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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토 한 잔과 즐기는 타파스,
산 니콜라스 전망대에서 보는 알함브라 궁전과 노을까지!
그라나다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순간들.
'석류'라는 뜻을 가진 상큼한 이름을 가진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에 위치한 그라나다!
그라나다는 스페인에서도 '이슬람'을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는 도시인데, 과거 약 800년간 스페인은 이슬람 세력의 통치를 받았고 스페인을 통치하던 무어인들은 그라나다에 왕국을 세운 후 스페인 남부를 통치했기 때문이다.
특히, 그라나다는 스페인에 대항하던 이슬람 세력이 최후로 남은 '이슬람 왕국'이었는데 그로 인해 스페인 남부 지방의 모습과 무어인들이 지은 이슬람 건축물의 모습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라나다 시내를 걷다보면 두 가지 세상이 펼쳐져요
스페인에서 이슬람의 향기를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는 곳 그라나다.
그라나다는 도시는 크지만 국제공항이 없어, 비행기를 타고 그라나다를 찾고자 한다면 근처의 '말라가 국제공항'으로 향해야 한다! 말라가 국제공항은 버스편으로 쉽게 갈 수 있으며 그라나다에서 말라가 공항까지는 약 1시간 30분정도가 걸린다.
스페인 내부에서 버스나 기차를 타고도 이동할 수 있지만, 만약 바르셀로나에서 출발한다면 기차를 무려 11시간 타야 하기 때문에 저가항공을 추천하는 편!
유럽식 건축물들 속 곳곳에 이슬람 건축물들이 많이 남아있는 그라나다는 걷다 보면 유럽과 이슬람 두가지 세상이 한눈에 펼쳐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유럽식의 건축물들이 돋보이는 시내를 따라 골목으로 들어가면, 이슬람 문화권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화려한 천, 그릇 등을 파는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기도 하고, 이슬람의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시내의 끝에 가톨릭교의 건축물들이 지어진 모습들도 만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가톨릭 건축물은 '그라나다 대성당'과 '왕실 예배당'이다.
그라나다 대성당이 있는 곳은 본래 무어인들이 스페인을 지배하고 있을 당시 세워진 오래된 모스크(이슬람 사원)가 있었다. 그 후, 기독교 군주가 그라나다를 통치하며 무어인들이 세운 모스크는 그라나다 대성당으로 새롭게 지어졌다.
그라나다 대성당 주변은 좁은 골목들이 가득한데 그 이유는 과거 이슬람 통치 시절 모스크 주변에 '시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라나다 대성당 골목 주변을 걷다보면 골목의 끝에 보이는 그라나다 대성당을 마주할 수 있다.
이슬람 사원이 있던 자리에 지어진 그라나다 대성당 바로 옆에는 왕실 예배당이 있는데, 왕실 예배당에는 스페인 국토회복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카스티야 왕국의 공동 왕, 이사벨 여왕과 페르난도 공의 묘가 안치되어 있다. 또, 그라나다 대성당은 흑사병의 영향으로 짓는 데에만 무려 180년이 걸렸다고 한다.
두 가지 문화의 색채가 혼합된 그라나다는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는 매력이 있다.
특히, 스페인의 시에스타 시간인 오후 2시~4시 사이에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다보면 닫은 상점들을 꽤 많이 볼 수 있다.
스페인의 남부지방일수록 시에스타 시간을 더욱 잘 지킨다. 그 이유는 스페인 시에스타가 스페인의 남쪽 지방인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시작되었기 때문!
물론 그라나다는 스페인 남부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이기에 시에스타 시간에도 문을 연 가게들이 많다. 하지만 스페인의 작은 남부 도시일수록 시에스타가 더욱 잘 지킨다고 한다!
조용한 시에스타 시간에는 조용한 골목을 자박자박 걷는 것도 매력있지만, 스페인 사람들처럼 천천히 여유롭게 공원에 앉아서 쉬는 것도 좋다.
평범한 가정집들이 가득한 그라나다의 골목들을 걷다가도 조금 북적이는 곳으로 나오면 다양한 기념품들을 파는 가게들이 있다.
그라나다에서 이슬람의 색깔이 가장 많이 보이는 골목은 가장 큰 길인 그란비아 데 콜론에서부터 알바이신을 향해 뻗어 있는 칼데레리아 누에바거리다.
