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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여행기 작성

쏘롱라를 넘어 묵트나트에서 묵은 후 무스탕 일부 길을 걸어 마르파에 도착했다. 여기에서 나는 '무스탕에 가는' 또 다른 꿈을 심었다.
[쏘롱라 하산 중 바라본 묵티나트 쪽 산과 계곡]
최정점을 통과했다. 이제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길을 걸으면 된다. 오늘은 (쏘롱라를 넘기 전 Pisang 부터 Manang까지의 길이 아름다운 것처럼) 쏘롱라 너머의 가장 아름다운 길과 마을을 만나게 된다. 대신 이후 일정을 여유롭게 하기 위해 마르파(Marpha)까지 걷기로 했고 조금은 긴 길이다. 오늘도 화창한 날이 이어졌다.
전체 경로는 티벳보다 더 티벳스럽다는 무스탕의 초입인 까끄베리와 좀솜, 마르파까지 진행하는 길이다. (Muktinath(07:00) ~ Jharkot ~ Kagbeni~Jomosom~Marpha(15:10)) 약 8시간이 걸렸다. 아무래도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니 천천히 걷는다. 아직 해발 3000M 대 구간이다. 무엇보다 이 길은 무스탕으로 가는 길이면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중간 중간 post마다 경찰들이 신원을 확인한다. 다른 이유보다는 제대로 트레커들이 아무 탈없이 진행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고, 만약에 문제가 생겼을때 최근에 지나간 기록을 참조할 수 있기 때문이라 한다.
Jharkot.. 마을 앞쪽의 커다란 붉은 지붕은 곰파(사원)이고, 정말 아름다운 마을이다.
보리밭은 누렇게 익어가고 있고 추수하는 흔적이 보인다.
중간에서 라마스님을 만났는데 한분은 어린 스님이었다.
그 모습이 아주 차분하고 편온해보여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이곳 사람들은 사진을 담아도 되냐고 물으면 기꺼이 최선을 다해 포즈를 취해준다. 몇번을 보아도 좋은 모습이었다.
길 아래로 보이는 집은 추수를 마치고 탈곡까지 한 모양이다. 볏짚이 마당 한켵에 가지런히 쌓여 있다.
추수를 마친 보리단을 메고 집으로 가지고 가고 있는 사람을 만났다.
이 분은 아마도 난방이나 주방용 기름을 사가지고 오는 모양이다. 역시 이미에 끈을 매고 광주리에 석유통을 담았다.
한창 가족들로 보이는 분들이 함께 추수를 하는 곳을 만났다.
그들 눈에는 내가 신기해 보였지 않을까 싶다. 손을 흔들어 주니 그들도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 주었다. 아무쪼록 또 한해를 무탈하게 잘 넘길 수 있기를 바란다.
송아지 2마리를 같이 묶어 어디론지 데리고 가는 아주머니 한분을 만났다. 참으로 순수하고 소박한 모습들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떠오르고 마음이 차분해진다. 저 녀석들은 어디로 이사를 가는 것일까~
문득 이상해서 내려다 보니 염소 한마리가 언제부터인가 나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너 뭐하니?~~" 묻는 듯 호기심에 가득찬 눈길이다.
마주보고 웃어주니 얼른 다른 곳으로 가버린다.
무슨 축제일이라고 춤세가 말해주었는데 까먹었다.
그 축제를 위해서 닭 등을 많이 잡아 먹는 날이라 했다. 우리로 말하면 초복이나 중복같은 복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추수를 마친 지푸라기를 옮기는 작업을 하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모습이 보였다. 시어머니와 며느리라는 생각은 근거없이 내가 한 추측이다. 한참을 서서 지켜보았다. 마당히 좁으니 다른 장비나 동물을 이용할 수는 없고 그냥 순수하게 그들의 노동으로 하고 있었다.
앞에서 보였던 마을이 어느덧 뒷쪽으로 보였다. 이제는 소박한 그들의 모습과도 헤어지고 있는 것이다.
타르초가 멀리 옥색의 하늘과 메마른 산을 배경으로 히말라야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그들의 소망이 매마르지 않고 푸른 초목처럼 생기있기를 바란다.
