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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여행기 작성

대만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인 타이루거를 소개합니다.
대만여행기를 연재하며 몇 번이나 나왔던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나영석 피디의 여행 예능에서 대만을 여행했었다. 타이페이를 더불어 스펀, 진과스 같이 예스진지 투어 같이 대표적인 명소가 사실상 꽃보다 할배 덕분에 나왔다고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하지만 여행을 많이 다녀본 사람들이라면 조금은 익숙함을 발견하고 새로움이 없었을 수도 있다.
물론, 내가 그렇게 많이 여행을 다닌 시기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여행을 가고 싶다.’가 아닌 이 예능 재밌네라는 게 주로 느껴지던 게 꽃보다 할배였다. 하지만 방송을 보던 중 내 시선을 사로 잡고, ‘뭐야 저기 어디야! 가보고 싶은데?’라고 생각 들게 만든 곳이 있으니 어디서도 본 적이 없던 풍경의 지역이 펼쳐진 타이루거였다.
타이루거
대만에서 4번째로 지정된 국가공원이다. 총 면적은 약 900제곱킬로미터이며 길이는 약 20km의 국립공원이다. 주변의 산들은 대략 해볼고도 2,000미터의 산들로 둘러싸여 있다고 한다.
타이루거의 원래 명칭은 타로코인데 이를 대만어로 음치하고 표기한 것이 타이루거라고 한다. 타로코는 대만 원주민의 언어로 이어진 산의 봉우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타이루거 협곡 가는 법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차를 타고 화롄역으로 이동 후 버스나 택시를 탄다. 기차역에서 안내를 받아 기차역 출구 기준 좌측에 버스 스탠드를 이용할 수도 있고, 택시 투어도 이용할 수 있다.
버스의 경우 한 번 티켓을 사면 하루 동안 이용이 가능한데 타이루거 협곡의 각 정류장에서 내리고 타고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시티 투어 버스와 같은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화롄역 앞 숙소에서 바라본 화롄역. 우측의 주황색 건물이 버스를 타는 곳이었다.
나와 친구는 대중교통의 버스를 타기로 했다. 화롄역 앞에 숙소를 잡고 다음날 아침 드디어 떠나게 된 타이루거 협곡 여행. 버스를 타면 몇 개의 협곡 속 정류장을 지나고 마지막 정류장에는 한 휴게소와 절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절의 경우 타이루거 협곡을 공사하며 발생했던 사고의 사망자들을 기리기 위한 곳이라고 했다.
간만에 푸른 날씨 속에 시작되었던 여행은 협곡을 따라 여행하며 다시금 안개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마냥 걷기에는 생각보다 너무 넓고 큰 협곡이기에 버스를 타고 이동해서 유명한 곳 위주로 돌아보게 되었다.
협곡 속 동굴 같은 길을 따라 둘러보는 타이루거 국립공원의 거대한 협곡. 확실히 카메라에도 좀처럼 담기지 않았고, 저 멀리 있는 휴게소까지만 가자해도 한참이 걸려서 도착했다. 밑으로는 석회 때문에 조금은 뿌연 강이 흐르고 있었다.
때로는 차도 옆 인도를 따라 걸었고, 때로는 차도를 따라 걷기도 했다. 걸어서 여행하기엔 그만큼 애매한 곳이기도 했지만 가끔 걸어야만 볼 수 있는 곳도 있었기에 버스를 이용한 여행이 마냥 나쁘지는 않았다.
나와 같이 개별로 온 여행자들은 특별한 모습이 없었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안전모를 쓰고 있었다. 무슨 관광지에 안전모를 쓰고 오나 싶었는데 의외로 타이루거 협곡을 방문할 때는 안전을 위해 안전모 착용을 권장하고 있었고, 실제로 내가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 버스 위로 큰 돌이 떨어지기도 했다. 그 돌이 떨어진 부위는 차의 천장이 휠 정도로 위험했다. 다른 사람들이 쓰는 데는 이유가 있으니 만약 챙기는 게 가능하다면 나 또한 추천하고 싶다.
버스를 타고 포인트를 오가고, 꽤 많이 걷기도 했던 타이루거 협곡 여행. 솔직히 말하면 타이루거는 우리에게 실망 그 자체였다. 오죽하면 나영석 피디님이 잘못했다며 너무 방송적으로 포장했다고 따지기기까지 했다. 분명 경치는 좋다. 그런데 크게 막 너무 좋고 여기만한 곳이 없다는 건 또 아니었다. 뭔가 애매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던 게 아닐까. 아니면 단순히 내가 오고 싶어서 온 게 아니라 방송에서 보여준 것만을 따라 왔기 때문이 아닐까. 여행의 목적이 나에서 출발 하지 않았기에 그만큼 크게 와닿지 않은 게 아닐까 싶어졌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친구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기에 문제가 아니었을까. 모든 여행이 그렇지만 아는 만큼 보이고, 어떻게 여행하냐에 따라 같은 장소에서 다른 것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와 친구는 자유로운 시간과 자유로운 여행 방식은 얻었지만 그만큼 볼 수 있는 게 제한적이지 않았을까.
당시엔 다른 현지 투어 같은 정보에 대한 인지가 없던 편이긴 했다. 하지만 애초에 통역이 되는 만큼 조금 더 저렴한 현지인 택시 투어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다. 이 때서야 때로는 마냥 자유로운 것과 재미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타이루거를 돌아와서는 뜬금없이 태평양을 보겠다며 바닷가를 가기로 했다. 한국에서는 동해안이지 태평양이 아니었고, 대만에서의 동해는 태평양이라는 아주 심플한 이유였다. 그렇게 그저 구글 지도를 따라 우연히 평이 좋은 만두 맛집을 들리고 걷고 걸어서 태평양을 만나게 되었다.
그냥 태평양도 바다였다. 동해처럼 밝고 푸른 그러한 바다. 친구랑은 그래도 이 바다의 끝에는 미대륙이 있다며 언젠간 거기도 여행가겠지라며 낄낄거리는 바닷가였다.
개인적으로 대만 유명 체인점인 딘 타이펑보다 맛있었고, 그만큼 많은 사람이 대기하고 포장을 해갔던 맛집이었다.
나의 대만 여행은 9박 10일간 이어졌고, 타이루거를 떠나 타이페이에 도착함으로서 끝났다.
나에게 대만은 어떻게 기억에 남았을까. 하고 싶은 거 하고, 보고 싶은 거 보며 다녔던 여행. 남들이 가는 곳을 가기도 하고 남들이 가는 곳에서 새로운 것을 보기도 했다. 입맛에 맞는 음식도 많았고, 여행을 함에 있어서 중요한 치안도 좋으며 사람도 친절했던 곳.
혹자는 말한다. 중국의 느긋함과 일본의 친절함이 만난 곳. 여행자로서 만나는 두 나라의 긍정적인 점만 만난 곳이 대만이라고 했다. 나에게 대만은 그만큼 가볍게 즐기기 편한 곳. 마음이 편하니 마음 가는대로 여행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