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 여행기 작성
새 여행기 작성

중국 내 주요 도시의 박물관, 기념관을 돌아보는 뮤지엄 투어
#51. 절강성 박물관 (2)
춘추시대(BC770-BC476)에 절강성(浙江.저장)은 주로 월(越)나라에 속하였으며(일부는 吳나라 영토), 전국시대(BC476-BC221)에는 초(楚)나라, 삼국시대(220-280)에는 손권(孫權)의 오(吳)나라에 속했다. 월나라 왕 구천(勾踐)이 와신상담(臥薪嘗膽) 끝에 미인 서시(西施)를 이용하여 오나라 왕 부차(夫差)를 멸망시킨 고사에서 나타나듯, 절강성은 서시로 대표되는 미인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송나라 때는 몽고의 중국정복에 끝까지 저항한 남송(南宋)의 중심지이며, 당시의 충신열사인 악비(嶽飛)의 묘가 항저우 서호(西湖)에 위치하고 있다. 명나라 때 절강포정사사(浙江布政使司)가 설치되었고, 청나라 때 절강성이 성립되었다.
민국시기(1911-1949) 여성 의복인 치파오(旗袍).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민국시기 여성 신발.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원대(1271-1368) 청동기.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원대(1260) 발행 지폐.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원대 화포.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절강성의 수도 항저우는 5대10국 시대 오월국(吴越国·907-978년), 남송(1138-1279년)의 수도였고, 장강 하류에 위치하여 경제적으로 풍요로웠다. 이러한 배경으로 다양한 중국 문화가 이곳에서 꽃피워졌다. 절강성은 동남 연해안에 위치하며, 장강삼각주 남쪽지역으로, 동북쪽으로는 중국 최대 도시인 상하이와 인접하고 있다. 해안선은 6,486㎞로 중국에서 가장 긴 해안선을 가진 지역이다. 면적 500㎡ 이상인 섬이 3,061개로, 저우산군도(舟山群島)가 있어서 중국에서 섬이 가장 많다. 성 내에 흐르는 쳰탕쟝(錢唐江)의 옛 이름인 저장(浙江)에서 절강성의 이름이 유래되었다. 절강성의 약칭도 저(浙)이다.
청대 항주직조국 표식(레이블) 및 비단.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명대부터 항저우에는 직조국이라는 관공서를 두고 비단(실크)의 생산과 유통을 정부가 관리했음.
1차 아편전쟁 형세도.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청나라 때 F700 영국산 철포.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청대 해군 총알.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중국 내 미국 텍사스코, 영국쉘 석유유통(판매)사 간판.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절강성은 항저우(杭州), 쟈싱(嘉興), 닝보(寧波), 원저우(溫州), 이우(義烏) 등 해안지역 도시들을 중심으로 공업과 상업이 발달했다. 전통적으로 섬유, 방직, 의류(신발, 피혁, 넥타이) 산업 위주이며, 닝보(의류), 이우(소상품), 원저우(피혁, 라이터), 성저우(嵊州·넥타이) 등 지역별로 경공업 제품 생산지가 군집을 이루어 발전하고 있다. 이들 업체 대부분은 세계 최고의 가격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절강성은 ‘시장의 성(市場大省)’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전문시장, 도·소매시장이 있으며, 특히 이우의 경공업 시장과 사오싱(紹興)의 경공업 방직시장이 유명하다. 절강성은 중국 최대 녹차(綠茶) 생산지이기도 하다.
태평천국(1861) 군령기.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태평천국 화폐와 무기.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손문(쑨원) 삼민주의 책과 연설 레코드판.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중화민국 초기 사용했던 오색기(1912-1928년간 사용. 적.황.청.백.흑)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손문(쑨원)의 글씨(쌍십의관).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절강성의 해안도시 닝보는 조선 문신 최부(崔溥)가 1488년에 지은 ‘표해록’의 시작 지점이다. 표해기행록(漂海紀行錄)이라고도 한다. 최부는 1487년 11월에 경차관(敬差官)으로 제주도에 부임하여 근무하던 중 부친상을 당하여 1488년 1월 제주를 떠나 고향 나주(羅州)로 가다가 풍랑을 만나 표류하게 된다. 이후 최부와 일행 42인은 서해를 건너 절강성 영파부(寧波府) 해안에 도착한 후, 당시 명나라의 호의로 북경과 요동(遼東)을 거쳐 6월 14일 서울(한양)로 돌아온다. 이후 성종의 명을 받아 쓴 것이 표해록이다. 표해록에는 영파부(닝보)에 도착한 뒤에 왜구로 오인을 받아 사형 당할 위기에서 중국 관리를 만나 신분과 표류 원인을 밝힌 뒤 북경으로 옮겨지게 된 일, 중국 대륙을 종단하여 북쪽으로 올라오며 보고 듣고 느낀 일들을 기록했다. 또 중국의 해로·기후·산천·도로·관부(官府)·고적·풍속·민요 등에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최부의 기록을 바로 절강성박물관에서 볼 수 있어 무엇보다도 반가웠다.
최부와 표해록 전시물.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절강성 제일사범학교 전시물.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항저우에 소대한 동 학교는 1908년에 설립됐으며, 청대 신문물 운동의 기원지였다.
