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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여행기 작성

섬트레킹은 바다와 산의 푸름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매력적이다.
섬여행 매력을 알지만 선뜻 나설 수 없는 이유는 배를 타야 하기 때문이다.
너무 멀리 있는 섬은 뱃멀미와 이동시간을 감안해야 한다.
자월도는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하면 약 1시간 거리다.
아침 8시 30분 쾌속선을 타고 섬을 여유 있게 한 바퀴 돌고 그날 돌아오는
당일치기 섬 여행이 가능한 부담 없는 목적지이다.
아침 8시 30분 출발하는 배를 타려면 서울 강북구에서 서둘러야 한다.
네이버 지도가 표시하는 공식적 시간만 2시간 20분 정도이니 새벽 4시에 일어나 준비한다.
다행히 지하철 1호선을 타면 환승 없이 한참을 갈 수 있어 잠시 눈 붙일 수 있겠다.
아차, 낮에 주로 움직이다 보니 지하철은 새벽 5시 30분이 되어야 운행한다.
길음역 승강장에 아무도 사람이 없음을 확인하고 부랴부랴 다시 버스 정류장으로 올라간다.
여기서 10분가량 허비했다. 새벽 5시 부근 시내버스는 빈 좌석 없이 빼곡하다.
이른 아침부터 출근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걸 느낀다.
일찍 일어나는 얼리버드에게 조조할인해 주는 버스 덕분에 기분이 약간 좋아진다.
서울역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고 1시간 가까이 동인천역까지 가야한다.
깜박 잠들었는데 이런... 구로에서 남쪽으로 가는 노선이다. 나는 평촌에서 눈을 떴다.
왠지 이상한 느낌에 튕기듯 승강장에 나와 지도를 보니 승선시간 8시 30분까지 아슬아슬하다.
구로역에서 동인천 가는 표시가 정확치 않다.
지나가는 분에게 물어보니 전광판에 급행이라 써 있는 기차를 타란다.
아이고, 초행길에 맘이 급하다.
초조함을 읽었는지 같이 기다리며 앉아 급행과 일반노선 차이를 차분히 설명해주신다.
36번 인천 버스 두대가 한번에 도착한다. 뒷차를 타란다. 한번은 앞차가 사람을 태우고 한번은 뒷차가 태운다.
인천은 아직 서울과 다르게 배차 간격이 일정치 않은가? 버스 노선도는 서울에 비해 두 배 이상 복잡하다.
정차하는 역이 무척 촘촘하고 많다. 인천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살고 있구나.
일행이 다행이 개찰구에서 표를 건네준다.
미리 도착해 먹은 7,000원짜리 우동이 맛없었다는 말을 들으며 긴장이 풀린다.
오늘 자월도 여행은 연평 여행사 갯티길걷기 상품을 이용한다.
갯티길이란 우리나라 서해안 섬 지역에서 주로 사용되는 말로
썰물 대 드러나는 갯벌과 바위 사이의 길을 의미한다.
밀물과 썰물 때 다시 그려지기 때문에 매번 다른 갯티길을 만나게 된다.
섬주민들은 오래전부터 밀물 때 바닷물에 잠기고 썰물 때 드러나는
조간대 '갯티길'을 이용하여 해산물을 채취하거나 마을 간 이동을 하였다.
자월도 갯티길을 맨발로 걸으며 다양한 해양 생물 관찰과 해루질을 즐길 수 있다.
날이 흐리면 사진은 쨍하게 나오지 않지만 섬트레킹엔 최적의 날씨다.
너무 덥지 않아 지치지 않고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는 뿌리지 않고 선선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월도 야생화 길을 걷기 시작한다.
자월도 트레킹 코스인 달맞이 길은 6코스로 구성된다.
자원도 달맞이길
1코스 ( 4.4km / 1시간 10분 ) , 2코스 ( 3.57km / 1시간 ) , 3코스 ( 3.63km / 1시간 10분 )
4코스 ( 3.33km / 50분 ) , 5코스 ( 2.85km / 43분 ) , 6코스 ( 2.56km / 40분 )
우린 자월도 선착장에서 오른쪽 방향 5코스로 시작해서
목섬, 국사봉 봉화대를 거쳐 장골 해수욕장으로 내려왔다.
