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글라바' 미얀마의 미소 여행

나팔리비치, 바다냄새 물씬 나는 정겨운 어촌마을 여행

미얀마

by 봄날여행 2019-04-15 조회 266 1

아시아 3대 해변으로 꼽힌 나팔리비치.
하지만 아직은 정겹고 소소한 어촌마을이 있는 해변의 풍경.

나팔리 비치에 도착한 바로 그날 펼쳐졌던 환상적인 일몰. 

여행을 다니면서 바닷가 일몰은 이미 무수히 많이 봐왔기에,

어느 정도 머리속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지만, 나팔리 비치의 일몰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그림이었다. 

 

터질듯한 붉은 색의 하늘이 세상을 뒤덮고 있는 모습은 

한동안 나에게서 현실감각을 앗아가버렸다. 

눈 앞에 파노라마로 펼쳐진 하늘과 바다의 조화는

어릴 적 여의도 63빌딩에서 처음으로 봤던 아이맥스 영화의 생동감, 그 이상이었다. 

과학으로는 도저히 만들어낼 수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 

자연은 최고의 예술작품이다. 

 

비현실적인 일몰은 나팔리 비치에 머무는 내내 펼쳐졌다. 

 

나팔리는 레저스포츠도 없는 조용한 해변이라 하루종일 별다른 일정이 없었다. 

 

소소하지만 평온한 하루를 마무리하고 늦은 오후부터 바다를 마주하는 까페에 앉아 

맥주 한병을 마시며 서서히 변해가는 하늘을 바라봤다. 

나팔리 비치가 준 행복이었다. 

 

아침부터 서둘러 출근하고, 하루종일 이 눈치 저눈치 보며 피곤한 몸을 이끌며 보냈던 일상이 

갑자기 멀게만 느껴졌다. 

조금만 시선을 돌려도 이런 행복이 기다리고 있는데. 난 왜 이렇게 허덕이며 살고 있을까. 

 

 

 

 

 

 

 

 

 

 

 

 

 

하루는 리조트에서 정성스러운 아침을 먹고 자전거를 빌렸다. 

미얀마에서는 e-bike라는 오토바이가 대중적인데, 오토바이를 못타는 나는 이 마저도 쉽지 않았다. 

자전거를 한대 빌려 천천히 나팔리 마을 구경에 나섰다.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에 자전거 여행이라니. 

그래도 우기의 짠내나고 습한 해풍마저 기분좋은 그런 날이다. 

 

자전거를 타고 중심가에서 멀어질 수록 찌릿한 비린내가 코끝을 자극해왔다.

작은 어촌마을이 보이기 시작됐다. 

 

 

 

대나무로 엉성하게 엮어만든 집들의 군락이 바닷가 해변을 포물선으로 그리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면 대나무 틈사이로 누가 뭐하는지 보일 것 같은 집들을 사진찍으려니 미안한 마음이었다. 

누군가의 삶을 훔쳐보는것만 같은 미안함. 

집들을 지나갈때면 나도 모르게 자꾸 반대쪽 길편을 보게 된다. 

 

 

대나무집 앞에는 하나같이 생선을 말리고 있었다. 

대가리와 내장을 제거한 생선이 우리나라 디포리와 닮았다. 

처음에는 신기하게 구경했는데 점점 바닷가의 짠내와 생선비린내가 핵폭탄급으로 나의 코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생선매니아인 나조차도 잠시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리조트가 몰려있는 나팔리 비치의 중심가와는 확연히 다른 소박한 어촌마을. 

아마도 나팔리 비치가 몰려오는 여행자들로 몸살을 앓을 때쯤 

이곳도 달라져 있을테지.

 

에어컨이 없는 대나무집이다보니 가족들은 답답한 집을 벗어나

하나같이 집 앞 골목에 모여있었다.  

노인들은 집 앞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아이들은 흙 모래를 장난감 삼아 친구들과 놀고 있었다. 

어렸을 적만 해도 흔하게 보던 골목 풍경이다. 

장난감이 비싸고 귀했던 시절이라, 그당시 우리들은 흙, 모래가 가장 좋은 장난감이었다. 

모래를 쌓고 다시 허물고, 그땐 뭐가 그렇게 재밌었던지. 

바쁜 일상에 치여 잃어버렸던 동심에 잠시 잠겨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해질녁 고기를 잡으러 간 아빠가 생선 몇 마리를 가져오면 그제서야 모두들 집으로 들어가겠지. 

 

 

 

 

 

 

 

 

 

 

낯선 여행자가 반가웠는지 할머니는 아이들을 보고 있는 나에게 '밍글라바'(안녕하세요)'를 외치며 

자신의 집으로 놀러오라고 한다. 

큰 눈의 아이도 할머니를 따라 나에게 손을 흔든다.

 

할머니에게 폐가 될까봐 극구 사양하고 돌아서왔지만,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보니 오히려 집에 방문하고 왔어야 했나 싶다. 

 

 

어느 곳을 가나 낯선 이들에게 먼저 인사하고 미소를 보내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 

미얀마 여행은 그래서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미얀마 지역의 여행기

봄날여행 작가의 다른 여행기

팝업 배경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