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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ILDING AND DARLING HARBOUR, SYDNEY
2박 3일의 짧은 여정. 그 둘째 날이 밝았다. 화려했던 시드니의 밤이 끝나고 찾아온 푸른빛의 낮. 그 위에는 파란 하늘과 몽글몽글한 하얀 구름, 그리고 특별했던 시드니의 건축물이 있다. 건축 기행을 떠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시드니의 두 번째 날. 달링 하버를 향해 걷는 내내 퍼지는 입가의 미소는 이곳 시드니가 아름다운 건축물들로 가득하다는 걸 의미했다.
건축 기행 그리고
달링하버
달콤했던 시드니에서의 첫째 날 밤, 스위소텔로 돌아가 아쉬움을 맥주로 푼 뒤 욕조에서 늦은 시간까지 하루의 아쉬움을 달랬다. 노곤노곤한 기분으로 오랜만에 딥 슬립을 한 끝에 눈에 담기는 오전 열 시라는 숫자. 느지막이 오전을 맞이한 나는 창밖으로 비치는 푸른 시드니의 풍경을 바라보고 나서야 잠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 조금은 서둘러야겠단 생각으로 가볍게 준비를 마치고 향한 호텔 밖. 전날 입을 옷을 미리 정한 것에 대한 뿌듯함과 함께 나는 힘차게 거리 위를 올라탔다.
첫 번째로 만난 것은 시드니의 시청이었다. 동상과 함께 연보라색 꽃잎이 인상적이던 건물. 그 모습을 시작으로 목적지인 달링하버까지 여러 독특하고도 개성 있는 건물들을 여러 개 만날 수 있었다.
영웅 초밥
달링하버로 향하는 길, 푸른 바다와 함께 식사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음식을 테이크 아웃하기로 했다. 첫째 날 간파한 첫 번째 사실은 호주는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이었다. 그중 하나가 테이크아웃 문화였다. 포장을 해서 먹을 수 있는 식당이 많았고, 다양한 음식들을 포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간파한 두 번째 사실은 한국과는 다르게 호주 고유의 음식이 별로(혹은 아예일 수 있겠다.) 없다는 것이다.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접할 수 있었지만, '이게 호주 전통 음식이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건 전혀 없었다. 특히, 맛집이라고 블로그에 나오는 식당들은 대부분 스시, 피시 앤 칩스와 같은 요리들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내가 관광지에 오면 꼭 그 음식을 먹어야 된다는 그런 강박이 없다는 것이다. 가령 옛날에 동해 바다 앞에서 햄버거를 사 먹던 내 모습에 장소가 어디든 내가 먹고 싶은 걸 먹는 게 멋이라며 자화자찬하던 때도 있었던 터라 더더욱이 호주의 식당들은 내겐 잘 맞는 편이었다. 물론 음식을 중요시하는 식도락 여행자들에게 호주는 조금은 안 맞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지만 말이다.
달링하버로 향하는 길, 나는 다시 한번 블로그를 찾았고, 그곳에서 hero sushi를 만나게 됐다. 호주에서 먹는 일식이라니! 이것도 나름 매력은 있겠다 싶어 연어 초밥과 맛있어 보이는 로브스터 오픈 롤 하나를 집어 들고 달링 하버로 다시금 향했다.
왼손의 스시, 오른손에 카메라
스시를 손에 쥐고 다시금 달링하버로 향했다. 달링하버로 가는 길에는 여전히 멋진 건물들로 가득했다. 특히, 붉은빛 벽돌로 쌓아 올린 호텔은 반대편에서 여러 번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만들었다. 정직하게 쌓아 올린 호텔 건물 아래로 여유로워 보이는 카페 테이블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 그리고, 걷다 보면 한글로 적힌 간판도 여러 차례 만나게 됐다. 워킹 홀리데이로 호주를 많이 찾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짧은 기간에 한글을 꽤나 많이 본 것으로 보아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한국 사람들이 호주에 거주하고 있는 것 같았다. 시드니 노래방과 돈돈이라는 정겨운 한글. 이는 걸음 중에 웃음 포인트로 남았다.
완벽한 좌우대칭
달링하버로 향하는 걸음은 오롯이 즐거움이었다. 오른손에 쥔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 댄 게 그것에 대한 방증일 테다. 특히, 코너에 완벽하게 지어진 건축물을 만날 때면 왠지 모를 희열마저 느낄 수 있었다. 블록 개수를 맞춘 듯이 너무나도 완벽한 좌우대칭. 특히, 호주에서는 코너에 지어진 건물이 많았는데 그 건물들 대부분이 미학적으로 아름답게 지어져 내 기분을 한껏 즐겁게 했다. 특히, 위 두 번째 사진의 건물은 걸음 중에서도 애착이 가는 건물이었다. 3층 왼쪽 구석에 귀여운 글씨체로 적힌 일본어까지 완벽했다.
갈매기와 사람들
건축 기행 끝에 목적지인 달링하버가 있었다. 그곳엔 갈매기와 사람들이 가득했다. 물론 그 모습엔 시드니에서 처음 느꼈던 여유가 묻어 있었다. 한자리에 오래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 나는 달링하버 끄트머리의 그늘에 자리 잡고 그 모습을 구경했다. 그러며 왼손에 쥔 히어로 스시를 맛보았다. 푸른 하늘과 바다가 어우러진 달링하버에서 먹는 만찬. 최고의 뷰에서 먹는 일식은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게 됐다.
달링하버엔 어디론가 이동하는 페리 위로 높게 세워진 빌딩이 있었다. 도시적인 항구의 모습. 평소 내가 생각하는 항구는 너저분한 모습이 대부분이었는데 호주의 항구는 깨끗했고, 푸르렀다. 나는 이 푸르름을 온몸으로 받아들였고, 다시 한번 이 도시를 사랑하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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