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 여행기 작성
새 여행기 작성

중국 내 주요 도시의 박물관, 기념관을 돌아보는 뮤지엄 투어
#47. 서장문화박물관
서장문화박물관(西藏文化博物馆)은 베이징에 위치한 티베트 민족문화를 집대성한 박물관이다. 현재 티베트 소수민족들이 살고 있는 지역은 시짱자치구(西藏自治区)이다. 이 박물관은 중국 중앙정부가 1억 6천만 위안을 투자하여 건설하였으며, 면적은 2만 ㎡가 넘으며,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추후 다시 설명하겠지만, 중국 내 31개 성·자치구·직할시 중 유일하게 사전허가가 있어야만 외국인들이 방문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시짱자치구이다. 이는 소수민족 독립 문제가 아직도 이곳에 상존하기 때문이며, 따라서 현재 외국인이 짱족(藏族) 혹 티베트 민족의 역사·문화에 대해서 개괄적으로 살펴 볼 수 있는 곳은 이곳 박물관이 유일한 셈이다.
서장문화박물관. 박물관 전경.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시짱자치구 나취시 모습.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시짱지치구 창두시 르카쩌시 모습.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중국 공산당-시짱지방정부 간 평화해방 협정식(1951.5.23) 모습. 2024 Ⓒ 김동하
동 박물관은 서장자치구 지역의 정치, 경제, 역사, 예술, 의학, 문화 및 사회 생활을 주제로 전시하고 있다. 전시물을 관통하는 주된 시각은 중국 중앙정부와 공산당의 기준을 반영한다. 동 박물관은 중국 티베트학 연구센터(中国藏学研究中心)에 의해 건설 준비 작업이 시작되어 2007년 4월에 착공되었으며, 2010년 3월 28일에 정식 개관했다. 동 박물관은 역사유물, 불상, 탕카, 종교 법구, 기록문서 등 1천여 점의 전시품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에는 중요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 1급 유물 63점이 포함되어 있다. 탕카(唐卡·Thangka)는 티베트 민족의 특수한 두루마리 그림으로 불경 이야기나 장의약(藏醫藥) 지식 등을 내용으로 한다. 박물관 건물은 화남건축디자인연구소에서 디자인 했으며 전형적인 티베트 건축 양식을 띄고 있다.
서장문화박물관. 문성공주와 송첸캄포의 혼례 모습(641년).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대자법왕 탕카. 2024 Ⓒ 김동하
대자법왕(大慈法王. 1354~1435)은 티베트 불교 주요 종파인 겔룩파의 시조인 쫑카빠의 제자임. 1409년 명나라 황제 선종의 초청으로 베이징을 방문했으며, 1434년에 대자법왕이라는 칭초를 받았음.
서장문화박물관. 19세기 시짱 지방정부 관리 모습.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심라(Simla) 회의 모습. 2024 Ⓒ 김동하
1913년 10월부터 1914년 7월까지 인도의 심라(히마찰프라데시)에서 개최된 티베트 독립 문제 회의. 청나라 대표이자 티베트 선무사인 천이판, 티베트 지방정부 대표이자 13대 달라이 라마 특사인 렌친샤톨라, 영국정부 대표이자 영국-인도 식민정부 외교정무 비서인 H. 맥마흔이 참여함.
