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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여행기 작성

사실 우리가 파리에서 니스로 갑자기 오게 된 이유는 바로 니스재즈페스티벌 때문이다. 우리의 여행 일정과 동선상 약간 비효율적인 면이 있었지만 내심 <투르 드 프랑스 : 산악 자전거 대회>도 보고 재즈페스티벌도 즐기면 좋겠다 싶었다. 확인해보니 투르 드 프랑스는 우리가 니스에 방문하는 일정과 경로가 딱 맞지 않아 볼 수 없었는데 어차피 파리에서 결승을 볼 예정이었기 때문에 괜찮았다.
니스 재즈 페스티벌(Nice Jazz Festival)은 프랑스 니스에서 매년 열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재즈 음악 축제로 1948년에 시작되어 재즈 애호가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악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세계 유명 재즈 페스티벌에서 열손가락 안에 드는 정도는 아니지만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재즈 페스티벌 중 하나로 오랜 기간 재즈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중요한 축제이자, 그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티켓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직접 구매하거나 France Billet, Ticketmaster, Fnac Spectacles 등 주요 온라인 티켓 판매 사이트에서 구매할 수도 있고 여행사나 호텔 패키지로 구매할 수도 있다. 물론, 페스티벌 기간 동안 현지 매표소에서 직접 구매를 할 수도 있는데 인기있는 공연의 경우 티켓이 빨리 매진될 수도 있으므로 사전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티켓이 매진되면 해당일 공연 일정에 저렇게 크게 “COMPLET” 딱지를 붙여둔다. ㅎ
올해는 7월 24일 ~ 7월 27일까지 4일간 운영될 예정이니 참고하도록 하자.
공연장에 들어갈 때는 간단한 소지품 검사를 하는데 카메라와 무기류(?)는 안되고 개인 소장 목적의 휴대폰 촬영은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물을 제외한 외부 음식이나 음료는 모두 걸러지기 때문에 마음을 비우고 지갑을 채워 오도록 하자. ^_^ 또 작은 크로스백이나 에코백 같은 건 괜찮은데 크기가 큰 가방이나 배낭류도 안됐던 것 같다. 장우산이나 보온 물병 등 자잘하게 안되는 품목들이 있었는데 깜빡하고 들고 왔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수색대에서 제재된 음식이나 물건들은 버리거나 보관할 수 있다. 보관은 무료! 우린 생각 없이 들고 나온 아주 값비싼 카메라를 잃어버릴까봐 보관하기 불안해했는데 문제없이 잘 보관되어졌다. ㅎ
우리는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해서 공연 시간보다 일찍 들어왔는데 니스 사람들은 퇴근하고 공연을 보러 오는 건지..? 생각보다 낮 공연은 한산했고 저녁엔 미어질 듯 사람이 많았다.
낮부터 나름 긴 시간동안 공연이 이어지기 때문에 공연장 내부에는 햄버거, 샌드위치, 쏘카 등 여러 주전부리와 맥주, 와인 등 음료를 파는 판매 부스가 있고 쉴 수 있도록 테이블과 벤치도 마련되어 있다. 여러 공연장에서 동시에 공연이 이루어지기도 해서 맥주나 가벼운 주전부리를 사 들고 편하게 돌아다니며 취향에 맞는 공연을 찾아가 즐기면 된다.
니스 재즈 페스티벌은 유럽 재즈 페스티벌의 시초 중 하나로, 재즈 음악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되었는데 마일스 데이비스, 엘라 피츠제럴드, 딘 호치, 스탄 게츠와 같은 전설적인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면서 빠르게 명성을 얻었다. 수십 년 동안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이 무대에 서 왔고 이런 역사적 배경 덕분에 재즈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반드시 경험해야 할 축제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니스는 지중해 연안에 위치해 있어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함께 재즈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독특한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기원후 1세기에 건설된 로마 시대의 원형극장(암피시어터)인 시벨린 공연장(Cimiez Arena)은 고대 유적지로서 많은 역사적인 가치를 지녔다. 올리브 나무와 전원적인 풍경이 펼쳐지는 이곳에서 고대 로마인들이 여름 동안 다양한 공연과 공공 행사를 열었던 것을 상상해보면 더욱 짜릿하게 느껴진다.
푸른 해변을 거닐다 대낮부터 맥주 한 잔에 재즈 페스티벌을 즐기고, 심심하면 구시가지에 들러 이것저것 씹고 뜯고 맛보는 재미에 니스 여행이 더욱 풍요로워 지는 것 같다.
그런데.. 재즈를 들으러 왔는데 웬 록이..?
니스 재즈 페스티벌은 전통적인 재즈뿐만 아니라, 퓨전 재즈, 스윙, 보사노바, 모던 재즈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다루고, 현지의 재능 있는 아티스트들도 함께 무대에 오르며 국제적인 아티스트들과의 교류가 이루어진다. 우리는 니스에 머물며 2일간 축제에 참여했는데 이틀 중 가장 객석의 반응이 뜨거웠던 도대체가 알 수 없는 가수가 있었는데, 복장부터 특이한, 아니, 이름부터 특이한 프랑스 가수 M이었다. 응? ㅇ.에.엠..?
프랑스의 유명한 싱어송라이터이자 음악 프로듀서인 프랑스 가수 M(본명: Mathieu Chedid)은 독특한 음악 스타일과 창의적인 아티스트로 프랑스 음악 씬에서 중요한 인물이다. 록, 팝, 재즈, 전자 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데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요소를 결합하여 프랑스의 대중음악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의 독특한 무대 스타일과 패션으로도 유명한데, 머리 모양과 썬그라스, 기타까지 모두 M자로 스타일링을 해서 더 유명해졌다고 한다. 프랑스의 유명한 뮤지션인 Louis Chedid의 아들로 음악 가정에서 태어나 가창력 뿐만 아니라 기타 연주와 다양한 악기 연주에도 능한 멀티 인스트루멘탈리스트인데 강렬한 비주얼과 화려한 의상으로 대중적인 인지도를 빠르게 얻었다고 한다.
참, 공연은 거의 자정이 다 되어 끝이 나는데 숙소가 멀리 있다면 교통편을 미리 확인해 두는 게 좋다. 우리는 공연을 위해 방문했기 때문에 공연장에서 가까운 곳에 숙소를 예약해서 공연이 끝나고 도보 이동이 가능했다. 매 공연마다 인파가 엄청났지만 공연이 끝난 후 분위기는 폭동이 일어나거나 요란법석 하지 않고 다들 생각보다 차분히 질서있게 돌아갔다. 거리에 가로등도 잘 되어 있고 늦은 시각임에도 전혀 위험하게 느껴지지 않아 우리는 해변을 따라 밤 바다를 구경하며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