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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여행기 작성

안녕하세요, 테라입니다.
'세상에 나를 그리다, 10# 몽골 중부여행 1화 : 테를지 국립공원'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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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몽골에 방문하게 되어 몽골 중부 지역과 테를지를 여행하게 되었다.
총 4박 5일간 테를지 국립공원부터 시작해서
엘승타사르헤, 타이하르 촐로, 촐로트 강, 텔힌 차간 호수, 호르고 화산, 하르호링을 다녀왔다.
결론적으로 사막, 호수, 협곡 등 다양한 몽골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고르히-테를지 국립공원 Gorkhi Terelj National Park
몽골의 수도 울란바타르에서 약 1시간 정도(거리는 약 80km 정도) 차로 이동하면 도착할 수 있는
몽골 여행지 중 가장 가까운 여행지이자 다양한 액티비티,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빼어난 경관으로 유네스코에서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어졌다.
바로, 몽골 여행자들이 필수로 방문하는 곳인 고르히-테를지 국립공원이다.
고르히-테를지 국립공원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내야한다.
사실 이것은 입장료를 받는 사람이 있을 때만 내고, 없을 땐 프리 패스로 지나갈 수 있어서 복불복이다.
입장료는 외국인은 3000투그릭이고 현지인의 경우는 300투그릭이다.
나는 울란바토르에 집이 있어 거주증이 있기 때문에 외국인 가격이 아닌 현지인 가격으로 표를 구입했다.
몽골 인구의 50%가 수도인 울란바타르에 살고 있다고 한다.
그 외 50%는 수도 외 지역에 살고 있는데 여전히 유목민의 삶을 살고 있다.
몽골 집인 게르에서 살면서 몽골 5대 가축인 소, 말, 양, 염소 그리고 낙타를 키운다.
이들은 가축들이 먹을 풀을 찾아 이동을 하면서 살고 있다.
테를지에도 유목민들을 볼 수 있으며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길을 안내하듯 염소와 양이 앞장서고, 게르를 실은 트럭과 가족이 뒤를 따랐다.
고르히-테를지 국립공원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넓은 초원뿐만 아니라 굽이굽이 산, 맑은 공기, 높은 하늘, 바위 자연 그 자체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안타까운 역사의 한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바위가 눈에 띄는데 과거 군인으로부터 스님들이 몸을 숨기기 위한 장소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1930년대 스탈린 사회주의 정권이 수립되면서 불교가 불법화 되면서 이단 취급을 받았다.
그 이후 스탈린 노선을 거스르는 몽골 정치인과 스님들의 학살이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곳곳 바위에서 몸을 숨겼고, 숨지 못한 사람들은 반란, 간첩 등의 죄목으로 처형당했다.
강제 노동 수용소로 끌려가기도 하였고, 강제 결혼을 시키는 등 매우 잔인한 종교 탄압이 있었다.
지금은 90% 이상이 라마교(티베트 불교)를 믿고 있으며, 종교의 제약이 없다.
#칭기즈 칸 마동상, 박물관 Chinggis Khaan Statue
테를지를 가는 길목 옆쪽에는 천진벌득이라는 지역이 있는데 이곳에는
칭기즈 칸의 위엄을 느낄 수 있는 마동상과 박물관이 있다.
테를지와 가까워 여행 코스로 함께하는 곳이기도 하다.
전설에 따르면 칭기즈 칸이 사용했다는 황금 채찍이 발견된 자리라고 한다.
칭기즈 칸 박물관에 들어가기 전에 독수리를 볼 수 있다.
훈련이 뙜는지 사람의 팔위에 올려놓고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활짝 날개를 펼친다.
멀리서 보아도 눈에 띄는 칭기즈 칸의 마동상이 천진벌득 위에 서 있다.
사회주의 시절 '칭기즈 칸'이라는 말이 금기시되었고, 내뱉는 것은 죽음을 의미했다.
'악의 화신'이라고 칭기즈 칸을 내려 누르기도 했다.
하지만 사회주의가 끝나고 몽골 건국 800주년 기념으로 칭기즈 칸의 동상이 새워지면서 다시 부활했다.
마동상은 녹슬지 않는 재료로 만들어졌으며 높이는 40m이며 무게는 약 250톤이라고 한다.
