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밥상 이야기

속초다운 맛|동해바다를 한입에 담다

강원도 > 속초시

by 두피디아 지구촌 여행기 2019-07-09 조회 1095 1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김지호)-한국관광공사

    
  
      
이번에 소개할 곳은 강릉과 비슷한 듯 전혀 다른 결을 가진 강원도 미식 도시, 속초이다.
설악산, 동해바다, 그리고 청초호와 영랑호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해양도시이자
농촌 문화와 어촌 문화, 여기에 설악산을 중심으로 하는 산촌 문화까지 공존하는 곳이다.
또한 6·25전쟁으로 북한에서 피난민이 대거 남하하여 정착하면서
실향민 문화도 속초의 삶에 깊이 스며들게 되는데,
이러한 자연·사회문화적 배경은 속초 향토음식이 형성되는데 중요한 구실을 했다.
    
   
      
 

        
 
    
속초의 동명항과 속초항은 남한 최북단에 위치한 어장의 핵심 어항으로,
한류와 난류가 교류하는 덕분에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이루었다.
오징어, 고등어, 방어 등의 난류성 어종과 명태, 도루묵 등의 한류성 어종이 동시에 잡히며
특히 동명항으로 향하는 길목에 대게마을을 이루고 있을 만큼 붉은 대게가 많이 잡힌다.
때문에 다양한 조리법을 거친 보석같은 음식들이 무궁무진하다.
활어회나 물회, 대게찜처럼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음식이 있는가 하면
싱싱한 생물 생선을 숯불에 구워 먹는 생선구이나 시원한 육수에 부드러운 속살이 일품인 물곰탕처럼
현지인 혹은 여행고수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음식들도 많이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김지호)-한국관광공사
         
   
          
한편 오징어순대, 아바이순대, 함흥냉면, 가자미식해와 같은 음식들은
전쟁을 겪으며 속초에 뿌리를 내리게 된 실향민들의 흔적이다.
속초 관광지 중 한 곳인 아바이마을은 고향을 그리워하며 만든 음식들이 탄생한 곳으로
지금도 이곳 주민의 50%가 함경도 출신 실향민들이라고 한다.
이곳은 빼어난 음식맛 뿐만 아니라 타임머신을 탄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갯배 체험으로도 유명하다.
과거 아바이마을로 가려면 반드시 갯배를 타야만 했는데,
현재는 도로가 생겨서 배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관광객들을 위해 남겨 두었다고 한다.
갯배는 30여 명이 탈 수 있는 직사각형 모양의 거룻배이며
한 쪽에서 다른 한 쪽까지 연결된 쇠줄에 고리를 걸고 잡아당겨 건넌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김지호)-한국관광공사
       
  
     
앞서 소개한 속초 음식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먹거리 천국, 속초관광수산시장이다.
오징어순대, 대게, 싱싱한 해산물, 맛깔스러운 젓갈까지 구경하는 재미로 정신이 없다.
하지만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은 닭강정이다.
속초의 오랜 명물인 ‘만석닭강정’ 때문인지 어렵지 않게 닭강정을 사먹을 수 있다.
가마솥에 튀겨 더욱 바삭하다는 만석닭강정 본점은 청초호 호수공원 근처에 자리해 있다.

  

   

    

   


01

오징어순대/속초 아바이순대


실향민들의 그리움을 달래준 음식

    

    

 
  
   

속초시 청호동에 자리한 아바이마을은 6·25전쟁 당시 남하한 함경도 피난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휴전선에서 가까운 바닷가 허허벌판에 터를 잡으면서 형성됐다.
또한 함경도 출신 가운데서도 특히 늙은 사람들이 많아 함경도 사투리인 ‘아바이(아버지)’를 따서 부르기 시작한 것.
실향민들은 이곳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여러 가지 이북 음식들을 만들었는데, 그중 하나가 오징어순대이다.
함경도에서 즐겨 먹던 명태순대를 만들고 싶었으나 명태를 구하지 못한 실향민들은
명태 대신 속초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오징어에 속을 채워 순대를 만들었다.
오징어 몸통에 돼지고기, 당근, 풋고추 다진 것을 넣어 쪄낸 뒤에
달걀 옷을 고루 묻혀 노릇하게 지져 내면 고소한 맛이 일품인 오징어순대 완성.
속이 꽉찬 오징어순대에 매콤한 가자미식해나 명태식해를 얹어 같이 먹는 게 포인트이다.