마을 끝자락 집에서도 추수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 집도 거의 다 마치고 마지막 손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서서히 발길은 마을에서 멀어지고 삭막한 라다크풍의 모습만이 점점 커다랗게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물들이 다 말랐지만 이 곳은 강이다. 우기가 되고 본격적으로 비가 쏟아지면 물이 흐르게 된다.
길은 계곡과 강을 따라 나 있다. 간단하게 나를 담아 보았다. 고지대의 산소부족으로 인해 부었던 얼굴이 조금은 가라앉아 보였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싶은 풍경들이 펼쳐진다. 이미 수목한계선을 넘어섰기에 나무들은 거의 없는 산들, 간혹 계곡을 따라 작은 나무나 풀들이 있을 뿐이고 그곳에 염소와 야크 등 동물들이 풀을 뜯어 먹고 있고, 사람들이 사는 집들도 간간히 자리하고 있다.
강가를 끼고 있는 넓다란 과수원이 보였다. 마을도 하나 커다랗게 자리하고 있다. 까끄베니라는 마을이다.
zomsome으로 가는 길은 까끄베니를 통과하는 길과 통과하지 않고 가는 좀더 짧은 길이 있다. 사전에 춤세에게 까끄베니를 들리고 싶다고
말해놓았고 춤세 역시 흔쾌히 동의를 했다. 안나푸르나 라운드 순례길에 속한 마을 중 가장 아름다운 마을을 몇개 꼽으라면 대부분이 '피상',
'마낭', '묵티나트', '까끄베니', '마르파'를 꼽는다. 오늘 경로를 까끄베니를 경유하도록 하고, 마르파까지 가서 잠을 잘 수 있도록 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마을 오른쪽으로 길이 하나 산허리를 따라 나 있다. 강을 왼쪽에 끼고 멀리 파란 하늘방향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그 길을 좀 덩 줌으로 당겨보았다. 길 모퉁이 산위에 자그마한 스투파가 있다.
묵티나트와 까끄베니는 흔히 '은둔의 땅'으로 불리우는 '무스탕'으로 들어가는 길목 마을이다. Thorung La 쪽을 Manang지역이라 하듯이 이쪽은 Mustang 지역에 속하고, 까끄베니와 묵티나트 그리고 오늘 도착 지점인 마르파는 모두 다 무스탕에 속한 마을이다.(본격적인 무스탕을 못가는 아쉬움에 확실하게 위로가 된다)
무스탕 왕국은 Kali Kandaki 강이 발원하는 곳에 위치한 히말라야 중부의 고대왕국이 자리한 곳으로 문화적인 측면에서 고대 티벳의 모습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으며, 서양인들이 샹그리라로 부르는 곳이다.
무스탕도 Trekking이 가능하나 Entry Permit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체류 기간중 매일 현재 기준으로 50딸라 이상을 지불하여야 하는 만큼 만만치 않은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 비용은 계속 변하게 때문에 현재 가격은 다를 수 있다)
귀국하던말 포카라 공항에서 스위스에서 온 자전거로 Mustang을 순례하고자 하는 2명을 만났고, 그들의 일정 및 비용표를 보았다. 총 22일 기준으로 1명의 Bicycle guide, 1명의 포터를 포함하여 순수 체류경비로 2173유로를 책정하였다. 대체적으로 우리 금액으로 약 400~500만원 이상 소요된다. (이 비용 역시 그들의 비용이고, 현재 가격은 다를 수 있다)
무스탕 트레킹 전도[발췌 : 인터넷(은둔의 왕국 '무스탕'), 블로그 'samchi92가 '山에 오르다']
위 참조 지도와 아래 지도에서 표시한 것과 같이 내가 걸은 길은 무스탕의 초입인 묵티나트-까끄베니-좀솜을 통과하는 길이다. 원래 루브라를 통과 할 수도 있으나, 까끄베니를 들리고 싶어 협의하에 진행했다.
칼리칸다키 강이 본격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많지는 않지만 빙하수가 녹은 물들이 흐르고 있고 강가는 밭으로 경작되고 있다.
무스탕을 향한 마음의 아쉬움은 언젠가 풀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칼리칸다키 강을 따라 내려간다.
강가에 있는 에클레바티 마을에는 롯지가 두어개 있는데, 우리가 들어간 식당 안 한곁에 베틀이 있었다.
많이 내 얼굴을 찾았다.
