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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MLB 직관
볼티모어 오리올스 야구 경기 관람기
볼티모어로 도착한 첫날. 친구는 무엇을 제일 하고 싶냐 물었고, 미국 스포츠 문화의 정수인 야구 경기 (MLB)를 보고 싶다고 했다.
마침 홈그라운드에서 하는 마지막 경기 하나가 남아있었고, 시야가 좋진 않지만 좌석 또한 남아 있어서 냉큼 예매를 했다.
볼티모어는 큰 도시지만, 놀거리나 할 거리들은 다운타운 이너하버쪽에 모여 있었고 볼티모어 홈경기장도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주소 :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 333 West Camden Street
일요일 낮 2시에 하는 경기를 보러가기 위해 볼티모어의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로 삼삼오오 모여서 경기장으로 걸어가는 인파들에 휩쓸려 같이 야구장으로 향했다.
그제서야 미국에 온게 실감이 났다. 미국에 오고 시차도 적응 못한 첫날. 미국 문화에 흠뻑 빠질 준비를 하며 천천히 구경을 나섰다.
볼티모어에서 엄청 나게 하고 싶었던건 딱히 없었다. 그나마 제일 기대되었던 건 사실상 mlb 직관.
지난 뉴욕 양키즈 구장에서의 야구 경기 직관은 잊지못할 기억을 선물해주었고, 이번 볼티모어 방문에도 가장 기대되는 경험 중 하나였다.
볼티모어는 야구를 사랑하는 도시 그 자체였고, 시민들에게도 야구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 그 이상이었다.
현지인들의 열정이 가득 담긴 문화적 축제 같았다.
베이비 루스 야구선수의 홈그라운드로서 경기장이 위치한 캠든 야즈(Camden Yards)는 그 자체로 하나의 볼티모어 랜드마크였다.
많은 제조업들의 기지로서 볼티모어의 호황을 대표하는 붉은 벽돌은 예전 영광을 나타내는 듯 했고,
이 붉은 벽돌로 지어진 경기장은 볼티모어의 역사적 건축 양식을 그대로 반영하며,
현대적인 시설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었다.
정규시즌 마지막의 오리올스의 홈경기였기에 경기장은 더욱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마지막 경기인만큼 오리올스 측은 감사의 의미로 팬들에게 맨투맨 티를 선착순으로 배포했고, 선착순안에 들어간 나는 기념품을 챙길 수 있었다.
(약간 후줄근해보이지만 미국사람들은 이런 핏에 신경을 안쓰니 덩달아 나도 신경안쓰게 되었다)
경기까지는 1시간여 가량 시간이 있었고, 굿즈를 착용하고 제대로 응원하고 싶었기에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야구모자를 하나 구매했다.
구매한 모자를 착용하고는, 마치 홈경기 보기를 고대하는 찐 야구 팬이 된것 같은 내심 뿌듯했다.
야구장은 역시 먹으러 오는게 아닌가 싶어서 뭐를 먹을까 하다가 스낵으로 핫도그와 맥주를 골랐다.
이밖에도 샌드위치, 피자, 치킨 등 경기장 내부에서 판매하고 있는 음식들은 다양했다.
가격은 역시 예상한대로 꽤나 비쌌고, 미리 준비해온 스낵들을 포장해 즐기고 있었다.
메릴랜드 지역 맥주를 마시면서 한층 업된 기분으로 경기를 기다렸다.
경기 시작전 3층으로 올라가 볼티모어 시가지 주변을 바라봤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꽤나 평화로워 보였던건 안비밀..
(폭풍의 눈처럼 그 이후에 사건사고들이 계속되었다)
경기장은 정말 컸고, 도시 자체가 야구를 사랑하는게 듬뿍 느껴졌다.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 그 분위기는 활기찼고 곳곳에서 볼티모어 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함성 소리가 들려왔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경기장의 대형 스크린에는 오늘의 선발 투수와 라인업이 소개되었다.
오리올스 팬들은 한 목소리로 선수들의 이름을 부르며 응원했으며, 상대팀의 선수들이 소개될 때는 조용해지며 오리올스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기는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었다. 이번 경기는 확실히 재밌었던게 오리올스는 이미 세미 파이널 시즌에 진출하기 때문에 경기에 목숨을 덜 걸어도 됐지만 디트로이트는 이번 경기가 매우 중요해서인지 진지하게 임했고, 덕분에 점수가 많이 나는 재밌는 경기가 되었다.
경기를 관람하며 한국 야구 경기와 미국 야구 경기의 응원 문화에는 몇 가지 뚜렷한 차이가 있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
한국 야구 문화는 단체 응원 문화로 유명하다. 각 팀마다 응원단장과 치어리더가 있으며, 이들이 이끄는 단체 응원은 경기를 관람하는 가장 큰 재미 중 하나다.
경기 내내 다양한 응원가와 율동이 있으며, 각 선수마다 고유 응원가가 있어서 타석에 설 때마다 팬들이 다함께 노래를 부르고 응원을 한다.
반면 미국의 야구 경기는 한국보다 자유로운 응원 분위기를 보인다. 특정 응원단이나 응원단장이 없으며, 팬들은 자신의 방식대로 응원했다.
응원가보다는 각자의 함성, 야유, 박수, 그리고 때때로 경기장 내 대형 스크린에 나오는 음악에 맞춰 춤추거나 호응하는 정도다.
미국에서는 홈런이나 중요한 플레이가 나왔을 때 관중들이 자발적으로 큰 함성을 지르거나 일어서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한국은 조직적이고 적극적인 응원 문화가 강한 반면, 미국은 비교적 자유롭고 개별적인 응원 문화가 더 큰 차이를 보였다.
매번 느끼지만, 각 나라마다 팬들이 야구를 즐기는 방식이 다르기에 그 문화를 알아보는것이 참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중간 이벤트들이 많이 열렸는데 우리나라는 응원으로 다져졌다면, 마스코트들의 경기 들로 사람들을 재밌게 하는 이벤트들이 많았다.
경기가 끝나고 경기장에서 주변을 쭉 둘러봤는데, 날이 좋아서인지 주변 풍광도 참 예뻐보였다.
경기는 비록 디트로이트의 승리로 끝났지만, 오리올스 팀은 진작 파이널 컵에 올라갔기에 오늘의 경기는 팬들을 위한 헌정 경기와도 같았다.
홈런도 양쪽 팀에서 번갈아 가면서 나와서 지루할 틈이 없었고, 확실히 점수가 많이 나니까 경기 내내 집중력이 흐려지질 않았다.
홈 관중들을 향해 인사했으며, 팬들은 끝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고 박수를 보냈다. 경기를 통해 단순히 승패를 떠나 지역 사회와 팀이 하나로 연결된 강한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많은 볼티모어 시민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도 특별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경기를 현장에서 관람한 것은 단순한 야구 경기를 보는 경험이 아니라,
이 도시가 얼마나 야구를 사랑하고, 그 안에서 지역 사회가 결속하는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볼티모어에 오게 된다면 꼭 캠든 야즈에서 오리올스 경기를 관람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