마동상과 내부를 둘러보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구입해야한다.
입장료는 성인은 8,500투그릭, 아이는 3,500투그릭이다.
여름엔 오전 9시 30분부터 20시까지 입장이 가능하고,
겨울엔 10시부터 18시까지 가능하다.
들어가면 거대한 몽골 전통 신발인 고탈이 전시되어 있다.
고탈은 굽이 없는 부츠로, 기능성 신발이다.
좌우가 똑같아 비상시에 재빨리 신을 수 있는 고탈은
앞발에 코가 높아 말을 탈 때 안전하게 하였고, 씨름을 할 때도 걸이에 유용하도록 만들어졌다.
라마승들은 땅을 발로 차는 것을 금기시하였는데
이 신발은 그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종교적 이야기도 있다.
지하에 내려가면 과거 흉노시대의 유물을 볼 수 있다.
몽골 초원 최초의 유목 제국이자 초원의 강자였던 유목기마민족인 흉노.
그 당시 사용되어졌던 일상생활 도구부터 장신구, 악기, 전쟁 시 사용한 군사물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일부 장소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찍을 수 없었다.)
위로 올라가면 말 위에 타고 한쪽 손엔 황금색 지휘봉을 잡고 있는 칭기즈 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면서 과연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까지 손을 뻗었던 그 강인함을 느낄 수 있었다.
박물관 밖을 나오면 말을 타고, 칸을 호위하는 장군들의 동상이 있다.
표정이 생생해서 지금이라도 당장 전투할 것만 같았다.
#몽골 전통 가옥, 게르 Mogolian Traditional house, ger
몽골 울란바토르에서는 고정 가옥에 거주하는 형태이지만
여전히 유목민의 삶을 살고 있는 몽골인들은 몽골 전통 게르에서 거주하고 있다.
게르는 나무로 엮어낸 벽에 양털로 만든 펠트와 하얀색 천을 씌워 만든 천막으로
1시간이면 만들고 해체할 수 있어서 이동에 용이하게 되어있다.
몽골을 여행하면 대부분 전통 가옥인 게르에서 잠을 자게 된다.
이번 여행에서는 4박 중 3박을 게르에서 잠을 잤고, 1박은 벽돌로 지어진 숙박 시설에서 잤다.
개인적으로 게르는 익숙하지 않아 불편하지만 몽골의 정서를 느낄 수 있다.
내부에는 중앙에 난로가 있고 그 주변으로 침대가 있다.
이 게르는 숙박용 게르라 침대밖에 없지만 실제로 생활하는 게르 내부에는
부엌과 TV, 서랍장, 세면대 등이 있다.
친구와 나는 방을 배정받은 후 짐을 두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거북 바위 Turtle Rock
몽골 고르히-테를지 국립공원에는 여러 기암괴석이 있다.
가장 유명한 기암괴석은 압도적인 크기와 누가 보아도 긍정할 수 있는 모습을 갖춘
바로 이 거북 바위 이다.
거북바위는 마치 사람이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것처럼 보이지만
바람에 오랫동안 풍화되어 만들어진 자연의 작품이다.
사진 오른쪽이 거북의 얼굴을 떠올리게 하고, 왼쪽이 딱딱한 등껍질을 연상하게 한다
반대쪽으로 넘어가면 거북 머리까지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있다.
길이 가파르고, 위험하기도 하고, 일정이 허락치 않아 올라가보지는 못했으나
바위 위에 올라가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거북 바위가 바라보고 있는 전경을 함께 나눠 볼 수 있다는 것 또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아닐까 생각한다.
#승마 Horse riding
고르히-테를지 국립공원에서는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데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승마이다.
가격은 1시간에 5,000투그릭~10,000투그릭 정도라서 한화로 약 2,500원~5,000원 내로 승마를 즐길 수 있다.
저렴한 것도 한 몫을 하지만 말을 타고 테를지 주변을 돌아보는데
자동차를 타고 돌아다니는 것과는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워낙 테를지 국립공원이 아름다워 여유롭게 말과 한 몸이 되어 돌아다니는 것은 여행의 필수 코스다.
