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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주요 도시의 박물관, 기념관을 돌아보는 뮤지엄 투어
#48. 서장문화박물관-티베트 불교
서장문화박물관(西藏文化博物馆)은 베이징에 위치한 티베트 민족문화를 집대성한 박물관이다. 현재 티베트 소수민족들이 살고 있는 지역은 시짱자치구(西藏自治区)이다. 이 박물관은 중국 중앙정부가 1억 6천만 위안을 투자하여 건설하였으며, 면적은 2만 ㎡가 넘으며,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중국 내 유일하게 사전허가가 있어야만 외국인들이 방문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시짱자치구이다. 이는 소수민족 독립 문제가 아직도 이곳에 상존하기 때문이며, 따라서 현재 외국인이 짱족(藏族) 혹 티베트 민족의 역사·문화에 대해서 살펴 볼 수 있는 곳은 이곳 박물관이 유일한 셈이다. 특히 이곳에서는 6세기 인도에서 전래된 티베트 불교에 대한 풍부한 전시물을 확인할 수 있다.
서장문화박물관. 6대 생불(2005년생) 입좌식(2010.8.2).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티베트 불교 사카파 5대시조 바쓰파 동상(15세기).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탕카.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목검과 장신구, 모자. 2024 Ⓒ 김동하
동 박물관은 서장자치구 지역의 정치, 경제, 문화 및 사회 생활에 대해 전시하고 있다. 동 박물관은 2007년부터 중국 티베트학 연구센터(中国藏学研究中心)에 의해 건설이 준비되어, 동년 4월에 착공되었으며 2010년 3월 28일에 정식 개관했다. 동 박물관은 역사유물, 불상, 탕카, 종교 법구, 기록문서 등 1천여 점의 전시품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에는 중요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 1급 유물 63점이 포함되어 있다. 탕카(唐卡·Thangka)는 짱족(藏族)의 특수한 두루마리 그림으로 불경 이야기나 장의약(藏醫藥) 지식 등을 내용으로 한다. 박물관 건물은 화남건축디자인연구소에서 디자인 했으며 전형적인 티베트 건축 양식을 띄고 있다.
서장문화박물관. 롱다(隆达)와 티베트 달력. 2024 Ⓒ 김동하
롱다는 종이에 새겨진 경전으로 바람에 실려 보내서 해탈을 구하는 의미를 가짐.
서장문화박물관. 티베트 불교사원 벽화(15세기).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밀라레파 동상(15세기. 티베트 불교성자).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제1대 카르마파 동상(16세기). 2024 Ⓒ 김동하
서장자치구는 청조 강희제 때 서장(西藏)이라고 정식으로 명명되었다. 티베트(Tibet)는 돌궐인과 몽고인이 짱족을 투보터(土伯特)라 불리운데서 유래했다. Tibet은 짱족(藏族)을 의미하지만, 서장뿐 아니라 전체 짱족 지역(운남·감숙·사천의 일부)까지 포함하는 용어이다. 원·명대 이곳을 오사장(烏斯藏)으로 불렸는데, 오(烏)는 티베트어로 ‘가운데’라는 뜻이고 장(藏)은 ‘성스럽고 깨끗하다’는 뜻이다. 서장이 중국의 서부에 위치했으므로 서장으로 불리게 되었다. 원대 중앙정부는 티베트 지역을 사무하는 선정원을 설치했고, 명대 중앙정부는 오사장을 설치하여 군정사무를 관리했다. 1792년 청정부는 ‘흠정장내선후장정’을 제정하여 서장 지방정부의 정치, 재정, 군사, 외교, 종교 등 방면에 규범을 제정하고 중앙관리를 강화했다. 신중국 성립후인 1956년, 서장자치구 준비위원회가 설치되었고, 1965년 9월 1일 시장자치구가 설립되었다.
서장문화박물관. 마하시다 나루파 동상(14세기). 2024 Ⓒ 김동하
티베트 불교 카규파 창시자.
서장문화박물관. 3대 카르마파상(16세기).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자비와 보호의 여신 그린타라 동상(14-15세기).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차크라삼바라 동상(14세기). 2024 Ⓒ 김동하
이곳의 종교인 티베트 불교는 티베트 고유 종교로 샤머니즘 색채를 띠는 본교와 인도에서 전래된 대승불교가 융합되어 현재까지 짱족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짱족이 가장 성대하게 지키는 전통적 명절은 장력절(藏曆節)로 하다(哈達, 흰색·황색·남색 긴 비단)와 청과주(青稞酒)를 손에 들고 새해 인사를 한다. 서장자치구는 중국의 서남국경과 청장(靑藏)고원의 서남부에 위치하며, 북쪽으로 신강위구르자치구와 청해성과 인접해있고, 동쪽으로는 사천성, 동남으로는 운남성과 연결되어 있다. 파키스탄, 인도, 네팔, 부탄, 미얀마와는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로부터 종교적 영향을 많이 받았다.
