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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여행기 작성

젤라또는 이제 많은 사람들에 익숙해진 아이스크림의 종류다. 그 젤라또의 본고장이 이탈리아로 사실 젤라또라는 말 자체는 특정한 아이스크림을 뜻하는 하나의 종류가 아닌 이탈리아어로 아이스크림이 젤라또인 것이다. 그런데 이탈리아에서 만드는 아이스크림이 조금 방식이 다르고 맛도 다르다보니 자연스럽게 고유명사화 되어 젤라또 라는 다른 아이스크림처럼 존재하게 된 것이다.
젤라또와 아이스크림의 가장 큰 차이는 지방함량의 차이로 볼 수 있다. 젤라또는 크림을 사용하긴 하지만 우유의 비율이 더 높아 더 부드럽고 가벼운 맛을 제공하며 설탕을 줄인 대신 과일이나 초콜릿을 활용하여 단 맛을 부각 시키는 편이다.
젤라또의 본고장을 찾아온 만큼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동안 참 다양한 젤라또를 맛보았다. 하지만 모든 맛집은 서울에 몰려있다는 말 마냥 로마에서의 젤라또는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거기다 한국인이 즐겨쓰는 표현인 몇 대 젤라또와 같은 정보가 있어 이왕 여행하는 거 젤라또의 맛을 제대로 즐겨보자는 생각으로 3곳의 젤라또를 찾아가게 되었다.
Gelateria Old Bridge
영업시간 오전 10:00 ~ 새벽 12: 30분
첫번째로 소개할 젤라또 집은 올드브릿지다. 만약 이 젤라또 집을 갈 경우라면 무조건 바티칸을 방문했을 때 가야한다. 그만큼 다른 젤라또 가게들의 위치에 비하면 조금은 구석진 곳에 있다는 말과도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티칸을 들리는 만큼 오타비아노 지하철을 타기 위해 돌아갈 때 맛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물론 위치가 위치니만큼 젤라또 집에 들려 천사의 성으로 향해 걸어가도 괜찮은 편이다.
재밌는 점은 바티칸 근처라 그런지 손님으로 수녀님이나 신부님이 손님으로 계신걸 볼 수 있었다. 여러 젤라또를 맛본 만큼 냉철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하자면 솔직히 말해서 3대 젤라또를 넣은 사람이 그냥 세번째로 먹은 곳인가 싶었다. 물론 손님이 있긴 했지만 딱히 특별하지 않았고, 맛도 괜찮은 젤라또 수준이었다. 아 굳이 비교하자면 맛있다고 알려진 젤라또 체인점인 suso보다는 맛있었다.
두번째로 간 곳은 로마 숙소의 중심이자 교통의 중심인 테르미니 기차역에 가까운 곳에 위치한 젤라또 집이다. 한인 민박들이 많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지만 조금은 관광지 기준으로는 먼 곳에 위치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Gelateria Fassi - Gelato artigianale a Roma dal 1880
영업시간 : 오후 12시 ~ 오전 12시
무려 1880년도부터 영업한 젤라또 집이다. 역사와 전통을 가진 로마의 젤라또 맛집답게 평일에도 오픈런을 준비하는 사람이 몇몇 있긴 했지만 핵심 관광지마냥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지는 않았다. 중심지가 아니기 때문인지 매장 자체의 크기가 엄청났고, 내부에는 무슨 공장마냥 젤라또를 만들고 있는 듯 했다. 파씨라고 불리는 이 젤라또 집은 그래도 많은 한국 여행자들이 3대 젤라또로 꼽는 곳 중에 꼭 들어가는 가게긴 하고 맛도 훌륭했다. 심지어 가장 가격적으로도 저렴했으며 맛도 3가지를 고를 수 있는 것 또한 큰 장점이었다. 물론 이는 임대료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굉장히 자본주의적 관점으로 말해본다.
