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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주요 도시의 박물관, 기념관을 돌아보는 뮤지엄 투어
#49. 중국우산박물관
절강성의 수도 항저우에는 독특한 박물관들이 많이 산재해 있다. 항저우는 오나라와 월나라(907-978년), 남송(1138-1279년)의 수도였고, 장강 하류에 위치하여 경제적으로 풍요로웠다. 이러한 배경으로 다양한 중국 문화가 이곳에서 꽃피워졌다. 그 중 하나가 우산(雨傘)이다.
중국우산박물관 입구. 2024 Ⓒ 김동하
중국우산박물관. 박물관 내부. 2024 Ⓒ 김동하
중국우산박물관. 진시황 병마용에서 나온 청동 우산 마차. 2024 Ⓒ 김동하
중국우산박물관. 운남 잉양지방 우지산. 2024 Ⓒ 김동하
중국우산박물관(中国伞博物馆. China Umbrella Museum)은 건축면적이 2,411㎡이고 전시 면적은 527㎡ 규모이다. 중국우산박물관은 우산 문화, 우산 역사, 우산 이야기, 우산 제작기술 및 우산 예술을 종합적으로 전시하는 세계 최초의 우산 테마 박물관이다. 2009년 9월 29일에 대외개방을 시작했다.
중국우산박물관. 호북 무한 수헝타이 우지산. 2024 Ⓒ 김동하
중국우산박물관. 복건 복주 우지산. 2024 Ⓒ 김동하
중국우산박물관. 대만 원향록 우지산. 2024 Ⓒ 김동하
박물관은 항저우시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공진교(拱宸桥) 서쪽에 위치한 교서역사문화거리(桥西历史文化街区)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는 항저우 공예미술박물관, 중국칼가위검박물관, 중국부채박물관, 수공예생태전시관 등 10여개 크고 작은 박물관이 모여 있는 문화 클러스터를 조정하고 있다.
이곳에 우산박물관이 존재하는 또 다른 배경은 바로 서호(西湖)라는 호수이다. 옛 문인들은 비가 많은 서호에서 물안개를 헤치고 거니는 풍경을 소재로 많은 문학 작품을 남겼다. 이때 등장한 미장센(mise-en-scène)이 바로 우산이었다.
중국우산박물관. 절강 위항 우지산. 2024 Ⓒ 김동하
중국우산박물관. 호남 익양 우지산. 2024 Ⓒ 김동하
중국우산박물관. 사천 루저우 우지산. 2024 Ⓒ 김동하
실제 박물관 내에는 여러 매체가 연출한 비내리는 가상 풍경(雨景)과 작은 물안개 특수효과 장치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전체 전시관은 주로 흰 벽과 회색 기와 색조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레이아웃은 항저우 출신의 저명한 현대시인인 다이왕수(戴望舒. 1905-1950)의 작품 위강(雨巷)을 떠올리게 한다. 시(詩)에서는 길고 적막한 빗길에서 기름종이 우산(유지산)을 쓰고 홀로 방황하던 소녀가 묘사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박물관에는 체험 구역이 마련되어 있어, 우산 부품을 조립하고, 우산 표면 위에 도안을 그리며, 우산을 수리해 볼 수도 있다.
중국우산박물관. 강서 우위엔 쟈루 우지산. 2024 Ⓒ 김동하
중국우산박물관. 별모양의 우지산. 2024 Ⓒ 김동하
중국우산박물관. 우지산(기름종이 우산) 제작과정. 2024 Ⓒ 김동하
박물관은 크게 다섯 단계로 나누어 전시장을 구성하고 있다. 첫 번째는 중국 우산의 기원이다. 우산의 기원은 아직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고대 중국 문헌에서 보이는 우산 발명에 관한 다양한 전설과 자료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여러 고대 문물에서 보이는 우산 관련 고고학 자료(청동기, 도자기 등)를 전시하고 있다.
