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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구 여행
첫 번째 이야기 : 영도구, 태종대 8경 찾아 걸어보기 ▶바로가기 네 번째 이야기 : 이야기가 있는 영도구 산책 (영도대교) ▶바로가기 |
이야기가 있는 영도구 산책 (영도대교)
부산에서 셋째 날을 맞이했다. 이른 아침, 다시 영도구를 찾았다. 전날은 태종대 유원지부터 시작해 흰여울문화마을까지 걸어보는 여정이었다면, 이번에는 부산 중구 남포동·중앙동과 영도구 대교동을 잇는 '영도대교'와 영도구 남항동과 서구 암남동을 잇는 '남항대교' 일대를 두루 다녀보는 여정이었다. 버스를 타고 왔던 전날과는 달리 부산역에서부터 시작해 중앙역, 남포역을 지나 영도대교를 직접 건너보았는데 말로만 듣던 이 교량을 더욱 가까이서 살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한 낯선 동네 산책과 같은 소소한 즐거움을 놓칠 수가 없었다. 표면적일지라도 버스를 타고 왔다면 그저 흘려보내게 될 무수히 많은 풍경들, 좀 더 영도구 지역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초량왜관 선창
부산역 차이나타운 내 있는 '초량근대역사갤러리(부산광역시 동구 초량동 566-1)'에서 초량 일대 북항 매축(바닷가나 강가를 메워서 뭍으로 만드는 일)에 관한 이야기와 사진을 접한 바 있다. 북항 매축지는 1910~1920년대 일본이 부산을 대륙침략에 필요한 기반 시설을 갖춘 근대도시로 만들기 위해 초량 앞바다를 매축하여 교통망 형성, 항만시설 축조, 상하수도 시설의 건설 등 다양한 시가지화 사업을 진행한 것이다.
이보다 훨씬 앞선 시기인 조선 후기(17~19세기) 초량동 인근의 신창동·중앙동·광복동·남포동·대청동 일대에는 ‘초량왜관’이 설치돼 조선과 일본의 외교와 무역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영도대교로 가는 길목, 바다와 접한 곳에 롯데백화점(광복점)이 있다. 백화점 앞에 이르기 전, 지하철인 부산1호선 남포역과 중앙역 사이의 골목길에는 '초량왜관 선창(草梁倭館 船艙)'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어 이 일대에 얽힌 역사를 읽어볼 수가 있다.
조선 후기, 롯데백화점 광복점과 접한 해면에 ‘초량왜관 선창(草梁倭館 船艙)’이라는 시설이 조성됐는데 선창(船艙)은 선박의 화물 등을 적재하는 구획을 말한다. 대마도 무역선이 입출항하여 수출입 무역품의 하역·검수·통관 등의 기능을 했던 왜관에서 가장 중요한 시설로 이 선창 공사 시 범어사 승려 등 많은 지역민의 노고와 희생이 있었던 어려운 공사였다고 한다.
초량왜관 주변에는 용두산, 복병산, 용미산이 있었으나 용미산은 일제강점기에 깎여 평평해졌으며, 이 자리에는 이후 부산시청 등이 위치하다가 오늘날 롯데백화점 광복점이 들어섰다고 한다. 안내문의 사진과 그림 등을 통해 북빈(북항)이 매축되기 전, 초량왜관 선창(빨간색 동그라미 부분)의 흔적 등 이 일대의 옛 모습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참고 : 네이버 지식백과 –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초량왜관 선창 안내문]
롯데백화점의 우측 방향으로 꺾으면 영도대교가 보인다. 전날 버스로 이곳을 지나치면서 영도대교를 처음 접했는데 예상보다 작은 규모에 놀랐다. 이 주변의 조금만 높은 곳에 오르면 보이던 부산항대교가 훨씬 익숙했던 탓이다. 부산 중구와 영도구를 잇는 영도대교는 길이 약 215m, 너비 약18m로 5분이 채 안되어 건너갈 수 있다. 영도대교 옆에는 부산대교가 평행하게 자리하고 있다.
영도대교 도개행사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15분간 진행된다고 한다. 평일에 이곳을 찾은 필자는 아쉽게도 도개 장면을 보진 못했다. 유라리광장에서 영도대교 및 도개를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으니 토요일 2시에 이곳을 방문해 보도록 하자. ( ※ 영도대교 도개행사 : 매주 토요일 14:00~14:15 (15분간) / 하절기 30℃ 이상, 동절기 -5℃ 이하 행사 취소, 강풍·태풍·대설주의보 이상, 호우경보 이상 발효 시 행사 취소 )
영도대교 위에서 부산 서구 일대와 천마산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이곳은 영도구와 서구를 잇는 '남항대교'를 통해 건너갈 수 있다.
영도대교 옆에는 부산대교가 평행하게 자리하고 있으며, 저 멀리 부산항대교도 보인다.
▼ 자갈치시장 등 남포동 일대의 풍경
▼ 수리조선소가 밀집해 있는 '깡깡이예술마을'
영도대교를 건너가면 '도개식 영도대교 기념비'를 볼 수 있다. 기념비에 의하면 영도대교는 1931년 10월 기공하여 1934년 11월 도개식 교량으로 개통되었는데 하루 두 차례씩 교량의 일부분이 위로 열려 대형선박의 왕래를 도왔다고 한다. 1935년 2월부터 영도에 전차가 개통되면서 교량 위로 전차가 다니기도 했으나 이 일대의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로 더 이상 도개식으로 운영할 수 없어 1966년 9월 1일 현재의 교량으로 고정시키고 전차도 다음 해인 1967년 5월 2일 폐쇄되었다고 한다.
영도구 구석구석 걸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보물섬 영도 이야기 스토리텔링 100선'을 찾아보는 즐거움도 쏠쏠했다.
영도대교 인근에는 '굳세어라 금순아'를 노래한 부산 출신(영도구 영선동) 대한민국 최초의 대중가수인 '현인' 노래비가 있다. 신라의 달밤, 굳세어라 금순아 등 그의 노래는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굳세어라 금순아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에
일가친척 없는 몸이 지금은 무엇을 하나 |
부산 영도경찰서 앞에서도 다채로운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1947년 8월 건립되어 1957년 폐지될 때까지 있었던 '부산여자경찰서'와 여자 경찰관 이야기,
영도 출신인 허병찬 작가가 콜라주 기법으로 과거와 현재가 혼재한 영도구의 모습을 표현한 '기억의 풍경'이라는 작품도 놓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