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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냐짱 덤 시장: 현지의 매력과 생동감을 찾아서
베트남 남중부 해안에 위치한 냐짱(Nha Trang)은 아름다운 해변과 따뜻한 기후로 유명한 휴양지다.
하지만 이 도시의 매력은 해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냐짱의 진정한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현지인의 삶이 오롯이 담긴 덤 시장(Đầm Market)을 찾아가보는 것이 좋다.
덤 시장은 냐짱의 심장부에 자리 잡고 있으며, 이곳은 도시의 일상과 활기가 교차하는 곳이다.
아침 일찍 시장에 도착하면 상인들이 물건을 진열하고 손님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분주한 상인들의 모습이 냐짱의 한가로운 강과 바다와 대비되며 생경한 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이 시장은 무려 1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다.
1908년경에 지어진 오래된 시장. 흔히 덤 시장, 끄어 시장이라고 불린다.
다만 사람들이 많이 모이기 시작하자 1961년 재개발 프로젝트를 수립, 1969년 지금 모습을 갖추게 됐다.
시장을 둘러보기위해 이 곳을 찾은 우리.
아들은 더위를 참지 못하고 여전히 칭얼댄다.
"나는 어디, 여긴 누구..."
냐짱의 불타는 더위와 아이의 칭얼댐에 정신이 아득해진다.
선명하게 피어오르는 뭉게구름과 동남아 옷의 화려한 색상이 대비되는 곳.
색의 화려함과는 다르게 상인들도 현지인들도 더위에 지친 표정이 역력하다.
심지어 그늘 밖 햇볕으로는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덤 시장은 지름 66.5m의 연꽃 모양으로 지어졌으며, 바닥은 수건 모양으로 특이하게 되어 있다.
지상과 위층의 면적은 5,270㎡로, 동시에 3,000명 이상의 방문객을 수용할 수 있다. 2층 건물로 1층과 2층은 널찍하게 지어졌다.
1975년 남북으로 갈라진 베트남의 두 정권의 중간 기간에 약탈과 방화가 있었음에 불구하고, 덤 시장은 계속 운영되었지만 아름다움과 질서는 크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덤 시장의 중심부로 들어가면 각종 의류와 신발,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다양한 물건들이 진열된 시장 통로를 따라 걷다 보면, 그 풍경은 마치 한 폭의 생생한 그림과 같다.
화려한 색감과 굉장한 밀도 사이로 지나가는 길만 겨우 터있다.
숨바꼭질이라도 해야할 것 같은 밀도에 상인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베트남 전통 의상인 아오자이(Ao Dai)를 비롯해 다양한 의류들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독특한 디자인의 기념품을 구입하거나,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의류를 구매할 수 있다.
상인들과의 흥정은 이곳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중 하나다.
이미 매우 저렴한 가격이지만 더 깎아달라는 외국인 손님과
절대 깎아줄 수 없다 못박는 상인들.
또 알았다며 계산기를 들고 할인가를 보여주는 상인들의 표정에서
이 곳에서 파는 물건만큼이나 다양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냐짱의 라탄 가방은 품질이 무척 좋은데
만약 다시 갈 수 있다면 여러개를 사서 와야지 마음먹는 기념품 중 하나다.
김연아 가방으로도 알려진 탬버린 라탄백은 최근까지도 우리나라에서 무척 인기였다.
이 곳이 공산주의 국가임을 알게해주는 기념품들.
공산주의 국가를 선전하는 그림과 영화에서 많이 본 소품들이다. 그 사이에 뻘쭘하게 놓여진 키티 모자.
왠지모르게 피식 웃음이 난다.
짭쪼름한 밥반찬으로도 그만일 것 같은 조림류도 일렬로 늘어져 있다.
베트남산 빵게(?)와 쥐포무침 같은게 입맛을 당긴다.
덤 시장의 진면모는 옷가게 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장의 초입에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가 가득하다. 열대 과일의 향긋한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며, 다채로운 색감의 과일들이 눈길을 끈다.
이곳에서는 바나나, 망고, 파파야 등 익숙한 과일뿐만 아니라, 용과와 같은 이국적인 과일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과일 가판대 앞에서 현지인들이 상인과 흥정을 하며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나누는 모습을 보노라면,
이 시장이 단순한 거래의 장을 넘어 사람들 간의 따뜻한 교류의 공간임을 느낄 수 있다.
채소 코너를 지나면 다양한 해산물이 진열된 구역이 나온다.
냐짱은 해안도시답게 신선한 해산물이 풍부하다.
이곳에서는 새우, 게, 오징어 등 다양한 해산물을 만날 수 있다. 상인들은 갓 잡아 올린 해산물을 손질하며 손님들을 부른다.
그들의 능숙한 손놀림과 활기찬 목소리는 시장의 생동감을 더해준다.
베트남산 바위굴과 대합조개가 좌판에 진열되어 있다. 싱싱한듯 싱상하지 않은 듯한 아리송한 모양새.
해산물 구역을 지나면 각종 향신료와 건어물이 진열된 코너가 나타난다.
베트남 요리에 빠질 수 없는 향신료들은 그 종류와 향이 다양하다.
고수, 레몬그라스, 라임 등 신선한 재료들이 풍부하게 쌓여있고, 말린 새우와 생선 등 건어물도 한가득이다.
이곳을 지날 때면 베트남 요리 특유의 향긋한 냄새가 코를 간지럽힌다.
시장 구경을 마친 후 시장 내의 작은 식당에 들러 현지 음식을 맛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경험이다.
분짜(Bun Cha), 반쎄오(Banh Xeo), 쌀국수(Phở) 등 다양한 베트남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시장 안의 식당들은 현지인들로 북적이며, 그 맛은 여느 관광지의 음식점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한국에서 먹었던 쌀국수와는 내놓는 모양새와 국물의 향기부터 다르다.
쪽파가 송송 올라간 고기에 쌀국수가 한웅큼 올라가 있다.
곁들여져 나오는 고수 풀은 기분나쁜 향신료 향기가 아니라
한입 입에 넣으면 향긋하고 상쾌한 맛이 혀 끝에 감돈다.
태어난지 두돌도 안된 둘째가 쌀국수 국물 향기를 맡더니
제대로 드링킹을 시작한다.
두돌된 한국인의 입맛도 사로잡는 이 곳,
"아, 이 것이 베트남 현지의 맛!"
이처럼 덤 시장은 단순한 쇼핑 장소가 아니다.
이곳은 냐짱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오롯이 담고 있는 공간이다.
여행자들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가 아닌, 현지의 일상 속으로 깊이 들어가 볼 수 있는 특별한 장소인 것이다.
냐짱을 방문하게 된다면, 덤 시장에서 현지인의 삶과 문화를 직접 체험해보길 강력히 추천한다.
이곳에서의 경험은 냐짱 여행을 한층 더 풍성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