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지역의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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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별은 '팔백사십 개 지요."
할아버지 허리에 업힌 5살 외손자 김시습이
다리를 달랑달랑 거리며 대답한다.
동서남북에 별이 빽빽 百百 (백백) 200 x 4 = 800
가운데 별이 스물스물 (스물스물 20+20 = 40 )
이렇게 귀여울 수가?!
강릉은 학문과 예술가의 천국인가?
이율곡, 신사임당, 허균, 허난설헌, 김시습
천재들은 재능을 꽃피웠으나
이들 모두가 부귀영화로 열매 맺지는 않았다.
'김시습'하면 매월당, 오세암, 오세 천재, 생육신, 금오신화 등이 떠오른다.
겨우 다섯 살에 유명인 인싸가 된다.
임금님 앞에서 글을 인정받아 비단 50필을 선물받은 꼬마는
당황하지 않고 허리에 묶어 줄줄 끌고 간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가능하게 하려는 '창의성'이 똘똘 뭉친 아이였겠다.
하지만 그는 경주 남산 ( 금오산 )에 들어가
판타지 소설 '금오신화'를 쓰며 세상으로부터 숨는다.
금오신화 내용은 주로
능력 있는 주인공을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 억울한 설정이다.
사랑에 빠지는 아름다운 선녀는 알고 보면 귀신이다.
삐딱한 시선이지만 흥미로운 내용은
세상을 꼬집었는지 조선시대 베스트셀러가 된다.
'숭유억불'
세자의 태반을 항아리에 담아 복을 빌며 절에 맡기는 조선 왕족이었으면서
불교는 공식적으로 구박하고 유교를 숭상했다.
조카 단종을 죽이고 왕이 된 세조에게
"난 반댈세!"를 외치며 생육신이 된 천재 소년은
스님이면서 화장을 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긴다.
그의 시체는 일 년 후 다비를 위해 꺼냈을 때 미라처럼 온전했다.
죽어서도 정석을 따른지 않는 김시습이다.
남산은 신라 수도 경주 어느 방향에서도 보였다.
마치 평택에서도 보이는 서울 잠실 롯데타워처럼
우뚝 솟아 경주 위치를 가늠할 수 있었겠다.
남산엔 온통 불상, 마애불 암각화가 가득하다.
그래서 산 자체가 일종의 불탑이라고 할 수도 있다.
남산이 신라인들에게 신성했던 이유 중 하나는
신라 건국신화 주인공 '박혁거세'가 태어난 우물인
'나정'이 경주 남산에 있어서이다.
( 경주 나정 - 경북 경주시 탑동 700-1번지. 1975년 11월 20일 사적으로 지정 )
신라가 세워지기 전, 6명 촌장이 다스리던 진한 땅은
그들을 통합하여 다스릴 지도자가 필요했다.
흰말이 양산 아래 나정에서 붉은빛 알을 공손히 받들고 있다는 소식에 찾아가 보니
알에서 나온 사내아이가 나온다.
동천에서 목욕 시키자 빛이 나고 하늘이 청명해지니 아이의 이름을
세상을 밝게 하는 혁거세 (赫居世)라고 부른다.
알에서 태어났으니 성은 박 朴 씨로 정한다.
아마 박혁거세 종족과 비등한 권력을 가졌을 종족의 딸
'알영'을 황후로 하고 나라를 세우니 신라의 옛 이름 '서라벌'이다.
경주 나정엔 박혁거세를 기리는 유허비를 비롯해 신궁터로 추정되는
팔각 건물지, 우물지, 담장지, 부속건물지,배수로 등이 남아있다.
팔각 건물지는 한 변의 길이가 8m나 되고 네모난 담장을 둘러 보호한 것으로 보아
박혁거세를 제사 지내는 신전으로 짐작된다.
경주 남산의 불교 흔적은 처참하게 훼손된 경우가 많다.