영파(닝보)방직공사 주식(1905).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절강흥업은행 태환권(1923).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1907년 항저우에 설립된 민영상업은행 (설립자는 절강철로공사 외).
중국 공산당 기관지 신청년 제4권1-4호(1918).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신청년은 1915년 9월에 창간된 신문학지로 후에 공산당 기관지로써 정간된 1927년까지 공산당 이론 설파를 담당했다.
절강성 박물관은 1929년에 설립되었으며, ‘제1회 항저우 서호 박람회’가 그 시작이다. 초기 이름은 ‘저장성 서호 박물관’이었으나, 1976년에 지금의 절강성 박물관으로 이름이 변경되었다. 1993년에 고산관구(孤山馆区. 지금의 구관) 개축 공사가 완료되었다. 1999년에는 절강서호미술관이 완공되었고, 2006년에 ‘절강혁명역사기념관’이 절강성 박물관으로 통합되었다. 2009년에는 무림관구(武林馆区)가 완공되어 대외 개방되었다. 2023년에 무림관구는 공식적으로 폐관되었으며, 그 자리에 건축면적 10만㎡의 지장관구(之江馆区. 지금의 신관)가 완공되어 개방되었다. 필자가 방문한 곳이 바로 이 지장관구(절강성박물관 신관)이다.
여자직업학교에 써준 채원배(1868-1940) 글씨.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채원배(蔡元培·차이위안페이)는 중화민국 초대 교육부장관, 베이징대 총장을 역임한 근대 교육자이다. 절강성 소흥 출신이다.
순문(쑨원) 글씨 ‘박애’.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20세기 초 항저우에서 쓰던 방직기.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청대 염전 린하이 소금 구매권(1862-1975).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절강선박 조선(鳥船·별칭은 뤼메이마오·綠眉毛) 모형.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이처럼 절강성 박물관은 박물관 자체로만 9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중국 내 몇 않되는 국가1급 종합 인문과학박물관이다. 현재 동 박물관은 그 아래 지장관구, 고산관구, 사멍하이 고택(沙孟海旧居), 황빈홍 기념실(黄宾虹纪念室), 고탕 문화재보호연구기지(古荡文物保护科研基地) 등을 두고 있다. 필자가 방문한 곳은 절강성 박물관 지장관구(신관)이며, 10만여점의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고, 전시면적은 32012㎡이다. 지상 8층, 지하 2층 건물로 박물관 외에도 지장문화센터(之江文化中心)를 복합단지(Complex) 행태로 같이 구성하고 있다. 이곳은 2023년 8월에 개관했으며, 필자가 그동안 방문한 수많은 박물관 중 가장 최신 박물관인 셈이다.
마르코 폴로(1254-1324) 전시물.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이태리 상인으로 1275-1292년간 원나라를 여행하고 마르코폴로 여행기를 남겨 서방 세계에 본격적으로 중국의 존재를 알림.
오대 오월국(907-978) 관음보살좌상(구리).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양명심학 전시물.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명나라 왕수인(王守仁·1472-1529)이 제창한 신유가(新儒家) 철학이 양명학(陽明學)이다. 왕수인 호가 양명(陽明)이다. 그의 사상은 저서 대학문(大學問)과 전습록(傳習錄)에 나타나 있다. 양명학은 심학(心學)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왕수인은 이학(理學)과 심학(心學)의 합일(合一)에 괴리를 느끼고 심학을 대성했다. 1513년 닝보 육광산 광리사에서 사신으로 온 일본 고승이 처음으로 양명학을 접했고, 이후 일본에 많은 영향을 주어 나카에 도쥬(中江藤樹.1608-1648)가 이를 연구 발전시켰다.
청대 진사(辰砂·적색 황화수은광물·주사) 목조 가구.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청대 진사(辰砂) 영파지역 목조 꽃가마. 절강성박물관. 2024 Ⓒ 김동하
중국 주요 박물관들은 5천년 역사를 구성하면서 현지 지역 외의 타 지역 내 문화재도 전시하고 있는데, 절강성 박물관은 오롯이 절강성 출토 유물만 가지고 기원전 5천년의 신석기 문화재부터 1949년 신중국 탄생에 이르기까지 무려 7천여년의 역사 유물을 박물관에 가득 채우고 있다. 즉 기원전 5천년전의 하모도(河姆渡)와 양저(良渚) 신석기 유물들, 월(越)나라와 5대10국 시대 오월국(吴越国), 송대(宋代) 불교 유물, 한 대(汉代) 구리거울, 남송(南宋) 금은화폐 등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본 여행기 작성에는 「중국인문·경제지리(2024)」 를 참고하였음.
김동하 작가의 두피디아 여행기 시리즈
차이나 뮤지엄 투어: 중국 내 주요 도시의 박물관, 기념관을 돌아보는 뮤지엄 투어
차이나 시티 투어: 중국의 31개 성, 직할시, 자치구의 수도인 성회(省會)와 주요 도시를 돌아보는 시티 투어
샤오핑 로드: 차이나 머천트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경제지리 여행기
화교 역사·문화답사기: 전 세계에 분포한 5000만명 화교 발생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특징을 알기 위해 떠나는 답사기
한자로드 : 3300년 전에 만들어져 아직도 살아 있는 한자. 그 생존의 원인과 배경을 알아보기 위해 떠나는 여행기