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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모자 화폐 인물 탄생지 오죽헌(烏竹軒)
율곡 이이와 그의 어머니 신사임당은 워낙 유명한 인물인만큼 어렸을 때 한번은 들어보지 않았을까? 얼마나 유명한지 오천원과 오만원권 화페에서도 그들을 볼 수 있을 정도.
이렇게 혈연관계의 모자가 같이 화폐 인물이 된 건 한국 최초 사례이자 외국에서도 거의 없다고 하니 상당히 이례적이다. 참고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화폐도안 인물의 요건 중 하나가 업적과 품성이 위대하여 많은 국민들로부터 존경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이러한 그들과 관련된 장소가 바로 강릉에 있는데 바로 오죽헌이다. 오죽헌(烏竹軒)은 신사임당의 친정집으로 이곳에서 율곡 이이가 태어났다고 한다. 그 오죽헌이 바로 강릉에 있다고 해서 찾아가보았다.
한적한 곳에 자리하고 있는 오죽헌(烏竹軒)
오죽헌(烏竹軒)은 강릉역에서 차량으로 6분 거리에 있다. 아무래도 강릉 하면 떠오르는 바다 근처가 아닌 만큼 많은 단체 관광이 아니라면 많이 방문하는 곳은 아니지만 아이와 함께 라면 한번쯤 방문해도 좋다.
오죽헌은 코로나 19로 인해 실내관람 시설을 임시 휴관 할 때도 있다. 현재는 정상 운영 중이나 혹시 실내 관람까지 둘러볼 계획이라면 미리 문의 후 방문하면 좋다. 만약 코로나 19로 인해 시립박물관, 율곡기념관, 향토민속관, 인성교육관, 한복 체험관을 임시 휴관하고 야외 관람만 가능할 때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원래 입장료는 개인 기준으로 어른 3,000원, 청소년과 군인 2,000원, 어린이 1,000원이며 만 65세 이상은 무료이다. 매표 시간은 9시부터 17시까지, 관람시간은 9시부터 18시까지이며, 1월1일, 설날, 추석은 휴관일이니 참고하자.
그리고 주차요금도 무료인만큼 차량으로도 부담없이 방문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필자는 대중교통으로 방문했기에 강릉역에서부터 택시를 타고 방문했더니 4천원 정도 요금이 나왔다.
평소 즐겨봤었던 드라마의 촬영지라고 하면 낯선 곳도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오죽헌도 이에 해당되는데 이곳은 바로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의 촬영지이라고 한다.
‘사임당 빛의 일기’는SBS 방송국에서 2017년 1월에 방영된 드라마로 사임당의 삶을 다룬 드라마다. 드라마 방영 전 배우 이영애가 사임당역으로 캐스팅되어 큰 화제를 모았었는데, 신사임당이 생활하던 오죽헌에서 해당 드라마를 촬영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초입 초충도 화원에서는 출연 배우들의 핸드프린팅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오죽헌을 둘러보기 전에 미리 알고 있으면 좋은 두 인물
신사임당(申師任堂)과 율곡 이이(栗谷 李珥)
신사임당(申師任堂,1504~1551)은 조선 중기의 화가이자 문인으로, 앞서 이야기 했듯이 율곡 이이의 어머니이다. 사임당의 뜻은 중국 주나라 문왕의 어머니인 태임을 본받겠다는 뜻으로 지은 호이지 본명은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경전에 능통하고 시(詩), 서(書), 화(畵)에 모두 능하였다고. 하지만 그녀의 작품으로 확인되는 건 매우 드물어 그녀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것들도 진작(眞作, 진짜 작품)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전창작(傳稱作, 그렸다고 전하는 그림)들이 대부분이지만, 오늘날 신사임당의 그림이라고 전해지고 있는 것들은 산수도(山水圖), 초충도(草蟲圖), 묵포도도(墨葡萄圖), 노련도(鷺蓮圖), 어하도(魚鰕圖) 등이 있다.
율곡 이이(栗谷 李珥,1536~1584)는 조선 중기의 유학자이자 정치가로, 신사임당의 셋째 아들이다.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으며 1548년 진사시(進士試, 조선시대에 실시한 과거시험)에 합격했고, 1558년 별시에서 장원으로 급제, 1564년에 실시된 대과에서 문과의 소시, 복시, 전시에 모두 장원으로 합격했다.
이렇듯 생원과 초시, 생원과 복시, 진사과 초시, 진사과 복시, 대과 초시, 대과 복시, 대과 전시, 별시 초시까지 아홉 차례의 과거시험에서 모두 장원으로 합격해 구도장원공(九度壯元公)이라고 불릴 정도로 머리가 비상했다.
왕도 정치의 이상을 문답형식으로 서술한 동호문답(東湖問答), 제왕의 학문 내용을 정리한 성학집요(聖學輯要) 등의 저술을 남겼다.