젤라또를 먹을 때마다 생각하지만 너무나 많은 맛들이 있다. 한국에선 접하기 어려운 맛들도 있고, 종류도 다양하지만 그럼에도 늘 비슷한 맛을 고르게 되는건 왜일까? 젤라또 맛집마다 추천하는게 다르기도 하기 때문에 여유가 있다면 직원에게 맛을 추천 받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파씨의 젤라또는 눈에 띄게 양도 많았고, 맛도 좋았다. 일단 이 기준이 서울 성수의 어느 젤라또 맛집에서 실망했었던 경험을 기준으로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일단 이 여행기의 초반에 말했지만 아이스크림과 달리 단 맛이 자연스러운 맛이 나타나며, 설탕이 아닌 과일로 만들어낸 맛이기 때문인지 몰라도 상큼한 달달함이 일품이었다.
일반적인 젤라또 가게가 테이크아웃 전문점의 분위기라면 이곳 파씨는 하나의 식당과도 같았다. 여름에는 시원한 에어컨과 함께 쉬어갈 수 있으니 역사를 바탕으로 얼마나 긴 세월을 성장하고 전통적으로 유지했는지 이 규모에서 실감이 나기도 했다.
다른 곳들이 뭔가 오가면서 맛을 보거나 관광객이 와서 들리는 느낌이라면 오픈하자마자 방문한 파씨는 조금 묘했다. 뭐랄까 마치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 혹은 지나치지 못하는 방앗간 같은 느낌의 젤라또였다. 관굉지가 아닌 젤라또라는 전통 디저트에 어울리는 풍경이라는 표현이 제일 맞겠다.
3대 젤라또 중에 마지막에 남은 젤라또 집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최고로 치는 젤라또 집이다. 만약 젤라또를 한군데만 먹겠다던가 단 한번만 먹겠다면 단언컨데 이곳이다.
지올리띠 젤라또
Via degli Uffici del Vicario, 40, 00186 Roma RM, 이탈리아
영업시간 : 오전 7시 30분 ~ 오전 12:00
구글 지도에서 무려 한국어로 검색해도 나오는 곳이다. 위치 또한 로마 구도심에 위치해 있어 스페인 계단 혹은 트레비 분수를 방문하고 판테온으로 들릴 때 마침 찾아가기 좋은 곳에 위치해있다. 가장 가까운 곳은 판테온으로 찾아가다보면 왠 골목에 수많은 사람을 마주할 수 있고, 그곳이 지올리띠다.
위치가 위치니 만큼 오래된 내부 인테리어가 역사적인 느낌마저 전해주며, 직원들 또한 마치 고급 디저트를 서빙하듯 통일한 유니폼을 입고 전달한다. 젤라또를 선택할 때 콘이나 컵의 종류도 많았고, 상당히 체계적으로 젤라또를 고를 수 있었다. 먼저 계산 후 맛을 고르기 위해 다가가는 건 다른 젤라또 집과 동일 하지만, 상당히 많은 사람이 경쟁하듯 냉장고에 다가가 있다는 게 참 묘하다.
앞서 말했다시피 최고의 젤라또였다. 이탈리아에 그렇게 오래 여행을 했지만 가장 기억나는 젤라또를 꼽으라면 이 지올리띠와 베네치아의 로컬 젤라또였다고 단언할만큼 최고의 맛을 선사했다. 심지어 비싼 가격도 용인할만큼 아주 뚜렷한 맛을 보여줬고, 이게 젤라또구나 깨닫기까지 했다.
지올리띠의 대표적인 맛은 쌀을 이용한 것과 망고 등 과일맛 젤라또였다. 아이스크림에서 쌀이 씹히고 과일이 씹히니 원재료 그 자체의 맛을 최대한 끓어올린 시원달달함이라고 해야할까? 정말 지올리띠를 먹고 나면 다른 젤라또는 눈에 안간다는 말에 엄청 공감을 하게 되었다. 정확하게는 이 재료의 맛을 어떻게 이렇게 잘 살린 아이스크림을 만들었을까 감탄하기까지 했다. 정말 3대 젤라또는 모르겠지만 지올리띠는 최고의 젤라또가 분명하다.
관광지에 가까운데 맛까지 좋다? 지올리띠 젤라또는 로마를 방문하면 꼭 먹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