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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곳은 코르티나 담페초에서 가장 가까운 명소 중 하나인 친퀘토리라는 곳이다. 지난번 라가주오이 산장을 소개할 때 건너편에 있다고 잠깐 언급을 했던 곳이다. 먼저 친퀘토리에 가기 위해서는 코르티나 담페초에서 서쪽으로 이동해야하고 목적지는 Seggiovia Cinque Torri로 잡으면 된다. 친퀘토리를 올라갈 수 있는 케이블카의 명칭이다.
Seggiovia Cinque Torri
주소 : Cinque Torri Piazzale R, 32043, Cortina d'Ampezzo BL, 이탈리아
영업시간 : 오전 9:00 ~ 오후 5: 00
케이블카 앞에는 넓은 주차장이 있어 여유롭게 주차를 하고 올라갈 수 있다. 다른 곳과 달리 이곳은 무료 주차장이라는 점이 조금 독특했다.
돌로미티의 케이블카들은 역시 올라가는 동안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더더욱 눈에 들어오는 것 같다. 매번 타는 케이블카는 아무래도 동계스포츠를 겸하기도 하는 곳이 많아서 리프트의 형태를 띄기도 했고, 그만큼 더 자유롭게 주변의 풍경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친퀘토리는 다른 유명한 산이나 명소에 비해서는 규모가 조금 작은 편이다. 하지만 그만큼 생긴게 독특하다보니 많은 사랑과 인기를 한 몸에 받는 곳이었다.
친퀘토리
친퀘토리는 해발 약 2361미터의 높이에 위치해 있다. 5개의 봉우리가 있기 때문에 친퀘토리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는데 가장 높은 토레 그란데, 그 다음인 토레 세콘다, 토레 테르차, 토레 콰르타, 토레 킨타로 구성되어 있다. 이 다섯개의 바위탑이 주변 산과의 조화로 인해 더더욱 틀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친퀘토리는 형태가 마치 다섯개의 손가락을 닮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처음엔 주변의 다른 산들이 크다보니 규모가 작아보였지만 막상 다가갈 수록 이 친퀘토리도 이러한 이름을 가진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알 수 있었다.
참고로 친퀘토리는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먼저 친퀘토리를 한바퀴 돌아볼 수 있는 길이 있다. 이 길을 통해 먼저 역사적인 의미를 만나보자.
친퀘토리는 다른 여타 지역처럼 1차 세계대전의 전장으로 사용된 곳이다.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간의 치열한 전장이 있었으며, 친퀘토리를 둘러보는 길 사이사이에 참호를 만들었거나 진지, 관측소, 숙영지 등을 복원해놓은 야외 박물관이 만들어져 있었다.
친퀘토리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길에 대해 이렇게 잘 안내되어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며 다양하게 변하는 바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처음엔 길이 왜 이렇게 자꾸 숨어다니듯이 바위 사위의 길을 깎았나 싶었지만, 이게 군대들이 이동하는 숨겨진 길이라 생각하니 오히려 이해가 갔다.
복원된 참호에서 바라본 모습. 지금은 이러한 흔적을 통해서만 그 현장이었다는 걸 알 수 있을정도로 평화로운 돌로미티다.
역사적으로 1차 세계대전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친퀘토리가 있는가 하면 암벽 등반의 명소로서도 자리잡은 곳이 친퀘토리였다. 19세기 말부터 유럽 각지의 등반가들이 이곳을 찾았으며 다양한 난이도의 루트가 있어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루트가 마련되어 있다고 한다. 특히 가장 높은 토레 그란데는 특히나 인기가 많은 코스이면서도 기술적인 루트가 많아 훈련지로도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돌로미티는 이탈리아 암벽등반가들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아무래도 아웃도어 문화가 발달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자연적인 베이스가 필요했고, 이탈리아는 돌로미티가 그러한 장소였다. 비록 이번엔 시간이 없어서 방문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돌로미티라는 기반이 굴지의 산악인이자 최초 14좌 무산소 완등을 하게 된 라인홀트 메스너가 바로 이 돌로미티 출신이라는 점에서 알 수 있다. 실제로 메스너 박물관이라는 게 이 돌로미티 지역에 있었지만, 아쉽게도 동선이 맞지 않아 가지 못했었다.
또한, 이 돌로미티에서 기반하여 성장한 여러 이탈리아 브랜드가 있다. 예를 들면 등산화로 유명한 잠발란이 그랬고, 암벽 등반화로 유명한 라스포르티바가 그렇다. 이 두 브랜드는 각 분야에서 최고로 치는 브랜드다. 나 또한 백패킹과 장거리 하이킹을 할 때 잠발란 신발을 신게 되었고, 암벽 등반에 입문하면서는 라스포르티바 암벽화를 신고 있다. 그만큼 돌로미티가 가진 파급력은 단순 풍경을 넘어 문화에도 전반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자세히 보면 헬멧을 쓰고 등반을 하는 사람이 보인다.
한가지 조금 위험한 부분은 친퀘토리의 다섯개 봉우리 중 사이로 지나가는 길이 있었고, 유난히 그곳에 등반가들이 많이 있었다. 그들을 바라보며 어떠한 루트를 가는지 보고 있었는데 주변의 모습도 그렇고 소리도 들리는 게 이 주변의 낙석이 조금 많은 듯 했다. 낙석이 있다는 뜻은 그만큼 위험하다는 뜻이 마냥 편하게 구경할만한 위치는 아니라는 뜻이었다.
암벽 등반을 입문만 한 우리로서는 그저 바라만 봐도 아찔해 보인다. 물론, 분위기를 봐서는 가이드 등반을 통해 초보자를 가르치고 체험하는 것만 같은 그룹도 보였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 같은 친퀘토리 속 등반가 찾기. 정답은 정면의 바위에 하얀 티를 입은 등반가가 보인다.
친퀘토리를 크게 한바퀴 돌아 한 멋진 카페로 다가갔다. 여기서 잠깐 쉬다가 다음 길을 이어나갈까 싶었는데 뷰가 좋아서인지 사람이 너무 가득해 주문할 수조차 없는 인기를 보였다. 그만큼 친퀘토리는 규모와 다르게 인기가 엄청 많고 그만큼 풍경도 좋은 곳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보통은 친퀘토리를 보고 그위의 산장까지 걸어가거나 다시금 내려가는 길을 선택한다. 하지만 마침 주변을 알아보다가 이 근처에 비아 페라타가 하나 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에 우리는 친퀘토리를 충분히 즐긴 뒤 이제 이 주변의 풍경을 최고로 즐길 수 있는 한 봉우리로 향하게 되었다. 비록 등반은 할 수 없지만 비아 페라타 또한 돌로미티에서 기원한 것이고 이 주변의 풍경을 즐기기엔 최고의 방법이니 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