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 여행기 작성
새 여행기 작성
중국 내 주요 도시의 박물관, 기념관을 돌아보는 뮤지엄 투어
#29. 광동혁명역사박물관
광동성의 수도인 광저우 역시 ‘혁명의 도시’라고 불리울만 한다. 광저우는 중국 근대혁명의 발상지로서, 1911년 신해혁명 직전 광저우 신군봉기(廣州新軍起義)와 황화강사건(黃花岡)이 일어났고, 1924년에는 쑨원이 조직한 광동정부(廣東政府)와 황포군관학교(黃埔軍官學校)가 자리하는 등 중국 북부 군벌과의 투쟁 거점이기도 했다. 1927년에는 광저우 봉기도 일어났다. 광저우 봉기(广州起义·광저우 치이)는 1927년 12월 11일, 중국 공산당이 광저우에서 노동자, 농민, 혁명병사를 지도하여 국민당에 대항하여 일으킨 무장봉기이다. 1921년 4월 7일에는 중화민국 비상회의 상하원연합회가 광저우에서 개최되어 손중산 선생을 중화민국 비상 대총통(非常大总统)으로 선출하였다.
광저우 봉기 열사능원 입구 및 조감도. 2024 Ⓒ 김동하.
광동혁명역사박물관 입구 및 아편전쟁 당시 사용한 철포. 2024 Ⓒ 김동하.
광동성 중관시 호문(虎門) 포대에 있던 포로 1836년에 만들어짐.
아편 흡입 도구들. 광동혁명역사박물관. 2024 Ⓒ 김동하.
광동혁명역사박물관은 이러한 광저우 혁명의 역사를 담고 있다. 동 박물관은 광저우시 월수구 능원서로에 위치하고 있는데, 1954년에 광저우 시정부가 조성한 광저우 봉기 열사능원(广州起义烈士陵园) 안에 포함되어 있다. 동 박물관을 포함한 광저우 봉기 열사능원은 26만㎡ 면적으로 조성되어 있다. 동 박물관 점유 면적은 2588㎡이고, 건축면적은 3826㎡, 전시실 면적은 800㎡ 규모이다. 사회과학·역사 분야 국가1급 박물관이다.
아편전쟁 당시 광저우성을 수비하던 포, 폭약. 광동혁명역사박물관. 2024 Ⓒ 김동하.
광저우 지역 포대 위치도. 광동혁명역사박물관. 2024 Ⓒ 김동하.
청군 무기. 광동혁명역사박물관. 2024 Ⓒ 김동하.
광저우 봉기 열사능원 안에는 중조인민혈의정(中朝人民血谊亭)이라는 정자가 있고, 그 안에는 광저우 봉기에 참여하여 희생된 한국인 150여명을 기리는 비석이 있다. 정자나 비석의 ‘조(朝)’는 북한이나 남한이 아니라 당시 일제 강점기에 놓여있던 조선을 의미한다. 1927년 12월 11일에 시작된 광저우 봉기는 3년 전 성사된 제1차 국공합작이 결렬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소비에트(공산주의 해방구) 건립을 목표로 시작된 봉기는 중국공산당의 장타이레이(張太雷)와 예젠잉(葉劍英) 등이 지휘했고, 황푸군관학교의 교관을 지낸 한인 공산주의자 최용건(1900-1976, 북한 부주석)이 참여했다. 중국 군벌들을 축출하려 했던 쑨원(1966~1925)이 공산당과 손을 잡은 것은 1924년이었다. 국공합작(국민당과 공산당의 협력) 논의가 이루어지면서 군 지휘관을 양성하고자 광저우시에 황푸군관학교를 세웠다. 국공합작의 성사로 공산당원이 국민당에 가입할 수 있게 되면서 광저우는 혁명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광동세관장 집무실 풍경. 광동혁명역사박물관. 2024 Ⓒ 김동하.
1859년 10월 이후, 광동세관장은 영국인이 전담하게되어 청나라 징세권이 소실됨.
태평천국 창시자 홍수전(洪秀全·1814-1864. 광저우 출신)이 고향에서 쓰던 탁자·의자. 광동혁명역사박물관. 2024 Ⓒ 김동하.
철혈18성기와 손중산 대원수 취임식 사진. 광동혁명역사박물관. 2024 Ⓒ 김동하.
1911년 10월 10일, 우창봉기(무창봉기) 때 사용하던 깃발. 철혈18성기(铁血18省旗)는 당시 중국 18개 성(省)을 대표함. 1917년 7월, 손중산은 중화민국 군정부 해육군대원수로 취임함.
광저우 봉기는 국민당군이 광저우를 재점령하면서 삼일천하로 끝났다. 최용건은 김산과 오성륜, 양달부, 김성숙 등과 함께 중국 군관학교에 재학 중이던 한국인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를 지휘했다. 봉기 실패 후, 군벌 세력은 노동자, 농민, 군인 등을 학살했다. 이들 5천여 명을 안장된 곳이 ‘광저우 봉기 열사능원’이다. 이 능원에 1964년 중국정부는 ‘중조인민혈의정’을 세워 봉기에 동참한 한인들과의 연대를 기렸다. 기념비에는 ‘중국과 조선 양국 인민의 전투로 맺어진 우정이여 오래도록 푸르러라(中朝兩國人民的戰鬪友誼萬古長靑)’라는 비문이 적혀있다.
중조인민혈의정 기념비. 광동혁명역사박물관. 2024 Ⓒ 김동하.
광저우 공산당 구성원(1921년 진독수 등). 광동혁명역사박물관. 2024 Ⓒ 김동하.