   

 
   
    
  
  

오징어순대와 더불어 ‘속초 아바이순대’도 아바이마을의 명물이다.
원래 아바이순대는 함경도 지방의 향토음식으로,
돼지 대창에 돼지 선지와 찹쌀, 배추 우거지 등으로 속을 가득 채워 찜통에 쪄낸 음식이다.
아바이마을이 막 형성된 당시엔 돼지 창자가 없어 만들지 못했다가 시간이 흘러 만들 수 있게 됐다고.
그래서 아바이마을의 어느 식당에 가더라도 아바이순대와 오징어순대를 모두 맛볼 수 있다.

갯배를 타고 아바이마을에 입성하면 여기저기 원조임을 주장하는 식당들이 빼곡한데,
그중에서 ‘단천식당’과 ‘신다신’이 유명하면서 맛도 보장된 곳이다.
대부분 오징어순대나 아바이순대를 먹으러 갔다가 순댓국 혹은 명태회냉면에 반하고 온다.
여름이라면 시원하게 더위를 날려줄 명태회냉면을, 겨울이라면 속을 달래줄 순댓국을 먹고 오자.

  

- 단천식당|강원 속초시 아바이마을길 17

- 신다신|강원 속초시 아바이마을길 22

  

  

  

  

   


02

물회


신선한 바다 내음을 한입에!

     

     
 

  
  

물회를 가리켜 흔히 뱃사람들의 음식이라고들 부른다.
장기간 뱃일을 하던 어부들이 빠르고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고추장이나 된장에 버무린 회를 물에 부어 마시듯이 후루룩 먹었던 것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포항과 속초, 제주의 향토음식인 물회는 저마다 지역적 특색을 보인다.
동해안에서는 고추장을 푼 칼칼한 물회를, 남해안과 제주도에서는 구수한 된장물회를 즐겨 먹는다.
강원도 물회, 특히 속초 물회 하면 얇게 채 썬 쫄깃한 오징어 물회가 떠오른다.
시원한 육수에 담겨 더욱 탱탱해진 오징어 물회를 다 먹고 나면 소면과 밥을 꼭 말아먹어야 한다.
특히 진한 바다향이 담긴 육수에 소면을 넣어 먹으면 마치 새로운 음식을 먹는 듯한 착각에 빠질 것이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김지호)-한국관광공사

  

  

‘청초수물회’와 ‘봉포머구리집’은 속초 물회계의 쌍두마차이다.
청초수물회의 메인은 해삼과 활전복, 멍게, 가자미, 방어 등이 푸짐하게 들어있는 해전물회.
특이하게 사골을 넣어 끓인 육수를 베이스로 해서 깊고 시원한 맛을 내는 게 이곳의 비결이다.

한편 봉포머구리집은 동명항 인근에 자리한 대형 횟집으로,
30년 경력의 머구리 작업을 하고 있는 베테랑 잠수사 이광조씨가 운영하는 곳이다.
신선한 해산물로 입안을 상쾌하게 해주는 물회와 쌉쌀한 맛이 매력적인 성게알밥의 궁합이 좋다.
두 곳 모두 다녀온 사람들의 평이 확연하게 갈리는 편인데,
역시 유명한 이유를 알겠다는 평과 이름값에 비해 다소 평범한 맛이라는 평이 각각 절반씩이다.

토박이들의 말에 따르면 비주얼‘만’ 화려할 수 있는 모둠물회보다
오히려 가자미나 오징어 등 한 가지 생선회로 맛을 낸 물회가 훨씬 신선하며 맛있다고 한다.
한 군데 추천하는 식당은 가자미 세꼬시 물회 전문점인 ‘송도물회’이다.
주인장이 보장하는 신선도와 푸짐한 양이 이 집의 인기 비결이며,
다른 곳들과 달리 육수와 얼음이 따로 제공돼 먹는 사람 입맛에 맞게 넣어 먹을 수 있다.