말을 이끄는 가이드가 있어서 위험에 항시 대기하고 있으며,
얌전한 말의 경우는 잘 뛰지 않아서 혼자서도 탈 수 있다.
당연하지만 안전을 위해 말의 고삐와 손잡이를 꼭 잡고,
발은 너무 깊숙하게 넣지 않는 것이 포인트이다.
"사람이 말을 무서워하면 말도 그것을 느껴서 무서워하게 됩니다.
그러니 너무 무서워하지 말고, 편안하게 마음을 유지하세요."
가이드가 한 말씀이었다.
주로 돌아오는 길에는 말이 달리는데 리더 말이 달리면 자동적으로 따라 달리거나
'충!' '츄!'라는 소리와 채찍을 이용하여 달리기도 한다.
'충' 혹은 '츄'라는 소리는 한국의 '이랴'와 같은 의미이다.
나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두 승마를 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겨울 승마가 좋았다.
건조하면서 소복이 쌓인 눈 위를 걸어가면서 보이는 풍경이 가장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이 당시는 9월 말, 가을이었는데 나무가 많은 산들이 모두 노랗게 변해 있어서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몽골 음식 - 허르헉, 고릴테 슐, 보쯔
몽골의 주식은 고기다. 1년 동안 살면서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음식을 본 적이 없다.
밥과 함께 먹는 야채볶음에도 고기가 들어가고, 볶음 국수에도 고기가 들어간다.
보쯔와 호쇼르와 같은 만두에는 양고기나 소고기만 들어간다.
몽골 선생님께서 나에게
"동물들이 풀을 뜯어 먹었으니 그 동물을 먹는 우리는 풀을 먹지 않아도 먹는 것과 같다"라고 말씀하셨다.
농담인지 진담이지 모를 말씀이었지만 왠지 나는 그 말이 진실처럼 다가왔다.
몽골의 전통 음식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허르헉이다.
허르헉은 양고기 요리로 양고기와 당근, 감자 등을 달궈진 돌과 함께 냄비에 넣어 쪄낸 음식이다.
귀한 손님이 집에 방문할 때 만드는 음식이었으나 지금은 수도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다.
몽골의 고기는 한국과 달리 피를 제거하지 않고, 사료를 먹이지 않아 누린내가 나서
많은 사람들이 잘 못먹기도 하지만 허르헉은 내가 좋아하는 몽골 음식 중 하나였다.
그 외에도 국물이 있는 국수인 고릴테슐(왼)과 보쯔(오)도 나왔다.
고릴테슐도 들어가는 재료는 허르헉과 비슷하다.
양파, 감자, 고기 등을 넣어 볶은 후 물을 넣고 끓이다가 면을 넣어 익혀주면 된다.
보쯔 소는 양고기와 소고기가 주로 들어가는데 한국사람 입맛에는 소고기가 더 낫다.
저녁을 먹고 돌아와서 밤이 되면 게르 난로에 나무 장작을 넣고 불을 껴준다.
너무 추워서 옷을 껴입다가도 몇 분 후면 바로 따뜻해져서 다시 옷을 벗게 된다.
깨어 있을 땐 장작을 이용하는데, 장작은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로 유지 시간이 짧다.
잠 자기 전에 말하면 석탄을 가져다 주셔서 그것을 넣고 자면 꾀 오랫동안 불이 꺼지지 않는데
첫 날 믿고 잠을 잤다가 새벽에 불이 꺼져서 오들오들 떨었다.
너무 추워 주인아저씨를 깨워 불을 다시 켜서 잤는데 나름 재미난 해프닝이었다.
그 이후 여행을 다닐 동안 1시간 30분마다 일어나서 난로에 장작을 넣었다.
몽골 게르의 재미있는 점은 문을 열어두면 동물들이 자기 집인 것처럼 편안하게 들어온다는 것이다.
몽골 고비를 여행할 땐 염소가 들어왔는데, 이번엔 고양이가 들어왔다.
따뜻한 게르 안이 편안했는지 자리를 잡고 잠을 자다가 새벽에 문 앞을 서성거려 문을 열어줬더니 나갔다.
몽골의 하늘은 정말 아름답다.
하늘을 가릴 것이 하나 없는 이 넓은 땅, 몽골에서 내가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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