서장자치구는 청조 강희제 때 서장(西藏)이라고 정식으로 명명되었다. 티베트(Tibet)는 돌궐인과 몽고인이 짱족을 투보터(土伯特)라 불리운데서 유래했다. Tibet은 짱족(藏族)을 의미하지만, 서장뿐 아니라 전체 짱족 지역(운남·감숙·사천의 일부)까지 포함하는 용어이다. 원·명대 이곳을 오사장(烏斯藏)으로 불렸는데, 오(烏)는 티베트어로 ‘가운데’라는 뜻이고 장(藏)은 ‘성스럽고 깨끗하다’는 뜻이다. 서장이 중국의 서부에 위치했으므로 서장으로 불리게 되었다. 원대 중앙정부는 티베트 지역을 사무하는 선정원을 설치했고, 명대 중앙정부는 오사장을 설치하여 군정사무를 관리했다. 1792년 청정부는 ‘흠정장내선후장정’을 제정하여 서장 지방정부의 정치, 재정, 군사, 외교, 종교 등 방면에 규범을 제정하고 중앙관리를 강화했다. 신중국 성립후인 1956년, 서장자치구 준비위원회가 설치되었고, 1965년 9월 1일 시장자치구가 설립되었다.
서장문화박물관. 5대 달라이라마(1642-1682) 시기 제정된 시짱 16법전.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시짱 합병직후 시짱을 방문한 덩샤오핑.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시짱 지방정부 지도자와 마오쩌둥.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시짱 합병후 모습. 2024 Ⓒ 김동하
서장자치구와 청해성을 연결하는 청장철도가 2006년 7월에 개통(라싸-청해성 거얼무, 1142㎞)되었다. 이로써 청해성 수도 시닝에서 서장자치구 수도 라싸까지 철도(1956㎞)로 연결된 것이다. 서장자치구에는 유역 면적 만㎢이상의 하천이 20여개 있으며, 또한 자치구 내에 금사강, 노강, 난창강, 야루짱부강 등 강이 관통한다. 특히 서장자치구는 다른 나라와 연결된 국제 하천의 분포가 가장 많은 곳이다. 갠지스강(인도), 인더스강(인도), 메콩강(미얀마·라오스·태국·캄보디아·베트남) 등 아시아 하천의 원류가 서장자치구에 있다. 철·동·크롬·납·아연·금·은·석탄·티탄 등 41종의 광물자원이 발굴되었고, 지열자원과 광천수의 매장량이 풍부하며, 석유자원도 부존이 확인됐다. 이중 매장량 국내 1위 자원으로는 크롬철광, 리튬 등이 있으며, 동·석고·마그네사이트·중정석 등은 매장량 2위 해당 광물자원이다.
서장문화박물관. 현대식으로 개량된 시짱 민가.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시짱의학(약학)을 설명한 탕카(청대).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22년간 번역후 2010년에 완성한 티베트어 대장경(232권).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야자수 잎에 산스크리트어로 쓴 경전(패엽경). 2024 Ⓒ 김동하
2022년 기준, 서장자치구의 산업구조를 보면, 1차산업 8.66%, 2차산업 36.61%, 3차산업 54.73% 수준이다. 생산 농산물 중 쌀보리가 주요곡물이며, 봄밀, 완두콩 등도 생산된다. 둥근 무, 유채, 누에콩, 메밀 등이 재배되고 복숭아, 배, 사과 등 과일도 생산된다. 농업과 방목을 겸하는 반농반목이 발전했으며, 염소, 야크, 말 등을 목축한다. 라싸에서는 의복과 생활필수품을 집단 수공업의 형식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전통공예품으로 양탄자가 유명하다.
시짱자치구는 중국 내에서 유일하게 외국인이 마음대로 출입할 수 없는 지역이다. 외국인의 경우, 서장자치구 지역 내에서의 개인 자유여행은 불가하며, 관영여행사를 통한 중국정부(시짱여행국)의 승인을 받은 후에 단체여행만 가능하다. 중국 내 언론기사를 종합해 보면, COVID-19 종료 후 외국인의 시짱 단체 관광 승인은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허가증은 시짱관광국에서 발행하며, 베이징, 청두, 시안, 상하이, 시닝, 홍콩 등에 사무소를 두고 있어서, 외국인들은 이곳에서 단체 여행 허가증을 신청하고 받아야 한다.
