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아이와 가볼 만한 곳으로 검색되길래 가봤습니다. 전날 밤 외갓집 체험마을을 운영 중인 양평 신둔리에서 송어 낚시를 하고 왔는데 여운이 남았는지 우주가 물고기 보러 가자는 말에 반색을 합니다.
다리 건너 있다고 하는데 강변에서는 학습관 건물은 보이지 않고 노지 캠핑하는 차량과 캠퍼들만 여럿 보입니다. 다리를 건너가서 왼쪽 골목을 들어가면 마을 안쪽에 목적지가 있습니다. 꽤 여유 있는 주차장에 철책이 뚫려있고 노랗게 칠한 건물은 카페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주차장 옆 남녀 구분 야외 화장실이 있는데 광천리유원지에서 캠핑하는 사람들에게 시설을 아껴서 사용할 것을 권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민물고기 생태학습관으로 들어가면 방명록을 써 달라는 요청을 받습니다. 물고기 먹이주기 체험이 가능한 사료를 준다고 하니 이름과 어디서 왔는지 적었습니다. 아주 자세할 필요는 없어서 서울시 강북구까지만 적었습니다.
1층 실내 안쪽으로 들어가면 크고 작은 수조에 다양한 한국의 민물고기가 헤엄치고 있습니다.
어제 캠핑장에서 낚아 올린 송어를 바늘에 입을 꿰고 물 밖에서 허리를 접고 꼬리를 파닥거려서 자세히 보지 못했는데 어항 물속에서 안전하게 헤엄치는 송어는 매끄러운 몸을 펴고 얼룩무늬를 자랑하며 유유히 헤엄칩니다. 예쁘고 순하게 생긴 물고기입니다.
알록달록 움직이는 어린 물고기를 벽과 바닥에 재현하여 아이들이 클릭하면 어른 물고기로 키울 수 있는 게임 같은 공간도 있습니다.
사람이 자연에서 배워 기술로 발전시킨 경우도 소개합니다. 독일 메르세대스 벤츠 자동차 회사의 콘셉트카인 Bionic Car는 노랑거북복의 육각형 골격을 따라 만들었어요. 그래서 튼튼하고 안정성 있는 구조를 만들어냈습니다.
또 다른 물속 생물들을 본 뜬 예로 올림픽 수영선수의 수영복이 있습니다. 상어 비늘에 있는 작은 돌기는 상어가 헤엄칠 때 물과의 마찰을 줄여줍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수영 3관왕을 수상한 이언 소프 선수는 이 기능이 적용된 전신 수영복을 입고 경기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내었어요.
제트엔진의 발명 힌트는 오징어가 제공했어요. 흡입구를 통해 바닷물을 빨아들이고 높은 압력을 만든 후 내뱉으면서 높이 뛰어오릅니다. 이 원리는 항공기 등에 쓰이고 있습니다.
탱크 발명의 힌트는 전복 껍데기가 제공했어요. 탄산칼슘 타일 수천 개가 층층이 쌓여 있고 각 타일은 단백질 접착제로 붙여져 있어 무쇠 같은 단단함을 자랑합니다. 이 구조는 전투용 탱크의 철갑을 만드는데 사용되었습니다.
야외 먹이주기 체험장으로 갑니다. 낚시로 잡은 송어를 보면서 무척 크다고 감탄했던 5살 우주는 그보다 더 큰 덩치를 자랑하는 잉어와 향어떼를 만나게 됩니다. 먹이주기 체험 사료를 던져주면 아이 주먹쯤은 날름 삼킬 것 같은 커다란 입을 뻐끔거리며 수면 뒤로 올라옵니다.
그 옆에 있는 커다랗고 동그란 수조는 웬만한 캠핑장의 야외수영장 만한 크기라 아이 수십 명을 들어가 놀 수 있을 듯합니다. 관상용으로 키워진 황금 잉어가 노란빛을 반짝이며 헤엄치고 있습니다. 흑색 잉어와 마찬가지로 큰 입을 뻐끔거리며 다투어 사료를 먹어댑니다.
수조 몇 개를 지나 뒤편으로 가보면 좀 더 작은 물고기들이 크고 있습니다. 우리가 받은 사료 알맹이가 커서 '삼킬 수 나 있을까?' 싶었는데 맹렬히 달려들더니 뜯어먹기 시작합니다.
더 먹이고 싶었으나 받은 사료가 다 떨어져서 다음 관람객들에게 순서를 넘기고 생태 연못 정원으로 갑니다. 가는 도중 보이는 건물 이름에는 토종어류 연구동이라고 쓰여있습니다.
경기도 민물고기 생태학 습관은 멸종 위기에 처한 우리 민물고기를 학술적으로 연구. 보존하고, 자라나는 청소년과 도민에게 수산생물에 대한 정보 제공 및 민물고기 체험 학습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