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 여행기 작성
새 여행기 작성
영도구 여행
첫 번째 이야기 : 영도구, 태종대 8경 찾아 걸어보기 ▶바로가기 네 번째 이야기 : 이야기가 있는 영도구 산책 (영도대교) ▶바로가기 |
절영해안산책로 따라 흰여울문화마을까지
중리포구(영도 중리해변)에서 흰여울문화마을까지 절영해안산책로를 따라 걸어보았다. 정확히는 절영해안산책로 위쪽 도로에 난 산책로(절영로)를 따라 걷는 여정이었는데 필자가 방문했을 땐 태풍 피해로 인해 일부 구간 복구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다 가까이에 조성된 절영해안산책로를 걸으며 청량한 바다의 매력을 듬뿍 느껴보는 것이 좋겠지만, 안전하게 절영로를 따라 걷는 것도 즐거웠다. 푸른 바다와 해안절벽, 해송숲을 비롯한 다채로운 해안가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85광장, 75광장, 장미터널, 파도광장 등 주변 명소들과 여러 전망대, 영도구에 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다녀온 사하구가 그랬던 것처럼, 이곳 영도구 또한 어떤 풍경이 궁금해질 때마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안내문 덕분에 영도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접하며 궁금증을 해소할 수가 있었다. 이러한 면에서 문화·관광도시로서의 부산의 위엄과 여행자들을 위한 자치구의 노력과 배려가 느껴졌다. 이처럼 부산은 하나씩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는 도시다.
부산 영도구를 걷다 보면 절영해안산책로, 절영교, 절영마 등과 같이 ‘절영’이 들어간 이름을 종종 접하게 된다. 이는 영도(影島)의 옛 명칭인 ‘절영도(絶影島)’에서 비롯된 말이다. '영도(影島)'는 영도대교가 건설되기 전, 말을 방목하기에 적당한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어 목장으로 이용되었던 섬이었다고 한다. 이보다 훨씬 거슬러 올라가 삼국시대 절영진 설치 이전에는 나라에서 경영하는 '국마장'이 있었고, 명마의 산출지로 명성이 자자했다고 한다. '절영도(絶影島)'란 이름도 영도의 국마장에서 기른 말이 매우 빠르게 내달리기 때문에 '말 그림자가 땅에 비치지 않는다'고 하여 끊어질 절(絶), 그림자 영(影)을 붙여 절영도라 부른 것이다. 중리맛집거리, 절영교 등에서 '말' 조형물을 볼 수 있는 이유다. 1876년 개항 이후에는 일제가 한국을 병탄하는 과정에서 절영도를 목도(牧島, 마끼노시마)라 부르며 군마를 길러 군사력을 강화하려 했고, 해방 후에는 행정구역을 정비하면서 옛 이름 절영도를 줄여서 현재의 '영도'로 부르게 되었다. [참고 : '영도와 절영마' 안내문]
중리노을전망대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절영로 주차장 (주소 : 부산 영도구 동삼동 628)'이 있다. 차를 타고 영도로 와서 절영해안산책로를 걸어보고자 한다면 이곳에 주차하면 좋을 것 같다. 주차장 앞에서 탁 트인 바다전망을 볼 수가 있는데 문득 태종대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많아진 중·대형 선박들이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연유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이 궁금증은 흰여울문화마을에 설치된 안내문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안내문에 의하면 부산 남항 외항의 '묘박지'라고 한다. '묘박지'는 배들의 주차장을 말하며, 부산항에 들어오는 화물선이나 원양어선, 선박 수리나 급유를 위해 찾아오는 선박이 닻을 내리고 잠시 머무는 곳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곳에서 볼 수 있는 배의 크기와 모양도 무척 다양한데 각 배들의 사진과 곁들인 설명도 있어 실제 배들과 비교해가면서 보는 것도 즐거웠다.