강 너머에서 나귀와 사람들이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양쪽 교각이나 다리가 단단히 교각에 고정되어 있지 않은 그냥 그대로의 출렁다리라 흔들림이 심한데도 그들은 차분하게 그러나 천천히 다리를 건너 이쪽으로 무사히 넘어왔다.
다른 사람들인지 조금전 다리를 건넌 사람인지 조금 햇갈리지만 여하튼 말을 타고 우리 앞으로 앞서갔다.
아직은 물이 많지 않아 강 한가운데를 우리도 가로질러 걸어갔다.
까끄베니를 지나 마르파까지는 바람이 역으로 부는 아주 유명한 곳이다.
지금은 계절적으로 약한 편이나 봄철에는 거의 날라가는 수준이고 모래바람 때문에 눈을 거의 뜨지 못한다 했다. 오늘은 약한 편이라고 하나 가끔은 몸이 흔들릴 정도이고 가끔 모래바람이 몸을 휘감았다. 마침 내 몸을 휘감고 지나가는 모래바람을 뒤에서 잡아 찍었다.
반대쪽에서 오는 한 분이 모래 바람때문에 거의 눈을 뜨지 못한다. 힌두교 사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묵티나트는 힌두교의 성지중 하나이니 그 쪽으로 가는 분일 수도 있다.
강을 지나 좀솜 공항 인근 마을에 도착했다. 좀솜은 활기가 넘쳐 흐른다.
마을도 제법 정리되어 있어 보이고 사람들도 여유로워 보였다.
길가에 작은 시장이 펼쳐져 있다.
마을 뒷쪽 산기슭에 헬리콥터 한대가 추락해 부서진 잔해가 있었다. 아마도 인근 좀솜공항에 이착륙하려다 당한 사고가 아닐까 싶다.
예의 화려한 색상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왁자지껄하게 모여 있었다. 우선은 활기가 넘쳐 보여 좋았다.
주인없이 좀솜부터 길을 따라 가는 말 3필을 보았는데... 그 중의 하나가 정확히 어느 마을의 제 집으로 찾아가는 것을 보았다. 신통방통했고 너무도 대견했다. 그 마음을 아는지 녀석이 집에 들어갔다가 고개만 삐죽히 내밀길래 사진으로 담았다.
길가에 조금씩 제법 넓다른 과수원들이 보인다. 마르파가 가까워졌다는 의미이다.
마르파는 상당히 유명한 마을이다. 마르파 사과의 주산지이기도 하고, 마을 전체가 흰색으로 칠해져 있다. 무스탕 방문을 위한 초입에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러모로 발전이 된 곳이다.
미리 들었던 바와 같이 마을 전체가 흰색으로 치장되어 있다.
마을 사람들은 안나푸르나에서 가장 아름다고 가장 깨끗한 마을을 지녔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했다.
마르파는 사과의 마을이다. 네팔 전역에서 가장 맛있는 사과를 생산하고 또 사과브랜디의 유명산지이다. 그런데 그 맛난 사과를 맛조차 보지 못했다.
마르파는 티벳불교의 성자로 추앙받는 마르파가 태어난 고향이기도 하고, 솔미곰파라는 큰 곰파가 있다.
솔미곰파
내가 묵기로 한 로지는 무척 아름다운 정원들 가지고 있었다.
가장 좋았던 것은 충전을 마음껏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보통은 시간당 충전비용으로 100루피(약 1600원)을 받았다.
100루피짜리 마르파산 애플브랜디 1병과 살구 30루피어치를 샀다. 내일이 어머님 기일이다. 한국에서 형님들께서 제사를 모시겠지만, 멀리서라도 나도 나름대로 내일 어머님께 드리려는 마음이다.
쏘롱라를 넘어 보겠다는 다짐의 이루어졌고, 더 편안한 마음으로 길을 걸었다. 무스탕을 들어가는 길을 잠시나마 걸엇고, 무스탕의 초입 마을에서 하루를 묵었다. 더 이상 현재 크게 바라는 것이 없어서인지 마음이 편안하고 덩달아 몸도 편안했다.
또 다른 꿈을 심었다. 무스탕을 가는 새로운 꿈을. 언젠가는 또 그 길을 걸을 수 있고, 그들의 샹그릴라에 나도 발을 딛고 서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