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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여행기 작성

2024년 3월 중순에 방문한 캐나다 휘슬러 블랙콤 스키장이다. 이곳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주무대였던 메인 스키장이다.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 때의 올림픽이었다. 내가 이곳을 최초로 방문한 시기는 2002년 4월이었다. 무려 22년 전이다. 그때만 해도 5월까지 스키장에 눈이 가득했다. 요즘은 유럽도 그렇지만, 눈들이 점점 없어지고 있어 스키시즌이 줄어들고 있다.
과거를 추적하며 2002년 당시의 사진 아카이브를 들추어 보았다. 아래 사진은 2002년 사진이다. 글쎼 분위기 자체는 옛날 사진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그런데 그 아래 사진을 보면 크게 다른 점을 목도할 것이다. (to be continued...)
아래 사진이 2024년 3월의 장면이다. 저 뒤에 위의 사진과 같은 유리로 이루어진 메인 건물이 보일 것이다. 위의 사진은 22년 전의 4월이었고, 아래는 올해 3월의 사진인데, 헉! 땅에 눈이 별로 없다...
매표소 라인이다. 우리는 조금이라도 좀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겨우겨우 약간 싼 곳을 찾았는데, 그래도 하루에 30만원이다. 휘슬러 블랙콤은 3시간, 4시간, 혹은 오전, 오후, 야간권 그런 거 없다. 그냥 하루종일이다. 아마 너무나 커서 콘트롤 자체가 불가능해서일 것이다. 야간은 아예 없다. 밤에도 운영하면 사고가 날 듯하다.
휘슬러와 블랙콤 리프트 총 길이는 약 11km이다. 한국 스키장들은 1km 내외가 대부분이니, 10배가 더 길다. 리프트 규모는 휘슬러가 34개이고, 블랙콤이 19개이며, 리프트 수용 인원은 2023년 기준 총 69,000명 정도라고 한다.
캐나다 휘슬러 블랙콤 스키장은 미국을 포함해 최대 크기의 스키장으로 알려져 있다. 스키장의 규모나 너무 커서 아마 다 다니지도 못할 뿐 아니라, 고립되어 사라져도 모를 수 있다.
스키장은 2개의 산 즉, 휘슬러산과 블랙콤산에 걸쳐 조성되어 있다. 블랙콤 곤돌라를 타러 간다. 산의 높이로 보면 휘슬러산이 1,530m이고, 블랙콤산이 1,565m이다. 블랙콤 스키장이 좀 더 가파르다고 알려져 있다.
2002년의 사진을 찾아본 김에, 차이점이 있는지 살펴보다가, 리프트에 탄 사람들의 복장은 별 차이 없건만, 확연히 다른 것은 헬멧의 착용 유무이다. 요즘은 한국에서도 반드시 헬멧을 써야 한다. 과거에는 한국에서도 그냥 털모자와 고글만 써도 됐었다.
그런데 위의 사진과 아래를 비교해 봐도, 헬멧 착용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더 안전해 졌으니 나쁠 것은 없다.
블랙콤스키장은 가파른 것은 둘째치고, 사실 모글처럼 울퉁불퉁한 곳들이 많다. 한국 스키장은 울타리 안에서만 돌아다닐 수 있다. 장점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곳은 아래 보다시피 그냥 완전 오픈형이다. 나무 사이를 갈 수도 있고, 한국처럼 정설차들이 눈들을 쓸고 다져놓지도 않는다. 물론 아래쪽은 정설을 하는데, 위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 넓은 산의 눈을 도대체 어떻게 정설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스키어들도 다르다. 한국은 제한된 공간에서 비교적 짧은 길이를 내려오기 때문에(물론 하이원이나 용평은 한국에서는 길다고 여기겠지만) 스키타는 폼을 무지하게 따진다. 그런데 여기는 폼은 상관없다. 이 거친 환경에서 내려올 수 있는가,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무들이 울창한 숲 사이로도 다니고, 아래 사진처럼 바위들도 다닌다. 정말 희한한 것은 가까이서 보면 저런 무지 위험해 보이는 바위들 위의 눈들도 스키어들의 자국들로 난립해 있다.
광활한 눈 위에 어지럽게 스키어들의 자국들이 지그재그 이리저리, 꼭 붓으로 휘갈겨 형성된 추상화 한 폭의 그림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팻말 같은 것은 없다. 자기 재주껏, 자기 재량껏 다닌다. 그리고 피해는 오로지 자기 몫이다.
In the middle of nowhere..
