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시티 투어

#3. 화합과 분열의 도시 우루무치(신장위구르자치구)

중국 >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 우루무치 시

by 김동하 2019-09-09 조회 165 0

중국의 31개 성, 직할시, 자치구의 수도인 성회(省會)를 돌아보는 시티 투어

 

55개 소수민족이 살고 있는 중국에서 위구르 족(1006만명. 2010년 기준)5대 소수민족이며, 이들 중 대부분이 신장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신장 지역은 인구 구성, 역사적 배경, 지리적 위치 등으로 인해 중국으로부터 독립하려는 세력이 존재해왔으며, 실제 200975일에는 유혈사태까지 초래된 바 있다.

이 사태는 같은 해 6월말 광둥성 샤오관 장난감 공장에서 위구르족 노동자가 한족 여성을 폭행했다는 소문으로 촉발됐다. 한족 노동자들이 위구르족 숙소를 습격해 2명의 위구르인이 사망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우루무치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가 발생했고, 평화적 시위는 한족이 사망하면서 유혈 폭동사태로 발전했다. 군과 무장경찰까지 투입된 사흘간 충돌로 200여 명이 사망하고 1700여 명이 부상하는 비극적인 결과(신장 7·5사건)를 낳았다. 2014522일에도 우루무치에 폭탄 테러가 발생하여 31명이 사망하고 90명이 다치기도 했다.

필자가 우루무치를 방문한 시기가 공교롭게 신장 7·5사건’ 10주년인 20197월초였다. 거리 곳곳에서 긴장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화기로 무장한 채 우루무치 시내를 순찰중인 경찰. 2019 김동하

 

신장대학 입구에 정차된 순찰차. 2019 김동하

 

우루무치 남역(고속철) 앞 장갑차. 2019 김동하

 

우루무치시에서 마주한 생경(生硬)한 장면 중 하나는 거의 모든 공공장소에 금속탐지대가 설치되어 있거나, 휴대용 금속탐지기를 소지한 보안요원을 마주하는 것이었다. 심지어 KFC, 카페베네, 버거킹 등 패스트 푸드점에서도 어김없이 입구에서 금속탐지기를 들이대는 종업원(검색이 주업무인 직원)을 마주해야 했다. 또한 학교나 공공건물 앞에는 예외없이 바리케이드가 설치되어 있어서, 차량폭탄 테러에 대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우루무치 시민들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었고, 필자도 전혀 긴장감을 느끼지는 못했다.

 

금속탐지대가 설치된 우루무치 카페베네와 버거킹. 2019 김동하

 

목봉을 활용한 테러리스트 공격 방어법을 설명하는 게시물. 2019 김동하

 

참고로 우루무치시에는 아직도 맥도날드 매장이 없다. 20196월말 현재 중국 내 각 도시에 3100개 지점을 가진 맥도날드가 아직도 우루무치에 없는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맥도날드 주요 메뉴를 무슬림(이슬람 교도)이 먹을 수 있는 할랄(halal) 푸드로 만들기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며, 무슬림이 먹지 않는 돼지고기를 혼합육을 쓰는 햄버거 패티에서 빼는 것도 쉬운 공정이 아닐 것이다.

둘째는 엄청난 물류비용 때문이다. 우루무치 도심 인구 260만명 중 75%는 한족(漢族)으로 맥도날드의 잠재 고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루무치 자체 내에 생산물류 기지를 두기에는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한다. 가장 가까운 맥도날드 물류기지인 감숙성 란저우는 우루무치에서 동쪽으로 1,630를 더 가야 한다. 이런 두 가지 이유로 한동안 우루무치에서 맥도날드 햄버거 구경하기는 좀 힘들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우루무치에 몇개 없는 KFC가 유난히 반가웠다.

 

우루무치 곳곳에 게시된 한족과 소수민족간의 화합 선전물. 2019 김동하

 

이 같은 갈등의 근원은 신장 지역의 역사적 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제임스 A. 밀워드(2013)와 정수일(2006)에 따르면, 상고시대 이래 10세기 전후까지 신장에는 인도유럽어족 주민들이 살고 있었다. 7세기에는 돌궐과 당이 이 지역을 지배했으며, 8세기 중엽 당 세력이 물러나자 유목 위구르인, 토착 이란계 주민이 유입되어 위구르 제국이 설립 되었다. 또한 10세기경이 되면서 투르크계 유목민도 농경민으로 정착하게 된다. 13세기초는 몽골의 지배하에 놓이기도 하였다.

 

신장을 중심으로 본 실크로드. 우루무치시 박물관. 2019 김동하

 

서역 도호부 연표. 우루무치시 박물관. 2019 김동하

 

서역(西域)이라는 말은 서한시대 서역도호부(西域都護府)를 설치하면서 등장했다. 서역도호부는 서역을 통괄하기 위해 한나라 때 설치한 군정 관청을 일컫는다. 주요 역할은 이민족의 서역 침략을 방어하고, 서역 통상로(실크로드)를 지키는 일이었다.