   

- 청초수물회|강원 속초시 엑스포로 12-36

- 봉포머구리집|강원 속초시 영랑해안길 223
- 송도물회|강원 속초시 중앙부두길 63

  

  

  

  

   


03

곰치국


어부들의 속을 달래주던 최고의 해장국

  

  

사진제공(IR 스튜디오)-한국관광공사

 

 

강릉에 삼숙이탕이 있다면 속초에는 곰치국이 있다.
생김새 때문에 줄곧 외면받다가 한 번 맛을 보니 생김새가 무색하리만큼 맛이 좋아 즐겨 먹게 됐다는 이야기도 비슷하다.
갯장어를 닮아 몸이 길고 옆으로 납작한 곰치는 흉측하게 생겨서 잘 먹지 않았다.
또한 잔가시가 많고 살도 물러서 잡히기만 하면 버리기 일쑤였다.
곰치 또는 물곰이라는 이름 역시 생김새가 곰을 닮았다 하여 붙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뱃사람들은 곰치를 넣고 해장국을 끓여 먹었는데,
의외로 담백하고 살도 연하며 속을 푸는데 이만한 생선이 없는 것이었다.
이를 계기로 지금은 삼숙이와 함께 바닷가 최고의 해장국 재료로 꼽힌다고.

    

  

  

  
    

곰치의 활용도는 꽤 다양한데, 탕과 찜, 회 등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그 매력이 달라진다.
맑게 끓인 곰치국은 곰치 특유의 부드럽고 연한 살을 즐기기에 좋다.
한편 강원도 속초와 삼척에서는 푹 익은 묵은지를 송송 썰어 넣고 얼큰하게 끓인 곰치국을 즐겨 먹는다.
얼큰하고 뜨끈한 국물 때문에 쌀쌀한 겨울철에 먹어야 제격인 음식이다.
속초 어딜 가나 주인장의 레시피가 담긴 맛좋은 곰치국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곰치국 맛집을 애써 찾아갈 필요가 없다.
곰치국과 가자미조림 전문점으로 속초 토박이들이 즐겨 찾는 ‘사돈집’,
당일 잡은 곰치와 직접 담근 김치로 더욱 시원한 국물 맛을 자랑하는
‘우미곰치국물곰탕’ 등 유명한 곳들이 몇 군데 있지만
속초에서 만난 현지인들에게 물어 인터넷에는 나오지 않는 식당을 찾아가는 방법도 믿을 만하다.

   

- 사돈집|강원 속초시 영랑해안1길 8

- 우미곰치국물곰탕|강원 속초시 관광로 405

   

   

  

  

   


04

섭국


자연의 맛이 담긴 강원도식 홍합국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김지호)-한국관광공사

 

 

‘섭’은 강원도 방언으로 홍합을 뜻한다. 쉽게 말해 강원도식 홍합국이 섭국이다.
동해와 인접한 양양과 속초 지역에서는 싱싱한 홍합을 구하기 쉬워서 홍합으로 만든 음식이 발달했다.
하지만 크기나 맛으로 볼 때, 양식 홍합과 자연산 섭은 비교가 불가하다.
해녀가 5m 깊이까지 잠수해 일일이 채취해야 맛볼 수 있는 귀한 섭은 그 자체로 보양식이다.
크기부터 두 배 가량 크고, 식감도 훨씬 더 쫄깃하다.

주재료가 워낙 훌륭하다 보니 섭국에 들어가는 나머지 재료들은 단순한 편이다.
잘 삶은 섭은 살만 따로 발라 놓고, 된장과 고추장을 풀어 칼칼한 육수를 만든다.
여기에 홍합을 넣고 끓이다가 찹쌀가루에 무친 부추와 버섯, 달걀을 넣으면 섭국이 뚝딱 완성된다.
맑고 개운한 맛의 일반적인 홍합탕과 정반대로 섭국은 걸쭉하고 얼큰한 국물이 포인트이다.
그렇다고 너무 자극적이지도 않은데 부추와 달걀이 매운 맛을 중화시켜주기 때문이다.

‘대포전복양푼물회’와 ‘섭죽마을’은 섭국을 주력으로 하는 맛집으로,
식사 겸 해장을 하러 온 토박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맛집이지만 두 곳의 섭국 모두 거창하기보다는 투박하고 친근한 맛을 선보인다.
아마도 그런 점이 질리지 않고, 뒤돌아서면 찾게 되는 섭국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 대포전복양푼물회|강원 속초시 대포항길 60
- 섭죽마을|강원 속초시 관광로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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