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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영산 자연휴양림 & 편백 치유의숲 / 능가사
고흥 여행 '팔영산'권역 추천코스
팔영산 자연휴양림 - 능가사 - 고흥우주발사 전망대 - 남열해돋이해수욕장
고흥 팔영산 정상에서 다도해를 바라봅니다. 맑은 날에는 제주도까지 조망할 수 있어요.
천년고찰 능가사에서 고요히 템플스테이로 힐링하며 남열해돋이해수욕장에서 벅차게 떠오르는 일출을 감상합니다.
* 팔영산 자연휴양림
전남 고흥군 영남면 팔영로 1347-418 ( 전남 고흥군 영남면 우천리 산350-1 )
061-830-5386
입장료 무료 / 야영데크 10,000원 / 주차장 3,000원
고흥의 섬 두 곳을 돌아보고 피곤한 몸을 누일 장소를 찾아갑니다.
장소는 팔영산 자연휴양림. 13인승 버스를 새로 뽑아 가져온 버스 기사님이 가로등 없는 꼬부랑 산길에 새 차가 긁히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다행히 길이 잘 나 있어서 위로 위로 산속으로 들어갑니다. 관리사무소를 지났는데도 우리 숙소인 1동, 2동은 보이지 않아요. 이러다 차를 되돌려 나갈 수 없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을 때 넓은 주차 공간이 나타납니다. 우리가 예약한 숙소는 팔영산 휴양림 숲속의 집 중에서 제일 안쪽, 팔영산 등산로 입구더라고요.
이날은 취사 가능한 숙소라 식당 이용하지 않고 집밥 먹듯 짐 풀고 편하게 먹기로 했어요. 두 상을 이어붙이고 고흥 명품해설사 배연하님이 가져오신 먹거리를 차려봅니다. 고흥 유자 막걸리, 보리굴비, 홍어무침, 말린 생선구이를 죽 늘어놓았더니 제대로 고흥 온 것 같습니다. 거기에 녹동항에서 구입한 조개로 탕을 끓이고, 조갯살을 발라내 쑥섬에서 사 온 해풍쑥과 함께 전을 부쳤습니다. 바다 내음 가득 건강하고 맛있는 고흥 밥상 완성입니다. 특히 고흥 유자 막걸리는 향긋하고 부드러워서 평소보다 많이 마셨는데, 모두 머리 아프거나 불편함 없어서 좋은 술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어봤더니 양조장에 가서 숙성된 막걸리를 직접 받아왔다고 하네요. 다음에도 고흥 여행할 기회가 있으면 방부제 있는 제품 말고 직접 받은 막걸리를 구해야겠어요.
아쉬웠다면 침구류 부분인데요. 6인실에 요, 이 불 2인용 2채, 1인용 2채 마련해 놓았더라고요. 4명은 둘이 한 이불을 덮고 자야 하는 거죠. 애인이면 모를까 성인이 이불을 같이 덮고 자긴 어려워요. 그리고 연인이면 둘이 오지 6인실에 올까요? ㅎㅎ 어찌 되었든 상쾌하게 일어났습니다.
가볍게 아침 산책해 봅니다. 팔영산 휴양림엔 숲속의 집과 텐트에서 숙영하는 야영장이 있어요. 어젯밤 도착했을 때 반딧불처럼 빛을 내던 텐트들이 옹기종이 자리하고 있어요. 산중이지만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데크위에 개수대, 테이블이 있고 산책로와 휴게공간이 있습니다. 야영테크 하루 사용비용이 2만 원이라 부담 없습니다. 다음엔 텐트 들고 팔영산에 와서 아침 일찍 서둘러 산 정상에서 다도해를 바라봐야겠습니다.
편백숲 맑은 공기를 마시며 관리사무소 앞까지 걸어갑니다. 전기차 충전기가 한대 있는데 다행히 작동 중입니다. 캠핑장과 야영장을 다녀보면 고장 난 곳이 많았거든요. 전기차 구입을 계획 중이라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확대되었으면 좋겠어요.
팔영산 자연휴양림
전남 고흥군 영남면 팔영로 1347-418
061-830-5386
팔영산에서 내려와 능가사에 갑니다. 신라 때부터 역사가 이어지는 천년고찰이에요. 팔영산 품에 폭 안겨 평화롭기만 해 보이는데 전란에 소실된 것을 재건했다 하네요. 417년 신라 눌지왕 때 아도 화상이 세운 '보현사'는 임진왜란 때 전소되었고, 1644년에서야 벽천대사에 의해 '능가사'로 중건되었습니다. 템플스테이로도 인기 있는 사찰이에요. ( 능가사 템플스테이 061-832-8091 / 010-9195-8091 )
아름다운 능가사를 거닐며 힐링하는 것과 더불어 '동종'과 '사천왕상' 두 가지 보물 찾기를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사천왕은 수미산 중턱에 살며 동서남북 사방에서 불국토를 지키는 든든하고 무서운 수호신입니다.
