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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트램이 덜컹덜컹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자그레는
화려하고 향기로운 꽃들이 가득한 도시랍니다.
크로아티아 렌트카 여행의 마지막 편.
마지막 편 그리고 차를 반납해야 하는 마지막 도착지는 바로 크로아티아의 수도인 자그레브였다.
파란색 트램이 덜컹거리는 자국민을 위한 도시, 자그레브
크로아티아의 수도인 자그레브는 여행객들에게 조금 더 집중된 해안가 라인의 도시들과는 다르게 자국민을 위한 도시인 이미지가 강한 크로아티아의 수도이다.
흔히 유럽 여행을 하다 보면 대게의 유럽 수도들은 많은 볼거리를 간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오스트리아 비엔나, 헝가리 부다페스트 등이 여행지 중에서도 수도에 볼거리가 많은 지역들이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수도인 자그레브보다 두브로브니크를 비롯한 남부의 아드리아해를 낀 바닷가 도시들에 사람들이 더욱 많이 머무는 편이며 그래서 자그레브는 잠시 머무는 도시 혹은 이동을 위한 도시로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자그레브에서는 여행객들보다는 시민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크로아티아의 여행지다.
크로아티아 남부를 여행한 후 자그레브로 올라오면 물가가 싸진 것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맥주 가게만 가도 맥주 가격이 두브로브니크와 1유로 이상씩 차이 날 정도였다. 크로아티아의 경우 내륙에서 바닷가 지역으로 갈수록 물가가 비싸지는 편이다.
자그레브는 크게 두 지역으로 나뉘는데 윗마을인 고르니 그라드(Gornji Grad)는 왕족이 거주해 자본을 상징하여 중세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고, 아랫마을 도니 그라드(Doni Grad)는 상업이 발달되어 현대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곳이다.
자그레브의 시내 교통수단은 택시, 버스, 트램이 있는데 택시의 경우 우버(Uber) 혹은 볼트(Bolt) 어플을 이용하면 된다.
나는 자그레브의 파란 트램을 참 좋아했는데, 나중에 지내던 숙소의 호스트에게 '자그래브의 파란 트램이 참 좋아!'라고 이야기하니 호스트가 자그레브의 상징색이 파란색이라서 곳곳에 파란색이 많은 것이라고 하였다.
자그레브의 상징색은 파란색이고 스플리트의 상징색은 하얀색이라서 두 도시의 축구팀이 자그레브에서 축구 경기를 하는 날이 되면 스플리트에서부터 흰색 옷을 입고 원정을 오는 원정팬들이 가득하다고 했다.
이처럼 자그레브의 상징색으로 꾸며진 자그레브 트램은 저렴한 가격에 도시 곳곳을 여행할 수 있어 아주 좋은 교통수단이다!
트램을 탑승하고 싶다면, 티켓은 트 램역 근처 가판대에서 구매가 가능하며 0.53유로로 티켓의 가격도 아주 저렴한 편이다. 비엔나의 1회 교통권 가격이 2.4유로였는데 이곳에 오니 1/4토막이 난 걸 보니 유럽의 물가는 교통권 가격으로 감을 잡을 수 있는 것 같다.
트램 티켓 구매는 현금/카드 모두 결제가 가능했으며, 탑승 후 '펀칭'을 해 주면 된다.
나는 유럽 여행을 할 때 이상하리만큼 트램을 타는 것을 참 좋아했다. 트램이 없는 우리나라에 지내다가 트램이 있는 유럽 국가들에 오면 이상하리만큼 트램이 참 귀엽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타지 못하는 교통수단이기도 하고 지하철보다는 바깥 풍경을 실컷 구경하며 여유롭게 갈 수 있어 트램을 참 좋아했던 것 같다.
차도랑 트램길 구분 없이 다니는 것도 신기했으며, 신호가 아주 잘 지켜지는 것도 참 신기했다. 길거리에 기차가 지나다니는 느낌의 트램은 렌트카로 운전할 때는 차도와 트램길 구분이 어려워 조금 힘들지만 자그레브를 여행할 때 트램은 아주 좋은 교통수단인 것 같다!