블랙콤의 중간 기지인 글래이셔 크릭(Glacier Creek)이다. 우리 일행은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스키 헬멧을 테이블에 올려 두면 테이블을 많이 차지하므로, 큼지막하게 표지판에 그림까지 그려있는 바, 헬멧은 의자 아래 두라고 한다. 바글바글한 점심 시간에 사람들이 더 앉을 수 있기 위한 것이다.
계속 느끼는 것이지만, 이곳에는 나이가 지긋하신 스키어가 꽤 있다. 은퇴 이후 겨울 시즌에는 이곳에서 몇 달을 거주하며 스키를 타는 것으로 여겨진다. 아래 사진의 할아버지는 혼자 오셨는데, 가방 안에서 집락을 꺼내들었다. 샌드위치를 싸 오신 것이다.
현지에서 가져온 휘슬러 위클리를 보면, 97세의 할아버지 스키어에 대한 기사이다. 이곳에서 6~70대 스키어는 많이 목격된다. 할머니들도 많다. 기본적으로 체격이 다르긴 하다^^
푸드코트에 코리언 비건 비프(Korean Vegan Beef) 바게뜨를 팔고 있었다. 왠지 반가우면서도, 김치가 들어 있는 바게뜨를 먹고 싶지는 않아서인지 우리는 그냥 캐나다 스타일로 주문했다.
나는 생선 및 감자튀김과 아루굴라(Arugula) 샐러드이다. 내가 좋아하는 '아루굴라'를 우리나라에서는 '루꼴라'라고 부른다.
온 산이 울퉁불퉁, 스키어들이 만들어 놓은 깊이 패인 눈산을 배경으로 점심을 먹었다. 한국 스키장으로 보면, 아래와 같은 곳은 최상급보다도 더 어려운 코스이다.
온 산에 스키 자국들이 있다. 실지로 보면 깍아지른 듯한 절벽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 사이사이에 간간이 사람들이 있다. 아래 사진에 잘 보이지는 않겠지만. 맨 위에 꼭대기에도 사람들이 줄지어 있다.
위의 사진의 맨 꼭대기를 따라 가 볼수 있는 곳까지 올랐다. 여기가 우리의 최선이었다. 더 가려면 스키를 짊어지고 올라야 한다. 리프트도 없다. 그런데 자신만만하게 자기 스키를 등에 지고 힘겹게 올랐는데, 산등성이 너머로 내려가지도 못할 수 있다. 굴러떨어질 수도 없다. 그 스키 다시 짊어지고 내려와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포기했다...
휘슬러 위클리를 보니 스키장에서 험준한 곳을 다니다가 길을 잃었다가 살아돌아온 생존 스토리(survival story)도 있다.
픽 두 픽(Peak 2 Peak)이다. 정상 vs. 정상이라는 말인데, 블랙콤산에서 휘슬러산으로 넘어가는 곤돌라가 있는 곳이다.
산을 타고 넘어가는 것이다. 아래 사진은 곤돌라 속에서 촬영한 것으로, 어떤 상황인지는 그 아래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다.
아래 보면 Peak 2 Peak으로 가눙데 빨간색/검은색 표지판이 있다. 그곳아 곤돌라로 연결되어 있다.
(c)Toysdaily
아래 사진을 보면 스키복이 아닌 복장을 착용한 사람들이 보일 것이다. 관광을 위해 곤돌라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래는 블랙콤산에서 곤돌라를 타고 넘어온 휘슬러산이다. 사실 2002년에 촬영한 사진이다. 분위기는 비슷하다. 그런데 이번에 찍은 사진보다 22년 전 사진이 더 마음에 들어서 본 여행기에 업로드한다. 눈 사이에 사람들이 간간이 보인다. 그때 우리나라 스키장에서만 스키를 타다가 이곳에 와서 "와, 정말 끝내준다" 했던 기억이 난다.
리프트도 한국에서처럼 한 번 타면 되는 것이 아니라, 타고 또 타고 또 타고 올라간다. 그곳에서 지도를 보고 노선을 정해야 하는데, 너무 많고, 무섭기도 하고, 그래서 처음엔 easy course로 먼저 내려가 보기도 한다. 그러다가 중급, 상급 코스를 도전해 보기도 했다.
Enchanted Forest라고 써 있는 숲 속 앞이다. 스키를 타고 나무 사이를 다니는 트리런(Tree Run) 구간이다.
여행을 다니면서 다시 오고 싶은 곳들이 있는데, 나는 이곳을 다시 오고 싶다.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