사찰의 정문인 일주문 (一柱門)을 지나면 부처님이 계신 주불전(主佛殿)인 대웅전에 가기 전에 사천왕에게 통과의례를 받아야 합니다.
사천왕이 있는 문을 천왕문이라고 합니다. 수호 가드이다 보니 악령의 침입을 막기 위해 갑옷과 보검으로 치장하고 눈은 부릅뜨고 입을 크게 벌린 위협적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각자 동방지국천왕, 서방 광목천왕, 남방 증장천왕, 북방 다문천왕이라는 이름이 있고, 칼, 창, 용, 비파를 들고 업무를 수행해요.
문화재청이 능가사 사천왕상을 보물로 정한 기준은 전란 이후 재건불사 및 불교 중흥과 관련하여 역사적으로 중요할 것, 구성이 완전하고 전하는 과정에서 변형이나 왜곡이 적으며 시대성이나 작가의 유파성을 잘 반영하고 있을 것이 적용되었습니다.
'고흥 능가사 목조사천왕상'은 만드는 재료가 흙에서 나무로 바뀌는 17세기 전환기 작품 중 가장 이른 시기의 목조사천왕입니다. 같은 시기 전남 지역의 화엄사, 흥국사의 사천왕과는 전혀 다른 조각 양식을 보입니다. 천왕문 해체 복원 시 발견된 상량문, 복장발원문을 보면 1666년경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구요. 사찰의 실제 좌향을 따져 사천왕상을 배치한 점에서 선조들의 방위 개념을 연구할 수도 있습니다.
개성적인 신체 비례, 곧은 자세에 정면을 향한 무표정한 얼굴, 단순하고 평면적인 보관 등이 보이는데, 이는 소조상에서 목조상으로 전환되는 과도기적인 특징을 보여줍니다. 야윈 사천왕상 모습에서 당시 궁핍한 백성들의 모습이 보이기도 해요.
대웅전을 지나는데 함께 간 동료가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는지 물으니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게 하며 절을 올리면 된다고 알려줍니다. 손의 모양은 부처님을 높인다는 뜻이 있대요. 함께 삼배를 올리고 나오다가 불교인들이 사용하는 법요집을 들여다봅니다. 성당이나 교회에서 쓰는 성경책, 찬송가 같은 것이겠지요.
대웅전을 지나면 능가사의 또 다른 보물 '동종'이 보입니다. 동종은 절에서 시작을 알리거나 의식을 치를 때 사용합니다. 깨달음을 유발하고 부처님의 설법을 널리 퍼뜨린다는 의미도 있어요. 장인 김애림이 숙종 24년 (1698년)에 만들었습니다.
동종 꼭대기에 용 모양으로 장식한 부분인 용뉴에 쇠줄을 연결하여 종을 매답니다. 꼭대기 중앙에는 소리를 울리게 하는 음통대신 구멍을 뚫고, 구멍 주위에 연꽃을 새겨 장식했습니다.
몸통 윗부분은 4구의 보살 입상과 국왕의 안녕을 기원하는 글귀를 새겨 넣었습니다. 몸통 아랫부분에는 덩굴과 국화, 연꽃으로 장식했습니다. 몸통 중앙에 새겨 넣은 팔괘는 조선시대 동종에서는 보기 드문 예입니다. 종을 치는 자리인 당좌는 만들지 않았습니다.
두 가지 보물을 보고 나니 숙제를 마친 것 같습니다. 이제 아름다운 능가사를 천천히 음미하며 걸어봅니다. 참 예쁜 절이고 조용하니 발걸음이 느긋해집니다. 연못가에 토종 흰민들레를 발견하고 구경하는데 뱀이 스르륵 지나갑니다.
뒷마당에 큰 탑이 있고 탑돌이를 할 수 있는 미로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여러 명이 함께 탑돌이를 하면 여러 번 스치게 됩니다. 고려 시대 젊은 남녀들이 탑돌이 하며 짝을 찾았다던데 꽤 낭만적인 미팅이었겠습니다.
탑 뒤편엔 고흥 능가사 사적비가 서 있습니다.
다음 장소에 가려고 버스에 올라타니 일행이 능가사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줍니다. 봄꽃 사이에 서 있는 제 모습을 담아주었네요.
능가사
전남 고흥군 점암면 팔봉길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