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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어머니가 된 일곱 후궁을 모신 칠궁 七宮
서울 종로에 꼭꼭 숨어있는 칠궁의 베일을 벗겨보자!
보통 서울에 있는 궁궐들은 지정된 휴일만 제외한다면 상시 출입이 자유로운 편에 속한다. 반면 그와는 다르게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곳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마치 리미티드 에디션을 마주한 느낌? 북악산을 병풍삼아 꼭꼭 숨어있는 칠궁이 바로 그러한 곳 중 한곳이다.
칠궁은 조선시대 역대 왕이나 왕으로 추존된 이들을 낳은 생모이면서 후궁이었던 일곱 여인을 모신 사당이다. 이러한 칠궁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건 칠궁이 자리하고 있는 위치. 다소 특수한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종로구 궁정동 1번지, 바로 청와대 옆이다.
칠궁 내 풍월헌에서 오른쪽으로 고개만 돌리면 청와대가 보일 정도. 그래서 근처 경복궁과 달리 출입하기가 사뭇 어려웠다. 예전에는 청와대 특별 관람객만이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관람 횟수와 관람 시간이 더 늘어나 전보다는 좀 더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게 되었다.
칠궁(七宮)에 가는 방법
종로구청과 ㈜두산이 재조성한 공원 무궁화동산
우선 칠궁에 가기 위해서는 지도에 목적지를 칠궁이라고 검색하면 안된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던 홍길동도 아니고 칠궁에 가려고 하는데 왜 목적지를 칠궁이라고 검색하면 안되는지 의아하겠지만, 칠궁은 개인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없는 곳인만큼 방문 전 무궁화동산 내에 칠궁안내소에서 미리 현장접수를 해야 하기 때문.
무궁화동산은 칠궁과 가깝게 위치한 공원이긴 하지만 그래도 지도에는 목적지를 칠궁보다는 무궁화동산이라고 입력한 후 찾아가는게 훨씬 수월하다. 그리고 주차장은 별도로 없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탑승해서 찾아가는 걸 추천한다.
무궁화동산 (궁정동 55-3)은 서울 종로구 궁정동에 위치한 공원으로 국화 무궁화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종로구청과 ㈜ 두산이 옛 중앙정보부 궁정동 안전가옥터에 재조성한 공원이다. 북악산을 배경으로 군데군데 위치한 벤치에 앉아 주민들이 한가롭게 쉬는 모습을 만날 수 있는데 칠궁으로 가는 방향 끝자락에 칠궁안내소를 만날 수 있다.
무궁화동산 내에 있는 칠궁안내소
10인 이상 단체의 경우에는 관람희망일 7일전부터 1일전까지 경복궁 관리소 홈페이지에서 미리 신청을 해야 한 후 해당 시간 전에 무궁화동산에 위치한 칠궁안내소를 방문해야 한다. 하지만 개인 관람의 경우는 현장접수만 가능하기 때문에 바로 칠궁안내소에 방문하면 된다. 매회 50명으로 제한되어 있고 단체예약인원 50명 미만 시 미달된 인원만 현장 접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예정된 관람시간보다는 조금 서둘러 가는 것이 좋다.
관람은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진행되며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궁이다. 입장 가능한 관람 시간은 1일 7회로 9시 20분, 10시 20분, 11시 20분, 13시 20분, 14시 20분, 15시 20분, 16시 20분에 진행된다. 관람료는 무료!
관람 시간을 정하고 신분증(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중 하나)을 제시 하면 간단한 신청서를 작성하게 된다. 신청서를 작성한 후에는 칠궁안내소 직원의 안내에 따라 정해진 시간에 출발하게 되는데, 대부분 10분전에 와서 미리 대기하고 있다.
센스 있게 뒷면에는 칠궁 지도가 그려져 있는 표찰
출발전에 앞서 직원에게 칠궁 특별관람이라고 적힌 표찰을 받게 된다. 아무래도 정해진 인원만 출입 가능하다 보니 관람 하는 동안은 표찰을 목에 걸어야 하는 것이 원칙. 표찰은 관람이 끝난 뒤에 입구에 있는 직원에게 반납하면 된다.
표찰과 함께 나눠주는 칠궁 팸플릿
그리고 표찰과 더불어 칠궁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적혀 있는 팸플릿도 같이 나눠 준다. 해당 팸플릿을 참고해서 둘러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둘러볼 수 있다.
원래 칠궁의 경우 직원의 인솔에 따라 설명을 들으며 관람을 한 후 자유시간을 갖게 되지만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설명이 중지된 상태. 그래서 자유관람으로 둘러볼 수 있었다.
대신 사태가 심해져 강화된 방역조치가 시행될 경우에는 관람을 일시 중단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관람 일정을 경복궁 관리소 홈페이지에서 미리 확인하거나 전화로 문의한 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필자도 미리 문의후에 방문했다.
