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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여행기 작성

트빌리시에서 식사를 한다면 얀 사르데니 거리 Jan Shardeni St. 에 가야한다.
연인이 팔짱끼고 걸을만한 좁은 골목에 양 옆으로 늘어선 노천 카페, 식당, 기념품 샾이 다양한 매력을 자랑한다.
게다가 버스킹과 식당 자체에서 연주하는 음악이 거리를 걷는 것 만으로도 즐겁다.
어디서 점식식사를 할지 눈여겨 보며 지나쳐서 일행들과 만나기로 한 클락타워에 간다.
트빌리시 여행에서 가볼만한 장소로 인기있는 이유는 동화에 나올 것 같은 시계탑 꼭대기에서
매 정시마다 종을 치고 태엽 인형들이 춤추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이다.
오후 1시엔 한번, 2시엔 2번 치는 식으로 진행된다.
정치에 무관심하면 나보다 못한 사람에게 지배당한다던가?
젊은 친구들이 조지아 국기를 두르고 시위장으로 향하고 있다.
시위는 평화롭게 이뤄진다. 다시오고 싶은 조지아가 평온하고 아름다운 나라로 지속되길 바란다.
클락타워 The Clock Tower
조지아 사람들은 밥처럼 화덕에 구운 빵인 푸리를 먹는다.
하차푸리는 푸리에 치즈가 들어간 빵인데 강력분과 옥수수가루 드라이스트 설탕 소금 우유 물 버터를 넣고 반죽해 화덕이나 오븐에서 굽는다. 담백하고 쫄깃한 맛에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다만 어딜가도 짭짤한 편이라 할수만 있으면 소금 빼달라는 부탁을 하고 다녔다.
날이 더워서 시원한 조지아 맥주를 마셔본다. 하차푸리를 비롯해 야채 볶음 등과 잘 어울린다.
양탄자 가게에서 5라리 손가방 하나 구입해 메고 다녔다.
조지아 물가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1라리 곱하기 50 하면 되는데 5라리 가방은 우리나라 돈으로 2,500원이다.
조지아는 곳곳에 성당과 수도원이 많다. 단체로 부르는 성가가 아름다워 한동안 머물러 있었다.
조지아여행 중 흔하게 볼 수 있는 기념품으로 니코피로스마니 그림과 인형, 자석, 양탄자, 스카프 등이다.
수준급 그림액자가 저렴하게 판매되는데 여러 도시를 들를 예정이라 보관이 자신없어 사지 않았다.
타마다 동상 Tamada ( Toastmaster ) Statue이 지나가는 여행객에게 술 한잔 권하며 발을 잡는다.
와인의 나라 조지아에서 건배를 제안하며 분위기 띄우는 사람을 '타마다' 라고 한다.
조지아 전통 만찬인 수프라에서 건배를 제안하고 건배사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회식자리에서 돌아가며 건배사를 하는 우리와 달리 타마다는 해박한 지식과 유머로 참석자의 화합을 끌어내며
수프라 순서를 정하고 음식과 와인을 소개하며 만찬을 원활히 진행한다.
조지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전통 계승하는 역할을 하며 청중을 사로잡는 목소리와 연설 능력도 필요하다.
수프라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조지아 사람들의 정체성과 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행사이다.
기회가 되면 조지아의 수프라에 초대받고 싶다.
조지아는 지역별로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는데 집집마다 김치 담그듯 가양주로 와인을 담군다.
그래서 맛있는 와인을 마시고 어디 브랜드예요? 라고 물으면 싱긋 웃으며 집에서 담궜다고 말하는 식당이 많다.
1 Jan Shardeni St, Tbilisi, 조지아1 Jan Shardeni St, Tbilisi, 조지아
MEIDAN BAZAR 지하 상가에 들어가본다.
국내든 해외든 여행을 가면 전통시장 구경하는 걸 좋아한다.
바자르는 시장이라는 뜻이니 당연히 가보자고 제안한다.
들어서는 순간 잘 들어왔다는 생각에 웃음이 지어진다. 와인 뿐 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중고품 황학동 도깨비 시장 느낌이다.
오래전 전투에 사용되었을 검과 화살이 전시되어 있고 판매도 한다.
장식품일 수도 있지만 이방인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사슬갑옷을 입고 철판을 팔, 다리에 두르고 강철검을 막아내며 전투를 했겠구나 짐작해본다.
소 뿔로 만든 잔을 손에 들고 축배를 들어본다.
"가우마르 조스~!" 건강을 위해, 승리를 위하여! 라는 조지아 건배사다.
조지아 여행은 먹고 마시고의 연속이다.
저녁은 와인과 함께 꼬치요리인 샤슬릭 먹으러간다.
예약된 식당 가는길에 조지아 여행에서 기대하던 인물을 만난다.
백만송이 장미의 화가 '니코 피로스마니'다.
조지아 화가인 그는 첫눈에 반한 프랑스 여배우에게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전 재산과 그림을 팔아 장미를 사서 그녀에게 바친다.
하지만 그녀는 떠났고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차라리 돈이나 보석을 주면 어땠을까?" 실패한 그의 순정을 비웃으면서도
우린 그의 지순한 사랑을 노래로 만들어 곁에둔다.
가수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가 니코 피로스마니의 이야기를 가사로 만든 것이다.
감자와 돼지고기로 만든 조지아 요리. 조지아 음식은 우리나라 음식과 비슷한재료를 많이 사용하고 조리법도 찌거나 삶는 비슷한 방법이다.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지 않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식사 후 트빌리시의 랜드마크인 조지아 정교회 '성 삼위일체 대성당'에 간다.
'츠민다 사메바 대성당'이라고도 한다.
조지아어로 츠민트는 '거룩하고 성스럽다'. 사메바는 '삼위일체'라는 뜻이다.
트빌리시 성삼위일체성당은 조지아 정교회 독립 1,500주년과 조지아 독립공화국 설립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성당이다.
1995년 공사를 시작해 9년의 공사기간을 거쳐 2004년 완공하는데 조지아 국민들의 자발적인 성금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더욱 의미있다.
우리나라 국채보상운동이나 IMF 금모으기 처럼 집 안에 가진 금붙이나 작은 성금 하나 하나가 모여 조지아 사람들이 더욱 애정하는 공간이다. 밤 공기에 녹아드는 미사 소리에 마음이 평온해진다. 트빌리시 야경을 감상하기에 좋은 장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