자월도 트레킹의 장점은 내가 원하는 만큼 걸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욕심내어 멀리 길을 잡았다가도 아니다 싶으면 실금처럼 이어진 마을 길을 따라 중탈이 가능하다.
'자월도 야생화길'이라는 붉은 글씨가 맞이한다.
야생화길이라는 이름엔 좀 못 미치는 꽃길이지만 간간히 꽃들이 나타난다.
오히려 어느 남쪽 섬처럼 시선끝까지 거대하게 덮지 않고 소소히 피어있는 모습도 나쁘지 않다.
섬 어르신들이 길가에 앉아 햇볕을 쪼이며 어디서 왔느냐 묻는다.
"서울서 자월도 걸으러 왔어요."라고 답한다. 미니 약과를 챙겨 올걸 그랬다.
육지에서 흔한 과자가 섬에선 아쉽지 않은가?
어망 앞에 코스모스가 피었고, 해당화 씨앗이 붉게 여물었다.
노란 호박꽃 옆에 윤기나는 초록색 호박이 부풀고 담장 밑에는 주황빛 늙은 호박이
겨울대비 연탄처럼 차곡차곡 쌓여있다.
먹지 못하는 꽃과 뿌리에 도라지를 키우는 별모양 꽃과
손톱에 붉은 물을 들여 첫사랑이 이루어지길 기도하는 봉숭아가 피었다.
나팔꽃과 민들레, 사람도 꿀 빨아먹을 수 있는 붉은 사루비아가 살기좋은 자월도이다.
섬을 부지런히 누비는 버스가 한대이니 해로운 매연을 도시만큼 먹지 않을 것이다.
해병대마냥 바닷바람에 단련되고 짭짤하게 간이되어 색이 진한 섬꽃들이다.
장골해수욕장 솔밭에 캠핑하는 텐트 두 동이 보인다.
바로 바닷가로 이어지는 솔숲은 개수대와 화장실이 인접하고
식당, 카페, 매점 등 편의시설이 가깝다.
다음엔 캠핑 모드로 자월도에 방문해야겠다. 자월도의 낮밤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겠다.
점심 식사가 준비 된 장골식당으로 내려가는데
한 무리 여인네들이 고둥이 가득 든 바구니를 자랑스레 구경시킨다.
인천에서 친구끼리 놀러 와 해루질하고 놀았단다.
장골식당에 꽃게탕이 끓여져 있고 고구마튀김이 탐스럽다.
새벽부터 나서느라 배가 고픈 중에 참기 힘든 유혹이다.
한 테이블에 4개 올려있는 튀김을 표시 안나게 하나 집어먹는다.
두툼한 고구마 조각이 속까지 잘 익었고 튀김옷은 바삭하다.
호박 지짐에 갖가지 나물을 조물조물 무친 밑반찬이 깔려있다.
사장님은 모든 식재료가 자월도에서 생산한 것을 사용했노라 자랑스럽게 말하신다.
잘 먹는 우릴 보더니 소리없이 고구마를 더 튀겨 오신다.
맛있게 만들어 실컷 먹이고 싶어하는 엄마의 맘이다.
독바위와 달 바위 선착장이 두 팔로 감싸고 있는 장골해수욕장은
파도가 잔잔히 아늑하고 백사장 모래가 보드랍다.
우리도 해루질 해볼까 하다가 바다멍과 맨발걷기를 선택한다.
오랜만에 어른들끼리 모래놀이와 사진 찍기를 즐기며 놀았다.
달바위선착장에 석양이 내리기 시작하고 쾌속선이 우리를 데리러 온다.
인천항에 도착하기까지 아주 달게 잠이 들었다.
자월도 - 인천 옹진군 자월면
인천 -> 자월도 1일 2~3회 파라다이스 ( 40분소요 )
대부-> 자월도 1일 1~3회 대부고속훼리 ( 1시간 소요 )
032-833-6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