 

18세기 중엽에 청나라는 중가리아 일대를 정복하고, 텐산 남쪽의 카슈가르 칸 국을 병합하고, 우루무치에 안서도호부를 설치하면서 도시명을 디화(迪化. 우루무치 옛지명)로 지었다. 이는 이민족을 바르게 이끌고 교화 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어, 위구르인의 반중 감정은 이때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다.

이후 신장은 1933, 1944년 두 차례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꿈꾸며 동투르키스탄 공화국을 수립했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결국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에 병합돼 1955년 신장위구르자치구가 되었고, 이후 이슬람교를 신봉하는 위구르족은 중국의 주류인 한족과는 전혀 다른 정체성과 문화, 언어 등을 유지해오고 있다.

 

청대 설치된 신강성 행정구역도. 우루무치시 박물관. 2019 김동하

 

1949년 인민해방군의 신장 진군도. 우루무치시 박물관. 2019 김동하

 

유목민족 연표. 2019 김동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1. 유홍준(2019) 참고하여 필자 재편집.

 

중국 면적의 6분의 1을 차지하고 석유·천연가스·석탄 매장량이 풍부한 신장을 안정 개발시킨다는 명목으로 중국 당국은 195410월에 독특한 공동체(준군사조직)인 신장생산건설병단(新疆生产建设兵团)을 만들어 대규모 한족 이주를 강행했다. 한족은 신장지역 개발을 통해 현지 지역경제를 장악했지만 위구르족은 개발에서 소외되며 충돌을 빚어왔다.

필자가 방문한 우루무치 미술관에서는 마침 신장건설생산병단 미술가협회에서 개최한 13회 전국(중국)미술전출품을 위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서, 이를 주관한 관계자로부터 작품 소개와 함께 신장건설생산병단의 역사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들을 기회가 있었다.

 

우루무치 미술관 전경 . 우루무치 미술관. 2019 김동하

 

신장병단 미술작품전(2019) 주요 출품작. 우루무치 미술관. 2019 김동하

 

바다와 가장 멀리 떨어져있는 도시인 우루무치는 2000년부터 시작된 중국정부의 권역개발 국책사업인 서부대개발정책으로 현대화 된 도시로 탈바꿈했다. 그 성과는 필자가 타본 2018년에 개통된 우루무치 지하철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루무치는 본래 몽고어로 아름다운 목장이라는 뜻이다. 인구 350만명의 우루무치는 현재 한족 인구 비중이 75%에 달할 정도로 한족이 만들어낸 도시이다. 시내에는 중국어와 함께 아랍문자로 된 위구르어가 병기 되어 있다. 중국정부는 우루무치를 서부의 핵심도시이자 중서 아시아 국제무역의 중심도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우루무치에서 볼 수 있는 중국어와 위구르어 신문(아랍문자로 표기됨). 2019 김동하

 

우루무치의 첫 번째 경제무역박람회(1992.9.2). 우루무치시 박물관. 2019 김동하

 

서부대개발 정책 우루무치 좌담회(20003) 우루무치시 박물관. 2019 김동하

 

우루무치 지하철역('국제바자르'가 있는 알다오치아오) 및 지하철 내부. 2019 김동하

 

201810월에 개통한 우무루치 지하철은 20119월에 개통된 섬서성 서안시(시안) 지하철에 이어, 중국 서북 지역 도시 중 두 번째로 지하철을 개통했다. 2019628일에 1호선 전 노선이 개통되었으며, 필자는 바로 그 다음주에 우무루치를 방문하여 지하철을 탈 수 있는 행운을 가지게 되었다.

서부대개발 정책은 중국이 2000년부터 시작한 서부권역 발전을 위한 50년짜리 국책사업이다. 지금도 진행중인 위 정책은 그간 10, 20, 30년간의 장기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집행해 오고 있다. 따라서 정책 초기부터 연구를 해온 필자에게 우무루치 지하철 탑승은 서부대개발정책 실현을 체험하는 의미 깊은 경험으로 다가왔다.

우무루치 지하철 1호선은 전장 27.621개 역을 지나며, 특히 우루무치 국제공항과 도심을 연결하고 있다. 현재는 2호선 공사중이었으며, 2030년까지 총 10개 노선(340)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한다.

참고로 감숙성 란저우시 역시 20196, 지하철 1호선(25.9. 20개역)을 개통하여, 중국 내 34번째로 지하철을 가진 도시이자, 서북권에서 우무루치 다음으로 3번째로 지하철을 보유한 도시가 되었다.

 

아라베스크(아라비아 문양) 디자인의 우무루치 맨홀. 2019 김동하

 


이번 여행기와 관련하여 같이 읽어보면 좋은 참고도서로는 신장의 역사(제임스 A.밀워드. 2013), 실크로드 문명기행(정수일.2006), 실크로드 길이 아니라 사람이다(중국신장도시연구동우회. 2012)’ 등이 있다.


 

김동하 작가의 두피디아 여행기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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