열암곡 마애불은 거꾸로 처박혀 있고
대현스님 걸음 따라 고개를 돌려가며 흐뭇하게 웃던
용장사곡 석조여래 좌상은 ( 보물 187호 ) 머리가 댕강 잘린 채 맞이한다.
대현스님은 오랜 가뭄에 기우제를 올릴 때
마른 우물에서 일곱 사람 키만큼 높은 물줄기가 솟게 만들었다는 도승이다.
( 아마 드라마 '선덕여왕' 미실처럼 인위적인 조작을 해서
민심을 수습하지 않았을까 의심되는 바이다 )
이 석상이 미륵불이라고 한다면
자연석 하층 기단은 수미산, 기단석 위 첫 둥근 반석은 제석천왕의 도리천,
두 번째 반석은 야마천이 된다. 마지막 연화 원반 대좌는 미륵보살이 산다는 도솔천으로 볼 수 있다.
서남산 주차장에서 시작해 용장 공영주차장으로 도착하는 5시간 등산 코스로 걷는다.
등산 코스
서남산 주차장 - 삼릉 - 마애관음보살상 - 선각육존불 - 석조여래좌상 - 금오봉 - 용장사곡삼층석탑 - 설잠교 - 용장 공영주차장
용장사곡 삼층석탑 (보물 186호)
용장사지 동쪽 능선 위에 자리하며 이 계곡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3층 옥개석까지 남아있고 높이 4.5m이다.
350m 높이 석탑을 멀리서 바라보면 바위산 전체가 하층 기단처럼 보이는
자연에 조화롭게 녹아드는 모양이다. 더불어 실제보다 더 높아 보였겠다.
< 하산하다 꼭 올려다볼 것을 권한다 >
바위에 홈을 파고 6cm 정도의 괴임을 2단으로 마련한다.
기단 한 면은 1장의 큰 석재, 나머지 3면은 2매의 석재로 결구(묶음, 끝맺음) 시켰다.
탱주는 하나, 탑신괴임 2단, 기단갑석 2매의 판석, 탑신과 옥개석은 각각 1매의 석재.
옥개 받침 모둔 4단, 옥개석 상면에 탑신괴임 2단이다.
상륜부는 없어졌고 삼층 옥개석 가운데 찰주( 탑의 중심을 유지하던 기둥 )를 세웠던 구멍이 남아있다.
2층 탑신 상부에 네모난 사리공이 있다. 8세기 후반 작품이다.
* 석탑 용어
우주 隅柱 - ( 모퉁이 우, 기둥 주 ) 탑의 가장자리, 모퉁이에 있는 기둥
탱주 撑柱 - 석조 건물이나 탑의 가운데 있는 기둥, 목조 건축물에서는 평주라 한다.
탑의 밑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면서 기단부, 탑신부, 상륜부이다.
. 지대석 - 울퉁불퉁하고 자연환경에 변형되는 땅을 편평하게 유지되도록 깔아 놓은 석재
. 기단 ( 탑의 밑 부분 ) - 지대석 + 기단석
. 기단굄석 - 기단을 굳건하게 괴기 위해 사용된 돌. 본격적인 축대 쌓기가 시작되는 곳이다. 기단부를 아름답게 꾸미기 위한 장식 효과도 있다.
. 기단면석 - 기단부의 중심돌. 면석 面石
얼굴 돌이라는 뜻으로 여러 가지 문양을 새겨 놓아 그렇게 부른다.
. 기단석 모서리에 '우주'인 기둥 모양 돌을 세운다. 위로부터 하중을 떠받기 위함이다.
무게 분산을 위해 가운데 기둥인 탱주를 세운다.
. 기단갑석 - 기단석 위에 마치 뚜껑처럼 덮고 있는 돌. 다시 한번 기단석을 위해서부터 압박해 눌러 고정시킨다.
바로 위부터 올려질 탑신부의 편평한 면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 안상 眼象 - 탑 밑부분 돌에 새겨진 연꽃잎 모양 조각
경주 남산
경상북도 경주시 배동
매일 06:00~18:00 야간산행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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