이곳의 시장에서는 아랍의 느낌이 물씬 나는 기념품들과 옷, 그릇, 화려한 조명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유럽에서 느끼는 아랍의 정취라고 해야하나! 밤이 되면 이슬람의 화려한 색을 담은 조명들이 켜진 가게를 구경하는 재미들도 쏠쏠하다.
그라나다가 매력적인 이유는 이슬람의 색이 가득한 거리들을 걷다가도 다시 유럽풍의 건축물들이 가득한 유럽의 그라나다가 나타난다는 점에 있는 것 같다.
한 도시에서 두 가지 문화의 색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인 두 가지 매력의 그라나다.
그라나다에서는 타파스와 모스토를!
볼거리 가득한 그라나다는 먹거리도 가득한 곳이다!
특히 그라나다는 '타파스 투어'가 있을 정도로 가게 곳곳의 타파스를 먹으러 다니는 사람들도 많다.
타파스(Tapas)는 스페인에서 식사 전 술과 함께 간단히 먹는 소량의 음식을 뜻하는데 그라나다에서는 맥주, 쥬스 등과 같은 음료 한 잔을 주문하면 소량의 타파스가 무료로 제공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바를 둘러보며 '타파스 투어'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그라나다에서는 음료를 한 잔 시킬 때마다 소량의 다른 타파스가 제공되기 때문에 술이나 음료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라나다의 다양한 바에서 타파스를 즐기는 것도 그라나다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일 것이다.
특히, 그라나다의 중심지인 누에바 광장 주변과 그라나다 시청사가 있는 까르멘 광장 뒷편의 나바스거리에는 타파스 바들이 몰려 있어 많은 가게들에서 맥주나 음료수 한 잔을 하며 다양한 타파스를 맛 볼 수 있다.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라나다에서는 꼭 '알함브라 맥주'를 먹어보는 것을 추천하는데, 알함브라 궁전의 이름을 따서 만든 '알함브라 맥주'는 예전에는 그라나다에서만 맛볼 수 있어서 더욱 유명하기 때문이다.
그라나다에서 알함브라 맥주 한 잔을 마시는 것 자체가 낭만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그라나다의 또 다른 음료는 바로 안달루시아 지방의 축복이라고도 불리는 '모스토'다.
모스토는 술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나 술맛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에게 더욱 추천하는 음료인데, 포도주 발효 전 단계의 즙으로 만든 음료로 안달루시아 지방에서만 쉽게 만날 수 있는 음료이기도 하다!
실제로, 바르셀로나 등과 같은 도시에 가면 모스토를 쉽게 찾아보기 어렵지만 그라나다와 같은 안달루시아 지방에서는 모스토를 쉽게 만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스페인의 유명 맥주나 샹그리아를 즐기느라 안달루시아 지방에 '모스토'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데, 은은한 포도맛이 느껴지는 백포도쥬스의 느낌이 나는 모스토는 누가 마셔도 선호하는 맛이다.
다른 포도쥬스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함이 있는 그라나다의 모스토.
실제로 그라나다에 지내는 내내 1일 3모스토를 할 정도로 모스토는 자꾸 생각나는 맛이다.
그리고 모스토를 시키면 작게 나오는 타파스는 그라나다에서만 느낄 수 있는 행복함이다. 그라나다에 간다면 꼭 모스토와 타파스를 즐겨보길!
붉은 빛의 노을을 머금은 알함브라 궁전, 산 니콜라스 전망대
그라나다의 일몰 시간이 서서히 다가오면 많은 사람들이 향하는 곳이 있다.
바로 '알바이신 산 니콜라스 전망대'
알바이신 지구의 정상 근처에 위치한 '성 니콜라스 전망대'는 알함브라 궁전과 그라나다 시내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곳으로 노을이 질 무렵에는 많은 사람들이 가득한 '노을 맛집'이기도 하다!
산 니콜라스 전망대는 그라나다에서도 노을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자 알바이신 지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알함브라 궁전 북쪽에 위치한 알바이신 지구는 무어인의 자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그라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곳으로 그라나다 여행을 온 사람들이 '알함브라 궁전' 다음으로 많이 찾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산 니콜라스 전망대에서는 그라나다의 상징과도 같은 '알함브라 궁전'이 보인다.
