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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에서 즐겼던 먹거리와 수로왕의 존재감
금관가야의 수도였던 도시, 김해. 그곳의 태조였던 '수로왕'에 초점을 맞춘 채, 여행을 즐겨도 하루 이상의 일정이 충분히 가능했던 곳. 살아서나 죽어서나 도시 전반에 녹아있던 그의 영향력은 실로 대단했다. 실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수로왕비, '허황옥'의 묘가 자리할 만큼, 현장에서 느껴지던 생동감이 엄청났다. 이 정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아마 경주 이후로 정말 오랜만이였는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으니, 그 끝에는 마실거리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마따나, 여행을 시작하기 전, 한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주린 배를 채우는 일. 본격 일정을 시작하기 전 김해공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식당으로 행선지를 설정했는데, 꽤나 맛있으면서도 예쁜 모양새가 시각적으로 만족스러운 한 상 이였다. 게다가 이후 태백산맥 어느 산자락에 자리한 장군차 농원에서 즐기는 차 한잔의 여유까지. 날씨 덕분에 실로 가장 여유로웠던 순간의 정점. 그 순간의 기록들을 하나하나 담아보고자 한다.
1. 우화한식당
이번 여행에서 나는 처음 들어봤지만, 김해에서는 꽤나 유명한 곳으로 보였다. 우리가 도착한 것은 우화한식당 대동점. 이미 사전에 예약을 해서 그런지, 모든 테이블에 요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마침 준비된 메뉴는 한우전골. 게다가 내가 앉은 자리는 창가, 빛이 잘 드는 자리였는데 덕분에 다른 테이블보다 시각적으로 말끔한 결과물을 담을 수 있어 너무 좋았었다.
냄비에서 어느정도 열기가 올라오기 시작하면, 다른 그릇에 담긴 야채를 넣고 조리를 하면 됐다. 꽤나 놀라웠던 점은 열기가 올라오기 시작할 때, 넣은 채소의 존재였는데, 그 향이 매우 그윽해 젓가락으로 한 입 가져가니 고기와 잘 어우러져 그 매력에 푹 빠질 수 있었다. 물론 자연스레 우러나온 깊은 육수의 맛은 더할나위 없었고 말이다.
전골을 마무리 한 뒤, 역시 볶음밥이 빠지면 안된다. 다들 예상이라도 한 듯, 인원수에 맞게 추가 주문을 넣어뒀고, 빛깔부터 아름다운 세팅에 셔터를 몇 번이나 눌러는지 모르겠다. 때마침 단렌즈를 가져가서 너무 다행이다라는 생각과 그 순간을 묵묵히 기다려주던 사람들의 모습. 역시 부지런히 달려가면서도 여기까지 버텨내길 너무나도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였다.
사진에 보이는 것 만큼, 맛은 매우 만족스러웠으며, 연신 감사히 맛있게 잘 먹었다는 인사를 드렸던 것 같다. 덕분에 전날 밤 밤을 세워 피곤했던 와중에도 알차게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으며, 다음에도 다시 한 번 방문하고 싶은 의사가 충분한 곳이다. 서울에 지점이 없다는게 아쉽게 느껴질 정도니 말이다.
2. 김해수로왕릉
경전철역과도 가까이 붙어있어, 여행의 시작점으로 삼기 참 괜찮은 곳. 바로 옆에 자리한 대성동고분군과 수릉원은 물론이거니와 봉황대공원과도 얼마 떨어져 있지 않아 당일치기 여행 중심지점으로 삼기 좋은 곳이다. 홍살문과 야트막한 담장 너머로 보일만큼 그 능침의 규모도 상당했는데, 하늘과 연관지은 그의 탄생설화와 더불어 기록에 남아있는 그의 생몰연도가 반영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가까이 갈 수록 정말 크게 다가왔다.
금관가야 9부족의 추장들이 김해 '구지봉'에 모였을 때, 붉은 보자기에 싸여 하늘로부터 내려온 금합 안에 황금알 6개가 담겨있었다고 한다. 이후, 그 알은 반나절만에 모두 부화, 가장 먼저 태어난 이를 두고 '수로'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고 하며, 추장들의 추대로 왕위에 올랐다. 그리고 아유타국의 공주와 혼인, 그녀가 바로 '허황옥'이라는 인물이라 한다. 실제로 찾아보니, '아요디아' 라는 명칭으로 불렸으며, 불교의 중심지라는 정보도 얻어갈 수 있었다.
능침 뒤쪽으로는, 서울과 수도권에 자리한 조선왕릉이 그러하듯, 산책로가 녹지공간으로 풍성하게 조성되어 있었다. 오락가락했던 날씨 때문에 실제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으로 보였는데, 나를 제외하곤 그 누구도 주변을 걷는 사람을 찾아보지는 못했다. 장마철이 끝난 뒤, 일기예보를 살펴보니 한동안 폭염만 주의한다면 더위를 피해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 파란색을 머금은 숲길을 온전히 걸어보고 싶은 순간이다.
끝으로, 흙으로 지어진 담벼락에는 능소화가 넝쿨째 걸려있어, 지역 내 능소화 명소로도 유명한 것 같았지만, 불규칙하게 쏟아진 폭우로 도착했을때는 사라지고 없었다. 단 몇송이만 간신히 명줄을 유지하고 있었고, 그저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음 행선지로 방향을 잡을 수 밖에 없었다.
3. 장군차 산들농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