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여행은 없다,'Again' India

평온한 맥그로드 간즈, 달호수와 나디 선셋 포인트

인도 > 히마찰프라데시

by 봄날여행 2019-09-15 조회 273 1

멋진 히말라야 설산의 일몰을 볼 수 있는 나디 선셋포인트.
하지만 한낮의 일몰 포인트도 멋지다. 가는 길에 봤던 달호수까지.

맥그로드 간즈(줄여서 맥간)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단어는 peaceful, 평화로움이다. 

물론 맥간의 여름은 타는듯한 더위를 피해온 여행자들로 몸살을 앓지만

맥간은 근원적으로 평화로움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곳이다. 

 

새소리에 눈을 뜨면 오늘 하루 펼쳐질 완벽한 하루가 기대되고

오후의 햇살에 짧은 쪽잠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는 곳. 맥간은 그런 곳이다. 

 


 

여행 전부터 맥간에 오면 꼭 트리운드 트래킹을 하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여행 초반에 무리하게 걸어다녀서인지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았다. 

결국 트래킹은 포기하고 달 호수와 나디 선셋포인트를 가기로 했다. 

한국에서부터 꾸역꾸역 챙겨갔던 등산용품은 애꿎은 짐만 된 셈이다. 

 

그래도 나디 선셋포인트가 마냥 편한 길은 아니다. 

잘 포장되어있긴 하지만 그래도 산을 하나 오르는 거라, 트래킹 느낌은 날 수 있을 것 같다. 

 

지도어플을 확인해보니 내가 머문 박수나트에서 5km가 넘는 거리다. 

거리는 꽤 있지만 걷기로 했다. 

걸어가면서 보이는 맥간의 소소한 풍경에 난 이미 마음을 빼앗겨 버린 상태였다. 

 

일단 숙소에서 30분 걸려 맥간의 중심가인 터미널 근방에 도착했다. 

여행자들이 많이 머무는 곳이라 그럴 싸한 까페들이 많은데 그 중 한곳에서 농부의 음식이라는 신선한 음식을 먹었다. 

감자를 채썰어 계란과 함께 구워낸 음식으로 간단하지만 꽤 맛좋은 아침이었다. 

 

 

 

 

맥간의 그린레스토랑. 신선한 음식에 멋진 풍경은 보너스

 

 

터미널은 번잡한 곳이라 도로 표지판이 하나 보였다. 

투박하지만 방향을 찾기에는 결코 부족함이 없는 표지판이다. 

음. 여기서 나디까지는 4.7km. 달호수는 3km까지이다. 

 

 

맥간 버스터미널. 

어느 나라나 터미널, 기차역 주변은 정신없기 마련인데 맥간의 버스터미널은 입구에서부터 쓰레기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쓰레기 더미 사이로 개들이 아침밥을 찾고 있다. 

인도는 어딜 가나 청결함과는 거리가 먼데, 인도의 익숙한 이 모습에 또 다시 마음이 아파온다. 

 

 

정신없는 맥간 버스 터미널

 


 

하지만 터미널을 벗어나자마자 완전히 새롭고 신선한 숲길이 펼쳐진다. 

성수기를 맞아 좁은 숲길이 차들로 꽉 막히긴 했지만, 고개를 들면 보이는 멋진 숲이 그저 좋았다. 

 

 

 

 

 

세인트 존스 교회

 

 

 

20여분쯤 걸어가면 나타나는 세인트 존스 교회. 

영국 식민지 시절 영국인들의 휴양지로 인기가 있었던 맥간. 그래서 이곳에 그 흔적이 남아있는 것이다. 

 

교회를 지난 다음부터 오르막길이 시작됐다. 

급커브길이 나타나는 가 하면 경사가 상당한 산길이 이어지기도 했다. 

아무리 맥간의 여름이 시원하다해도 한낮의 태양 아래서 걸어가자니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달호수 가는길에 본 버스

 

 

그럴때마다 오토릭샤나 택시의 유혹이 찾아왔지만 그냥 걷기로 했다. 