서장문화박물관. 티베트 불교 종파 설명문.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티베트 불교 경전.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제1대 생불 전시물(1288년).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명대 선덕제가 승인한 6대 카르마파 임명서. 2024 Ⓒ 김동하
시짱의 정치·경제·문화·종교 중심지는 자치구 수도인 라싸(拉薩)다. 라싸는 티베트어로 ‘신의 도시’라는 뜻이다. 옛 명칭은 ‘산양의 땅’이란 뜻으로 ‘러싸(惹薩)’라 불렸다. 조캉사원을 지을 때 산양떼가 인근 산에서 흙을 실어 날랐다는 설화에서 나왔다. 라싸는 1300년이 넘는 티베트의 고도(古都)다. 7세기 초 티베트 지역을 처음으로 통일한 송첸캄포(581-649년)는 토번(吐蕃)제국을 세웠다. 해발 3,700m 라싸를 도읍으로 정하고 포탈라궁을 지었다. 당시 토번의 위세에 밀린 당 태종이 문성공주를 송첸캄포 부인으로 보냈을 정도였다. 티베트 지역이 중국의 영향권 아래 놓이게 된 것은 토번국이 내분으로 무너지면서부터다. 13~14세기에는 원 나라의 지배를, 이후 청 나라 건륭제에 정복당했다. 1912년 청 나라 멸망 후 중국이 혼란한 틈을 타 티베트는 독립을 선언했다. 하지만 1950년 마오쩌둥이 보낸 인민해방군에 의해 점령당했고, 중국 공산당은 티베트와 평화협정을 맺으며 티베트를 합병했다. 이에 달라이 라마는 인도로 망명했고, 티베트 지역에 1965년 시짱자치구가 세워졌다. 중국 소수민족 자치구 중 가장 늦게 설립됐다. 이후 중국은 티베트를 시짱, 티베트인을 짱족(族藏)이라 불렀다.
서장문화박물관. 석가모니불상(15세기).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티베트 불화.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보검. 2024 Ⓒ 김동하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티베트로 들어온 불교는 전래의 토속 종교와 융합하여 티베트 특유의 불교를 형성하여 바즈라야나, 밀교(密敎) 혹은 라마교(Lama)라고 했다. 1368년 원 제국이 명 태조 주원장에게 쫓겨 만리장성 북쪽에 북원(北元:1368~1388)이라고 했는데, 알탄 칸(順義王: 1507~1582)은 몽골족의 결속을 강화하기 위하여 1578년 티베트 불교의 겔루파 수장인 ‘소남갸초’에게 ‘달라이 라마(Dalai Lama)’라는 이름을 하사하고 라마교를 국교로 삼았다. 몽골어 달라이는 ‘바다’라는 뜻이고, 라마는 ‘승려’라는 뜻이니, 결국 ‘바다 같은 스승’이다. 이후 티베트 불교의 최대지도자를 달라이 라마라고 하여 대대로 이어오고 있다. 달라이 라마 1대(1391~1474·겐뒨 둡파)는 재위기간이 1447~1474년이었으며, 현재는 1940년에 즉위한 14대에 이르고 있다.
티베트 불교의 특징은 부처가 달라이 라마로 환생한다는 환생설을 믿고 있으며, 달라이 라마를 생불로 추앙한다는 점이다. 카르마파는 달라이 라마, 판첸 라마에 이어 티베트 불교서열 3위의 인물이다. 티베트인들은 달라이 라마와 판첸 라마를 각각 관세음보살과 아미타불의 화신으로 믿고 있으며, 카르마파는 ‘부처의 삶을 실천하는 자’로 모시고 있다.
서장문화박물관. 종파별 생불.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베이징 용허궁(라마교 사원)에 세워진 라마설비. 2024 Ⓒ 김동하
만주어, 몽고어, 티베트어, 중국어(한자)로 기록되었으며, 중국어는 청대 황제 건륭제 글씨임. 생불의 유래를 설명하고 시짱 지역의 안녕을 기원하는 내용임.