자그레브 필수 코스 여행하기
자그레브 여행을 한다면 내가 추천하는 가볼 만한 곳 세 곳이 있다.
먼저, 자그레브 만남의 광장인 반 옐라치치 광장(Ban Jelacic Square)이다.
이곳은 자그레브 여행을 한다면 꼭 지나칠 수밖에 없는 메인 광장인데, 오스트리아-헝가리 스타일의 광장으로 자그레브 시내 중심에 있는 곳이다.
헝가리와 벌인 전쟁의 영웅인 반 옐라치치 총독을 추모하여 이름이 붙여진 반 옐라치치 광장은 상점, 카페들이 주변에 아주 활성화되어 있기에 식사, 커피 등을 즐기기에도 좋고 쇼핑을 하기에도 좋다.
또한, 반 옐라치치 광장에는 트램을 제외한 자동차들이 들어올 수 없어 차가 없어 참 좋은 곳이기도 하다.
밤낮으로 활기찬 반 옐라치치 광장의 주변에는 클래식하고 모던한 건물들을 만날 수 있으며, 특별한 분수도 만날 수 있다.
이 분수는 바로 만두 세바츠(Mandu Evac) 분수로 자그레브 이름의 유래와도 관련이 있는 분수이다.
과거 화창한 날, 전투에서 돌아온 장군은 샘에서 아름다운 소녀 만두사를 만났고 만두사에게 지친 군대에게 물을 달라고 요청하였다.
이때 장군이 말한 말이 '자그라비브시(Zagrabiv i)'였는데 이 말은 '물을 뜨다'라는 뜻으로 현재 자그레브의 어원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19세기 반 옐라치치 광장을 정비하며 발견된 샘은 소녀의 이름을 따 만두 셰바츠라고 부른다.
다음은 자그레브 여행의 필수코스인 자그레브 대성당(성모 승천 성당)이다.
내가 갔을 당시에는 여행 비수기라 그런지 자그레브 성당을 대공사하고 있어서 둘러보지 못했지만, 자그레브 대성당은 자그레브에서 가장 인기 있는 포토스팟이자 여행 필수 코스로 비엔나에 있는 슈테판 성당을 모티브로 만든 건축물이다.
105m의 쌍둥이 첨탑이 포인트이며, 내부에는 바로크 양식의 중앙 제단과 자그레브 대주교 추기경인 알로지예 스테피나츠(Alojzje Stepinac)의 묘를 만날 수 있다.
알로지예 스테피나츠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동유럽에 큰 파문을 일으킨 가톨릭교와 정교회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인물로 현재 자그레브 대성당 내부에서 묘를 만날 수 있다.
최대 5,000명이 동시에 미사를 볼 수 있는 규모가 아주 큰 자그레브 대성당은 이곳에만 보물급 유물이 10개 이상 되어 자그레브 대성당 자체를 크로아티아의 보물이라고 한다.
마지막은 반 옐라치치 광장 그리고 자그레브 대성당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자그레브의 아름다운 시장 돌라치(Dolac) 시장이다.
11시쯤 가니 이미 장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았던 돌라치 시장은 반 옐라치치 광장의 왼쪽 끝 쪽에서 만날 수 있으며, 자그레브에서 가장 크게 열리는 시장이자 꽃시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1925년 시작된 돌라치 시장은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이어주는 재래시장으로 과거에는 도살장, 생선을 위한 냉동고까지 있던 아주 큰 시장이었다고 한다.
현재는 자그레브 대성당이 보이는 2층 야외 광장에서는 채소, 과일 등을 주로 판매하며 1층 건물 안에는 육류, 치즈, 생선 그리고 1층 야외에서는 꽃시장을 만나볼 수 있다.
돌라치 시장을 비롯해 자그레브 곳곳에서는 향기로운 꽃들을 판매하는 꽃가게들과 꽃시장을 참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유럽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점은 '유럽 사람들은 생화를 참 좋아한다.'라는 점인데 특히 크로아티아에서는 어딜 가나 꽃가게들이 가득하며 사람들이 늘 한가득 꽃을 사 가는 것을 보니 이 나라 사람들은 정말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