조선시대 일곱명의 왕 또는 추존왕의 모친을 모신 사당 칠궁 七宮
송죽재와 풍월헌
칠궁의 관람순서는 외삼문 → 송죽재와 풍월헌 → 중문 → 삼문 → 육상궁과 연호궁 → 냉천정 → 삼문 → 덕안궁 → 저경궁, 대빈궁, 선희궁과 경우궁 → 삼문 → 내삼문 → 외삼문 순으로 진행된다. 나열하고 나니 무척 긴 것 같지만 빠르게 둘러보면 20~30분 내로 볼 수 있을 정도로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그래서 최대 관람시간도 약 50분 정도로 길지 않은 편. 자유관람이다 하더라도 직원이 어느정도 동선을 안내해주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건 없다.
중문에서 바라본 풍월헌
칠궁 내에서는 사진도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는데 대신 한가지 주의해야할 사항이 있다. 바로 청와대를 사진에 담으면 안되는 것! 풍월헌 옆으로 청록색의 가림막을 설치해 놓은 걸 볼 수 있는데 가림막 너머가 청와대일 정도로 매우 가깝다. 풍월헌 근처를 촬영할 때는 청와대가 나오지 않도록 주의하자.
육상궁과 연호궁으로 이어지는 삼문
칠궁(七宮)에는 숙종의 후궁이며 영조의 생모 숙빈 최씨의 사당 육상궁부터 영조의 후궁이며 추존왕 진종의 생모인 정빈 이씨의 사당 연호궁, 고종의 후궁이며 영친왕의 생모인 순비 엄씨의 사당 덕안궁, 선조의 후궁이며 추존왕 원종의 생모 인빈 김씨의 사당 저경궁, 숙종의 후궁이며 경종의 생모 희빈 장씨의 사당 대빈궁, 영조의 후궁이며 추존왕 장조의 생모 연빈 이씨의 사당 선희궁, 정조의 후궁이며 순조의 생모인 수빈 박씨의 사당 경우궁까지. 이름 그대로 일곱개의 사당이 있다.
육상궁과 연호궁
원래 이곳은 영조가 자신의 친어머니자 숙종의 후궁이었던 숙빈 최씨를 위해 영조 원년에 세운 사당 육상궁만이 있어 육상궁으로 불렸다. 참고로 숙빈 최씨라 하면 드라마 ‘동이’에서 한효주가 맡았던 역할이다. 그 이후 1908년 순종 때에 저경궁, 대빈궁, 연우궁, 선희궁, 경우궁이 육상궁 경내에 합사되어 육궁이 되었다가 1929년 덕안궁이 이곳으로 옮겨와 지금의 칠궁이 되었다.
덕안궁, 저경궁, 대빈궁, 선희궁, 경우궁으로 이어지는 삼문
덕안궁
왼쪽부터 저경궁, 대빈궁, 선희궁과 경우궁
다른 사당들과는 다른 모습의 대빈궁
칠궁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곳을 고르라 한다면 바로 대빈궁을 꼽을 수 있다. 대빈궁은 경종의 어머니이자 숙종의 후궁인 희빈 장씨의 사당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누군가 싶지만 장희빈 이라고 하면 아무리 역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대번에 알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얼굴이 아름다웠다고 기록된 만큼 미인이라고 손꼽히는 연예인들이 캐스팅되어 여러 차례 드라마가 만들어질 정도로 많이 언급되는 후궁 중 하나이다.
이러한 희빈 장씨의 신주를 봉인한 사당인 대빈궁은 주변의 다른 사당과 비교해봤을 때 세가지 다른 점이 눈에 띈다. 바로 계단과 기둥 그리고 문으로, 계단이 다른 사당보다 더 많고 문에 붙어있는 쇠붙이 경첩도 더 화려할 뿐더러 기둥도 모두 두리기둥으로 되어있다. 이렇듯 희빈 장씨의 경우 왕비에까지 올랐던 후궁으로 다른 사당과는 조금 다르게 꾸며져 있기 때문에 비교해서 보면 더 기억에 남을 것이다.
아무래도 출입이 자유로운 서울 내 궁궐들은 언제나 사람으로 붐빈다. 하지만 청와대 옆 꼭꼭 숨어있는 칠궁은 제한된 관람으로 인해 다른 곳에 비해 한적하게 둘러볼 수 있다. 그리고 칠궁은 청와대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청와대 관람을 신청 예약한 후 함께 둘러봐도 좋고, 경복궁까지는 도보 약 17분 거리에 있기 때문에 경복궁과 함께 둘러봐도 좋은 서울 나들이 코스가 될 것이다. 이번 주에는 칠궁에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
칠궁 七宮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창의문로 12 삼락당
- 전화번호 : 02-734-7720
- 관람일자 : 매주 화요일~토요일 (주 5일 / 월요일 휴궁)
- 관람료 및 관람 소요시간 : 무료, 50분(자유관람)
- 입장시간 : 1일 7회 시간제 관람
- http://www.royalpalace.go.kr
<해당 기사는 2020년 6월 기준으로 작성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