서장문화박물관. 시짱의약 고서 영인본.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시짱 의학(티베트 전통의학) 외과 수술도구.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시짱 의학 인체해부도(청대).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시짱 주요 도시 위치. 2024 Ⓒ 김동하
시짱의 정치·경제·문화·종교 중심지는 자치구 수도인 라싸(拉薩)다. 라싸는 티베트어로 ‘신의 도시’라는 뜻이다. 옛 명칭은 ‘산양의 땅’이란 뜻으로 ‘러싸(惹薩)’라 불렸다. 조캉사원을 지을 때 산양떼가 인근 산에서 흙을 실어 날랐다는 설화에서 나왔다. 라싸는 13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티베트의 고도(古都)다. 7세기 초 티베트 지역을 처음으로 통일한 송첸캄포(581-649년)는 토번(吐蕃)제국을 세웠다. 해발 3,700m 라싸를 도읍으로 정하고 포탈라궁을 지었다. 토번은 강했다. 당시 토번의 위세에 밀린 당나라가 당 태종의 딸 문성공주를 송첸캄포 부인으로 보냈을 정도였다. 티베트 지역이 중국의 영향권 아래 놓이게 된 것은 토번국이 내분으로 무너지면서부터다. 13~14세기에는 원 나라의 지배를 받았으며, 이후 청 나라 건륭제에 정복당했다. 청 나라는 티베트를 ‘서쪽의 보물창고’라는 뜻으로 시짱(西藏)이라 불렀다.
라싸에 있는 포탈라궁. 박강 Ⓒ 2009
홍산(紅山, 해발 3600m) 기슭에 요새 모양으로 지은 고층 건축군이다. 토번왕 송챈감포가 축조하였다는 홍산궁전(紅山宮殿)의 자리에 달라이라마 5세가 17세기 중반에 건설하였다. 외관 13층, 실제 9층으로 되어 있고 전체 높이 117m, 동서 길이 360m, 총면적 10만㎡에 이르며, 벽은 두께 2∼5m의 화강암과 나무를 섞어서 만들었다. 1994년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되었다.
라싸 시내 모습. 박강 Ⓒ 2009
서장문화박물관. 시짱 특산품. 2024 Ⓒ 김동하
1912년 청 나라 멸망 후 중국이 혼란한 틈을 타 티베트는 완전한 독립을 선언했다. 하지만 1950년 마오쩌둥이 보낸 인민해방군에 의해 점령당했다. 중국 공산당은 티베트와 강제로 평화협정을 맺으며 티베트를 합병했다. 중국은 이를 두고 ‘평화해방’이라 불렀다. 봉건주의 농노 상태의 티베트인들을 평화적으로 해방시켰다는 뜻이다. 중국의 티베트 ‘평화해방’ 이후 14세기부터 이어져온 달라이 라마를 중심으로 한 종교와 정치는 하나라는 정교합일(政敎合一) 지배체제는 부정됐다. 주요 사원은 파괴되고 승려들은 핍박당했다. 이후 1959년 티베트인들은 독립을 요구하며 봉기하다 무력 진압됐다. 이 시기 사망자가 100만명(티베트 총인구의 7분의 1)이라는 연구도 있다.
달라이 라마는 인도로 망명했다. 정신적 지도자를 잃은 티베트 지역엔 1965년 시짱자치구가 세워졌다. 중국 소수민족 자치구 중 가장 늦게 설립됐다. 이후 중국은 티베트를 시짱, 티베트인을 짱족(族藏)이라 불렀다. 중국 3세대 지도자인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은 1988년부터 1992년까지 시짱자치구 당서기를 역임하기도 했다.
서장문화박물관. 티베트어 대장경(청대).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고산지대임을 알 수 있는 시짱 지형도 모형.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해발 4545m에 있는 중국-인도 서남지역 최정상 국경 통로 나이투이라(乃推拉).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영국의 1903-1904년간 시짱 침략 관련 전시물. 2024 Ⓒ 김동하
1904년 8월 3일, 시짱이 영국군에 의해 함락되면서 ‘라싸 조약’을 체결했고, 1906년 4월 27일에 베이징에서 다시 ‘중영속정장인조약’을 체결하여 라싸 지역에 영국의 권리와 특권을 승인하게 됨.
