에 부드러움과 쫀득함이 공존해 있다. 고소함은 말로 다 적을 수 없다.

여수 시청에서 5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섬마을장어구이’는 여수 직장인들의 단골 식당이다.

메인은 갯장어소금구이. 장어의 식감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이만한 메뉴가 없다.

주인장에게 부탁하면 매콤한 양념소스를 얻을 수 있는데, 숯불에 잘 구운 장어를 찍어 먹어도 좋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이범수)-한국관광공사

 

 

사실 여수 사람들은 장어구이보다 장어탕을 더 즐겨 먹는다.

우거지와 숙주, 들깨가루가 듬뿍 들어간 통장어탕은 구수하면서 얼큰한 맛이 특징이다.

장어구이가 여름철 보양식이라면 장어탕은 겨울에 먹기 좋다. 한 그릇 먹고 나면 그렇게 힘이 날 수가 없다.

여수에서는 장어탕에 해풍에 잘 말린 무청을 넣어 끓이는데, 적당히 아삭한 식감과 깔끔한 뒷맛을 낸다.

1989년 문을 연 ‘산골식당’은 칼칼하고 깊은 맛의 장어탕으로 소문난 곳이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간장게장과 갓물김치 역시 장어탕 못지 않게 맛이 뛰어나다.

 

- 섬마을장어구이|전남 여수시 학동 105-6

- 산골식당|전남 여수시 봉산1로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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