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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 야경 스팟 모음
Prologue.
솔직히 고백하자면 세계 최고의 야경뷰, 보면 심장이 멎을 거 같다
그런 감상들이 무색하게 처음 부다페스트 국회의사당을 봤을 때
내가 느낀 점은 음, 이쁘네. 그게 다였다.
그런데 다른 나라들을 방문하고 많은 야경들을 보면서
부다페스트 국회의사당 야경이 왜 그토록 더 생각이 나던지.
처음 볼 때도, 중간 중간 볼 때도, 마지막으로 볼 때까지도.
부다페스트 야경은 항상 황금빛으로 환하게 빛나며 맞아주었다.
아마 몇년 후에 와도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며 빛나고 있어주지 않을까.
부다페스트를 변하지 아름다움 이라고 이름 붙인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 * *
2편. 부다페스트 야경은 왜 그토록 유명한가.
오늘은 부다페스트 야경을 여러 곳에서 관람할 수 있는 스팟들을 정리해보려 한다.
사진들을 보면 부다페스트 야경이 유명한 이유를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대략 6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1. 어부의 요새 2. 국회의사당 맞은편 뷰 3. 갤레르트 언덕 4. 부다왕궁 5. 트램 6. 호텔뷰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겠다.
1. 어부의 요새
한국인에게 가장 알려진 부다페스트 야경 스팟이다.
부다페스트에 도착해서 시차 적응 때문에 오후에 일어나기를 반복하던 중
그래도 야경은 봐야지 하면서 지친 몸을 끌고 나와
인터넷에 검색해서 가장 유명한 어부의 요새라는 곳으로 향했다.
이 장소가 한국인들에게 더 유명해진 이유는 짠내투어에서 박신혜 배우님이 인증샷 장소여서다.
부다페스트 야경을 중앙에 두고 기둥 사이에 들어가 사진 찍는 한국인들을 볼 수 있다.
매우 많이. 어느 정도면은 길게 줄지어서 사진 찍으려고 기다린다.
하지만 빛번짐이 심하고 노출조정이 힘들어 사진을 이쁘게 찍기 매우 힘든 스팟이다.
사람 얼굴과 어부의 요새 조명, 뒤에 국회의사당 야경 세 개를 모두 다 잡아내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아마 검색해서 볼 수 있는 멋진 어부의 요새 사진들은 엄청나게 좋은 카메라 렌즈를 이용하거나
수많은 보정을 통해 탄생한 역작일 거라고 여기서 여러번 다른 계절에 거쳐 사진을 찍어본 사람으로서 장담한다.
기둥들 사이에서 인증샷 찍기에 집중하느라 놓치기 쉬운데
사실 어부의 요새는 요새 자체만으로도 멋지고 매력적이다.
어부의 요새는 19세기 시민군이 왕궁을 지키고 있을때, 도나우강의 어부들이
강을 건너 기습하는 적을 막기 위해 요새를 방어한데서 이름이 유래하였다고 한다.
말은 요새인데 성 같은 화려함과 웅장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낮에는 순백의 하얀색으로 빛이나고 밤에는 불빛이 밝혀져 황홀했다.
오래된 고성에 잠시 놀러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실제로 건축에 쓰인 석조물의 상당수가 옛 왕궁 잔해를 재사용했다고 한다.
나는 부다페스트 국회의사당 야경을 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어부의 요새 자체가 좋아서 여러번 방문했었다.
요새의 고깔 같은 지붕들이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이 일곱개의 탑이 건국 당시의 7부족을 상징한다.
마차시 교회부터 회랑들이 하나로 주욱 연결되어 있는 구조인데
사람이 없는 조용한 테라스에 하나 들어가
요새와 부다페스트를 내려다보고 있으면 세상을 다 가진듯한 평안함이 느껴진다.
영화 알라딘에서 양탄자를 타고 날라가면서
아그리바의 야경을 내려다보는 기분이 이렇지 않을까.
2층은 좀 더 요새같은 뷰인데 층별로 다른 각도의 뷰를 볼 수 있으니
2층에도 가보기를 추천한다. 입장료와 운영시간을 잘 확인해야 한다.
야경을 보는 사람들의 모습들은 다들 행복해보였다.
또 처음 어부의 요새를 방문했을 때 어떤 여성분께서
악기 하나 없이 민요를 부르면서 버스킹을 하고 계셨는데
그 덕에 더 이색적이고 황홀하게 느껴졌다.
