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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여행기 작성

쉼 없이 달려온 튀르키예 여정. 꿈만 같았던 풍경 속에서 추억을 쌓은 뒤 그리스로 떠났다. 그리스는 앞선 여행보다는 조금 여유롭게 여행하고 싶었다. 물론, 결과론적으로 그리스는 튀르키예보다 조금 더 빡센 여정으로 변모했다. 일단, 첫 단추부터 잘 못 꿰었다. 튀르키예 '페티예'에서 그리스 '로도스'로 향하는 배가 흔들린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평온한 바다에서 빠르게 로도스에 도착했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탑승한 쾌속선은 그 어떤 배보다 흔들렸고, 심지어 다시 회항했다. 1시간 30분이면 도착했을 로도스를 장정 5시간 만에 도착했다. 최대한 이 섬을 잘 즐겨야겠다는 마음. 로도스에서의 이틀의 여정은 뱃멀미를 잊을 정도로 따뜻했다.
마을을 걷다
로도스와 그랜드 마스터 궁전
낭만 그 자체인 로도스. 이곳엔 우리가 전설로만 알고 있는 로도스의 거상과 만화 캐릭터로 자주 등장하는 로도스(몰타) 기사단이 이곳에 있었다.
로도스 기사단과 그랜드 마스터 궁전
가톨릭의 보수파 수도회이자 국제법상 주권 국가로 인정받은 기사단은 11세기 십자군 원정 때 순례자, 부상병 등을 구호하기 위한 성격으로 설립되었다. 기사단은 1522년 오스만 제국의 침략으로 예루살렘에서 로도스로 후퇴했고, 이후 몰타로 이주해 정부를 세웠다. 물론, 나폴레옹의 공격으로 주권을 잃어 로마까지 밀려났다. 이런 로도스 기사단은 지금도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로마에 위치한 기사단은 회원 1만 3000여 명, 소속 직원 및 자원봉사자 10만여 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토는 없지만, 고유의 헌법과 법원 등을 갖고 있어 국제법상 국가로 인정하기도 하며, 세계 100여 개국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다. 기사단장으로 임명된 인물은 추기경에 의해 임명되며 평생 단장직을 유지한다고 한다.
로도스 기사단 대장의 궁전인 그랜드 마스터 궁전은 카스텔로라고도 알려져 있다. 로도스 중심에 있는 성은 그리스에서 몇 안 되는 고딕 건축의 사례 중 하나이고, 로도스는 이 궁전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요새처럼 높은 성벽의 모습을 하고 있던 그랜드 마스터 궁전. 로도스 전체를 중세 시대의 풍경으로 만든 궁전. 이곳을 중심으로 마을 구석구석을 여행했다.
PANERI 양고기와 문어
중세 시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로도스. 토 냄새로 고생했던 심신을 극복하고자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무얼 먹을까 고민한 끝에 그리스도 양고기가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들어 평이 가장 좋았던 paneri로 향했다. 문어샐러드 하나와 양고기를 주문한 나는 이곳을 선택한 것이 최고로 잘한 일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입에서 사르르 녹는 양고기는 양 특유의 잡내가 전혀 없었고, 달짝지근한 소스와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병아리콩과 함께 곁들여 먹는 것 또한 양고기를 즐기는데 일조했다. 양고기와 함께 먹은 문어샐러드는 갑각류로 우린 소스에 풍미를 살리는 향신료들이 적절히 불 맛이 나는 문어 위에 버무려져 입맛을 돋우었다. 이곳 paneri는 많은 한국인이 찾는 식당이었다.
곳곳에 묻어있는 중세 유적
식사를 마치고 로도스 올드타운을 걸으며 여행했다. 골목골목이 옛 모습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며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또 마을 곳곳에는 중세 시대부터 남아 있던 유적들이 곳곳에 있었다. 마을 곳곳 구석구석을 즐길 수 이는 구도심. 더 깊숙한 곳으로 여행을 떠나보기로 했다.
건물의 주소를 알리는 곳엔 타일이 있었다. 알록달록 다양한 모습으로 주소를 알리는 타일. 그 모습은 이 작은 도시를 더욱 사랑하게 만들었다. 평범할 벽마저 사랑스럽게 만드는 로도스의 구도심. 특히, 고양이와 잘 어울리는 마을의 풍경은 로도스로 향하는 길 위의 악몽을 깨끗하게 잊도록 만들었다. 따뜻한 햇살과 잘 어울리는 로도스. 이곳은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리스의 작은 섬이었다.
중세 도시의 풍경을 벗어나니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는 아이들이 보였다. 행복하고도 평화롭게 보이는 풍경. 로도스는 그저 안온하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올드 타운을 벗어나니 다시금 바닷길이 보였다. 이곳을 걸으며 다시금 숙소로 돌아가는 길. 그곳의 풍경도 로도스스럽게 아름다웠다.
바닷길 맞은편엔 그랜드 마스터 궁전이 요새처럼 서 있어 낭만에 낭만을 더했다. 로도스 내에서 포토존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사진도 찍고 로마 가톨릭 성당도 눈에 담았다. 로도스는 들여다보면 들여다볼수록 마음이 몽글해지는 곳이었다. 이곳을 다음 날이면 떠나야 된다는 사실이 그저 야속하기만 했다. 더 오래 머물 걸 하는 마음이 들었던 로도스. 어느 여행지든 미련은 남지만, 이곳 로도스는 가장 미련이 남는 여행지였다. 그렇기에 더욱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 더 자세히 들여다 보기로 했다.
다시금 눈에 들어오는 그랜드 마스터 궁전 경이로운 모습에 중세 시대도 이곳 로도스는 꽤나 부유한 도시였음을 알 수 있었다. 알면 알수록 더 머물고 싶은 동화 같은 도시 로도스. 나는 이곳을 눈으로 담는 것에서 끝내는 것이 아닌 물놀이를 통해 더 자세히 즐기기로 했다. 그랜드 마스터 궁전을 지나 다시금 숙소로 돌아가는 길. 그곳에서 만난 여러 소품샵과 바다 풍경 또한 여행의 즐거움을 선물했다.
풍경만으로도 아름답지만, 즐기면 즐기수록 더욱 빛을 발했던 로도스. 다음 이야기는 로도스의 해변과 로도스의 유명한 사진 스폿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름다운 풍경이 섬 전체를 감싸고 있었던 로도스. 이곳은 분명 그리스 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중 하나임이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