제3차 중국공산당 대표대회 개최 전시물. 광동혁명역사박물관. 2024 Ⓒ 김동하.
1923년 6월, 광저우에서 제3차 공산당대표대회가 개최됨. 이 때 국공합작에 따라 공산당원 개인신분으로 국민당 가입이 허용됨. 같은 해 4월-8월간 광저우 춘원(春園)에 공산당 중앙당 기관이 소재하였음.
박물관 건물 자체는 청나라 선통제 원년인 1909년에 건설되었으며, 당시 광동자의국(广东咨议局) 건물로 건설이 시작되었다. 동 건물은 1911년 12월에 완성되었다. 1927년에는 국민당 광동성 사무소로 쓰였다. 1958년 5월에 광저우시 인민위원회는 광동혁명역사박물관을 조성하기로 결정하고, 국경절인 1959년 10월 1일에 대외개방하였다. 동 박물관 현판은 신중국 건국 원수로 추앙받고 있는 광동 메이저우 출신 엽검영(叶剑英·1897-1986)이 1957년에 광저우 시장에게 써준 글씨이다.
황포군관학교 개교식(1924.6.16)에 참석한 손중산. 광동혁명역사박물관. 2024 Ⓒ 김동하.
황포군관학교 학교장 장개석(장제스) 임명장. 광동혁명역사박물관. 2024 Ⓒ 김동하.
황포군관학교 교재. 광동혁명역사박물관. 2024 Ⓒ 김동하.
황포군관학교 졸업장. 광동혁명역사박물관. 2024 Ⓒ 김동하.
1996년에는 동일 건물에 ‘광저우 근대사박물관(广州近代史博物馆)’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현재도 동 건물에는 두 개 박물관의 명패가 좌우로 걸려있다. 동 박물관의 소장품은 6.5만개에 달하며, 그중 사진은 2.5만 장이다. 동 박물관의 주건물은 남향이며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회의장 건물을 조성했다. 2층으로 만들어 진 건물은 앞이 원형, 뒤가 사각형이며, 지붕은 반구형이다. 8개의 기둥으로 조성되어 내부 공간이 크고 넓다.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복도는 벽돌, 나무, 철강 등이 혼합으로 만들어졌다. 대문 입구는 1948년에 다시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개조되어 4개의 기둥이 새로 들어섰다.
광동혁명역사박물관 내부, 복도 계단 등. 2024 Ⓒ 김동하.
광저우 봉기 사용 무기. 광동혁명역사박물관. 2024 Ⓒ 김동하.
1930년대 광저우 모습. 광동혁명역사박물관. 2024 Ⓒ 김동하.
광저우와 가장 연관이 깊은 근현대사 인물 중 하나는 손중산(孫文·쑨원·손문)을 들 수 있다. 중산(中山)은 손문의 호이다. 중산기념당(中山紀念堂)도 광저우에 있는데, 이곳은 옛 국민당 정부 광저우 총통부 자리였다. 1921년에 총통부 건물이 이 위치에 세워졌으나, 이는 일본과의 전화(戰火)로 소실되었다. 중산기념당은 광저우시 인민정부와 해외 화교들이 손중산을 기념하기 위해 자금을 모아 건설한 것이다. 중산기념당은 1929년 10월에 착공하여 1931년 11월에 완공되었다. 1956년에 현재 있는 무게 3.9톤 5.5미터 크기의 손중산 동상이 기념당 앞에 설치되었다. 1963년에 대규모 보수공사가 한 차례 있었고, 이때 현재의 유리 기와가 설치되었다.
항일투쟁 관련 전시물. 광동혁명역사박물관. 2024 Ⓒ 김동하.
1949년 10월 14일 공산당 광저우 해방 전시물. 광동혁명역사박물관. 2024 Ⓒ 김동하.
광동혁명역사박물관 외부 전경. 2024 Ⓒ 김동하.
기념당 정면에는 손중산의 글씨인 ‘천하위공(天下爲公)’이 편액으로 걸려있다. 천하위공(天下爲公)은 예기(禮記)에 나오는 말로 ‘하늘 아래 모든 이는 공평하다’는 뜻이다. 손문이 신념으로 삼았으며, 손문이 쓴 친필로 편액으로 남겨진 것만 32개에 달한다. 기념당 좌석수는 4700여석으로 광저우 시에서 있었던 역사적인 사건들이 이곳에서 거행되었다. 1945년 9월, 일본 패망이후 광저우 주재 일본군 투항식이 이곳에서 열린 바 있으며, 마오쩌둥 탄생 100주년 기념식, 홍군대장정 60주년 기념식,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승리 50주년 기념식이 개최된 바 있다. 이외에도 매년 손중산을 기념하는 행사도 여전히 이곳에서 개최되고 있다.
본 여행기 작성에는 「중국인문·경제지리 (2024)」와 ‘3·1운동 100년, 사드가 촉발한 새로운 광복운동(한겨레. 2017.8.27)’을 참고하였음.
김동하 작가의 두피디아 여행기 시리즈
차이나 뮤지엄 투어: 중국 내 주요 도시의 박물관, 기념관을 돌아보는 뮤지엄 투어
차이나 시티 투어: 중국의 31개 성, 직할시, 자치구의 수도인 성회(省會)와 주요 도시를 돌아보는 시티 투어
샤오핑 로드: 차이나 머천트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경제지리 여행기
화교 역사·문화답사기: 전 세계에 분포한 5000만명 화교 발생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특징을 알기 위해 떠나는 답사기
한자로드 : 3300년 전에 만들어져 아직도 살아 있는 한자. 그 생존의 원인과 배경을 알아보기 위해 떠나는 여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