중국우산박물관. 서한시대(BC202-AD9) 우산을 쓴 청동인형(동용). 2024 Ⓒ 김동하
중국우산박물관. 청대 건륭제 구룡금수 덮개. 2024 Ⓒ 김동하
중국우산박물관. 우산을 든 다문천왕 목상(금나라.1115-1234년). 2024 Ⓒ 김동하
2번째 전시장은 기름종이 우산(유지산·油纸伞)과 방수 면우산인 유포산(油布伞)을 주제로 하고 있다. 한나라(BC202-220) 이전의 우산 크기는 비교적 컸으며, 우산 표면은 비단과 새의 깃털로 짜여졌다. 따라서 우산의 가격은 아주 비싸 주로 상류 사회에서 사용했다. 하지만 한대에 이르러 종이의 발명과 함께 상황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게 된다. 종이가 우산 소재로 사용되면서, 우산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소비할 수 있는 대중적 도구가 된 것이다.
그 대표적인 제품이 유지산(油纸伞)이라고 불리는 기름종이 우산이다. 유지산은 오동나무 기름을 종이 표면에 발라 방수성을 향상시킨다. 이후 중국에 면방직 산업이 부상한 후, 면포를 우산 재료로 사용하는 방수 면우산(油布伞)도 등장했다. 이는 기름종이 우산보다 튼튼하고 내구성이 좋아 유지산보다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근대에 들어서면서 지금의 화학섬유(나일론) 우산이 등장하자, 중국의 전통 우산 산업은 그 발전 방향을 미적 기능을 가진 공예 우산으로 전환하게 된다.
중국우산박물관. 동족 야오족 등 중국 소수민족이 사용하던 우산. 2024 Ⓒ 김동하
중국우산박물관. 서호(西湖·시후) 풍경. 2024 Ⓒ 김동하
중국우산박물관. 홍산(紅傘·빨간우산). 2024 Ⓒ 김동하
악귀를 물리치고 복을 부른다는 의미를 가진 우산임.
세 번째 전시장은 서호 비단우산(西湖绸伞)을 주제로 하고 있다. 항저우는 중국 내 최대 비단 생산지이자 유통(내수 및 무역) 단지였다. 이러한 배경으로 항저우에서 비단은 일찍이 우산 재료로 사용되었으며, 특히 당나라 이후 비단이 대중화되면서 비단우산이 더욱 대중화되었다. 남송 시기(1127-1279년) 린안(临安·현재 항저우시 린안구)은 중국 내 최대 우산 제조 중심지로 부상했으며, 다양한 종류의 비단 우산 생산처였다. 특히 근대에 이르러 서호 비단 우산(西湖绸伞)은 항저우를 대표하는 우산 브랜드가 되었다. 서호 비단 우산은 대나무를 뼈로 하여 비단으로 면을 장식하고, 작고 귀여운 디자인으로 유명했다. 우산 머리 모양은 서호의 '삼담(三潭 서호 안에 있는 3개의 석탑)‘을 모티브로 만들었다. 꽃무늬 실, 민속적 디자인의 우산 단추 등은 실용성 보다는 공예성에 중점을 두고 만들어졌다.
중국우산박물관. 절강성 곡예단(서커스)이 사용하던 우산. 2024 Ⓒ 김동하
중국우산박물관. 진주관산무(하북성 진주시 우산무용). 2024 Ⓒ 김동하
중국우산박물관. 다이족(소수민족) 우산 무용. 2024 Ⓒ 김동하
중국우산박물관. 고대 그리스 화병에 새겨진 우산. 2024 Ⓒ 김동하
네 번째 전시장 주제는 ‘우산의 문화’로 우산과 관계된 문학 작품, 예술품 등을 전시해 놓았다. 다섯 번째 전시장 주제는 ‘세계로 가는 우산’인데 중국 이외 지역에서 우산의 발달 과정을 볼 수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우산이 파라오 의장의 일부였고, 고대 그리스에서는 귀족 여성들이 햇빛을 가리는 전용 기구였다. 중세 시대 교황청이 사용하던 우산의 의미도 이 박물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중국 당나라, 신라, 일본 등의 우산을 비교할 수 있도록 전시해 놓았다. 마지막으로 여섯 번째 전시장에서는 현대에 생산되고 있는 각종 기능을 가진 우산을 만날 수 있다.
중국우산박물관. 일본 우산들. 2024 Ⓒ 김동하
중국우산박물관. 태국 우지산. 2024 Ⓒ 김동하
중국우산박물관. 현대 다기능 우산. 2024 Ⓒ 김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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