시짱은 2000년대 초까지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철도가 연결되지 않은 곳이었다. 외국인의 방문도 엄격하게 제한됐다. 경제적 이익이나 물질적 풍요보다는 종교적 가치나 정신적 만족을 추구하는 티베트인의 가치관도 이어져왔다. 하지만 중국정부가 시짱 지역에 대한 통치 방침을 억압책에서 유화책으로 바꾸면서 상황이 변화되었다. 중국정부는 서부대개발 정책에 착수하면 시짱자치구에 경제개발이라는 타켓을 제시했고, 최대 수혜자는 라싸였다.
2001년 국무원은 라싸에 시짱 지역의 유일한 국가급 경제기술개발구 설립을 허가했다. 2006년엔 칭하이성 거얼무에서 라싸를 잇는 칭짱철도가 개통됐다. 베이징에서 라싸까지 거리는 48시간으로 단축됐다. 2014년 개통된 라싸와 시짱 제2도시 르카쩌(日喀則·티베트어 시가체)를 연결하는 철도는 다시 네팔 국경도시까지 확장하는 공사를 진행중이다.
서장문화박물관. 박물관 내부.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포탈라궁 전경. 2024 Ⓒ 김동하
2021년 8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평균 해발 4천500m에 위치한 시짱 고속도로가 전면 개통했다. 베이징과 시짱 지역을 잇는 고속도로 가운데 시짱자치구 수도 라싸와 북부 초원지대 나취를 연결하는 295㎞ 구간이 운행에 들어갔다. 시짱에서는 앞서 2020년 10월 라싸-양바진 구간 68㎞를 우선 개통했으며, 이번에 시속 120㎞로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된 양바징-나취 구간 227㎞도 운행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는 라싸와 북부 초원지대를 잇는 첫 고속도로이며, 기존 국도 이용 시 6시간여 걸리던 것이 3시간으로 단축됐다. 이 도로는 시짱이 동남아시아로 향하는 중요한 인프라이다. 이번 고속도로 개통은 2021년 6월 시짱 자치구 내 라싸와 린즈(林芝)를 잇는 라린(拉林) 고속철도가 운영에 들어간 데 이어 이뤄졌다.
2021년 7월, 시진핑 주석은 집권 후 처음 시짱을 방문하여, 촨짱철도(川藏鐵道) 한 구간인 라싸와 린즈를 잇는 열차를 타고 촨짱철도 계획을 점검했다. 쓰촨성 청두와 시짱자치구 라싸를 잇는 총 1011㎞ 구간의 촨짱철도는 히말라야 산맥과 해발 3,000m 이상 고산지대에 건설된다. ‘세기의 공사’라 불릴 정도의 고난도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2013년 착공에 돌입했으며, 13년의 공기를 거쳐 오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본 여행기 작성에는 「중국인문·경제지리 (2024)」, 「티베트와 중국의 역사적 관계(2003)」를 참고하였음.
김동하 작가의 두피디아 여행기 시리즈
차이나 뮤지엄 투어: 중국 내 주요 도시의 박물관, 기념관을 돌아보는 뮤지엄 투어
차이나 시티 투어: 중국의 31개 성, 직할시, 자치구의 수도인 성회(省會)와 주요 도시를 돌아보는 시티 투어
샤오핑 로드: 차이나 머천트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경제지리 여행기
화교 역사·문화답사기: 전 세계에 분포한 5000만명 화교 발생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특징을 알기 위해 떠나는 답사기
한자로드 : 3300년 전에 만들어져 아직도 살아 있는 한자. 그 생존의 원인과 배경을 알아보기 위해 떠나는 여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