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 여행기 작성
새 여행기 작성

스리랑카의 남부 도시인 "갈레(Galle)"는 "갈" 혹은 "골"이라고도 발음한다.
스리랑카를 여행한다면 추천하고픈 루트가 수도인 콜롬보에서 갈레(Galle: 현지에서 '골'로 발음)로 가는 기차여행이다. 콜롬보 포트역(Colombo Fort Railway)에서 약 3시간~3시간 30분(편도)이 소요되는데, 인도양 바닷가를 따라 건설된 철로의 바람을 맞으며 내려가는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아래 사진은 시작점인 콜롬보 포트 기차역이다.
아래 사진은 출발전 콜롬보 포트 기차역의 육교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여정을 위해 구글에서 지도를 가져왔다. 스리랑카섬의 서남쪽 해안가의 콜롬보에서 기차를 타고 종착역은 남쪽의 갈레이다. 편도 3시간~3시간 30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왕복은 총 7시간 소요된다. 우리는 당일치기로 다녀왔지만 편도로 가서 내륙의 차 플랜테이션 지역이나 혹은 남부 해안쪽으로 여행을 계속해도 좋다. 스리랑카 북쪽은 인도와 가깝다. 역사적으로 인도인들이 들어오게된 루트가 상상되기도 한다.
기차가 들어오고 있다. 동영상을 찍었는데, 아래 사진은 동영상을 캡쳐한 것이다^^ 그 아래에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의 <생라자르 기차역> 사진을 올려본다. 왠지모르게 생각났다. 모네가 19세기 기차역을 그린 것은 당시 도시발전과 부르주아 중산계급의 활동에 따른 산업화를 그린 것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클로드 모네 <생라자르 기차역>(1877)
스리랑카의 기차값은 한국 물가로 생각하면 무지하게 싸다. 스리랑카 대중교통비는 부담가질 필요가 없다.
기차 내부는 창문을 열어놓은 채 선풍기가 돌아간다. 여행 시기는 2024년 10월 중이다.
기차역의 첫번째 자리는 승려들에게 양보하라는 문구가 써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노약자 혹은 임산부에게 양보한느 자리인데, 불교국가인 스리랑카에서는 승려 퍼스트이다. 승려 옆에 자리가 비어 있어서 내가 앉으려고 했는데, 승려분께서 여자인 나를 쳐다보더니 옆의 남편에게 'YOU SEAT HERE'라고 한다. 남편은 자기가 앉고 내가 서서 가는 것이 그랬는지, 자신도 앉는 것을 포기했다. 결국은 아래 사진처럼 스리랑카 남자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나중에 파악해 보니, 승려 옆에 여자가 앉는 것이 금기시 되어 있다고 한다. 그 나라 문화를 몰랐으니 오해할 만 했다는^^
내가 콜롬보에서 갈레 기차 여행을 적극 추천하는 이유는 바닷가를 따라 기찻길이 이어져 있어 인도양 바람을 맞으며 로컬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시간 반을 가는 동안 여러 역을 지나간다. 아래는 베루왈라(Beruwala)역이다.
잠시 멈췄다가 다시 떠나고 잠시 멈췄다가 다시 떠난다. 로컬 대중교통으로 다니는 것이 다소 힘들 수도 있지만, 현지의 풍경을 느끼보기에는 대중교통만한 것이 없기는 하다.
아래 사진과 같이 바다 옆으로 기찻길이 건설되어 있다. 안전 측면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본 혹은 유럽 등지는 달리는 기차의 문을 닫으라고 강제하겠지만, 이곳은 아니다. 열고 있어도 된다. 사고나면 여행자 책임이다^^
스리랑카의 기찻길이 바다에 있는 이유가 있기는 하다. 사실 제국주의의 산물이다. 스리랑카섬에 유럽인은 1505년 포르투갈인이 처음이라고 한다. 이후에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이 차례로 들어왔고 1817년부터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다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48년 실론 자치령으로 실질적인 독립국이 되었다.
과거 포르투갈과 네덜란드 시대에 수도였던 갈레(Galle)에서 이후 영국 식민지 시대의 행정수도 콜롬보까지 물자를 실어나르기 위해 건설된 기찻길이다. 식민지가 되어 자본 수탈을 위해서 일단 식민자들이 하는 짓거리가 도로 정비이다. 물자 수송이 가능해야 수탈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뭇사람들은 식민자들이 근대화를 이룩해 주었다고, 그것 중 하나로 인프라구축에 포함되는 도로 정비라고 하기도 한다.
문을 열고 바닷바람을 쐬면서 내려가고 있는데, 판자촌이 보였다.