서장문화박물관. 용허궁의 금병과 상아 막대기. 2024 Ⓒ 김동하
청대 건륭제(1711-1799년)는 불거진 폐단을 없애기 위해서 생불을 선정할 때 금병에 이름을 적어 넣어 두고 추첨하여 선정하도록 했다.
1992년 중국에 의해 17대 카르마파에 추대된 우기엔 트린리 도르제(당시 14세·Ogyen Trinley Dorje)는 2000년 인도로 탈출해 2017년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정부는 2000년 1월 티베트 불교의 제17대 카르마파가 떠난 공백을 메울 새로운 생불(生佛)을 옹립했다. 2세 소년(소이남 푼콕)을 티베트 불교 최고 지도자중의 하나인 제6대 레팅 린포체의 후계자로 승인한 것이다. 1930년대 티베트 행정부에서 역할을 했던 제6대 레팅 린포체인 ‘단짐 지그메’는 1997년 2월 사망했다. 그는 1930년대 14대 달라이 라마를 찾는 동안 달라이 라마를 대신하기도 했다.
린포체(Rinpoche)는 살아있는 부처 즉 생불(生佛)이라는 뜻으로 전생에 수행하다가 죽은 자가 다시 인간의 몸을 받아 환생하였다는 것이 증명된 사람을 말한다. 제7대 생불로 결정된 ‘소이남 푼콕’은 라사의 조캉사원에서 승계식을 거행했다.
서장문화박물관. 청나라 황실 제단.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티베트 불교 승려 및 생불 복식.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4대 판첸 라마의 설법 좌대. 2024 Ⓒ 김동하
현재 14대인 달라이 라마(법명 톈진 갸초)는 1940년 즉위했으나 중국의 시짱 지역 통치에 반대해 1959년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 티베트 망명정부를 세웠다. 티베트 망명정부를 이끌고 비폭력 운동을 해온 달라이라마는 1989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티베트 불교에선 달라이 라마가 사망하면 그 영혼이 어린아이의 몸으로 환생한다고 여기고 환생자(린포체) 지명 절차에 돌입한다. 현 달라이 라마 역시 두 살 때 전임 달라이 라마의 환생자로 지명됐었다.
지목된 환생자 후보자는 달라이 라마의 유물과 유물이 아닌 것들 사이에서 ‘진짜’ 유물을 알아보는 테스트를 받는다. 환생 후보자는 선대 달라이 라마 유물을 자신의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환생자로 판명되면 후대 달라이 라마로 선출되고 판첸 라마 등 티베트 불교 최고 지도자들이 승인한 후 달라이 라마로 공식 즉위하게 된다.
서장문화박물관. 청나라 도광제의 7대 판첸라마 승인서(금장).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10대 판첸 라마가 마오쩌둥에게 준 헌사(1951년). 2024 Ⓒ 김동하
서장문화박물관. 2024 Ⓒ 김동하
최종 달라이 라마의 승인 권한을 갖고 있는 티베트 불교 최고 지도자 중 한명인 11대 판첸 라마(Panchen Lama) 역시 중국 정부가 1995년에 승인한 인물이다. 판첸 라마는 티베트 불교 서열 2위의 지도자이다. 중국은 지난 2007년 '시짱 불교 생불·환생 관리조례'를 만들어 중국정부의 허락 없이 환생 후계자 지명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 조례에 따라 93명의 환생 부처가 승인됐다. ‘기알첸 노르부(1990년생)’은 중국정부에 의해 옹립된 티베트의 11대 판첸 라마이다. 1995년에 11대 판첸 라마로 임명된 ‘게둔 최키 니마(1989년생)’가 실종된 후, 1995년 12월 8일에 즉위하였다.
판첸 라마는 달라이 라마에 다음 가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주이다. 달라이 라마처럼 티베트 불교 최대 종파인 겔룩파(Gelug·格魯派)이다. 시짱자치구 르카쩌시(市)에 위치한 타쉬룬포 사원의 수장이자 티베트 불교 서열 2위다. 아미타불의 화신으로 여겨진다. 세속적인 권력이 없음에도 판첸 라마가 중요한 이유는 달라이 라마의 환생자를 지명하는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1713년 청나라 강희제는 5대 판첸 라마에게 판첸 에르데니(Panchen Erdeni)라는 칭호를 하사한 바 있다. 이후 판첸 라마는 판첸 에르데니라고 호칭되기도 한다.
본 여행기 작성에는 「중국인문·경제지리 (2024)」, 「티베트와 중국의 역사적 관계(2003)」를 참고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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