나에겐 지금 시간이 넘쳐나고 있었고, 걸어가야 보이는 풍경들이 너무나 사랑스러웠기 때문이다. 

 

고개만 들면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데 힘들때면 저절로 고개가 떨궈진다. 

 

달호수까지 가는 길에 보이는 멋진 풍경

 

 

 

1시간 반쯤 걸었을까, 첫번째 목적지인 달 호수에 도착했다. 

호수는 예상보다 규모가 작았다. 그리고 깨끗한 숲속인데도 호수는 그리 깨끗해보이지 않았다. 

올라오기 전에 호수에 도착하면 야외까페에서 아이스커피를 마셔야지 기대했는데, 역시나 그건 사치였다. 

호수 주변엔 까페 하나도 발견할 수 없고 호텔들만 몇개 보일 뿐이었다. 

그래도 호수 주변을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전나무만큼은 참 멋지다. 

 

 

 

 

 

여기서 나디까지는 1.7km를 더 가야하는데, 오르막길이 예상돼 시간은 꽤 걸릴것 같았다. 

혹시나 가는 길에 배고파지지 않을까 적당한 식당을 찾기로 했다. 

몇개의 호텔 중 적당한 곳을 찾아 들어갔지만 음식값은 턱없이 비싸고, 멋진 전망도 보이지 않았다. 

관광지 주변이라 어쩔 수 없겠지 하고 비싼 치킨 요리를 먹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여기서 먹은게 실수였다. 

선셋 포인트에는 더 멋진 풍경을 보며 먹을 수 있는 저렴한 식당들이 더 많았는데 말이다. 

 

 

달호텔에서 먹은 500루피 짜리 치킨요리. 맛은 있었지만 가격을 보고는 선뜻 먹을 용기가 안났다

 

 


 

점심을 먹고 다시 선셋 포인트로 향했다. 

도로가 포장되어 있을 뿐 등산이나 마찬가지인 길을 오르다보니 슬슬 무릎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뒤돌아보면 이렇게 멋진 길을 올라왔다. 

 

 

 

 

쉼없이 2시간 쯤 걷다보니 드디어 나디 선셋포인트에 다다랗다. 

입구에는 게스트하우스, 식당 등 작은 읍내 풍경이 펼쳐져있었다. 

이곳에서 며칠을 보내도 좋겠는걸. 

아날로그 감성이 풍기는 모모가게. 그리고 히말라야 정상을 볼 수 있는 야외까페들까지. 

다시 한번 후회된다. 배고픔을 조금만 참았다면 여기서 호사를 누렸을텐데 .

 

 

나디선셋포인트입구에 있던 모모가게​​​​​​​

 

 

 

나디 선셋포인트 입구 마을​​​​​​​

 

 

맥간 우기에는 이곳에서 히말라야 설산을 보기 힘들다고 한다. 

안개 낀 날도 많고, 비가 오는 날도 많기 때문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맥간에는 하루종일 폭우가 쏟아졌는데, 오늘은 이렇게 화창하고 선명한 설산이 모습을 드러냈다. 

우연 처럼 다가온 행운이 그저 감사하다. 

 

 

 

 

가까이 보이지만 쉽게 다다를 수 없는 곳. 

히말라야 설산은 나의 꿈과 닮아있다. 

손만 뻗으면 언제든지 닿을 수 있을 것 같지만, 그곳은 그 길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하긴 쉽게 허락한다면 그건 꿈이 아니겠지만

 

작은 산길을 걷기도 하고 벤치에 앉아 산이 주는 고요한 분위기를 즐겼다. 

위대한 자연 앞에서 어떠한 말도 할 수 없었다.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가'

하염없이 난 이 꿈같은 시간을 즐겼다. 

 

 

 

 

간단한 라면이나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전망좋은 까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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