이 스팟의 한가지 아쉬운 점은 부다페스트 국회의사당이 너무 멀리
희끄무레한 느낌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 사진도 카메라 줌을 최대로 땡겼을 때 겨우 보이는 각도인데
다른 건물들과 교회들로 그 광경도 좀 방해가 된다.
그래서 뭔가 아쉬워서 좀 더 가까이 보려고 국회의사당 앞의 두번째 스팟으로 이동했다.
어부의 요새에서는 요새 자체를 즐기고
멀리서 국회의사당을 관람하는 정도로만 생각하고 두번째 스팟으로
이동해서 다시 야경을 제대로 관람하기를 추천한다.
내려오는 길이 어둡고 조용하고 계단이니 조심해야 한다.
나중에는 지름길을 터득해서 골목 사이사이로 다녔는데
아무리 헝가리 치안이 좋은 편이라고 해도 늦은 시간이나 외진 길은 조심해야 한다.
사실 어부의 요새 갈 때마다 계단길이 힘들어서 버스가 없나 관찰했었는데
아래쪽에서 16번 버스를 타면 빙 둘러 돌아 올라가 주었다.
2. 국회의사당 맞은편
국회 의사당 맞은편에는 Batthyány tér 역이 있다.
이 곳이 정말 최고의 뷰라고 생각한다.
지하철, 매트로, 버스가 다 가는데 내리면 숨이 멎으므로 마음의 준비.
횡단보도를 건너서 눈앞에 크게 보이는 현실감 없는
국회의사당을 마음껏 구경하면 된다.
날씨가 좋으면 저기 턱에 걸터 앉아 토카이 와인이나 맥주와 함께 노상하기 좋다.
바로 맞은 편에 spar에서 간단한 먹을거리를 사와서 자리를 잡고
해질 무렵부터 이야기를 나누면서 구경했다.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하던가.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보다
검푸른 하늘에 빛을 내기 시작하는 국회의사당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뷰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리를 정리할 때면
어느새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빛나고 있는 황금빛이 눈에 들어왔다.
이 앞에서도 한국인 분들이 굉장히 사진을 많이 찍는다.
대부분은 친구와, 친구들과 혹은 가족과 와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길을 걷는데 혼자 오신 분께서 혹시 사진을 찍어주실 수 있으시냐고 핸드폰을 건네주었다.
쑥스럼이 많으셔서 몇장 찍고 찍힌 사진 확인도 안하고 후다닥 일어나려는걸
언제 이곳에 또 와보겠냐고 저쪽이 사진이 잘 나온다고
포즈랑 각도를 잡아드리면서 인생샷을 열심히 찍어드렸다.
혼자 여행을 갈 때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기 힘든 걸 잘 알고 있어서 더 열심히 찍어드린 것 같다.
3. 겔레르트 언덕
처음에 언덕이니까 일단 부다페스트 전체 뷰를 볼 수 있겠구나
다른 사람들이 멋진 부다페스트 야경 사진을 보고 당연 겔레르트 언덕이겠구나 해서 올라갔다.
그리고 그날 힘들어서 저녁 일정을 중도포기하고 돌아와야 했다.
지금 돌이키면 헝가리 교환학생들 사이에서도 부다페스트 야경이야기를 할 때
겔레르트 언덕 이야기를 한다면 ".....굳이....?" 이런 반응이긴 하다.
그 이유는 노력 대비 가성비가 떨어지는 곳이라고 할까.
언덕인데 여러 전망대를 가봤지만 꽤나 등반을 해야 하는 체력이 요구된다.
올라가는 길도 길고 경사도 급하다. 언덕이라 바람도 쎄다.
더군다나 구글 지도는 제대로 된 위치를 알려주지 않아 도착해보니 웬 공터.
길도 외지고 표지판도 잘 설치되어 있지 않아 여기가 맞나? 하는 의문이 들게 된다.
사람도 많이 있는 편은 아니라 혼자 걸어간다면 안전상의 이유로 비추하고 싶다.
정 구경하고 싶다면 부다페스트 단체 야경 투어를 이용해보기를 권한다.
단체차량을 이용해서 야경 명소들을 빠르게 둘러볼 수 있다고 한다.