▼ '절영로 주차장'에서 바라본 부산 남항 전경
▼ 부산 남항 외항의 '묘박지' (배들의 주차장)
▼ 부산 서구와 사하구 일대의 두도, 몰운대, 다대포, 암남공원 등과 멀리 강서구의 가덕도까지 보인다. 사진에 담기지 않은 좌측 부분으로는 대마도, 거제도 등을 조망할 수 있다.
계속해서 절영로를 따라가면 85광장과 75광장(주소 : 부산 영도구 동삼동 628-101)을 순차대로 만나게 된다. 중간중간 장미터널, 파도광장 등 다채로운 풍경도 볼 수 있다. 85광장과 75광장은 각각 1985년, 1975년도에 조성됐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75광장에는 외적이 침입하거나 난리가 일어났을 때 밤에는 횃불을 피우고 낮에는 연기를 올려 나라의 위급한 소식을 중앙에 전하기 위한 통신 기능을 담당한 '봉수대'도 볼 수 있다. 75광장에서부터 흰여울문화마을 앞까지의 풍경을 사진으로 만나보자.
▼ 75광장 (라이온스 공원)에 놓인 '영도찬가 기념비' [설립주체 : 영도라이온스클럽 (부산영도라이온스클럽 창립 30주년 기념사업으로 건립, 영도구에 기증), 2002년 4월 27일]
▼ 75광장에서 볼 수 있는 '봉수대'
▼ 절영교. 빠르게 내달리는 '절영마'를 표현한 조각 작품이 인상 깊었다.
▼ 절영해안산책로 대신 이곳 '절영로(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는 것도 좋다.
▼ 하늘전망대 전경. 부산 곳곳에 있는 대다수의 전망대에는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어 멀리 있는 섬들을 보다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
▼ 배 모양의 '선박 전망데크'. 이곳에도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다.
'흰여울 전망대'가 나타났다면 이국적인 분위기의 '흰여울문화마을' 앞에 이른 것이다. 흰여울길 일대를 '제2송도'라 일컫기도 하는데 주변에 이송도 전망대, 이송도곡각지 등 '이송도' 이름이 반영된 곳들을 찾아볼 수 있다.
▼ 흰여울 전망대
전망대 옆에 난 데크길을 따라 내려가면
잘 닦인 흰여울문화마을로 가는 길이 있다. 해안절벽, 바위 등에 부딪쳐 부서지는 하얀 파도와 물살이 센 구간을 일컫는 순우리말인 '여울'이 결합된 '흰여울'이라는 이름은 굽이친 해안가를 따라 자리한 이 마을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왼편으로는 '이송도 전망대'가 있는데 이곳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면서 쉬어갈 수 있다.
▼ 이송도 전망대
이송도 전망대에서 피아노 계단으로 내려가면 절영해안산책로로 이어지며, '흰여울 해안터널'이라는 이색 풍경도 만날 수 있으니 한 번 찾아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피아노 계단 (흰여울 해안 터널 가는 길)
▼ 절영해안산책로
▼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로 표현된 흰여울문화마을 지도
▼ 그리스 산토리니가 연상되는 하얀 페인트칠 벽과 타일
▼ 흰여울문화마을 풍경. 카페, 상점 등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 푸른 바다와 정겨운 골목길, 하트 계단, 묘박지, 흰여울길 앞섬 등 마을 특색을 반영한 '흰여울길 자율형 건물번호판 거리'가 인상깊었다.
▼ 영화 ‘변호인’ 촬영지인 ‘카페 변호인’ (흰여울길 379)
▼ 무지개 계단
흰여울문화마을 끝에 이르면, '나가는 길' 이정표를 볼 수 있다. 이곳을 통해 빠져 나가면 ‘이송도곡각지 삼거리’가 나오는데 이 주변에 부산 곳곳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이 있다. 뚜벅이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버스를 승하차 하면 된다. 영도구는 다음 날 한 번 더 방문할 예정이기 때문에 태종대부터 시작된 영도구 산책은 우선 흰여울문화마을에서 마무리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