알함브라 궁전은 그라나다에 머물던 아랍 군주의 저택이었던 곳으로 아랍어로는 '붉은 궁전'을 뜻한다. 알함브라 궁전은 스페인에 남아있는 이슬람 문화 중 가장 정교하고 화려한 유적지로 손꼽힐만큼 내부와 규모가 엄청난 곳이다!
특히, 과거 1492년 스페인이 이슬람 세력을 몰아내고 영토를 모두 되찾은 후 남아 있는 이슬람의 흔적을 대부분 없앴지만 알함브라 궁전만큼은 너무나도 아름다워 그대로 보존하기를 원했을 정도라고 한다.
처음 그라나다에 갔을 때, 알함브라 궁전은 방문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방문하지 않았지만 알함브라 궁전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티켓을 미리 온라인으로 꼭 예약해야 한다!
특히, 나스르 궁의 하루 입장객은 제한되어 있기에 원하는 시간에 가고 싶다면 최대한 빠르게 예약하는 것을 추천!
해가 지기 시작하면 산 니콜라스 전망대에 올라온 이유가 펼쳐진다.
니콜라스 전망대가 선셋과 야경으로 유명한 이유는 해가 질 때의 풍경도 예쁘지만 해가 지기 시작한 후 알함브라 궁전에 켜지는 은은한 조명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붉은 궁전'이라는 이름을 가진 알함브라 궁전이 지는 해의 붉은 빛을 받아 더욱 붉게 빛나는 시간이기도 하고, 해가 지면 알함브라 궁전이 더욱 밝아져 모든 햇빛을 알함브라 궁전이 머금어버린 기분이다.
더불어 펼쳐진 그라나다 시내와 숨막히게 아름다운 하늘의 빛깔까지.
산 니콜라스 전망대가 왜 '선셋 맛집'으로 불리는 지는 한 번 가보면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다. 특히, 이곳에는 성벽이 펼쳐져 있어 성벽 위에 앉아 노을과 야경을 구경하기에도 좋다!
하늘의 색깔은 1분이 멀다하고 쉴 새 없이 변하고, 도시의 색깔도 쉴 새 없이 바뀐다.
해가 질 수록 아름다워지는 산 니콜라스 전망대에서 보는 그라나다.
산 니콜라스 전망대에서 선셋을 보고 내려오는 길은 구불구불하고 어두워 길을 잃을 수도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산 니콜라스 전망대에서 밤에 내려오는 이 길들은 소매치기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기 때문에 해가 진 후 내려오고 있다면 꼭 소지품을 조심해야 합니다!
그라나다와 사랑에 빠지는 순간은 순식간이죠.
그라나다는 관광객이 많은 북쪽도 매력적이지만 조용하고 한적한 남쪽도 매력적이다!
그라나다의 남쪽은 산책하기 좋은 산책로도 펼쳐져 있고 북쪽이나 여행객들이 많은 중심의 골목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조용한 골목들이 가득하다.
우연히 해 질 무렵 그라나다의 남쪽을 돌아다니다 강가를 끼고 산책을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라나다에서 마주한 시간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바로 조용한 그라나다 남쪽의 거리를 산책했을 때였다.
그라나다의 남쪽은 주로 관광객들이 아닌 현지인들이 거주하기 때문에 더욱 조용하고 한가하다.
그리고 이번 그라나다에서 가장 좋아했던 순간이 그대로 담긴 사진 한 장.
쫙 뻗은 가로수들과 밝게 켜진 가로등, 그리고 뒤로는 언덕 위에 옹기종기 붙어 있는 하얗고 빨간 지붕의 집들이 해가 진 이후의 붉은빛을 가득 머금고 있고 사람들은 여유롭게 길 위에서 산책을 즐기고 있다.
아마 이 사진에 담긴 순간은 내가 왜 그라나다를 자꾸 찾아가고, 다른 일정을 포기하며 그라나다에서 머물고, '그라나다에서 살아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한 그라나다와 사랑에 빠진 순간이 아닐까.
그라나다는 누구라도 사랑에 빠지기 좋은 도시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