기차 바로 앞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이다. 그 뒤로 해안가가 연이어 이어진다. 한국에서도 그렇고 기찻길 앞에 바로 사람들이 주거하는 집들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어렸을 때는 시끄러울텐데 왜 기찻길 앞에 살까 했는데, 사실은 먹고살기 힘든 자들의 생계를 위한 수단이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기찻길과 동일하게 쭉~ 이어져 있는 허름한 집들은 무허가 주택들이라고 한다. 스리랑카에서 대도시인 콜롬보 근교에 터전을 잡은 자들이다. 전 세계적으로 대도시 근교에는 가난한 자들이 함께 공존한다. 일자리를 위해서 대도시로 몰리지만, 돈이 부족하니 대도시 근처에 터전을 잡아 힘겹게 살아가는 것이다. 멕시코를 위시한 중남미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의 전통 부촌 성북동도 그 대궐같은 집들 이외에 같은 성북동인데 허름한 주택들이 공존하기도 한다.
집들이 허름해 보이기는 했지만, 바닷가이고 날씨가 맑고 야자수들이 풍부해서 그런지 운치가 있다.
간간이 쓰레기를 태우는 장면도 보였다. 이렇게 무허가로 집을 짓고 무단으로 들어와 살면, 쓰레기와 화장실 문제가 있을 것이다.
아래 사진에서도 왼쪽에 보면 쓰레기가 쌓여 있는 곳들이 기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여러 군데 목격되었다.
해안가는 낭만이 있기도 하지만, 궁핍이 있기도 하다.
다리를 지나가고 있는 중이다. 무허가 판자촌이 있는 곳들을 다 지나온 듯하다.
기차를 수리하고 있는 모습이다.
'칼루타라 사우스'라는 마을을 지나간다. 영어로 쓰여 있는 표지판 위에 2가지 언어가 표기되어 있는데, 스리랑카 본토 언어인 싱할라어와 그 아래는 타밀어이다. 타밀어는 인도의 타밀족의 언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엄밀하게는 스리랑카 북부의 타밀엘람 지대에 사는 타밀족의 언어로, 인도계 타밀족과 구분한다.
묘지도 지나갔다. 십자가가 있는 곳인데, 스리랑카의 대부분은 독실한 불교신자이다. 그러나 유럽의 포르투갈,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의 영향을 수백년 이상 받은 이상 기독교가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제부터는 갈레에서 다시 콜롬보로 올라가는 기차 안에서의 풍경이다. 갈레의 유네스코문화유산지대는 다음번 여행기에서 소개하겠다.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쳐다보는 주민들도 생각보다 많다. 기차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것과 기차 밖에서 기차를 쳐다보는 것은 사실상 같다. 우리가 관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우리가 관찰당하는 것과 동일한 이치이다. 다양성은 관점의 차이이다.
생선을 펼쳐놓고 말리고 있는 풍경이다. 생선을 주식으로 먹기도 하지만, 판매하거나 오래 저장하기 위해서는 햇빛에 바짝 말려 보관해야 한다.
해안가 반대쪽은 무허가처럼 보이지 않는 건물들이 세워져 있었는데, 반대쪽이다. 기차를 사이에 두고 주거 클래스가 나뉜다.
알루스가마 마을을 지난다. 자동차들과 툭툭이들이 보인다.
히카두와 해변마을을 가기 위한 역이다. 유럽 배낭여행객들에게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드디어 갈레(Galle)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뭉탱이로 내린다.
스리랑카 전통 장대 낚시인 stilt fishing을 광고하는 표지판이 보인다. 본래 전통적인 방법의 바다낚시인데, 요즘은 관광상품이 되었다.
오전 7시에 출발하여 10시 좀 넘어 도착했다. 유네스코문화유산도시인 갈레 지구를 돌아보고 점심도 먹고, 오후 4시 42분 기차표를 예매했다.
갈레를 둘러보고 오후 4시 42분 기차를 타기 위해서 다시 역 내부로 들어왔다. 스리랑카에는 손을 씻는 세면대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다시 기차 안에서 보이는 밖의 풍경을 촬영하고 있다. 오고가는데 총 7시간을 내내 밖을 쳐다보면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했다. 기차를 타면 주로 앉아서 졸다가 멍하니 있다가 그러는데, 바다를 봤다가 내륙 쪽의 풍경을 봤다가 이채로운 경험이었다.
우연히 KOREA라고 찍힌 야구모자를 쓴 스리랑카인을 봤다. 앞으로도 언급하겠지만 스리랑카인들은 한국에 대해 우호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서 일하러 온다고 한다.
건축물이 재미있다. 맨 아래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면 좀 더 면적이 넓어지고, 3층은 더 넓어진다^^
배를 만드는 곳인가 보다. 기차 안에서 촬영하여 흔들린다.
불교도 같은 불교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불탑이다. 종교는 각 지역의 문화와 역사의 흐름 속에서 다르게 발전한다. 우리는 그냥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 맞다 틀리다는 없다.
이제 해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4시 42분에 출발해 콜롬보에 도착하면 거의 8시가 될 것이다.
스리랑카 여행의 초반인데, 생각보다 이미지가 좋다. 인도와 다르다. 스리랑카가 더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