매표소에서 율곡이이 동상을 지나 걸어오다 보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건 바로 자경문이다. 자경문(自警門)에 들어서면 오죽헌과 문성사를 만날 수 있다.
자경문을 지나 걸어 들어가면 문성사, 오죽헌, 바깥채, 안채, 어제각이 펼쳐진 모습을 볼 수 있는데 특히 이곳에서 바라본 문성사, 오죽헌의 모습이 바로 오천원 구권 지폐의 뒷면 풍경이라고 한다. 만약 구권을 가지고 있다면 비교해봐도 좋을 듯 싶다. 현재 신권에는 사진 속 풍경 대신 신사임당이 그렸다는 초충도가 있다.
계단을 따라 걸어 올라가면 오죽헌의 주요 스팟이라고 할 수 있는 오죽헌을 만날 수 있는데, 일단 그 옆에 정면으로 보이는 문성사(文成祠)는 율곡 이이 선생의 영정을 모시고 있는 사당이다.
여기서 문성이라는 뜻은 1624년 8월 인조대왕이 율곡 선생에게 내린 시호로 ‘도덕과 사물을 널리 들어 통했고 백성의 안위를 살펴 정사의 근본을 세웠다.(道德博聞 安民立政)’ 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리고 문성사 옆에 위치한 보물 제165호 오죽헌(烏竹軒)의 몽룡실(夢龍室)에서 율곡 이이가 태어났다고 한다. 신사임당이 율곡이이를 낳던 날 검은 용이 바다에서부터 해당 방으로 날아와 마루에 서리는 꿈을 꾸었기 때문에 몽룡실이라 불린다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오천원 신권 지폐의 앞면을 보면 율곡 이이 옆에 몽룡실이 그려져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곳을 둘러보다 보면 문성사, 오죽헌 뿐만 아니라 건물 주위로 대나무를 볼 수 있다. 주위에 자라나고 있는 대나무를 자세히 보면 다른 대나무와 달리 줄기가 까만 걸 확인할 수 있는데, 이렇게 줄기가 검게 자라 오죽(烏竹)이라고 불리고 있다고. 오죽헌도 건물 주변에 자라는 오죽으로 인해 이름 지어졌다.
강릉 오죽헌 바깥채
강릉 오죽헌 안채
문성사와 오죽헌 사이로 연결된 문을 지나 걸어가면 바깥 주인이 거처하던 바깥채와 안주인이 거처 하던 안채, 어제각을 만날 수 있다. 원래 오죽헌 정화사업으로 오죽헌과 사랑채를 제외하고 모두 철거 되었는데, 현재 모습은 1996년 정부 문화재 복원 계획에 따라 복원된 모습이라고.
이중에서 바깥채, 사랑채의 기둥에 걸려있는 주련(柱聯, 기둥이나 벽에 세로로 써 붙이는 문구)은 추사 김정희의 글씨를 새겨 놓았다고 하니 눈여겨봐도 좋을 듯 싶다.
바깥채와 안채를 지나 걸어가다 보면 가장 안쪽에 있는 어제각을 만날 수 있다. 어제각(御製閣)은 원래 지금의 문성사가 있던 자리에 있었으나 지금의 바깥채, 사랑채 북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안을 들여다보면 율곡 이이가 쓴 ‘격몽요결’과 벼루를 보관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근처 율곡기념관에서는 율곡의 저서와 신사임당의 유작을 비롯하여 신사임당의 맏딸 매창, 막내 아들 옥산, 이우의 유품을 보관 전시하고 있으므로 같이 들려보면 좋다.
자경문을 지나 문성사부터 시작해 오죽헌, 바깥채, 안채, 어제각 그리고 율곡 기념관까지 둘러보고 나면 거의 다 둘러보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입지문을 지나면 신사임당 동상을 주변으로 향토미술관과 강릉지역 고분군 그리고 강릉시립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향토미술관과 강릉 시립 박물관의 경우에는 율곡 이이, 신사임당과 직접적인 관련의 유적이 전시된 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신사임당 동상 까지만 보고 가는 경우가 많아 무척 한산하다. 둘러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다소 무섭게 까지 느껴 지기도 했는데 그래도 잠깐이나마 옛 강릉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렇게 까지 전부 둘러보면 한시간이 넘게 걸린다. 만약 시간이 부족하다면 매표소에서 율곡 이이 동상을 지나 자경문을 통과해 문성사, 오죽헌, 바깥채, 안채, 어제각 그리고 율곡 기념관과 신사임당 동상까지 보고 오면 될 듯 싶다.
오죽헌(烏竹軒)
- 주소 : 강원 강릉시 율곡로 3139번길 24 오죽헌
- 전화번호 : 033-660-3301
- 휴무일 : 1월 1일, 설날, 추석
- 관람료 : 어른 3,000원, 청소년 및 군인 2000원, 어린이 1,000원
- 입장시간 : 09:00~18:00 (입장마감 17:00)
- 주차요금 : 무료 주차
<해당 기사는 2020년 7월 기준으로 작성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