왜 이름이 겔레르트 언덕이지? 궁금증에 찾아보았는데 충격적이게도
이 언덕이 헝가리 기독교화를 반대하던 이교도들이
겔레르트를 못이 든 상자에 넣어 언덕에 굴려 죽인 장소여서
붙인 이름이라는 걸 알고 급 경건한 마음이 되었다.
부다페스트와 국회의사당, 세체니 다리가 모두 보이는 도시 전경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빛이 너무 멀어서 초점 잡기가 힘들었던 거 같다.
분리된 삼각대를 잘못 챙겨가서 거의 그렇게 힘들게 올라가서 건진 사진이 없다.
해발고도 220m로 부다지구에 있고, 그러기에 도나우강과
동쪽의 페스트 지구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이다.
그 때문에 꼭대기의 성채는 헝가리가 합스부르크 제국의 식민지 시대였을 때,
페스트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던 독립운동 감시용 망루로 사용되기도 했다.
겔레르트 언덕은 야경명소임과 동시에 헝가리 근대사의 상처와 종교적 양상까지
담겨있는 이야기가 참 많은 장소인 것 같다.
4. 부다왕궁
부다왕궁은 헝가리를 떠나기 전 마지막 부다페스트 여행에서야 갔다.
부다궁을 한 번도 못가봤다는 말에 부다궁 야경이 부다페스트 야경 중에 가장 이쁘다고
다른 교환학생 친구가 데려갔다. 위치로는 어부의 요새에서 멀지 않았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할 필요 없이 위에서 이동하다보니 부다궁이 나타났다.
독수리 동상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툴루이다.
헝가리 건국의 아버지 아르파드를 낳았다는 전설의 새라나.
13세기 몽고 침입 이후에 피난온 벨라 4세가 방어를 위해 최초로 왕궁을 지었고
마차시 왕 시절에 모든 건물들을 르네상스 스타일로 변형되었다고 한다.
....마차시? 마차시 교회의 그 마차시가 왕 이름이었구나.
눈 앞에서 클로징 되어 입장 못했던 어부의 요새 앞 마차시 교회라 그 이름이 기억이 난다.
여튼 17세기에 합스부르크 마리아 테레지아에 의해 한번 더 개축되었고
역사박물관, 국립미술관, 국립도서관의 역할을 하고 있다.
부다왕궁에서 국회의사당이 잘 보이지는 않다.
하지만 이 곳을 부다페스트 최고의 야경뷰로 뽑은 이유는
이 뷰 때문.
이렇게 아름다운 광경을 보고도
어찌 부다페스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리
세계 3대 야경뷰, 부다페스트.
그 말에 대해 태클걸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다.
그 외
트램 타고 강을 건너면서 보는 뷰도 볼만하다.
웬만한 트램이나 버스도 다 지나가지만 그 중에서도 2번 트램이 유명하다.
길을 자주 잃어서 트램에 타면 방향하고 내릴역 확인하기 바뻐서 트램 사진은 없는게 아쉽다.
호텔뷰는 노보텔 다뉴브, 아트오텔, 부티크 빅토리아, 에어비앤비 등을 이용하면 된다.
특히 노보텔 다뉴브 리버뷰룸이 창 앞에 바로 국회의사당 정면에 있어서 평이 좋다.
나는 숙소보다는 직접 야외에서 뷰 즐기는 걸 좋아해서 숙박까지는 안했지만
호캉스를 좋아한다면, 늦은 밤에 밖에 나가는 것이 꺼린다면 해볼만한 선택인 거 같다.
1박당 대략 20만원 정도 생각하면 된다. 가격이 부담되면 룸쉐어를 구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부다페스트는 항상 한국인들이 많아서 동행을 구하기 좋았다.
Epilogue.
사실 교환학생을 준비하면서 평탄치 않고 좌절이 많았어서
포기할 뻔하기도 했다. 그 때 주변의 누군가가 이야기를 해주길
직접 살아보는 거랑 여행하는 거랑은 달라 라고 했다.
부다페스트는 내게 여행지보다는 일상에 스며든 도시였다.
그래서인지 부다페스트를 떠나면서 아쉽지 않았다.
언제나처럼 다시 이 부다페스트에 와서 이 뷰를 다시 볼 날이 올 거 같다.
그 땐 누구와 함께 있을지 모르겠지만.
빛나는 국회의사당 뷰처럼 미래의 나도 더 빛나고 있기를.
-3편: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부다페스트 여행지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